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미중 무역전쟁 격화…벌써부터 피해 속출

입력 2018.07.12 (18:06) 수정 2018.07.1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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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 시작된 미중 간 관세 전쟁이 격화되는 분위기입니다.

220조 원이 넘는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고 중국이 반드시 보복하겠다고 나서면서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이 정면 충돌하고 있는데요.

당사국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 김철우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미중 간의 관세 전쟁, 규모나 속도면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기자]

네, 지난 6일이죠.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38조 규모 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강행했고요.

2주 안에 추가로 18조 규모의 중국산 품목에 대해 관세를 매길 것을 예고했습니다.

중국 역시, 즉각적인 보복 관세 조치에 나서면서 미중 간 관세 전쟁이 시작됐는데요.

1주일도 안 돼 어제 미국이 2차 관세 부과를 발표했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중국산 수입품 6천여 개 품목에 대해 10%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겁니다.

지난 주 중국이 보복관세로 맞대응하자, 재보복 방침을 천명한 건데요.

이로써 미국의 고관세 대상인 된 중국 제품은 280조 원 규모로, 중국 대미수출액의 50%에 이르게 됐습니다.

[앵커]

미국의 추가 조치에 중국도 반격을 예고했죠?

[기자]

네, 중국 정부는 거친 표현을 써가며 미국의 2차 관세부과에 반발했습니다.

상무부 대변인의 담화에는 이성을 잃은 행동이다,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는 표현을 담았고요.

WTO에 즉각 제소하는 한편 공언했던 맞대응에 나설 태셉니다.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 "미국 행위는 전형적인 무역 패권주의며, 중국은 반드시 필요한 반격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준비돼 있다는 대응 조치는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이 예상보다 더 빨리, 더 큰 규모로 반격하자 당황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윱니다.

중국은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을 겨냥한 추가 보복 관세 부과를 모색 중인 것으로 보이고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며 유럽 연합 등 우군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피해가 발생하면서 미국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거세다면서요?

[기자]

네, 미국이 중국에 대한 2차 관세 부과 계획 발표 뒤 반발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소비자들은 관세 부과 대상 품목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첨단 제조 분야 제품뿐 아니라 가전과 의류, 가구 등 일상생활 소비재가 2차 추가 관세 품목에 포함됐는데요.

일반 미국 국민이 느낄 물가 상승 체감 효과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 소비자·생산자 협회는 생필품 가격 인상을 우려하며, 미국가계가 벌을 받고 있다고 비난했고요.

미국 상공회의소도 이번 조치가 중국의 보복을 초래해 미국 노동자들에게 추가 피해를 주게 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 의회도 견제에 나섰는데요.

미 상원은 국가 안보과 관련된 멕시코와 캐나다, 유럽 연합의 철강이나 알루미늄 등에 대해 관세 부과 전 의회 승인을 얻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앵커]

미국 내 제조업체들이 하나 둘 미국에서 이탈하는 현상도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이것 역시 미국이 세계 각국과 벌이는 관세전쟁 영향 때문인데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움직임이 눈에 띕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 있는 BMW 자동차 공장입니다.

직원 수가 만여 명에 이르고요.

지난해에만 이곳에서 생산된 차량 8만 대가 중국으로 수출됐습니다.

그런데 BMW가 이 공장의 생산규모를 줄이고 설비를 해외로 옮길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대신 중국 공장의 생산량을 내년까지 연간 52만 대로 늘리겠다는 겁니다.

중국의 40% 관세 부과로 차량 가격이 올라가 중국 내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BMW는 밝혔습니다.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도 연간 5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중국 상하이에 짓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게리 락/전 미 상무장관 :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특정 제품 생산설비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더 많은 미국 기업들이 그렇게 할 것입니다."]

[앵커]

미중 관세 전쟁의 피해, 중국이 더 클 것이란 전망이 많죠?

[기자]

네, 미중 관세전쟁에서 쓸 카드를 미국이 더 많이 쥐고 있어 미국이 우위에 있다는 관측이 많은데요.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중 관세 전쟁의 방아쇠를 당기면서 이같은 속마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6일 : "지금까지 (무역)전쟁에서는 졌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우리가 모든 카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길 것입니다."]

중국의 대미 관세인상 제품의 경우 미국 압박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게 또 다른 이유입니다.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는 미·중 관세전쟁,

정치적 노림수와 경제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란 점에서 두 강대국 간의 치킨 게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양국의 태도가 전례없이 강경한 데다 물밑 협상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고있고요.

보복에 보복이 꼬리를 무는 형식으로 추가 조치가 잇따르면서 사태가 장기화 되고 세계 경제에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데이빗 호니그/인디아나 대학 법학 교수 : "(미중이) 빠져나갈 길을 생각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어디서 빠져야 할지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협상을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재선으로 가는 길목인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가시적인 양보를 얻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

미국의 대외 압력에 굴복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통치 기반이 크게 약화될 수 있는 시진핑 주석 모두 일전에 나선 이상 당장은 물러서지 않을 분위기입니다.

미중 간의 무역 전쟁이 출구 없는 전쟁이 되가면서 세계 경제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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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2 18:10:30
    • 수정2018-07-12 18: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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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 시작된 미중 간 관세 전쟁이 격화되는 분위기입니다.

220조 원이 넘는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고 중국이 반드시 보복하겠다고 나서면서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이 정면 충돌하고 있는데요.

당사국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 김철우 특파원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미중 간의 관세 전쟁, 규모나 속도면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기자]

네, 지난 6일이죠.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38조 규모 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강행했고요.

2주 안에 추가로 18조 규모의 중국산 품목에 대해 관세를 매길 것을 예고했습니다.

중국 역시, 즉각적인 보복 관세 조치에 나서면서 미중 간 관세 전쟁이 시작됐는데요.

1주일도 안 돼 어제 미국이 2차 관세 부과를 발표했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중국산 수입품 6천여 개 품목에 대해 10%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겁니다.

지난 주 중국이 보복관세로 맞대응하자, 재보복 방침을 천명한 건데요.

이로써 미국의 고관세 대상인 된 중국 제품은 280조 원 규모로, 중국 대미수출액의 50%에 이르게 됐습니다.

[앵커]

미국의 추가 조치에 중국도 반격을 예고했죠?

[기자]

네, 중국 정부는 거친 표현을 써가며 미국의 2차 관세부과에 반발했습니다.

상무부 대변인의 담화에는 이성을 잃은 행동이다,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는 표현을 담았고요.

WTO에 즉각 제소하는 한편 공언했던 맞대응에 나설 태셉니다.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 "미국 행위는 전형적인 무역 패권주의며, 중국은 반드시 필요한 반격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준비돼 있다는 대응 조치는 아직 발표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이 예상보다 더 빨리, 더 큰 규모로 반격하자 당황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윱니다.

중국은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을 겨냥한 추가 보복 관세 부과를 모색 중인 것으로 보이고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며 유럽 연합 등 우군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피해가 발생하면서 미국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거세다면서요?

[기자]

네, 미국이 중국에 대한 2차 관세 부과 계획 발표 뒤 반발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요.

소비자들은 관세 부과 대상 품목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첨단 제조 분야 제품뿐 아니라 가전과 의류, 가구 등 일상생활 소비재가 2차 추가 관세 품목에 포함됐는데요.

일반 미국 국민이 느낄 물가 상승 체감 효과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 소비자·생산자 협회는 생필품 가격 인상을 우려하며, 미국가계가 벌을 받고 있다고 비난했고요.

미국 상공회의소도 이번 조치가 중국의 보복을 초래해 미국 노동자들에게 추가 피해를 주게 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 의회도 견제에 나섰는데요.

미 상원은 국가 안보과 관련된 멕시코와 캐나다, 유럽 연합의 철강이나 알루미늄 등에 대해 관세 부과 전 의회 승인을 얻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앵커]

미국 내 제조업체들이 하나 둘 미국에서 이탈하는 현상도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이것 역시 미국이 세계 각국과 벌이는 관세전쟁 영향 때문인데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움직임이 눈에 띕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 있는 BMW 자동차 공장입니다.

직원 수가 만여 명에 이르고요.

지난해에만 이곳에서 생산된 차량 8만 대가 중국으로 수출됐습니다.

그런데 BMW가 이 공장의 생산규모를 줄이고 설비를 해외로 옮길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대신 중국 공장의 생산량을 내년까지 연간 52만 대로 늘리겠다는 겁니다.

중국의 40% 관세 부과로 차량 가격이 올라가 중국 내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BMW는 밝혔습니다.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도 연간 50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중국 상하이에 짓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게리 락/전 미 상무장관 :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특정 제품 생산설비를 해외로 이전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더 많은 미국 기업들이 그렇게 할 것입니다."]

[앵커]

미중 관세 전쟁의 피해, 중국이 더 클 것이란 전망이 많죠?

[기자]

네, 미중 관세전쟁에서 쓸 카드를 미국이 더 많이 쥐고 있어 미국이 우위에 있다는 관측이 많은데요.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중 관세 전쟁의 방아쇠를 당기면서 이같은 속마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6일 : "지금까지 (무역)전쟁에서는 졌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우리가 모든 카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길 것입니다."]

중국의 대미 관세인상 제품의 경우 미국 압박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게 또 다른 이유입니다.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는 미·중 관세전쟁,

정치적 노림수와 경제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란 점에서 두 강대국 간의 치킨 게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양국의 태도가 전례없이 강경한 데다 물밑 협상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고있고요.

보복에 보복이 꼬리를 무는 형식으로 추가 조치가 잇따르면서 사태가 장기화 되고 세계 경제에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데이빗 호니그/인디아나 대학 법학 교수 : "(미중이) 빠져나갈 길을 생각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어디서 빠져야 할지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협상을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재선으로 가는 길목인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가시적인 양보를 얻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

미국의 대외 압력에 굴복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통치 기반이 크게 약화될 수 있는 시진핑 주석 모두 일전에 나선 이상 당장은 물러서지 않을 분위기입니다.

미중 간의 무역 전쟁이 출구 없는 전쟁이 되가면서 세계 경제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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