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북미 정상회담 조율 중”…톱다운 소통 재개?

입력 2018.09.15 (07:49) 수정 2018.09.1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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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위원장 요청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조율 중이라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두 정상 모두 2차 정상회담의 필요성엔 공감하고 있어 이른바 톱다운 소통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비핵화 협상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을지 기대감도 커지는데요.

다음 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의 세부적 중재안을 만들고 또 가다듬을 수 있을 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이슈앤 한반도 이다솜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비행기들이 곡예비행으로 70이란 숫자를 만들고,

[조선중앙TV/9월 10일 : "조선민주주주의 인민공화국 창건 일흔 돌 경축 열병 행진이 개시됐습니다."]

만여 명의 군인들은 구령에 맞춰 이른바 거위 스텝으로 행진합니다.

북한판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불리는 케이엔오식스 지대공 미사일 등 김정은 시대 새롭게 만들어진 재래식 무기들도 연이어 등장합니다.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열린 열병식 모습입니다.

하지만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등 미국을 자극할 수 있는 무기는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 특사인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바로 옆 자리에 앉아 열병식을 참관하며 북중 우호 관계를 거듭 과시했습니다.

개막 연설을 한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핵 무력이 아닌 경제를 강조했습니다.

[김영남/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 "자력갱생 정신과 과학기술의 위력으로 사회주의의 전면적 부흥을 위한 경제 건설 대진군을 힘 있게 다그쳐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북한이 5년 만에 선보이는 새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도 공개됐습니다.

평화와 번영, 통일을 강조하는 메시지들이 형상화되고, 4.27 판문점회담 당시 남북 정상이 끌어안는 모습도 스크린에 상영됐습니다.

[김영희/북한 관람객 : "우리 조국이 빨리 하나로 돼서 세계로 나아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평화와 우정을 영어로 강조한 카드섹션 공연도 이어졌습니다.

반미, 핵 개발 등을 주로 다뤘던 2013년 아리랑 공연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입니다.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국제사회에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며 정상국가로 변모하려는 모습을 강조하려 했다는 분석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뭔가 대내외적인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줘야 되는데 그런 측면에서 일단 규모나 스케일은 기존 어떤 행사를 그대로 유지하고 다만 메시지와 내용의 형식에 있어서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고 북미의 어떤 교착지점을 더욱 냉각시키거나 갈등 국면으로 치닫지 않게 하는 그런 메시지의 관리를 한 아주 신중한 행사 처리라고 볼 수 있겠죠."]

트럼프 대통령은 열병식 주제는 평화와 경제발전이었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리며 김정은 위원장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북한이 이른바 꺾어지는 해임에도 불구하고 수위 조절을 해 정권수립일 행사를 치른 가운데 북한 군부 동향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아 진행된 북한군 인사를 보면 미사일이나 장거리 로켓을 담당하는 전략군 사령부가 다소 위축된 반면, 상대적으로 온건한 인물들이 전진 배치됐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3차 남북정상회담과 백악관이 최근 예고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온건한 분위기를 조성해 종전선언을 이끌어내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입니다.

북한 열병식이 열린 다음 날. 백악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새러 샌더스/미국 백악관 대변인 : "친서의 주요 목적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또 다른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하고, 일정을 잡으려는 것입니다."]

백악관은 김 위원장의 친서가 매우 따뜻하고 긍정적인 내용이었다며 이미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하는 단계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1차 북미정상회담 뒤 석 달 가까이 교착상태에 빠진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두 정상이 다시 한 번 전면에 나서겠다는 겁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지금 북한이나 미국 마찬가지지만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비핵화를 둘러싼 이견이 굉장히 심합니다. 결국 비핵화의 문제는 최고 지도자의 결단만이 풀 수 있다는 이런 판단을 한 거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톱다운 방식을 통한 비핵화 해법이 어찌보면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이런 한반도 문제,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풀 수 있는 유력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북미 두 정상이 2차 정상회담 필요성에 공감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양국 간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경제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으로선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인한 고립을 뚫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욱이 미국의 견제로 시진핑 주석의 9.9절 방북이 무산되는 등 국제관계에서 겪는 어려움도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추진하게 된 이유로 분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비핵화 문제에 진전이 없다는 미국 내 비판 여론을 잠재워야 하는 숙제를 떠안고 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물론 그는(우드워드)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그가 쓴 책 말인가요? 그거 아무것도 아니에요. 소설이에요."]

여기에 백악관 내부 혼란을 폭로한 밥 우드워드의 신간과 뉴욕타임스의 익명 기고문 파문 등 대형 악재가 잇따르자 대북 이슈로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40% 중반까지 쭉 유지됐었는데 밥 우드워드 기자의 저서 발간 이후 30% 후반대로 떨어졌습니다. 미 중간 선거에서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뭔가 상황을 타개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중간 선거 이전에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켜서 떨어진 지지율을 높이려고 하는 이런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때문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실현될 경우 시기는 다음 달이 유력해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미국 중간선거에 앞서 비핵화 성과를 끌어내기 위해 10월을 목표로 추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선물이 미국 내 비판 여론을 설득하기에 불충분하고,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설 경우 2차 북미 정상회담은 11월 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2차 정상회담에서도 성과가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면 중간선거는 물론, 향후 미국의 외교안보 전략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첫 가늠자는 미뤄졌던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언제 이뤄질지 여부입니다.

그 결과에 따라 정상회담의 정확한 일정과 장소가 결정될 공산이 큽니다.

동시에 다음 주 3차 남북정상회담과 이달 말 유엔총회 즈음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교집합을 찾는 지도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3차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간 빅딜의 촉매제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한반도에서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남북한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정상회담을 닷새 앞두고 군사실무회담이 열려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 시범 철수와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 등을 논의했는데요.

우여곡절을 겪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어제 개소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가면서 남북은 분단 뒤 처음으로 상시 연락체계를 갖추게 됐습니다.

3차 남북정상회담을 나흘 앞둔 지난 14일. 남북은 판문점에서 정상회담 준비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정상회담 세부 일정 등을 논의했습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열리면서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의미와 역할도 더 커졌습니다.

올해 열린 2차례 남북정상회담이 북미 정상을 테이블에 마주앉게 하는 역할을 했다면, 3차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과 미국이 구체적인 계획을 교환하고 실행토록 해야 한다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특히 남북 정상이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놓고 중재안을 도출해 낸다면 북미정상회담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이제 남북 정상회담이 단순히 대화를 만들어준 역할이 아니라 북미 대화를 만들어준 역할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내용에 개입을 해서 중재안을 만들어내고 그 디테일을 만들어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야 된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바로 북미 교착 국면을 푸는 디테일을 중재하는 역할을 해야 된다 이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겠죠."]

주변 환경도 나쁘지 않습니다.

동방경제포럼에 참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의 당사자는 남북한과 미국이라며 중국은 이들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지금 당사국은 북한, 한국, 미국입니다. 중국 속담에 방울을 건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들은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시진핑 주석의 발언은 중국도 종전선언에 참여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 미국이 종전선언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과 미국 양 정상을 향해 대담한 결단을 요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북한이 보유 중인 핵을 폐기하는,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려면 다시 한 번 북미 양 정상 간의 통 큰 구상과 대담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북한은 핵 폐기를 실행해야 하고 미국은 상응 조치로 여건을 갖춰줘야 합니다."]

지지부진했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단 방북과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계기로 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다음 주로 다가온 3차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또다시 톱다운 소통에 나선 북미 정상.

두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주고받는 빅딜이 급물살을 탈지 관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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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북미 정상회담 조율 중”…톱다운 소통 재개?
    • 입력 2018-09-15 08:37:00
    • 수정2018-09-15 09:2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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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위원장 요청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조율 중이라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두 정상 모두 2차 정상회담의 필요성엔 공감하고 있어 이른바 톱다운 소통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비핵화 협상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을지 기대감도 커지는데요.

다음 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의 세부적 중재안을 만들고 또 가다듬을 수 있을 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이슈앤 한반도 이다솜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비행기들이 곡예비행으로 70이란 숫자를 만들고,

[조선중앙TV/9월 10일 : "조선민주주주의 인민공화국 창건 일흔 돌 경축 열병 행진이 개시됐습니다."]

만여 명의 군인들은 구령에 맞춰 이른바 거위 스텝으로 행진합니다.

북한판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불리는 케이엔오식스 지대공 미사일 등 김정은 시대 새롭게 만들어진 재래식 무기들도 연이어 등장합니다.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열린 열병식 모습입니다.

하지만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등 미국을 자극할 수 있는 무기는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 특사인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바로 옆 자리에 앉아 열병식을 참관하며 북중 우호 관계를 거듭 과시했습니다.

개막 연설을 한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핵 무력이 아닌 경제를 강조했습니다.

[김영남/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 "자력갱생 정신과 과학기술의 위력으로 사회주의의 전면적 부흥을 위한 경제 건설 대진군을 힘 있게 다그쳐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북한이 5년 만에 선보이는 새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도 공개됐습니다.

평화와 번영, 통일을 강조하는 메시지들이 형상화되고, 4.27 판문점회담 당시 남북 정상이 끌어안는 모습도 스크린에 상영됐습니다.

[김영희/북한 관람객 : "우리 조국이 빨리 하나로 돼서 세계로 나아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평화와 우정을 영어로 강조한 카드섹션 공연도 이어졌습니다.

반미, 핵 개발 등을 주로 다뤘던 2013년 아리랑 공연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입니다.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국제사회에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며 정상국가로 변모하려는 모습을 강조하려 했다는 분석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뭔가 대내외적인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줘야 되는데 그런 측면에서 일단 규모나 스케일은 기존 어떤 행사를 그대로 유지하고 다만 메시지와 내용의 형식에 있어서는 미국을 자극하지 않고 북미의 어떤 교착지점을 더욱 냉각시키거나 갈등 국면으로 치닫지 않게 하는 그런 메시지의 관리를 한 아주 신중한 행사 처리라고 볼 수 있겠죠."]

트럼프 대통령은 열병식 주제는 평화와 경제발전이었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리며 김정은 위원장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북한이 이른바 꺾어지는 해임에도 불구하고 수위 조절을 해 정권수립일 행사를 치른 가운데 북한 군부 동향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아 진행된 북한군 인사를 보면 미사일이나 장거리 로켓을 담당하는 전략군 사령부가 다소 위축된 반면, 상대적으로 온건한 인물들이 전진 배치됐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3차 남북정상회담과 백악관이 최근 예고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온건한 분위기를 조성해 종전선언을 이끌어내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입니다.

북한 열병식이 열린 다음 날. 백악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새러 샌더스/미국 백악관 대변인 : "친서의 주요 목적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또 다른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하고, 일정을 잡으려는 것입니다."]

백악관은 김 위원장의 친서가 매우 따뜻하고 긍정적인 내용이었다며 이미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하는 단계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1차 북미정상회담 뒤 석 달 가까이 교착상태에 빠진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두 정상이 다시 한 번 전면에 나서겠다는 겁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지금 북한이나 미국 마찬가지지만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비핵화를 둘러싼 이견이 굉장히 심합니다. 결국 비핵화의 문제는 최고 지도자의 결단만이 풀 수 있다는 이런 판단을 한 거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톱다운 방식을 통한 비핵화 해법이 어찌보면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이런 한반도 문제,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풀 수 있는 유력한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북미 두 정상이 2차 정상회담 필요성에 공감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양국 간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경제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으로선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인한 고립을 뚫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욱이 미국의 견제로 시진핑 주석의 9.9절 방북이 무산되는 등 국제관계에서 겪는 어려움도 김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추진하게 된 이유로 분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비핵화 문제에 진전이 없다는 미국 내 비판 여론을 잠재워야 하는 숙제를 떠안고 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물론 그는(우드워드)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그가 쓴 책 말인가요? 그거 아무것도 아니에요. 소설이에요."]

여기에 백악관 내부 혼란을 폭로한 밥 우드워드의 신간과 뉴욕타임스의 익명 기고문 파문 등 대형 악재가 잇따르자 대북 이슈로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조성렬/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40% 중반까지 쭉 유지됐었는데 밥 우드워드 기자의 저서 발간 이후 30% 후반대로 떨어졌습니다. 미 중간 선거에서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뭔가 상황을 타개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중간 선거 이전에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켜서 떨어진 지지율을 높이려고 하는 이런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때문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실현될 경우 시기는 다음 달이 유력해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미국 중간선거에 앞서 비핵화 성과를 끌어내기 위해 10월을 목표로 추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선물이 미국 내 비판 여론을 설득하기에 불충분하고,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설 경우 2차 북미 정상회담은 11월 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2차 정상회담에서도 성과가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면 중간선거는 물론, 향후 미국의 외교안보 전략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첫 가늠자는 미뤄졌던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언제 이뤄질지 여부입니다.

그 결과에 따라 정상회담의 정확한 일정과 장소가 결정될 공산이 큽니다.

동시에 다음 주 3차 남북정상회담과 이달 말 유엔총회 즈음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교집합을 찾는 지도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3차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간 빅딜의 촉매제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한반도에서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남북한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정상회담을 닷새 앞두고 군사실무회담이 열려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 시범 철수와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 등을 논의했는데요.

우여곡절을 겪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어제 개소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가면서 남북은 분단 뒤 처음으로 상시 연락체계를 갖추게 됐습니다.

3차 남북정상회담을 나흘 앞둔 지난 14일. 남북은 판문점에서 정상회담 준비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정상회담 세부 일정 등을 논의했습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이 열리면서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의미와 역할도 더 커졌습니다.

올해 열린 2차례 남북정상회담이 북미 정상을 테이블에 마주앉게 하는 역할을 했다면, 3차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과 미국이 구체적인 계획을 교환하고 실행토록 해야 한다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특히 남북 정상이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놓고 중재안을 도출해 낸다면 북미정상회담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이제 남북 정상회담이 단순히 대화를 만들어준 역할이 아니라 북미 대화를 만들어준 역할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내용에 개입을 해서 중재안을 만들어내고 그 디테일을 만들어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야 된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이번 남북 정상회담은 바로 북미 교착 국면을 푸는 디테일을 중재하는 역할을 해야 된다 이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겠죠."]

주변 환경도 나쁘지 않습니다.

동방경제포럼에 참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의 당사자는 남북한과 미국이라며 중국은 이들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지금 당사국은 북한, 한국, 미국입니다. 중국 속담에 방울을 건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들은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시진핑 주석의 발언은 중국도 종전선언에 참여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서 미국이 종전선언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과 미국 양 정상을 향해 대담한 결단을 요구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북한이 보유 중인 핵을 폐기하는,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려면 다시 한 번 북미 양 정상 간의 통 큰 구상과 대담한 결단이 필요합니다. 북한은 핵 폐기를 실행해야 하고 미국은 상응 조치로 여건을 갖춰줘야 합니다."]

지지부진했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단 방북과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계기로 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다음 주로 다가온 3차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또다시 톱다운 소통에 나선 북미 정상.

두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주고받는 빅딜이 급물살을 탈지 관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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