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진화 실패…‘큰 불로 확산’ 이유는?

[앵커]

풍등의 작은 불씨가 잔디밭으로 옮겨붙어 탱크 옆에서 타오르는걸 송유관공사측은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폭발로 자체 소화설비가 망가지면서 초기 진화에도 실패해 대형 화재로 이어졌습니다.

보도에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폭발한 탱크 주변, 푸른 잔디 사이로 말라있는 잔디가 보입니다.

풍등의 불씨가 잔디로 옮겨붙어 18분 동안 연기가 나는걸 송유관 공사 측은 파악하지 못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탱크 외부의 연기나 불꽃을 감지하는 장치는 없었고, CCTV 모니터가 설치된 통제실에 있던 사람도 모니터를 눈여겨보지 않았습니다.

[장종익/고양경찰서 형사과장 : "(송유관공사에서는 그 18분 동안 몰랐던 건 맞는 건가요?) 예, 18분 동안 몰랐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탱크 위쪽에는 내부 유증기가 빠지는 환기구가 10개가 있는데 이 중 한 곳의 유증기가 불씨와 닿으면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탱크에는 화재시 진화약제를 분사하는 설비가 2개 있었지만 폭발의 충격으로 하나가 제구실을 못 하면서 불길을 잡지 못했습니다.

[임철근/대한송유관공사 설비검사팀장 : "탱크 루프가 폭발하면서 시설을 일부를 눌러버렸습니다. 방향 자체가 정상적으로 가지 못하고 조금 빗나가는 바람에 진화가 되다가 중간에 다시 살아나는 바람에..."]

결국, 초기 진화는 실패했고 40분 뒤 2차 폭발로 이어졌습니다.

진화도 쉽지 않았습니다.

당초 탱크 안의 기름을 옮기려 했지만 기름 높이가 급하게 낮아져 아래 관에 불길이 닿으면 다른 곳으로 번질 수도 있었습니다.

때문에 아래로 물을 주입하는 작업을 병행하며 위의 기름을 태워내고 불을 완전히 끄기까지 17시간이 걸렸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