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2018년 평양은…열흘간의 기록

입력 2018.09.01 (08:05) 수정 2018.09.0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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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양, 참 가까우면서도 멀게만 느껴지는 곳이죠.

남북관계의 부침에 따라 문이 활짝 열렸다가도 또 금방 빗장을 걸어 잠그는 곳이기도 한데요,

저희 KBS 취재진을 포함한 방북단 150명이 지난달 국제유소년축구대회 참가 선수단과 함께 평양을 찾아 생생한 최근 모습을 담아왔습니다.

북한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가장 쉬운 창이자 진짜 북한의 모습을 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평양의 최근 모습 과연 어떨까요?

평양을 직접 다녀온 이효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만경대학생소년궁전/8월 16일 : "우리 궁전에 찾아오신 여러 대표단 선생님들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갈고 닦은 재주를 선보이며 환한 얼굴로 공연을 펼치는 아이들.

좋은 시설을 맘껏 이용하는 주민들의 모습과, 거리에 줄지어 선 고층 빌딩들.

북한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평양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허락된 것 이외의 촬영이나 인터뷰는 철저히 통제되는 곳...

["다른 데는 찍지 말고..."]

그래서 그 속살이 더욱 궁금한 곳 평양.

그곳에서의 열흘간의 기록입니다.

폭염이 기승을 떨치던 8월 중순,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단 등 방북단 150명이 서해 육로를 통해 평양으로 향했습니다.

평양-개성간 고속도로는 약 140㎞ 구간, 10여개의 터널을 지나야 합니다.

개성에서 출발한 지 3시간여 만에 도착한 평양.

형형색색 불을 밝힌 빌딩들이 방북단을 맞았습니다.

["반갑습니다."]

평양 역시 불볕더위가 이어졌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저마다 모자에 양산, 수건까지 둘러쓰고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 바쁩니다.

그늘마다 사람들이 모여 있고, 대동강 물에 몸을 담근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찌는 듯 한 더위엔 평양냉면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옥류관을 처음 찾은 취재진, 종업원들은 살갑게 농담을 건네기도 합니다.

[옥류관 종업원 : "우리 국수는 말입니다. 다른 사람이 드시는 걸 보고 조금 군침을 흘리다가 먹어야 맛있다 말입니다."]

북한식 평양냉면 먹는 법도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옥류관 종업원 : "고명을 옆으로 밀어 넣고 국숫발에다가 식초를 뿌립니다. 육수에 직접 치면 육수 맛이 변합니다."]

맛도 맛이지만 옥류관은 장소적 특성 때문이라도 북한이 빼놓지 않고 소개하는 명소입니다.

지금 제가 서있는 곳이 평양의 옥류관입니다.

방금 시원한 평양냉면으로 점심식사를 마쳤는데요.

평양도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제가 이곳에 들어올 때 냉면을 먹기 위해서 긴 줄이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옥류관이 대동강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밑으로 강이 흐르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요.

강변을 따라 고층건물이 늘어선 모습도 눈길을 끕니다.

맑은 하늘과 어우러진 평양 대동강 주변의 모습.

다양한 모양의 건물들이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30층 넘는 고층 빌딩들도 줄지어 들어서 있습니다.

회색빛 일색인 구시가지에 비해 새로 들어선 거리들은 다채로운 색감을 자랑합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은 거리를 중심으로 새 단지를 집중 건설해 왔습니다.

금수산태양궁전과 영생탑 등 북한의 우상화 건축물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 건설된 려명거리가 대표적 단지입니다.

김일성 광장에서 대동강 변을 따라 조금 내려가면 초고층 건물이 즐비한 거리.

2015년, 당 창건 기념일에 맞춰 완공된 미래과학자거립니다.

거리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50층이 넘는 주상복합아파트 "은하"가 우뚝 서 있습니다.

이러한 초고층 건물들은 평양 시내의 스카이라인까지 바꿔놓으며 북한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무더위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또 한 곳.

평양 대동강구역에 위치한 문수 물놀이장입니다.

입장료는 외국인은 10유로, 우리 돈으로 만3천 원 정도.

주민들은 5분의 1 수준인 2유로를 조금 넘습니다.

실내외 수영장과 파도풀, 20개가 넘는 슬라이드에 피트니스 센터와 고급 식당까지 갖춘 북한 최대의 워터파크입니다.

2013년 개관한 평양 대동강 구역의 문수물놀이장입니다 야외 면적만 10만제곱미터가 넘고 하루 최대 2만명 이상이 이용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북한식 ‘경제 속도전’을 선전 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인 만큼 주민들에게도 인기라고 설명합니다.

[문수 물놀이장 안내원 : "우리 원수님(김정은)께서 18미터 급강하(코스) 오르셨던 곳, 그게 제일 인기입니다. 내가 타봤는데 하늘을 나는 느낌이라 해야 할지... 이게 아무 준비 없이 순간에 내려온단 말입니다."]

물놀이 중간 마시는 시원한 대동강 맥주는 말 그대로 별미입니다.

["(맥주가 많이 팔립니까?) 네, 맥주가 맛이 좋아서 우리 인민들이 즐겨 찾습니다."]

["(사람들이 먹어보고 뭐라고 하나요?) 우리 대동강 맥주가 정말 별맛이라고 좋아합니다."]

한바탕 웃음으로 무더위를 이겨내는 주민들도 만났습니다.

북한에서 ‘곱등어’라 부르는 돌고래들이 물위로 힘차게 솟구칩니다.

돌고래의 재주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박장대소하는 주민들.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얼굴에서 순박함이 느껴집니다.

거리에선 알록달록 원색의 옷을 입은 주민들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여성들의 옷차림에선 평양의 유행도 가늠해 볼 수 있었는데요,

상점 직원은 신제품이라는 화장품을 자신 있게 내보입니다.

["(인삼향 나네요, 신기한데요 인삼이 들어있는 게.) 신개발로 나온 건 데 반응이 좋습니다. 개성고려인삼입니다."]

판매되는 가공식품들도 모두 국산품들로 진열되어 있습니다.

컵라면과 과자, 사탕, 음료수에 이르기까지.

모두 북한 내에서 제조, 판매되고 있는 상품들입니다.

그러나 뜻밖의 상품도 볼 수 있었습니다.

판매원이 내보인 것은 다름 아닌 유명 해외 명품 브랜드.

우리 돈 500만원 가까운 고가이지만 최근 평양에서 인기라고 설명합니다.

["최근에 이게 좀 우리나라에서 많이 유행됐단 말입니다. 그래서 (이 상품은 이제) 수요가 그다지 높지 않고 이 상품이 더 높습니다. 최근에 이 상품이 많이 유행해서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니까 새 상품이 수요가 많죠."]

김일성경기장 앞에 수천 명의 학생들이 모여 있습니다.

대형 깃대를 들고 발을 맞춰 행진하는 연습을 합니다.

북한의 정권수립 기념일, 9.9절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군중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은 평양 시내 곳곳에서 시간을 가리지 않고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고 물놀이를 즐기던 평양 주민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

하지만 역시 더 이상의 촬영은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데는 찍지 말고... (알겠습니다.)"]

도시를 뜨겁게 달구던 해가 저물고, 평양의 하늘에도 석양이 드리웁니다.

어둠이 깔리며 하나 둘 불이 켜지고, 저 멀리 보이는 류경호텔도 화려한 야간 조명을 켭니다.

전기 사정도 원활해진 듯 건물마다 불을 환히 밝힌 평양의 야경은 여느 대도시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최근 북한 당국은 주민생활향상에 부쩍 신경을 쓰는 모습입니다.

지난 7월 문을 연 평양 대동강수산물 식당.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널찍한 수조에서 철갑상어와 칠색 송어 등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이 헤엄칩니다.

수산물 종류도 다양하고 이용하는 주민들도 꽤 많습니다.

각종 수산물을 사가는 이 여성은 저렴한 가격을 이곳의 장점으로 들었습니다.

["맛있고 가격이 낮단 말입니다 (집에 행사 있으세요?) 아닙니다."]

이 수산물식당에는 마치 대형마트에서나 봄직한 바코드 계산 시스템도 갖춰져 있습니다.

["원수님 배려로, 경애하는 원수님 배려로 (가격이) 낮게 인민들에게 봉사해주는 겁니다. 1층이랑 3층이랑 다 인민들, 우리 주민들이 들어옵니다. 평범함 주민들이 들어와서 식사를 한단 말입니다. 룡정어 회국수, 철갑상어 회국수, 칠색 숭어탕, 룡정어탕들을 비롯해서 다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선불카드 방식의 전자결재 카드도 사용할 수 있는데, 2010년경 처음 도입된 나래전자카드에 이어 지금은 ‘전성’과 ‘금길’ 등 후발 전자결재카드들도 등장했습니다.

외국인은 물론 주민들 사이에서도 이용자가 늘고 있다고 안내원들은 말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강조하는 과학발전.

그중에서도 의료 부문에 대한 투자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2013년 개원한 옥류아동병원.

3만 2800제곱미터 크기에 최신식의료설비들은 물론 입원 아동을 위한 교과 수업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먼 곳에 사는 아픈 아이를 위한 원격진료를 도입했다고 설명합니다.

[옥류아동병원 의사 : "열 한개 도 소아병원과 이백 여대의 군병원 소아과와 연결됐습니다."]

["(의무기록은 영상등과 다 같이 공유하나요?) 기록도 같이 하고 필요에 따라서 주문하면 같이 해주고..."]

병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입을 모아 무상의료의 혜택을 맘껏 누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옥류아동병원환자 보호자 : "환자들의 치료를 얼마나 잘 해주던지 눈물이 났지말입니다. 선생님들이 너무나도 배려하고 하니까 말을 못할 정도입니다."]

비교적 현대 수준에 걸 맞는 디지털 장비를 갖췄다는 게 동행한 우리 측 의료진의 견해입니다.

[홍성권/강원대병원 외과 과장 : "최신기계일수록 사진을 찍는 시간이 짧고 그러면 대상자들한테, 환자들한테 방사선에, 아무래도 CT는 방사선을 이용해서 찍기 때문에 방사선에 대한 그 위험도가 아무래도 노출되는 속도가 줄어들면 위험성이 좀 줄어들게 되죠."]

우리의 초등학교와 유치원 교사를 배출해 내는 평양 교원대학.

이곳에서도 디지털 교육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홀로그램을 이용한 증강현실 교육, 또 가상세계의 학생들을 상대로 직접 실습을 해 보는 수업도 이뤄집니다.

취재진도 직접 가상세계의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여러분 몇 학년이에요?) 3학년입니다."]

["(여러분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 중에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뭐예요?) 음악! 체육!"]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뒤 북한에선 영어교육도 한층 강화됐습니다.

[평양교원대 학생 : "능라 곱등어관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으로 지어졌습니다. 돌고래 쇼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줍니다."]

수많은 취재진들의 둘러싸여서도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수업과 발표를 이어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평양교원대 소학교 학생 : "눈을 대신하는 수감부, 뇌수를 대신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검은색 곡선 찰흙길만 따라갑니다."]

2018년 여름, 평양은 우리에게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일면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된 모습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거리에서 마주친 수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묵묵히 군중대회 연습을 하는 주민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취재할 수 없었습니다.

변화된 평양, 변화된 북한을 마주하고 싶은 많은 이들의 바람만큼 우리에게 보여준 평양의 변화가 북한 전체의 모습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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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2018년 평양은…열흘간의 기록
    • 입력 2018-09-01 08:36:43
    • 수정2018-09-01 08:41:45
    남북의 창
[앵커]

평양, 참 가까우면서도 멀게만 느껴지는 곳이죠.

남북관계의 부침에 따라 문이 활짝 열렸다가도 또 금방 빗장을 걸어 잠그는 곳이기도 한데요,

저희 KBS 취재진을 포함한 방북단 150명이 지난달 국제유소년축구대회 참가 선수단과 함께 평양을 찾아 생생한 최근 모습을 담아왔습니다.

북한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가장 쉬운 창이자 진짜 북한의 모습을 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평양의 최근 모습 과연 어떨까요?

평양을 직접 다녀온 이효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만경대학생소년궁전/8월 16일 : "우리 궁전에 찾아오신 여러 대표단 선생님들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갈고 닦은 재주를 선보이며 환한 얼굴로 공연을 펼치는 아이들.

좋은 시설을 맘껏 이용하는 주민들의 모습과, 거리에 줄지어 선 고층 빌딩들.

북한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평양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허락된 것 이외의 촬영이나 인터뷰는 철저히 통제되는 곳...

["다른 데는 찍지 말고..."]

그래서 그 속살이 더욱 궁금한 곳 평양.

그곳에서의 열흘간의 기록입니다.

폭염이 기승을 떨치던 8월 중순,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단 등 방북단 150명이 서해 육로를 통해 평양으로 향했습니다.

평양-개성간 고속도로는 약 140㎞ 구간, 10여개의 터널을 지나야 합니다.

개성에서 출발한 지 3시간여 만에 도착한 평양.

형형색색 불을 밝힌 빌딩들이 방북단을 맞았습니다.

["반갑습니다."]

평양 역시 불볕더위가 이어졌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저마다 모자에 양산, 수건까지 둘러쓰고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 바쁩니다.

그늘마다 사람들이 모여 있고, 대동강 물에 몸을 담근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찌는 듯 한 더위엔 평양냉면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옥류관을 처음 찾은 취재진, 종업원들은 살갑게 농담을 건네기도 합니다.

[옥류관 종업원 : "우리 국수는 말입니다. 다른 사람이 드시는 걸 보고 조금 군침을 흘리다가 먹어야 맛있다 말입니다."]

북한식 평양냉면 먹는 법도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옥류관 종업원 : "고명을 옆으로 밀어 넣고 국숫발에다가 식초를 뿌립니다. 육수에 직접 치면 육수 맛이 변합니다."]

맛도 맛이지만 옥류관은 장소적 특성 때문이라도 북한이 빼놓지 않고 소개하는 명소입니다.

지금 제가 서있는 곳이 평양의 옥류관입니다.

방금 시원한 평양냉면으로 점심식사를 마쳤는데요.

평양도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제가 이곳에 들어올 때 냉면을 먹기 위해서 긴 줄이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옥류관이 대동강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밑으로 강이 흐르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요.

강변을 따라 고층건물이 늘어선 모습도 눈길을 끕니다.

맑은 하늘과 어우러진 평양 대동강 주변의 모습.

다양한 모양의 건물들이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30층 넘는 고층 빌딩들도 줄지어 들어서 있습니다.

회색빛 일색인 구시가지에 비해 새로 들어선 거리들은 다채로운 색감을 자랑합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은 거리를 중심으로 새 단지를 집중 건설해 왔습니다.

금수산태양궁전과 영생탑 등 북한의 우상화 건축물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 건설된 려명거리가 대표적 단지입니다.

김일성 광장에서 대동강 변을 따라 조금 내려가면 초고층 건물이 즐비한 거리.

2015년, 당 창건 기념일에 맞춰 완공된 미래과학자거립니다.

거리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50층이 넘는 주상복합아파트 "은하"가 우뚝 서 있습니다.

이러한 초고층 건물들은 평양 시내의 스카이라인까지 바꿔놓으며 북한의 명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무더위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또 한 곳.

평양 대동강구역에 위치한 문수 물놀이장입니다.

입장료는 외국인은 10유로, 우리 돈으로 만3천 원 정도.

주민들은 5분의 1 수준인 2유로를 조금 넘습니다.

실내외 수영장과 파도풀, 20개가 넘는 슬라이드에 피트니스 센터와 고급 식당까지 갖춘 북한 최대의 워터파크입니다.

2013년 개관한 평양 대동강 구역의 문수물놀이장입니다 야외 면적만 10만제곱미터가 넘고 하루 최대 2만명 이상이 이용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북한식 ‘경제 속도전’을 선전 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인 만큼 주민들에게도 인기라고 설명합니다.

[문수 물놀이장 안내원 : "우리 원수님(김정은)께서 18미터 급강하(코스) 오르셨던 곳, 그게 제일 인기입니다. 내가 타봤는데 하늘을 나는 느낌이라 해야 할지... 이게 아무 준비 없이 순간에 내려온단 말입니다."]

물놀이 중간 마시는 시원한 대동강 맥주는 말 그대로 별미입니다.

["(맥주가 많이 팔립니까?) 네, 맥주가 맛이 좋아서 우리 인민들이 즐겨 찾습니다."]

["(사람들이 먹어보고 뭐라고 하나요?) 우리 대동강 맥주가 정말 별맛이라고 좋아합니다."]

한바탕 웃음으로 무더위를 이겨내는 주민들도 만났습니다.

북한에서 ‘곱등어’라 부르는 돌고래들이 물위로 힘차게 솟구칩니다.

돌고래의 재주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박장대소하는 주민들.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얼굴에서 순박함이 느껴집니다.

거리에선 알록달록 원색의 옷을 입은 주민들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여성들의 옷차림에선 평양의 유행도 가늠해 볼 수 있었는데요,

상점 직원은 신제품이라는 화장품을 자신 있게 내보입니다.

["(인삼향 나네요, 신기한데요 인삼이 들어있는 게.) 신개발로 나온 건 데 반응이 좋습니다. 개성고려인삼입니다."]

판매되는 가공식품들도 모두 국산품들로 진열되어 있습니다.

컵라면과 과자, 사탕, 음료수에 이르기까지.

모두 북한 내에서 제조, 판매되고 있는 상품들입니다.

그러나 뜻밖의 상품도 볼 수 있었습니다.

판매원이 내보인 것은 다름 아닌 유명 해외 명품 브랜드.

우리 돈 500만원 가까운 고가이지만 최근 평양에서 인기라고 설명합니다.

["최근에 이게 좀 우리나라에서 많이 유행됐단 말입니다. 그래서 (이 상품은 이제) 수요가 그다지 높지 않고 이 상품이 더 높습니다. 최근에 이 상품이 많이 유행해서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니까 새 상품이 수요가 많죠."]

김일성경기장 앞에 수천 명의 학생들이 모여 있습니다.

대형 깃대를 들고 발을 맞춰 행진하는 연습을 합니다.

북한의 정권수립 기념일, 9.9절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군중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은 평양 시내 곳곳에서 시간을 가리지 않고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고 물놀이를 즐기던 평양 주민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

하지만 역시 더 이상의 촬영은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데는 찍지 말고... (알겠습니다.)"]

도시를 뜨겁게 달구던 해가 저물고, 평양의 하늘에도 석양이 드리웁니다.

어둠이 깔리며 하나 둘 불이 켜지고, 저 멀리 보이는 류경호텔도 화려한 야간 조명을 켭니다.

전기 사정도 원활해진 듯 건물마다 불을 환히 밝힌 평양의 야경은 여느 대도시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최근 북한 당국은 주민생활향상에 부쩍 신경을 쓰는 모습입니다.

지난 7월 문을 연 평양 대동강수산물 식당.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널찍한 수조에서 철갑상어와 칠색 송어 등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이 헤엄칩니다.

수산물 종류도 다양하고 이용하는 주민들도 꽤 많습니다.

각종 수산물을 사가는 이 여성은 저렴한 가격을 이곳의 장점으로 들었습니다.

["맛있고 가격이 낮단 말입니다 (집에 행사 있으세요?) 아닙니다."]

이 수산물식당에는 마치 대형마트에서나 봄직한 바코드 계산 시스템도 갖춰져 있습니다.

["원수님 배려로, 경애하는 원수님 배려로 (가격이) 낮게 인민들에게 봉사해주는 겁니다. 1층이랑 3층이랑 다 인민들, 우리 주민들이 들어옵니다. 평범함 주민들이 들어와서 식사를 한단 말입니다. 룡정어 회국수, 철갑상어 회국수, 칠색 숭어탕, 룡정어탕들을 비롯해서 다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선불카드 방식의 전자결재 카드도 사용할 수 있는데, 2010년경 처음 도입된 나래전자카드에 이어 지금은 ‘전성’과 ‘금길’ 등 후발 전자결재카드들도 등장했습니다.

외국인은 물론 주민들 사이에서도 이용자가 늘고 있다고 안내원들은 말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강조하는 과학발전.

그중에서도 의료 부문에 대한 투자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2013년 개원한 옥류아동병원.

3만 2800제곱미터 크기에 최신식의료설비들은 물론 입원 아동을 위한 교과 수업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먼 곳에 사는 아픈 아이를 위한 원격진료를 도입했다고 설명합니다.

[옥류아동병원 의사 : "열 한개 도 소아병원과 이백 여대의 군병원 소아과와 연결됐습니다."]

["(의무기록은 영상등과 다 같이 공유하나요?) 기록도 같이 하고 필요에 따라서 주문하면 같이 해주고..."]

병원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입을 모아 무상의료의 혜택을 맘껏 누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옥류아동병원환자 보호자 : "환자들의 치료를 얼마나 잘 해주던지 눈물이 났지말입니다. 선생님들이 너무나도 배려하고 하니까 말을 못할 정도입니다."]

비교적 현대 수준에 걸 맞는 디지털 장비를 갖췄다는 게 동행한 우리 측 의료진의 견해입니다.

[홍성권/강원대병원 외과 과장 : "최신기계일수록 사진을 찍는 시간이 짧고 그러면 대상자들한테, 환자들한테 방사선에, 아무래도 CT는 방사선을 이용해서 찍기 때문에 방사선에 대한 그 위험도가 아무래도 노출되는 속도가 줄어들면 위험성이 좀 줄어들게 되죠."]

우리의 초등학교와 유치원 교사를 배출해 내는 평양 교원대학.

이곳에서도 디지털 교육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홀로그램을 이용한 증강현실 교육, 또 가상세계의 학생들을 상대로 직접 실습을 해 보는 수업도 이뤄집니다.

취재진도 직접 가상세계의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여러분 몇 학년이에요?) 3학년입니다."]

["(여러분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 중에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뭐예요?) 음악! 체육!"]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뒤 북한에선 영어교육도 한층 강화됐습니다.

[평양교원대 학생 : "능라 곱등어관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으로 지어졌습니다. 돌고래 쇼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줍니다."]

수많은 취재진들의 둘러싸여서도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수업과 발표를 이어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평양교원대 소학교 학생 : "눈을 대신하는 수감부, 뇌수를 대신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검은색 곡선 찰흙길만 따라갑니다."]

2018년 여름, 평양은 우리에게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일면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된 모습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거리에서 마주친 수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3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묵묵히 군중대회 연습을 하는 주민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취재할 수 없었습니다.

변화된 평양, 변화된 북한을 마주하고 싶은 많은 이들의 바람만큼 우리에게 보여준 평양의 변화가 북한 전체의 모습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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