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사라진 천일염…보상길 막막

입력 2018.07.27 (19:25) 수정 2018.07.2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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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말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은 천일염 생산 농가들이 현실성 없는 보상규정 탓에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현행 규정이 소금과 소금생산 원료인 함수를 피해보상 대상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송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뱃길로 목포에서 2시간가량 떨어진 전남 신안군 신의면.

바닷물을 증발시켜 만든 천일염의 국내 생산량 중 약 20%가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시간당 70mm 가량의 집중호우가 내렸을 당시의 모습입니다.

칸칸이 나눠진 염전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말 그대로 저수지로 변했습니다.

31개 어가는 소금창고에 보관해 두었던 550톤 가량 소금을 순식간에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천일염의 원료인 고농도의 바닷물을 보관하는 저장고인 '해주' 도 빗물과 흙탕물이 유입돼 엉망이 됐지만 정확한 피해는 산정조차 어렵습니다.

[고승옥/천일염 생산자 : "우리 면에서 해수 피해는 한 50% 정도 되지 않는냐, 양에 따라서 조금 차이는 있겠지만, 갑자기 비가 많이 오고 바닷물이 만조다 보니까 그런 현상이 나타난 거죠."]

현행 재난복구 지원대상에 농수축산업의 경우, 시설물은 물론 생산물까지도 포함돼 있지만, 천일염은 복구기준 자체가 아예 없는 실정.

소금 농가들은 자포자기 상태입니다.

[홍길용/신의면 천일염생산자협의회 대표 : "전량을 다 피해 본 사람도 많고, 소소하게 1-2천 개 녹은 사람들은 그러려니 해요. 왜? 피해보상은 받으려고 해봤지 마땅히 신청할 수도 없고."]

시설 지원비 역시 실제 소요액의 2%에도 미치지 못해 시설복구는 엄두도 낼 수 없습니다.

가격 폭락에다 재해피해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소금 농가들은 보상기준조차 마련되지 못할 경우 생산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며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송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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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우에 사라진 천일염…보상길 막막
    • 입력 2018-07-27 19:28:45
    • 수정2018-07-27 19: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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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말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은 천일염 생산 농가들이 현실성 없는 보상규정 탓에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현행 규정이 소금과 소금생산 원료인 함수를 피해보상 대상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송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뱃길로 목포에서 2시간가량 떨어진 전남 신안군 신의면.

바닷물을 증발시켜 만든 천일염의 국내 생산량 중 약 20%가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시간당 70mm 가량의 집중호우가 내렸을 당시의 모습입니다.

칸칸이 나눠진 염전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말 그대로 저수지로 변했습니다.

31개 어가는 소금창고에 보관해 두었던 550톤 가량 소금을 순식간에 유실되는 피해를 입었습니다.

천일염의 원료인 고농도의 바닷물을 보관하는 저장고인 '해주' 도 빗물과 흙탕물이 유입돼 엉망이 됐지만 정확한 피해는 산정조차 어렵습니다.

[고승옥/천일염 생산자 : "우리 면에서 해수 피해는 한 50% 정도 되지 않는냐, 양에 따라서 조금 차이는 있겠지만, 갑자기 비가 많이 오고 바닷물이 만조다 보니까 그런 현상이 나타난 거죠."]

현행 재난복구 지원대상에 농수축산업의 경우, 시설물은 물론 생산물까지도 포함돼 있지만, 천일염은 복구기준 자체가 아예 없는 실정.

소금 농가들은 자포자기 상태입니다.

[홍길용/신의면 천일염생산자협의회 대표 : "전량을 다 피해 본 사람도 많고, 소소하게 1-2천 개 녹은 사람들은 그러려니 해요. 왜? 피해보상은 받으려고 해봤지 마땅히 신청할 수도 없고."]

시설 지원비 역시 실제 소요액의 2%에도 미치지 못해 시설복구는 엄두도 낼 수 없습니다.

가격 폭락에다 재해피해까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소금 농가들은 보상기준조차 마련되지 못할 경우 생산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며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송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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