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내전의 아픔 딛고 빚어낸 감동 스토리

입력 2018.07.16 (20:40) 수정 2018.07.1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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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 월드컵에서 프랑스가 크로아티아를 4대 2로 꺾으며 통산 두 번째 우승컵을 거머쥐었습니다.

프랑스 국민들은 자랑스럽다며 우승을 자축했습니다.

비록 패했지만 크로아티아도 투지와 끈기의 축구로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한반도의 4분의 1 크기, 인구 410만 명의 작은 나라 크로아티아가 내전의 아픔을 딛고 빚어낸 감동 스토리.

국제부 홍석우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CNN를 보면 크로아티아 대표팀이 '당당하게' 러시아를 떠났다고 제목을 뽑았어요.

승자만큼 주목을 받는 패자, 이유가 뭘까요?

[기자]

졌지만 잘 싸웠다.

머리는 프랑스지만 가슴은 크로아티아를 응원했다.

오늘 국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은 댓글입니다.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매력에 빠진 건 전 세계 축구 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력은 투지와 끈기였습니다.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별명은 '불덩어리'.

열정이 느껴지죠?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29세가 넘어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나이든 팀 중에 하나입니다.

그렇지만 이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달린 거리는 전체 팀 중에 1위였습니다.

16강부터 4강까지 강팀인 덴마크와 러시아, 잉글랜드에게 선취골을 먹고도 연장전과 승부차기 끝에 역전승했습니다.

선수 평균연령이 3살이나 젊은데다 휴식 시간도 길고, 피파 랭킹도 높은 프랑스를 상대로 그야말로 죽도록 뛰며 공격 축구를 펼친 것도 인기를 끈 이유입니다.

[모드리치/크로아티아 축구 대표팀 : "우리는 최선을 다 했습니다. 이기지는 못했지만, 지난 경기들과 결승전에서의 성과에 대해 자랑스러워 해야 합니다."]

[앵커]

크로아티아 대표팀, 듣고 보니 골리앗을 상대하는 다윗의 모습이 연상되는데요.

전력의 열세를 정신력과 자세로 극복하게 된 원동력 무엇이었을까요?

[기자]

네, 크로아티아 축구 대표팀 버스 옆면을 볼까요?

크로아티아어와 영어로 작은 나라, 큰 꿈이라고 써 있습니다.

국토 크기는 한반도의 4분의 1정도입니다.

인구는 410만 명으로 부산보다 약간 많은 정도인데요.

우리에겐 현재 유럽의 주요 관광지로 알려져있지만, 1990년대 유고 연방에서 독립하는 과정에서 전쟁으로 수많은 국민이 희생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이번 월드컵 최고수훈선수로 뽑힌 크로아티아의 모드리치 선수도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총살을 당하고, 가족과 함께 난민 생활을 겪었습니다.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전부 해외파이지만, 애국심이 높다고 알려진 게 이런 아픈 역사 때문이라고 합니다.

영국 BBC는 선수들이 자신의 호주머니를 비워가며 빌린 승합차 안에서 수많은 밤을 지샜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무엇보다 크로아티아 국민들이 남 일 같지 않았겠어요?

[기자]

네. 이 사진을 볼까요?

결승전에서 골을 뽑아낸 크로아티아의 페리시치 선수인데요.

4강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입고도 끝끝내 출전해 골을 넣은 뒤 자신의 허벅지를 보여줍니다.

크로아티아 국민들, 이런 대표팀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자그레브에선 수만 명의 관중들이 거리 응원을 펼쳤습니다.

[크로아티아 응원객 : "우리팀은 잘 싸웠지만 프랑스가 골을 넣었죠. 그렇지만 준우승은 우리 같은 작은 나라에선 큰 일입니다."]

멀리 호주에서까지 크로아티아 사람들의 응원이 펼쳐지는 등 온 나라가 하나가 됐습니다.

선수들을 하나하나 안아 준 크로아티아 여성 대통령의 모습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1968년생인 그라바르 키타로비치 대통령은 자국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 내내 응원에 나섰습니다.

크로아티아 내각도 축구 유니폼을 입고 회의를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20년 만에 월드컵에서 우승한 프랑스도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축하에 나섰네요?

국민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집에 있던 시민들까지 거리로 쏟아져나와 그야말로 축제가 벌어졌습니다.

파리 에펠탑 앞에는 9만 명의 인파가 몰려 응원에 나섰습니다.

프랑스 대표팀은 아랍과 아프리카 계 이민자 가정 출신들이 주축이 됐는데요.

이들의 다양성을 아우른 게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평가 받고 있습니다.

[프랑스 축구 응원객 : "우리의 차이점을 제쳐두고,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었습니다. 모두가 프랑스인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오늘 자국 대표팀을 초청해 환영 행사를 할 예정입니다.

프랑스 국민에겐 영광의 재연을 크로아티아 국민에겐 감동을 준 이번 월드컵.

승자도 패자도 축구로 하나가 됐습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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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내전의 아픔 딛고 빚어낸 감동 스토리
    • 입력 2018-07-16 20:32:00
    • 수정2018-07-16 20:5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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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 월드컵에서 프랑스가 크로아티아를 4대 2로 꺾으며 통산 두 번째 우승컵을 거머쥐었습니다.

프랑스 국민들은 자랑스럽다며 우승을 자축했습니다.

비록 패했지만 크로아티아도 투지와 끈기의 축구로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한반도의 4분의 1 크기, 인구 410만 명의 작은 나라 크로아티아가 내전의 아픔을 딛고 빚어낸 감동 스토리.

국제부 홍석우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CNN를 보면 크로아티아 대표팀이 '당당하게' 러시아를 떠났다고 제목을 뽑았어요.

승자만큼 주목을 받는 패자, 이유가 뭘까요?

[기자]

졌지만 잘 싸웠다.

머리는 프랑스지만 가슴은 크로아티아를 응원했다.

오늘 국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은 댓글입니다.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매력에 빠진 건 전 세계 축구 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력은 투지와 끈기였습니다.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별명은 '불덩어리'.

열정이 느껴지죠?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29세가 넘어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나이든 팀 중에 하나입니다.

그렇지만 이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달린 거리는 전체 팀 중에 1위였습니다.

16강부터 4강까지 강팀인 덴마크와 러시아, 잉글랜드에게 선취골을 먹고도 연장전과 승부차기 끝에 역전승했습니다.

선수 평균연령이 3살이나 젊은데다 휴식 시간도 길고, 피파 랭킹도 높은 프랑스를 상대로 그야말로 죽도록 뛰며 공격 축구를 펼친 것도 인기를 끈 이유입니다.

[모드리치/크로아티아 축구 대표팀 : "우리는 최선을 다 했습니다. 이기지는 못했지만, 지난 경기들과 결승전에서의 성과에 대해 자랑스러워 해야 합니다."]

[앵커]

크로아티아 대표팀, 듣고 보니 골리앗을 상대하는 다윗의 모습이 연상되는데요.

전력의 열세를 정신력과 자세로 극복하게 된 원동력 무엇이었을까요?

[기자]

네, 크로아티아 축구 대표팀 버스 옆면을 볼까요?

크로아티아어와 영어로 작은 나라, 큰 꿈이라고 써 있습니다.

국토 크기는 한반도의 4분의 1정도입니다.

인구는 410만 명으로 부산보다 약간 많은 정도인데요.

우리에겐 현재 유럽의 주요 관광지로 알려져있지만, 1990년대 유고 연방에서 독립하는 과정에서 전쟁으로 수많은 국민이 희생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이번 월드컵 최고수훈선수로 뽑힌 크로아티아의 모드리치 선수도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총살을 당하고, 가족과 함께 난민 생활을 겪었습니다.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전부 해외파이지만, 애국심이 높다고 알려진 게 이런 아픈 역사 때문이라고 합니다.

영국 BBC는 선수들이 자신의 호주머니를 비워가며 빌린 승합차 안에서 수많은 밤을 지샜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무엇보다 크로아티아 국민들이 남 일 같지 않았겠어요?

[기자]

네. 이 사진을 볼까요?

결승전에서 골을 뽑아낸 크로아티아의 페리시치 선수인데요.

4강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입고도 끝끝내 출전해 골을 넣은 뒤 자신의 허벅지를 보여줍니다.

크로아티아 국민들, 이런 대표팀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자그레브에선 수만 명의 관중들이 거리 응원을 펼쳤습니다.

[크로아티아 응원객 : "우리팀은 잘 싸웠지만 프랑스가 골을 넣었죠. 그렇지만 준우승은 우리 같은 작은 나라에선 큰 일입니다."]

멀리 호주에서까지 크로아티아 사람들의 응원이 펼쳐지는 등 온 나라가 하나가 됐습니다.

선수들을 하나하나 안아 준 크로아티아 여성 대통령의 모습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1968년생인 그라바르 키타로비치 대통령은 자국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 내내 응원에 나섰습니다.

크로아티아 내각도 축구 유니폼을 입고 회의를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20년 만에 월드컵에서 우승한 프랑스도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축하에 나섰네요?

국민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집에 있던 시민들까지 거리로 쏟아져나와 그야말로 축제가 벌어졌습니다.

파리 에펠탑 앞에는 9만 명의 인파가 몰려 응원에 나섰습니다.

프랑스 대표팀은 아랍과 아프리카 계 이민자 가정 출신들이 주축이 됐는데요.

이들의 다양성을 아우른 게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평가 받고 있습니다.

[프랑스 축구 응원객 : "우리의 차이점을 제쳐두고,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었습니다. 모두가 프랑스인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오늘 자국 대표팀을 초청해 환영 행사를 할 예정입니다.

프랑스 국민에겐 영광의 재연을 크로아티아 국민에겐 감동을 준 이번 월드컵.

승자도 패자도 축구로 하나가 됐습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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