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선생님 돌려주세요”…고소·고발에 얼룩진 사립학교

입력 2018.10.04 (07:37) 수정 2018.10.04 (07:5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사립학교는 국립이나 공립학교와 달라서 교사들에 대한 인사권이나 징계권을 재단에서 갖고 있죠.

그런데 재단이 교장을 직위 해제하고는 복귀 결정도 무시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서울의 한 사립중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장선생님을 돌려달라고 8개월째 호소하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박예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교육청 앞에 모인 중학생들이 편지를 씁니다.

교장선생님을 돌려달라는 편지입니다.

학교 앞에는 현수막이 빽빽하게 내걸렸고, 교사들은 시민단체와 함께 매주 집회중입니다.

[동구여중 교사/음성변조 : "교육 활동을 책임지고 함께 중지를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이 없는 상태인 거예요. 학교가 나아가는 교육 방향이나 이런 걸 상의할 최고 책임자가 없는 거고..."]

이 학교의 재단 이사회는 교장에 대해 올해 2월, 임용을 취소했습니다.

이사진이 물러났던 사이 선임된 교장의 채용 과정이 적법하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이사진이 전원 물러났던 건 교육청 감사에서 드러난 비위 때문.

하지만 행정 소송을 통해 복귀한 뒤 그 사이 선임된 교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나선 겁니다.

사립학교법에 따라 교직원의 인사권과 징계권은 학교 재단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교사 등을 상대로 5년 동안 40건에 이르는 고소 고발을 진행했습니다.

[이일섭/학교법인 동구학원 사무국장 : "책임을 묻고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취지에서 소송과 고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고 따라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면서도 교육부 산하 소청심사위원회가 내린 교장 복귀 결정에 대해서는 번번이 직위해제로 맞서고 있습니다.

[오환태/동구여중 전 교장 : "언제까지고 같은 일을 반복하겠다는, 교장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학교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겁니다."]

현행법 상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

학부모들은 학교 정상화를 요구하는 청원도 냈습니다.

사립학교도 상당부분 세금으로 운영하지 않느냐고 되묻습니다.

[동구여중 학부모 : "저는 동구여중의 사건이 아니라 이 정도 되면 사태라고 생각해요. 거의 전교생이, 학부모가, 이웃이 다 문제라고 제기하고 그렇게 소리를 내는데 아무도 듣지 않는 현실인 거죠."]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교장선생님 돌려주세요”…고소·고발에 얼룩진 사립학교
    • 입력 2018-10-04 07:54:19
    • 수정2018-10-04 07:57:45
    뉴스광장
[앵커]

사립학교는 국립이나 공립학교와 달라서 교사들에 대한 인사권이나 징계권을 재단에서 갖고 있죠.

그런데 재단이 교장을 직위 해제하고는 복귀 결정도 무시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서울의 한 사립중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장선생님을 돌려달라고 8개월째 호소하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박예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교육청 앞에 모인 중학생들이 편지를 씁니다.

교장선생님을 돌려달라는 편지입니다.

학교 앞에는 현수막이 빽빽하게 내걸렸고, 교사들은 시민단체와 함께 매주 집회중입니다.

[동구여중 교사/음성변조 : "교육 활동을 책임지고 함께 중지를 모을 수 있는 구심점이 없는 상태인 거예요. 학교가 나아가는 교육 방향이나 이런 걸 상의할 최고 책임자가 없는 거고..."]

이 학교의 재단 이사회는 교장에 대해 올해 2월, 임용을 취소했습니다.

이사진이 물러났던 사이 선임된 교장의 채용 과정이 적법하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이사진이 전원 물러났던 건 교육청 감사에서 드러난 비위 때문.

하지만 행정 소송을 통해 복귀한 뒤 그 사이 선임된 교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나선 겁니다.

사립학교법에 따라 교직원의 인사권과 징계권은 학교 재단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교사 등을 상대로 5년 동안 40건에 이르는 고소 고발을 진행했습니다.

[이일섭/학교법인 동구학원 사무국장 : "책임을 묻고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취지에서 소송과 고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고 따라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면서도 교육부 산하 소청심사위원회가 내린 교장 복귀 결정에 대해서는 번번이 직위해제로 맞서고 있습니다.

[오환태/동구여중 전 교장 : "언제까지고 같은 일을 반복하겠다는, 교장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학교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겁니다."]

현행법 상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

학부모들은 학교 정상화를 요구하는 청원도 냈습니다.

사립학교도 상당부분 세금으로 운영하지 않느냐고 되묻습니다.

[동구여중 학부모 : "저는 동구여중의 사건이 아니라 이 정도 되면 사태라고 생각해요. 거의 전교생이, 학부모가, 이웃이 다 문제라고 제기하고 그렇게 소리를 내는데 아무도 듣지 않는 현실인 거죠."]

KBS 뉴스 박예원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