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범인’에 억울한 옥살이…진범 알고도 ‘쉬쉬’

입력 2018.08.30 (07:20) 수정 2018.08.30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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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례 나라슈퍼 사건' 혹시 기억 하시나요?

뒤늦게 진범이 법정에서 범행을 자백하면서 억울한 피해자를 만든 수사 과정이 논란이 됐습니다.

지금은 대검 진상조사단이 이 사건을 다시 조사하고 있는데요.

어떤 사건이길래 다시 진상 조사를 시작했을까요?

김민정 기자가 설명합니다.

[리포트]

1999년 2월, 어느 새벽, 나라슈퍼에 3인조 강도가 들었습니다.

70대 노인 한 명이 숨졌고, 사건 9일 만에 용의자 3명이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범행을 자백한 범인들 행동이 어색하기만 했습니다.

[경찰 : "(네가 한대로 해봐 임마 자연스럽게…) 명선이(피해자)는 탤런트 되기는 틀렸구만…"]

무릎을 꿇리고, 경찰봉으로 때리고, 폭행이 자백을 만들었습니다.

[임명선/삼례 나라슈퍼 사건 피해자/KBS '스페셜' 방송/2016년 : "얼마나 무서운 사람들인지 알아요? 그 사람들이?"]

세 명의 용의자 중 10대 둘은 지적 장애가 있었는데, 19살 강인구 씨가 쓴 진술서는 조작에 가까웠습니다.

[강인구/삼례 나라슈퍼 사건 피해자/KBS '스페셜' 방송/2016년 : "(글을) 잘 못 썼거든요. (경찰이) 보고 쓰라고 해서 보고 쓴거죠."]

부실 수사가 명백했지만 검찰은 이들을 기소했습니다.

길게는 5년 반,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했습니다.

그런데 옥살이 중 부산에서 진범이 붙잡혔습니다.

조사를 받다 범행을 자백하기도 했습니다.

[이OO/삼례 나라슈퍼 사건 진범/KBS '스페셜' 방송/2016년 : "검사도 알고 있었어요 다들. 우리가 맞고 쟤들이 아니라는걸 알고 있는데. 뒤집으려니까 힘들었겠죠."]

하지만 검찰은 진범 이씨의 진술을 묵살했습니다.

결국 만기 출소한 세 사람은 2015년 재심에 나섰습니다.

재심 변호사는 진범을 찾아내 설득했고, 죄책감에 진범도 용기를 냈습니다.

진범의 자백에 힘입어 이들은 사건 발생 17년 만에 마침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박준영 변호사/삼례 나라슈퍼 사건 재심 변호인 : "(강도치사 사건의 범인 맞습니까?) 예, 맞습니다."]

그리고 올 4월,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이 사건을 대표적인 인권침해 사건이라며 대검찰청에 정식 조사를 권고했습니다.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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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들어진 범인’에 억울한 옥살이…진범 알고도 ‘쉬쉬’
    • 입력 2018-08-30 07:28:06
    • 수정2018-08-30 07: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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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례 나라슈퍼 사건' 혹시 기억 하시나요?

뒤늦게 진범이 법정에서 범행을 자백하면서 억울한 피해자를 만든 수사 과정이 논란이 됐습니다.

지금은 대검 진상조사단이 이 사건을 다시 조사하고 있는데요.

어떤 사건이길래 다시 진상 조사를 시작했을까요?

김민정 기자가 설명합니다.

[리포트]

1999년 2월, 어느 새벽, 나라슈퍼에 3인조 강도가 들었습니다.

70대 노인 한 명이 숨졌고, 사건 9일 만에 용의자 3명이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범행을 자백한 범인들 행동이 어색하기만 했습니다.

[경찰 : "(네가 한대로 해봐 임마 자연스럽게…) 명선이(피해자)는 탤런트 되기는 틀렸구만…"]

무릎을 꿇리고, 경찰봉으로 때리고, 폭행이 자백을 만들었습니다.

[임명선/삼례 나라슈퍼 사건 피해자/KBS '스페셜' 방송/2016년 : "얼마나 무서운 사람들인지 알아요? 그 사람들이?"]

세 명의 용의자 중 10대 둘은 지적 장애가 있었는데, 19살 강인구 씨가 쓴 진술서는 조작에 가까웠습니다.

[강인구/삼례 나라슈퍼 사건 피해자/KBS '스페셜' 방송/2016년 : "(글을) 잘 못 썼거든요. (경찰이) 보고 쓰라고 해서 보고 쓴거죠."]

부실 수사가 명백했지만 검찰은 이들을 기소했습니다.

길게는 5년 반,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했습니다.

그런데 옥살이 중 부산에서 진범이 붙잡혔습니다.

조사를 받다 범행을 자백하기도 했습니다.

[이OO/삼례 나라슈퍼 사건 진범/KBS '스페셜' 방송/2016년 : "검사도 알고 있었어요 다들. 우리가 맞고 쟤들이 아니라는걸 알고 있는데. 뒤집으려니까 힘들었겠죠."]

하지만 검찰은 진범 이씨의 진술을 묵살했습니다.

결국 만기 출소한 세 사람은 2015년 재심에 나섰습니다.

재심 변호사는 진범을 찾아내 설득했고, 죄책감에 진범도 용기를 냈습니다.

진범의 자백에 힘입어 이들은 사건 발생 17년 만에 마침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박준영 변호사/삼례 나라슈퍼 사건 재심 변호인 : "(강도치사 사건의 범인 맞습니까?) 예, 맞습니다."]

그리고 올 4월,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이 사건을 대표적인 인권침해 사건이라며 대검찰청에 정식 조사를 권고했습니다.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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