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자전거 전용차로’ 집중 단속…“안전” vs “불편”

입력 2018.07.09 (08:33) 수정 2018.07.0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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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 4월 개통된 서울 종로의 '자전거 전용차로'입니다.

교통량이 많고 복잡한 이곳에 차 다닐 길도 없는데, 자전거 전용이 웬말이냐 의견이 분분했는데요,

하지만, 늘어나는 자전거 인구, 미세먼지 등 심각한 환경 문제로 자전거 전용차로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달부터는 '자전거 전용차로' 위반시 최대 6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는데요,

'자전거 전용차로'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 금요일 서울 종로. 자전거 전용차로 위반을 단속하는 순찰대를 따라 나섰습니다.

종로1가에서 종로6가 사거리까지 약 2.6킬로미터 거리에 조성된 '종로 자전거 전용차로'

암적색으로 색깔이 다르게 표시된 '자전거 전용차로'를 따라 달린지 20여분.

한 시장 앞의 '자전거 전용차로'에 차량 한 대가 주차돼 있습니다. 과태료 부과대상입니다.

[주차 관리인 : "(주차한 지) 몇 시간 됐어요. 3시간 됐어요.. 3시간 넘었어요."]

[이동철/서울시 교통지도과 : "자전거 전용차로에 불법으로 주차를 했기 때문에 촬영을 한 다음에 과태료 부과 스티커를 발부합니다."]

이번엔 한 상가 앞입니다.

자전거 전용차로를 피해, 보행자 보도에 정차해 놓은 배달용 화물차가 눈에 띕니다.

단속반이 단속을 하려하자, 어디선가 달려 나온 운전자. 황급히 자리를 뜹니다.

["(기사님 여기 보도에 (차량) 올려놓으시면 단속됩니다.) 그럼 어디에 올려요?”]

[이동철/서울시 교통지도과 : "이제 자전거 전용차로 주변에 (단속을 피해서) 보도에 차를 올려놓으면 보행권이 침해가 되니까 자전거 순찰을 돌면서 부수적으로 단속을 합니다."]

또 다른 시장 앞. 전용차로인 암적색 길이 끊긴 기존 '자전거 우선도로'에 화물차가 정차해 있습니다.

주행하는 차량들의 안전을 위해 급한대로 단속반이 교통지도에 나서고, 잠시 뒤 나타난 화물차 운전자는 이렇게 하소연합니다.

[화물차 운전자(음성변조) : "(여기 자주 배달 오세요?) 여기 아침, 저녁으로 오는데요, 거래처예요. 약국 전부 다. 이게 도매상 차예요. (이쪽은) 주차 시설도 안 돼 있고, 저희가 오갈 데가 없습니다. 솔직한 얘기로."]

지난 4월, '자전거 전용차로'가 들어서면서 이런 문제는 이미 제기 됐는데요,

큰 시장과 상가가 인접한 곳이라 물건을 싣고 내리는 차량들이 많은데, 주로 '자전거 전용차로' 자리를 이용해 왔던 겁니다.

당장 주정차가 안 된다고 하니 생업에 지장이 있다고 하소연 합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지금도 물건 하러 와가지고 내리지도 못하고 쫓겨 갔어. 뱅뱅 돌아서 차를 더 막히게 하는 거야. 단속반이 와서 못하게 하면 한 바퀴 더 돌아야 되고 물건을 여기서 내리지 못하면 상가가 죽으면 결국은……."]

하지만 서울시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심각한 환경문제로 떠오른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자전거 전용차로와 같은 이른바 친환경 교통정책을 더 확대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김수영/서울시 자전거정책과 주무관 : "미세먼지나 기후 변화 때문에 시민들이 못 살겠다 그러시는데 우리 시에서는 교통량이라도 줄여보겠다는 거예요. 자전거 도로 열심히 만들어서 공기도 나아지게 하고요."]

일단,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긍정적인 평가가 많습니다.

[곽대웅/경기도 안양시 : “차량을 이용하시는 분들도 자전거 도로가 있으면 그쪽을 침범하지 않으시고, 자전거 타시는 분들도 차량 도로를 침범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조금 더 유용한 것 같습니다.”]

석 달 동안의 계도 기간을 거쳐, 이번 달부터 본격적인 단속이 시작되면서 '자전거 전용차로'를 침범하는 차량들은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이동철/서울시 교통지도과 : "보시다시피 지금 위반 차량들이 별로 없어요. 홍보가 좀 된 상태라서 크게 위반하는 차량이 많지는 않은 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전거를 탄 순찰대가 떠난 뒤 도로를 다시 살펴봤습니다.

단속 안내판이 무색하게 앞에 정차중인 승용차가 있는가 하면, 오토바이들이 잇따라 자전거 전용차로를 점령하더니, 뒤이어 소형화물차까지 등장합니다.

자전거 전용차로를 위반한 오토바이 운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오토바이 운전자(음성변조) : "(자전거 전용차로 때문에 (여기) 못 세우는 거 아세요?) 자전거 도로 알지. 그런데 어떡해. 큰 길 중간에 세우겠어요? 잠깐 들렀다 나오는 데잖아요."]

30분 남짓 취재진에게 포착된 자전거 전용차로 위반차량은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였는데요,

[자전거 이용 시민 : "여기는 사실 좀 위험해요. (물건을) 하차한다고 화물차에서 내리고 있어요. 그러면 (자전거 전용차로를) 차지하잖아. 그러면 자전거가 이렇게 돌아서 가야한다고. 차도로 들어가서."]

전용차로 때문에 바뀐 풍경도 있습니다.

다른 곳에 주차해놓고 물건을 손수레로 실어 나는 겁니다.

[배달원 : "(손수레) 이게 효율적이에요. 차를 (도로) 여기다 세울 수도 없고. 세우면 과태료도 많이 떼고. (불편하진 않으세요?) 전혀 안 불편해.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이렇게 걸어 다니는 게 더 빠르다니깐."]

전용차로를 저희 취재진이 직접 자전거로 달려봤습니다.

["우와 너무 좁다."]

생각보다 폭이 좁기도 하고, 바로 옆으로 순식간에 택시가 넘어오는 아찔한 상황도 있었습니다.

보행로처럼 이용하는 사람들도 위험 요인이었습니다.

[설인수/서울시 종로구 : "종로 전 지역에 그러니까 (자전거 전용차로가) 한 방향으로만 생겨서 반대 방향으로 갈 때는 위험한 상황이 아직도 있죠. 자전거 전용차로라고 생겼는데, (위반 차량 등) 아직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자전거 도로 확대를 통해 깨끗한 도시를 만들어보겠다는 서울시.

편리함과 안전 모두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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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자전거 전용차로’ 집중 단속…“안전” vs “불편”
    • 입력 2018-07-09 08:38:55
    • 수정2018-07-09 0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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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지난 4월 개통된 서울 종로의 '자전거 전용차로'입니다.

교통량이 많고 복잡한 이곳에 차 다닐 길도 없는데, 자전거 전용이 웬말이냐 의견이 분분했는데요,

하지만, 늘어나는 자전거 인구, 미세먼지 등 심각한 환경 문제로 자전거 전용차로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달부터는 '자전거 전용차로' 위반시 최대 6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는데요,

'자전거 전용차로'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지난 금요일 서울 종로. 자전거 전용차로 위반을 단속하는 순찰대를 따라 나섰습니다.

종로1가에서 종로6가 사거리까지 약 2.6킬로미터 거리에 조성된 '종로 자전거 전용차로'

암적색으로 색깔이 다르게 표시된 '자전거 전용차로'를 따라 달린지 20여분.

한 시장 앞의 '자전거 전용차로'에 차량 한 대가 주차돼 있습니다. 과태료 부과대상입니다.

[주차 관리인 : "(주차한 지) 몇 시간 됐어요. 3시간 됐어요.. 3시간 넘었어요."]

[이동철/서울시 교통지도과 : "자전거 전용차로에 불법으로 주차를 했기 때문에 촬영을 한 다음에 과태료 부과 스티커를 발부합니다."]

이번엔 한 상가 앞입니다.

자전거 전용차로를 피해, 보행자 보도에 정차해 놓은 배달용 화물차가 눈에 띕니다.

단속반이 단속을 하려하자, 어디선가 달려 나온 운전자. 황급히 자리를 뜹니다.

["(기사님 여기 보도에 (차량) 올려놓으시면 단속됩니다.) 그럼 어디에 올려요?”]

[이동철/서울시 교통지도과 : "이제 자전거 전용차로 주변에 (단속을 피해서) 보도에 차를 올려놓으면 보행권이 침해가 되니까 자전거 순찰을 돌면서 부수적으로 단속을 합니다."]

또 다른 시장 앞. 전용차로인 암적색 길이 끊긴 기존 '자전거 우선도로'에 화물차가 정차해 있습니다.

주행하는 차량들의 안전을 위해 급한대로 단속반이 교통지도에 나서고, 잠시 뒤 나타난 화물차 운전자는 이렇게 하소연합니다.

[화물차 운전자(음성변조) : "(여기 자주 배달 오세요?) 여기 아침, 저녁으로 오는데요, 거래처예요. 약국 전부 다. 이게 도매상 차예요. (이쪽은) 주차 시설도 안 돼 있고, 저희가 오갈 데가 없습니다. 솔직한 얘기로."]

지난 4월, '자전거 전용차로'가 들어서면서 이런 문제는 이미 제기 됐는데요,

큰 시장과 상가가 인접한 곳이라 물건을 싣고 내리는 차량들이 많은데, 주로 '자전거 전용차로' 자리를 이용해 왔던 겁니다.

당장 주정차가 안 된다고 하니 생업에 지장이 있다고 하소연 합니다.

[인근 상인(음성변조) : "지금도 물건 하러 와가지고 내리지도 못하고 쫓겨 갔어. 뱅뱅 돌아서 차를 더 막히게 하는 거야. 단속반이 와서 못하게 하면 한 바퀴 더 돌아야 되고 물건을 여기서 내리지 못하면 상가가 죽으면 결국은……."]

하지만 서울시의 입장은 확고합니다.

심각한 환경문제로 떠오른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자전거 전용차로와 같은 이른바 친환경 교통정책을 더 확대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김수영/서울시 자전거정책과 주무관 : "미세먼지나 기후 변화 때문에 시민들이 못 살겠다 그러시는데 우리 시에서는 교통량이라도 줄여보겠다는 거예요. 자전거 도로 열심히 만들어서 공기도 나아지게 하고요."]

일단,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긍정적인 평가가 많습니다.

[곽대웅/경기도 안양시 : “차량을 이용하시는 분들도 자전거 도로가 있으면 그쪽을 침범하지 않으시고, 자전거 타시는 분들도 차량 도로를 침범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조금 더 유용한 것 같습니다.”]

석 달 동안의 계도 기간을 거쳐, 이번 달부터 본격적인 단속이 시작되면서 '자전거 전용차로'를 침범하는 차량들은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이동철/서울시 교통지도과 : "보시다시피 지금 위반 차량들이 별로 없어요. 홍보가 좀 된 상태라서 크게 위반하는 차량이 많지는 않은 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전거를 탄 순찰대가 떠난 뒤 도로를 다시 살펴봤습니다.

단속 안내판이 무색하게 앞에 정차중인 승용차가 있는가 하면, 오토바이들이 잇따라 자전거 전용차로를 점령하더니, 뒤이어 소형화물차까지 등장합니다.

자전거 전용차로를 위반한 오토바이 운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오토바이 운전자(음성변조) : "(자전거 전용차로 때문에 (여기) 못 세우는 거 아세요?) 자전거 도로 알지. 그런데 어떡해. 큰 길 중간에 세우겠어요? 잠깐 들렀다 나오는 데잖아요."]

30분 남짓 취재진에게 포착된 자전거 전용차로 위반차량은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였는데요,

[자전거 이용 시민 : "여기는 사실 좀 위험해요. (물건을) 하차한다고 화물차에서 내리고 있어요. 그러면 (자전거 전용차로를) 차지하잖아. 그러면 자전거가 이렇게 돌아서 가야한다고. 차도로 들어가서."]

전용차로 때문에 바뀐 풍경도 있습니다.

다른 곳에 주차해놓고 물건을 손수레로 실어 나는 겁니다.

[배달원 : "(손수레) 이게 효율적이에요. 차를 (도로) 여기다 세울 수도 없고. 세우면 과태료도 많이 떼고. (불편하진 않으세요?) 전혀 안 불편해.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이렇게 걸어 다니는 게 더 빠르다니깐."]

전용차로를 저희 취재진이 직접 자전거로 달려봤습니다.

["우와 너무 좁다."]

생각보다 폭이 좁기도 하고, 바로 옆으로 순식간에 택시가 넘어오는 아찔한 상황도 있었습니다.

보행로처럼 이용하는 사람들도 위험 요인이었습니다.

[설인수/서울시 종로구 : "종로 전 지역에 그러니까 (자전거 전용차로가) 한 방향으로만 생겨서 반대 방향으로 갈 때는 위험한 상황이 아직도 있죠. 자전거 전용차로라고 생겼는데, (위반 차량 등) 아직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자전거 도로 확대를 통해 깨끗한 도시를 만들어보겠다는 서울시.

편리함과 안전 모두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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