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노인증가, 보호시설은 태부족

입력 2003.01.26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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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활능력이 없거나 몸이 불편한 늙은 부모를 버리고 자취를 감추는 현대판 고려장이 해마다 버젓이 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부 황상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허름한 단칸방에서 겨울을 나는 유 할아버지는 혼자 생활이 벌써 10년째입니다.
중풍으로 쓰러지자 자식 사남매는 집을 팔고 잠적한 상태.
설이 다가올수록 가족에 대한 그리움만 더욱 커집니다.
⊙유○○(71살): 나 혼자 놔두고 병원비 많이 나오는데 몰래 도망갔다...
⊙기자: 자식들의 냉대가 두려워 10년 넘게 혼자 사는 이 할머니.
자식이 있다는 이유로 자치단체로부터 생계비조차 못 받는 처지입니다.
⊙기자: 싫다고 그래요?
⊙이○○(61살): 애들이
⊙기자: 안 볼려고 그래요.?
⊙이○○(61살): ... ...
⊙기자: 어렵게 아들을 찾아가 봤지만 냉담한 반응뿐입니다.
⊙정 모씨(아들): 저희는 그런 것에 대해서 어머니 상태도 안 좋기 때문에 별로 말씀드릴 수도 없고...
⊙기자: 81살 송 모 할머니는 치매 때문에 1년째 입원중입니다.
자식들은 할머니를 이곳에 버려둔 채 연락을 끊었습니다.
⊙심은희(축령복음병원 수간호사): 여기 계신다고 찾으러 오시라고 그랬더니 알았다고 하시고는 전화번호나 집주소나 이런 걸 다 이전을 해서 가버리셔서 찾을 수가 없었다고.
⊙기자: 노인 인구 증가세에 비례해 나이 든 부모를 돌보지 않는 이 같은 현대판 고려장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전체 노인 가운데 혼자 살거나 부부만 함께 사는 경우는 지난 88년 23%이던 것이 지난 2001년에는 46%로 10년 새 두 배나 늘었습니다.
늙고 병든 부모를 모시는 일은 더 이상 한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8%인 27만여 명은 장기 요양이 필요한 치매환자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요양시설과 병원은 230여 군데로 수용 능력이 1만 5000여 명에 불과합니다.
⊙변재환(보건사회연구원 노인정책센터소장): 돈이 없고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정부가 책임을 지고 또 보통의 중산층 서민들의 경우는 국가도 좀 내고, 본인도 좀 내고 하는 사회적 공동부담의 형태들에 대한 의제들을 만들어야 된다.
⊙기자: 노인 인구 7.3%의 고령화 사회.
가족과 사회로부터 외면당한 노인들을 위한 사회보장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KBS뉴스 황상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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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림받은 노인증가, 보호시설은 태부족
    • 입력 2003-01-26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생활능력이 없거나 몸이 불편한 늙은 부모를 버리고 자취를 감추는 현대판 고려장이 해마다 버젓이 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부 황상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허름한 단칸방에서 겨울을 나는 유 할아버지는 혼자 생활이 벌써 10년째입니다. 중풍으로 쓰러지자 자식 사남매는 집을 팔고 잠적한 상태. 설이 다가올수록 가족에 대한 그리움만 더욱 커집니다. ⊙유○○(71살): 나 혼자 놔두고 병원비 많이 나오는데 몰래 도망갔다... ⊙기자: 자식들의 냉대가 두려워 10년 넘게 혼자 사는 이 할머니. 자식이 있다는 이유로 자치단체로부터 생계비조차 못 받는 처지입니다. ⊙기자: 싫다고 그래요? ⊙이○○(61살): 애들이 ⊙기자: 안 볼려고 그래요.? ⊙이○○(61살): ... ... ⊙기자: 어렵게 아들을 찾아가 봤지만 냉담한 반응뿐입니다. ⊙정 모씨(아들): 저희는 그런 것에 대해서 어머니 상태도 안 좋기 때문에 별로 말씀드릴 수도 없고... ⊙기자: 81살 송 모 할머니는 치매 때문에 1년째 입원중입니다. 자식들은 할머니를 이곳에 버려둔 채 연락을 끊었습니다. ⊙심은희(축령복음병원 수간호사): 여기 계신다고 찾으러 오시라고 그랬더니 알았다고 하시고는 전화번호나 집주소나 이런 걸 다 이전을 해서 가버리셔서 찾을 수가 없었다고. ⊙기자: 노인 인구 증가세에 비례해 나이 든 부모를 돌보지 않는 이 같은 현대판 고려장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전체 노인 가운데 혼자 살거나 부부만 함께 사는 경우는 지난 88년 23%이던 것이 지난 2001년에는 46%로 10년 새 두 배나 늘었습니다. 늙고 병든 부모를 모시는 일은 더 이상 한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8%인 27만여 명은 장기 요양이 필요한 치매환자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요양시설과 병원은 230여 군데로 수용 능력이 1만 5000여 명에 불과합니다. ⊙변재환(보건사회연구원 노인정책센터소장): 돈이 없고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정부가 책임을 지고 또 보통의 중산층 서민들의 경우는 국가도 좀 내고, 본인도 좀 내고 하는 사회적 공동부담의 형태들에 대한 의제들을 만들어야 된다. ⊙기자: 노인 인구 7.3%의 고령화 사회. 가족과 사회로부터 외면당한 노인들을 위한 사회보장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KBS뉴스 황상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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