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2심 ‘징역 25년·벌금 200억 원’…뇌물 인정 늘어

[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오늘 오전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렸습니다.

박 전 대통령에겐 뇌물수수 인정 액수가 늘어나 1심보다 더 무거운 형이 내려졌습니다.

강병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1심보다 징역은 1년, 벌금은 20억 원이 늘어났습니다.

재판부는 "정치 권력과 경제 권력의 부도덕한 거래는 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한다."며 중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1심 때와 마찬가지로 법정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삼성의 승계작업과 이에 대한 부정한 청탁을 인정하는지 여부였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라는 포괄적 현안이 존재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만날 때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을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는 인식도 있었다고 본 겁니다.

재판부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을 찬성하는데 박 전 대통령의 지시와 승인이 있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또 삼성이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낸 후원금 16억 원도 1심과 달리 '묵시적 청탁'의 대가로 보고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삼성의 개별 현안에 대한 명시적 청탁 등은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삼성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낸 204억 원도 1심과 같이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재단 출연금 모금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 씨와 공모해 기업에 강요한 점은 인정됐습니다.

박 전 대통령에 이어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수석에 대한 항소심 선고도 진행됐습니다.

재판부는 최 씨에게 징역 20년에 벌금 200억 원, 안 전 수석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최 씨는 1심과 비교해 벌금액만 20억 원이 늘었고, 안 전 수석은 징역 형량이 1년 줄었습니다.

KBS 뉴스 강병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