[뉴스 따라잡기]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정상화는 언제쯤?

입력 2018.07.05 (08:31) 수정 2018.07.0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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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흔히, 해외여행을 가면 여행지에 도착하기에 앞서 기분을 들뜨게 하는게 있죠.

바로 비행기 안에서 먹는 기내식입니다.

좁은 공간이지만, 마트도 편의점도 없는 비행기 안에서 제공되는 기내식은 해외여행 다녀왔다는 추억도 남기게 되는데요.

아시아나 항공의 이른바 '기내식 대란'이 오늘로 닷새째를 맞았습니다.

협력업체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회장이 직접 나서 사과까지 했지만,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객들의 우려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기내식 대란'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직접 해명하고 사과하겠다며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박삼구/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국민 여러분께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로 인해서 심려를 끼쳐드린 것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루 전, 아시아나 항공 사장 명의의 사과문에 이어 회장까지 진화에 나선 상황.

'기내식 대란'이 시작된 건 지난 1일부터인데요.

기내식 때문에 1시간 이상 지연됐거나 아예 기내식을 싣지 못하고 떠난 아시아나 여객기는 어제까지 백 편을 넘겼습니다.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만난 여행객들.

이 가운데 아시아나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의 표정은 유난히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시애틀행 여객기 이용객 : "기내식 준비 때문에 비행기가 조금 지연된다고 그렇게 연락 받았어요."]

[방콕행 여객기 이용객 : "지연됐다고 했어요. 한 시간 정도."]

[하와이행 여객기 이용객 : "2시간 20분 지연 됐어요. 7월1일에 기사보고 7월 3일은 괜찮겠지 했는데 오늘 아침까지 해결이 안 되더라고요."]

짧게는 40분에서 길게는 2시간 이상, 비행기 지연 출발이 한번씩 맞닥뜨리게 되는 안전도 기상 문제도 아닌 기내식 때문에 지연되는 상황을 여행객들이 받아들이기엔 힘들어 보였습니다.

특히, 비교적 단거리 노선에서는 아예 기내식이 실리지 않는다며 식사 쿠폰을 받은 승객들도 있었습니다.

[이종환/다낭행 여객기 이용객 : "만 원. 만 원 쓰여있잖아요. 사정상 기내식이 준비가 안 되니까 이걸 준비했다고 미리 식사하고 가시면 좋겠다고 해서..."]

설레는 여행을 앞둔 여행객들은 때 아닌 밥걱정을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와이행 여객기 이용객 : "어른들은 괜찮은데 애들은 배고프면 못 참잖아요. 그걸 되게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김밥을 사야 되나 그런 생각에서 물어본 거예요. 안되면 밥이나 도시락 들고 타려고."]

이번에는 입국장입니다.

아시아나를 타고 들어온 여행객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충칭발 여객기 이용객 : "비행기표 주는데서 기내식 안에서 못먹는다고 입국할 때 거기 비행기 표 보이면 도시락 준다고 그래서 도시락 먹고 왔어요."]

'기내식 대란'이 심각한 국면을 맞은 건 사흘전인 지난 2일, 그러니까 기내식 대란 이틀째에 아시아나에 기내식을 포장 운반하는 협력업체 대표가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였습니다.

숨지기 전 기내식 납품을 맞추기 위해 28시간 이상 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업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은 '갑질 계약 의혹'까지 불거진 겁니다.

[협력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2박 3일간 밤 새워서 일하다가 너무 이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줄 거 아닙니까. 너희들 때문에 지연된다, 압력 넣을 거 아니에요."]

[협력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못 주무시지. 일이 안되는데 예민한 사람이...안타까운 거 밖에 없죠. 사람이 죽은 자체가 조그만 일이 아니죠."]

기내식 문제로 출발이 15분 지연되면 항공사는 업체에 수수료를 안내도 되고, 30분 이상 늦어지면 음식값의 절반을 내지 않는다는 계약 조건이 알려진 겁니다.

하지만, 아시아나 항공 측은 무리한 계약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 : "전세계 케이터링 업계에 준용되고 있는 기준으로 페널티 개념보다는 항공 정시성 위주를 위한 개념으로 당사는 훨씬 완화되고 관대한 기준을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발단은 더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시아나 측과 이번 달부터 기내식을 공급하기로 계약한 업체에 최근 화재가 난 겁니다.

부랴부랴 이후 임시로 또 다른 업체와 단기계약을 맺었는데요,

하루 3천식 규모의 설비를 갖춘 이 업체가 하루 3만 식에 달하는 기내식을 공급해야 하는 아시아나 측과 계약한 겁니다.

[기내식 업체 직원/음성변조 : "저기 불이 나가지고 장소가 안 되니까 여기서 3개월 동안 (하는 거예요). 시설 자체가 안 돼 있고 음식 자체가 (준비)안 돼 있으니까 못하죠. 장소도 비좁고."]

[기내식 업체 직원/음성변조 : "음식을 대줘야 우리가 세팅을 해서 내보내는데 음식이 안 나오는데..."]

여기에다, 이 업체 이전에 15년간 아시아나 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해 온 업체가 업체 변경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아시아나 측이 모회사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16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사줄 것을 기내식 업체에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는 겁니다.

공정거래위의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아시아나 측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일환이라는 입장입니다.

[박삼구/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새로운 파트너를 더 유리한 파트너를 구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비즈니스로서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사태는 일파만파입니다.

탑승객들의 불만에 갑질 의혹까지 더해져 국민청원이 접수되는가 하면, 회사 노조 측도 경영진 책임론을 내세우며 집회를 예고했습니다.

박삼구 회장이 어제, 기내식 사업을 하는 대한항공이 도와줬으면 해결할 수 있었는데, 협조를 못 받았다.

이런 얘기까지 하면서, 아시아나 직원들의 비난도 이어졌는데요.

[아시아나 여객기 이용객 : "모든 게 다 돈하고 관계된 거 아니야. 돈 적게 들이기 위해서 했는데 고객들한테 이런 불편을 주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나라 망신이잖아요."]

대한항공의 잇따른 갑질 논란에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까지.

빨간불이 켜진 국내 양대 항공사의 신뢰는 언제 회복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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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정상화는 언제쯤?
    • 입력 2018-07-05 08:35:29
    • 수정2018-07-05 09: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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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흔히, 해외여행을 가면 여행지에 도착하기에 앞서 기분을 들뜨게 하는게 있죠.

바로 비행기 안에서 먹는 기내식입니다.

좁은 공간이지만, 마트도 편의점도 없는 비행기 안에서 제공되는 기내식은 해외여행 다녀왔다는 추억도 남기게 되는데요.

아시아나 항공의 이른바 '기내식 대란'이 오늘로 닷새째를 맞았습니다.

협력업체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회장이 직접 나서 사과까지 했지만,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객들의 우려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기내식 대란'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직접 해명하고 사과하겠다며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습니다.

[박삼구/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국민 여러분께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로 인해서 심려를 끼쳐드린 것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하루 전, 아시아나 항공 사장 명의의 사과문에 이어 회장까지 진화에 나선 상황.

'기내식 대란'이 시작된 건 지난 1일부터인데요.

기내식 때문에 1시간 이상 지연됐거나 아예 기내식을 싣지 못하고 떠난 아시아나 여객기는 어제까지 백 편을 넘겼습니다.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만난 여행객들.

이 가운데 아시아나를 이용하는 여행객들의 표정은 유난히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시애틀행 여객기 이용객 : "기내식 준비 때문에 비행기가 조금 지연된다고 그렇게 연락 받았어요."]

[방콕행 여객기 이용객 : "지연됐다고 했어요. 한 시간 정도."]

[하와이행 여객기 이용객 : "2시간 20분 지연 됐어요. 7월1일에 기사보고 7월 3일은 괜찮겠지 했는데 오늘 아침까지 해결이 안 되더라고요."]

짧게는 40분에서 길게는 2시간 이상, 비행기 지연 출발이 한번씩 맞닥뜨리게 되는 안전도 기상 문제도 아닌 기내식 때문에 지연되는 상황을 여행객들이 받아들이기엔 힘들어 보였습니다.

특히, 비교적 단거리 노선에서는 아예 기내식이 실리지 않는다며 식사 쿠폰을 받은 승객들도 있었습니다.

[이종환/다낭행 여객기 이용객 : "만 원. 만 원 쓰여있잖아요. 사정상 기내식이 준비가 안 되니까 이걸 준비했다고 미리 식사하고 가시면 좋겠다고 해서..."]

설레는 여행을 앞둔 여행객들은 때 아닌 밥걱정을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와이행 여객기 이용객 : "어른들은 괜찮은데 애들은 배고프면 못 참잖아요. 그걸 되게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김밥을 사야 되나 그런 생각에서 물어본 거예요. 안되면 밥이나 도시락 들고 타려고."]

이번에는 입국장입니다.

아시아나를 타고 들어온 여행객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충칭발 여객기 이용객 : "비행기표 주는데서 기내식 안에서 못먹는다고 입국할 때 거기 비행기 표 보이면 도시락 준다고 그래서 도시락 먹고 왔어요."]

'기내식 대란'이 심각한 국면을 맞은 건 사흘전인 지난 2일, 그러니까 기내식 대란 이틀째에 아시아나에 기내식을 포장 운반하는 협력업체 대표가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였습니다.

숨지기 전 기내식 납품을 맞추기 위해 28시간 이상 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업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은 '갑질 계약 의혹'까지 불거진 겁니다.

[협력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2박 3일간 밤 새워서 일하다가 너무 이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줄 거 아닙니까. 너희들 때문에 지연된다, 압력 넣을 거 아니에요."]

[협력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못 주무시지. 일이 안되는데 예민한 사람이...안타까운 거 밖에 없죠. 사람이 죽은 자체가 조그만 일이 아니죠."]

기내식 문제로 출발이 15분 지연되면 항공사는 업체에 수수료를 안내도 되고, 30분 이상 늦어지면 음식값의 절반을 내지 않는다는 계약 조건이 알려진 겁니다.

하지만, 아시아나 항공 측은 무리한 계약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 : "전세계 케이터링 업계에 준용되고 있는 기준으로 페널티 개념보다는 항공 정시성 위주를 위한 개념으로 당사는 훨씬 완화되고 관대한 기준을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발단은 더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시아나 측과 이번 달부터 기내식을 공급하기로 계약한 업체에 최근 화재가 난 겁니다.

부랴부랴 이후 임시로 또 다른 업체와 단기계약을 맺었는데요,

하루 3천식 규모의 설비를 갖춘 이 업체가 하루 3만 식에 달하는 기내식을 공급해야 하는 아시아나 측과 계약한 겁니다.

[기내식 업체 직원/음성변조 : "저기 불이 나가지고 장소가 안 되니까 여기서 3개월 동안 (하는 거예요). 시설 자체가 안 돼 있고 음식 자체가 (준비)안 돼 있으니까 못하죠. 장소도 비좁고."]

[기내식 업체 직원/음성변조 : "음식을 대줘야 우리가 세팅을 해서 내보내는데 음식이 안 나오는데..."]

여기에다, 이 업체 이전에 15년간 아시아나 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해 온 업체가 업체 변경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아시아나 측이 모회사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16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사줄 것을 기내식 업체에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는 겁니다.

공정거래위의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아시아나 측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의 일환이라는 입장입니다.

[박삼구/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새로운 파트너를 더 유리한 파트너를 구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비즈니스로서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사태는 일파만파입니다.

탑승객들의 불만에 갑질 의혹까지 더해져 국민청원이 접수되는가 하면, 회사 노조 측도 경영진 책임론을 내세우며 집회를 예고했습니다.

박삼구 회장이 어제, 기내식 사업을 하는 대한항공이 도와줬으면 해결할 수 있었는데, 협조를 못 받았다.

이런 얘기까지 하면서, 아시아나 직원들의 비난도 이어졌는데요.

[아시아나 여객기 이용객 : "모든 게 다 돈하고 관계된 거 아니야. 돈 적게 들이기 위해서 했는데 고객들한테 이런 불편을 주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나라 망신이잖아요."]

대한항공의 잇따른 갑질 논란에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까지.

빨간불이 켜진 국내 양대 항공사의 신뢰는 언제 회복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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