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비인기 설움 딛고 값진 메달…AG 숨은 주역
입력 2018.09.04 (08:34)
수정 2018.09.0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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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시안게임이 이틀전 모두 끝났습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모두 40개 종목의 경기가 펼쳐졌는데, 올림픽에서는 열리지 않는 이름도 낯선 종목도 있었습니다.
카바디와 세팍타크로.... 가장 아시안게임다운 종목으로 꼽히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에선 정확한 규칙조차 잘 모르는 비인기종목이죠.
축구나 야구처럼 중계도 없고 관심도 적었지만 땀과 열정으로 메달을 목에 건 우리 선수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아시안게임 폐막날이던 그제.
한 종목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귀국을 반기는 성대한 환영 인파도 없지만 값진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의 표정은 밝기만 합니다.
[엄태덕/카바디 국가대표 : "저희가 은메달 획득하고 기념하려고 우리 선수들 사인을 남긴 겁니다. 아시안게임 시합 뛸 때 경기장에 있었던 태극기입니다."]
낮은 관심과 부족한 지원 등 척박한 환경 속에서 결승 진출이라는 기적을 일군 카바디 대표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한체육회의 요건을 갖추지 못해 진천 선수촌에는 입촌하지도 못했고 단복이 없어 결단식과 개회식도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엄태덕/카바디 국가대표 : "부모님은 (개회식이) TV에 방영하다 보니까 우리 아들 나왔는지 보고 있었는데 안 나와서 되게 아쉬웠다고 하시더라고요."]
인도의 전통놀이에서 유래된 카바디는 한마디로 술래잡기와 격투기, 그리고 피구가 혼합된 종목입니다.
7명씩 이뤄진 두 팀이 코트에서 공수를 주고받으며 겨루는 경기인데요, 국내에선 이름조차 생소하지만 인도에선 프로야구만큼 인기있는 종목이 바로 카바디입니다.
그런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대표팀은 종주국 인도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아시안게임 역사상 한 번도 정상을 놓친 적 없던 인도를 조별리그에서 꺾으며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한 겁니다.
[이장군/카바디 국가대표 : "멀리까지 응원하러 와주셨는데 죄송한 마음에 눈을 마주쳤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결승전에서 이란을 넘지 못한 아쉬움에 선수들은 눈물을 쏟아냈지만 사실상 불모지에서 따낸 은메달은 기적같은 결과였습니다.
실업팀도, 전용 훈련장도 없는 가운데 선수들은 멘땅에 헤딩하듯 훈련해왔다고 하는데요.
[조재호/카바디 국가대표팀 총감독 : "여기가 저희 팀이 아시안게임 준비하면서 무진장 땀을 많이 흘린 훈련장입니다."]
코트 하나 넓이도 채 되지 않는 공간에선 실전 같은 훈련은 꿈도 못 꿨습니다.
[조재호/카바디 국가대표팀 총감독 : "저변확대가 안 돼서 훈련파트너도 없고 보시다시피 이렇게 전용훈련장이 없다 보니까 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좁은 훈련장에서 체력을 키우고, 인근 대학교 유도부 연습장을 빌려 학생들이 없는 야간과 새벽에 훈련을 이어갔다는데요.
[이장군/카바디 국가대표 주장 : "유도 매트는 신발을 신고 못 쓰기 때문에 저희는 신발을 신고 하는 종목이다 보니까 태권도 매트 깔고 테이프 붙이고 하고, 또 훈련 끝나면 테이프 떼고 매트도 다시 치우고 이렇게 했습니다."]
앞선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땄을 당시, 4년 뒤엔 메달 색깔을 바꿔놓겠다고 다짐했다는데요.
선수들의 바람은 '카바디'가 국내에서도 누구나 알만한 종목이 됐으면 하는 겁니다.
국가대표팀 주장인 이장군 선수 역시 인도 프로리그에서 뛰는 인기스타이지만 국내에서 현실은 이렇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장군/카바디 국가대표 : "(택시 기사분이) 운동선수인가 봐요? 무슨 종목입니까? 하면 '카바디에요.' 라고 하면 거의 내릴 때까지 설명하다가 내릴 때까지도 설명을 다 못해서 사이트에 한 번 검색해보세요. 이렇게 하고 내리고 했었습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남자 대표팀은 모두 12명. 실업팀이 없는 국내에서 사실상 우리나라 카바디 선수의 전부나 다름 없습니다.
[엄태덕/카바디 국가대표 : "저희가 앞으로 더 잘 해야겠죠. 되게 고맙더라고요. 카바디가 뭐지? 이렇게 하면서도 그 자체도 관심이잖아요. 그 자체도 고맙더라고요."]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 경기의 한 부문에서 동메달을 딴 또 다른 종목의 선수들.
족구와 비슷하기도 하고, 간단하게 발로 하는 배구라고 알려진 세팍타크로 대표팀입니다.
역시 지난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아 정상급 실력을 보였지만, 아직 국내 선수는 200여 명 남짓입니다.
[유동영/세팍타크로 남자대표팀 감독 : "아쉬운 부분은 선수층이죠. 개선될 부분도 선수층이고요. 말레이시아나 태국 같은 경우는 한 도시에도 몇천 명의 선수가 있는 상태거든요."]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딴 선수들은 이번 경기를 어떻게 준비했을까요?
현역병으로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전역한 뒤 몸을 만들 시간도 충분히 갖지 못한 채 이번 아시안게임 준비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김영만/세팍타크로 국가대표 : "15명 출전해서 3명 빼고는 다 예비군 출신이에요. 인천 때 금메달을 못 따서 그때 이후로 군 복무를 거의 다 하고 돌아와서 복귀한 거기 때문에……."]
열악한 저변에다 대학팀조차 하나 둘씩 없어지는 환경에서 이번 아시안게임에 쏟아진 국민적 관심이 조금 더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선수들, 아시안게임 폐막 다음날인 어제, 세팍타크로 대표팀은 한 숨 돌릴 틈도 없이 다음 경기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신승태/세팍타크로 국가대표 : "9월에 세계 선수권대회가 있어서요. 거기서 이제 또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목표 잡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가시밭길이지만 다음 대회에선 꼭 금메달을 따서 마음놓고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선수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아시안게임이 이틀전 모두 끝났습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모두 40개 종목의 경기가 펼쳐졌는데, 올림픽에서는 열리지 않는 이름도 낯선 종목도 있었습니다.
카바디와 세팍타크로.... 가장 아시안게임다운 종목으로 꼽히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에선 정확한 규칙조차 잘 모르는 비인기종목이죠.
축구나 야구처럼 중계도 없고 관심도 적었지만 땀과 열정으로 메달을 목에 건 우리 선수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아시안게임 폐막날이던 그제.
한 종목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귀국을 반기는 성대한 환영 인파도 없지만 값진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의 표정은 밝기만 합니다.
[엄태덕/카바디 국가대표 : "저희가 은메달 획득하고 기념하려고 우리 선수들 사인을 남긴 겁니다. 아시안게임 시합 뛸 때 경기장에 있었던 태극기입니다."]
낮은 관심과 부족한 지원 등 척박한 환경 속에서 결승 진출이라는 기적을 일군 카바디 대표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한체육회의 요건을 갖추지 못해 진천 선수촌에는 입촌하지도 못했고 단복이 없어 결단식과 개회식도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엄태덕/카바디 국가대표 : "부모님은 (개회식이) TV에 방영하다 보니까 우리 아들 나왔는지 보고 있었는데 안 나와서 되게 아쉬웠다고 하시더라고요."]
인도의 전통놀이에서 유래된 카바디는 한마디로 술래잡기와 격투기, 그리고 피구가 혼합된 종목입니다.
7명씩 이뤄진 두 팀이 코트에서 공수를 주고받으며 겨루는 경기인데요, 국내에선 이름조차 생소하지만 인도에선 프로야구만큼 인기있는 종목이 바로 카바디입니다.
그런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대표팀은 종주국 인도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아시안게임 역사상 한 번도 정상을 놓친 적 없던 인도를 조별리그에서 꺾으며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한 겁니다.
[이장군/카바디 국가대표 : "멀리까지 응원하러 와주셨는데 죄송한 마음에 눈을 마주쳤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결승전에서 이란을 넘지 못한 아쉬움에 선수들은 눈물을 쏟아냈지만 사실상 불모지에서 따낸 은메달은 기적같은 결과였습니다.
실업팀도, 전용 훈련장도 없는 가운데 선수들은 멘땅에 헤딩하듯 훈련해왔다고 하는데요.
[조재호/카바디 국가대표팀 총감독 : "여기가 저희 팀이 아시안게임 준비하면서 무진장 땀을 많이 흘린 훈련장입니다."]
코트 하나 넓이도 채 되지 않는 공간에선 실전 같은 훈련은 꿈도 못 꿨습니다.
[조재호/카바디 국가대표팀 총감독 : "저변확대가 안 돼서 훈련파트너도 없고 보시다시피 이렇게 전용훈련장이 없다 보니까 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좁은 훈련장에서 체력을 키우고, 인근 대학교 유도부 연습장을 빌려 학생들이 없는 야간과 새벽에 훈련을 이어갔다는데요.
[이장군/카바디 국가대표 주장 : "유도 매트는 신발을 신고 못 쓰기 때문에 저희는 신발을 신고 하는 종목이다 보니까 태권도 매트 깔고 테이프 붙이고 하고, 또 훈련 끝나면 테이프 떼고 매트도 다시 치우고 이렇게 했습니다."]
앞선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땄을 당시, 4년 뒤엔 메달 색깔을 바꿔놓겠다고 다짐했다는데요.
선수들의 바람은 '카바디'가 국내에서도 누구나 알만한 종목이 됐으면 하는 겁니다.
국가대표팀 주장인 이장군 선수 역시 인도 프로리그에서 뛰는 인기스타이지만 국내에서 현실은 이렇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장군/카바디 국가대표 : "(택시 기사분이) 운동선수인가 봐요? 무슨 종목입니까? 하면 '카바디에요.' 라고 하면 거의 내릴 때까지 설명하다가 내릴 때까지도 설명을 다 못해서 사이트에 한 번 검색해보세요. 이렇게 하고 내리고 했었습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남자 대표팀은 모두 12명. 실업팀이 없는 국내에서 사실상 우리나라 카바디 선수의 전부나 다름 없습니다.
[엄태덕/카바디 국가대표 : "저희가 앞으로 더 잘 해야겠죠. 되게 고맙더라고요. 카바디가 뭐지? 이렇게 하면서도 그 자체도 관심이잖아요. 그 자체도 고맙더라고요."]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 경기의 한 부문에서 동메달을 딴 또 다른 종목의 선수들.
족구와 비슷하기도 하고, 간단하게 발로 하는 배구라고 알려진 세팍타크로 대표팀입니다.
역시 지난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아 정상급 실력을 보였지만, 아직 국내 선수는 200여 명 남짓입니다.
[유동영/세팍타크로 남자대표팀 감독 : "아쉬운 부분은 선수층이죠. 개선될 부분도 선수층이고요. 말레이시아나 태국 같은 경우는 한 도시에도 몇천 명의 선수가 있는 상태거든요."]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딴 선수들은 이번 경기를 어떻게 준비했을까요?
현역병으로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전역한 뒤 몸을 만들 시간도 충분히 갖지 못한 채 이번 아시안게임 준비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김영만/세팍타크로 국가대표 : "15명 출전해서 3명 빼고는 다 예비군 출신이에요. 인천 때 금메달을 못 따서 그때 이후로 군 복무를 거의 다 하고 돌아와서 복귀한 거기 때문에……."]
열악한 저변에다 대학팀조차 하나 둘씩 없어지는 환경에서 이번 아시안게임에 쏟아진 국민적 관심이 조금 더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선수들, 아시안게임 폐막 다음날인 어제, 세팍타크로 대표팀은 한 숨 돌릴 틈도 없이 다음 경기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신승태/세팍타크로 국가대표 : "9월에 세계 선수권대회가 있어서요. 거기서 이제 또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목표 잡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가시밭길이지만 다음 대회에선 꼭 금메달을 따서 마음놓고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선수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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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8-09-04 08: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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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시안게임이 이틀전 모두 끝났습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모두 40개 종목의 경기가 펼쳐졌는데, 올림픽에서는 열리지 않는 이름도 낯선 종목도 있었습니다.
카바디와 세팍타크로.... 가장 아시안게임다운 종목으로 꼽히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에선 정확한 규칙조차 잘 모르는 비인기종목이죠.
축구나 야구처럼 중계도 없고 관심도 적었지만 땀과 열정으로 메달을 목에 건 우리 선수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아시안게임 폐막날이던 그제.
한 종목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귀국을 반기는 성대한 환영 인파도 없지만 값진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의 표정은 밝기만 합니다.
[엄태덕/카바디 국가대표 : "저희가 은메달 획득하고 기념하려고 우리 선수들 사인을 남긴 겁니다. 아시안게임 시합 뛸 때 경기장에 있었던 태극기입니다."]
낮은 관심과 부족한 지원 등 척박한 환경 속에서 결승 진출이라는 기적을 일군 카바디 대표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한체육회의 요건을 갖추지 못해 진천 선수촌에는 입촌하지도 못했고 단복이 없어 결단식과 개회식도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엄태덕/카바디 국가대표 : "부모님은 (개회식이) TV에 방영하다 보니까 우리 아들 나왔는지 보고 있었는데 안 나와서 되게 아쉬웠다고 하시더라고요."]
인도의 전통놀이에서 유래된 카바디는 한마디로 술래잡기와 격투기, 그리고 피구가 혼합된 종목입니다.
7명씩 이뤄진 두 팀이 코트에서 공수를 주고받으며 겨루는 경기인데요, 국내에선 이름조차 생소하지만 인도에선 프로야구만큼 인기있는 종목이 바로 카바디입니다.
그런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대표팀은 종주국 인도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아시안게임 역사상 한 번도 정상을 놓친 적 없던 인도를 조별리그에서 꺾으며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한 겁니다.
[이장군/카바디 국가대표 : "멀리까지 응원하러 와주셨는데 죄송한 마음에 눈을 마주쳤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결승전에서 이란을 넘지 못한 아쉬움에 선수들은 눈물을 쏟아냈지만 사실상 불모지에서 따낸 은메달은 기적같은 결과였습니다.
실업팀도, 전용 훈련장도 없는 가운데 선수들은 멘땅에 헤딩하듯 훈련해왔다고 하는데요.
[조재호/카바디 국가대표팀 총감독 : "여기가 저희 팀이 아시안게임 준비하면서 무진장 땀을 많이 흘린 훈련장입니다."]
코트 하나 넓이도 채 되지 않는 공간에선 실전 같은 훈련은 꿈도 못 꿨습니다.
[조재호/카바디 국가대표팀 총감독 : "저변확대가 안 돼서 훈련파트너도 없고 보시다시피 이렇게 전용훈련장이 없다 보니까 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좁은 훈련장에서 체력을 키우고, 인근 대학교 유도부 연습장을 빌려 학생들이 없는 야간과 새벽에 훈련을 이어갔다는데요.
[이장군/카바디 국가대표 주장 : "유도 매트는 신발을 신고 못 쓰기 때문에 저희는 신발을 신고 하는 종목이다 보니까 태권도 매트 깔고 테이프 붙이고 하고, 또 훈련 끝나면 테이프 떼고 매트도 다시 치우고 이렇게 했습니다."]
앞선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땄을 당시, 4년 뒤엔 메달 색깔을 바꿔놓겠다고 다짐했다는데요.
선수들의 바람은 '카바디'가 국내에서도 누구나 알만한 종목이 됐으면 하는 겁니다.
국가대표팀 주장인 이장군 선수 역시 인도 프로리그에서 뛰는 인기스타이지만 국내에서 현실은 이렇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장군/카바디 국가대표 : "(택시 기사분이) 운동선수인가 봐요? 무슨 종목입니까? 하면 '카바디에요.' 라고 하면 거의 내릴 때까지 설명하다가 내릴 때까지도 설명을 다 못해서 사이트에 한 번 검색해보세요. 이렇게 하고 내리고 했었습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남자 대표팀은 모두 12명. 실업팀이 없는 국내에서 사실상 우리나라 카바디 선수의 전부나 다름 없습니다.
[엄태덕/카바디 국가대표 : "저희가 앞으로 더 잘 해야겠죠. 되게 고맙더라고요. 카바디가 뭐지? 이렇게 하면서도 그 자체도 관심이잖아요. 그 자체도 고맙더라고요."]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 경기의 한 부문에서 동메달을 딴 또 다른 종목의 선수들.
족구와 비슷하기도 하고, 간단하게 발로 하는 배구라고 알려진 세팍타크로 대표팀입니다.
역시 지난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아 정상급 실력을 보였지만, 아직 국내 선수는 200여 명 남짓입니다.
[유동영/세팍타크로 남자대표팀 감독 : "아쉬운 부분은 선수층이죠. 개선될 부분도 선수층이고요. 말레이시아나 태국 같은 경우는 한 도시에도 몇천 명의 선수가 있는 상태거든요."]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딴 선수들은 이번 경기를 어떻게 준비했을까요?
현역병으로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전역한 뒤 몸을 만들 시간도 충분히 갖지 못한 채 이번 아시안게임 준비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김영만/세팍타크로 국가대표 : "15명 출전해서 3명 빼고는 다 예비군 출신이에요. 인천 때 금메달을 못 따서 그때 이후로 군 복무를 거의 다 하고 돌아와서 복귀한 거기 때문에……."]
열악한 저변에다 대학팀조차 하나 둘씩 없어지는 환경에서 이번 아시안게임에 쏟아진 국민적 관심이 조금 더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선수들, 아시안게임 폐막 다음날인 어제, 세팍타크로 대표팀은 한 숨 돌릴 틈도 없이 다음 경기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신승태/세팍타크로 국가대표 : "9월에 세계 선수권대회가 있어서요. 거기서 이제 또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목표 잡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가시밭길이지만 다음 대회에선 꼭 금메달을 따서 마음놓고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선수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아시안게임이 이틀전 모두 끝났습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모두 40개 종목의 경기가 펼쳐졌는데, 올림픽에서는 열리지 않는 이름도 낯선 종목도 있었습니다.
카바디와 세팍타크로.... 가장 아시안게임다운 종목으로 꼽히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에선 정확한 규칙조차 잘 모르는 비인기종목이죠.
축구나 야구처럼 중계도 없고 관심도 적었지만 땀과 열정으로 메달을 목에 건 우리 선수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아시안게임 폐막날이던 그제.
한 종목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귀국을 반기는 성대한 환영 인파도 없지만 값진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의 표정은 밝기만 합니다.
[엄태덕/카바디 국가대표 : "저희가 은메달 획득하고 기념하려고 우리 선수들 사인을 남긴 겁니다. 아시안게임 시합 뛸 때 경기장에 있었던 태극기입니다."]
낮은 관심과 부족한 지원 등 척박한 환경 속에서 결승 진출이라는 기적을 일군 카바디 대표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한체육회의 요건을 갖추지 못해 진천 선수촌에는 입촌하지도 못했고 단복이 없어 결단식과 개회식도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엄태덕/카바디 국가대표 : "부모님은 (개회식이) TV에 방영하다 보니까 우리 아들 나왔는지 보고 있었는데 안 나와서 되게 아쉬웠다고 하시더라고요."]
인도의 전통놀이에서 유래된 카바디는 한마디로 술래잡기와 격투기, 그리고 피구가 혼합된 종목입니다.
7명씩 이뤄진 두 팀이 코트에서 공수를 주고받으며 겨루는 경기인데요, 국내에선 이름조차 생소하지만 인도에선 프로야구만큼 인기있는 종목이 바로 카바디입니다.
그런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대표팀은 종주국 인도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아시안게임 역사상 한 번도 정상을 놓친 적 없던 인도를 조별리그에서 꺾으며 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한 겁니다.
[이장군/카바디 국가대표 : "멀리까지 응원하러 와주셨는데 죄송한 마음에 눈을 마주쳤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결승전에서 이란을 넘지 못한 아쉬움에 선수들은 눈물을 쏟아냈지만 사실상 불모지에서 따낸 은메달은 기적같은 결과였습니다.
실업팀도, 전용 훈련장도 없는 가운데 선수들은 멘땅에 헤딩하듯 훈련해왔다고 하는데요.
[조재호/카바디 국가대표팀 총감독 : "여기가 저희 팀이 아시안게임 준비하면서 무진장 땀을 많이 흘린 훈련장입니다."]
코트 하나 넓이도 채 되지 않는 공간에선 실전 같은 훈련은 꿈도 못 꿨습니다.
[조재호/카바디 국가대표팀 총감독 : "저변확대가 안 돼서 훈련파트너도 없고 보시다시피 이렇게 전용훈련장이 없다 보니까 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좁은 훈련장에서 체력을 키우고, 인근 대학교 유도부 연습장을 빌려 학생들이 없는 야간과 새벽에 훈련을 이어갔다는데요.
[이장군/카바디 국가대표 주장 : "유도 매트는 신발을 신고 못 쓰기 때문에 저희는 신발을 신고 하는 종목이다 보니까 태권도 매트 깔고 테이프 붙이고 하고, 또 훈련 끝나면 테이프 떼고 매트도 다시 치우고 이렇게 했습니다."]
앞선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땄을 당시, 4년 뒤엔 메달 색깔을 바꿔놓겠다고 다짐했다는데요.
선수들의 바람은 '카바디'가 국내에서도 누구나 알만한 종목이 됐으면 하는 겁니다.
국가대표팀 주장인 이장군 선수 역시 인도 프로리그에서 뛰는 인기스타이지만 국내에서 현실은 이렇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장군/카바디 국가대표 : "(택시 기사분이) 운동선수인가 봐요? 무슨 종목입니까? 하면 '카바디에요.' 라고 하면 거의 내릴 때까지 설명하다가 내릴 때까지도 설명을 다 못해서 사이트에 한 번 검색해보세요. 이렇게 하고 내리고 했었습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남자 대표팀은 모두 12명. 실업팀이 없는 국내에서 사실상 우리나라 카바디 선수의 전부나 다름 없습니다.
[엄태덕/카바디 국가대표 : "저희가 앞으로 더 잘 해야겠죠. 되게 고맙더라고요. 카바디가 뭐지? 이렇게 하면서도 그 자체도 관심이잖아요. 그 자체도 고맙더라고요."]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 경기의 한 부문에서 동메달을 딴 또 다른 종목의 선수들.
족구와 비슷하기도 하고, 간단하게 발로 하는 배구라고 알려진 세팍타크로 대표팀입니다.
역시 지난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아시아 정상급 실력을 보였지만, 아직 국내 선수는 200여 명 남짓입니다.
[유동영/세팍타크로 남자대표팀 감독 : "아쉬운 부분은 선수층이죠. 개선될 부분도 선수층이고요. 말레이시아나 태국 같은 경우는 한 도시에도 몇천 명의 선수가 있는 상태거든요."]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딴 선수들은 이번 경기를 어떻게 준비했을까요?
현역병으로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전역한 뒤 몸을 만들 시간도 충분히 갖지 못한 채 이번 아시안게임 준비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김영만/세팍타크로 국가대표 : "15명 출전해서 3명 빼고는 다 예비군 출신이에요. 인천 때 금메달을 못 따서 그때 이후로 군 복무를 거의 다 하고 돌아와서 복귀한 거기 때문에……."]
열악한 저변에다 대학팀조차 하나 둘씩 없어지는 환경에서 이번 아시안게임에 쏟아진 국민적 관심이 조금 더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선수들, 아시안게임 폐막 다음날인 어제, 세팍타크로 대표팀은 한 숨 돌릴 틈도 없이 다음 경기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신승태/세팍타크로 국가대표 : "9월에 세계 선수권대회가 있어서요. 거기서 이제 또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목표 잡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가시밭길이지만 다음 대회에선 꼭 금메달을 따서 마음놓고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선수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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