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카슈끄지가 사라졌다…의혹 일파만파

입력 2018.10.11 (10:51) 수정 2018.10.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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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입니다.

그는 사우디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는 등 '사우디의 젊은 개혁가'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자말 카슈끄지'라는 사우디의 유력 언론인은 반대 세력을 가차 없이 탄압해온 빈살만 왕세자를 '공포 군주'라고 비난해왔는데요.

그런데 이달 초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영화에서나 봤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 언론인이 총영사관에 들어간 후 감쪽같이 사라졌고, 사우디 정부가 암살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자세한 소식, '지구촌 속으로'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의 지난 금요일자 신문입니다.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칼럼난이 텅 비어있습니다.

갑자기 실종된 카슈끄지에 대한 연대 표시로 칼럼난을 백지로 발행한 것입니다.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으로 알려진 카슈끄지가 사라진 건 지난 2일.

카슈끄지는 터키인 약혼녀와 결혼할 예정이었습니다.

필요한 서류를 받기 위해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갔는데요.

이후 행방이 묘연해졌습니다.

며칠 후 외신들은 터키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그가 사우디에서 파견한 암살팀에 의해 영사관 안에서 피살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라마잔 베이한/터키 인권단체 대표 : "우리는 카슈끄지 사건을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가 고문이나 학대를 당했다면 반인권 범죄이고, 그가 살해됐다면 분명 계획적인 암살입니다."]

올해 60세인 자말 카슈끄지는 오사마 빈라덴을 인터뷰하는 등 막강한 취재력을 바탕으로 사우디 정권과 가깝게 지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빈살만 왕세자가 실권을 장악한 이후 왕족과 기업가, 인권운동가 등 반대 세력을 가리지 않고 탄압하자,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더 크게 내기 시작했는데요.

지난해 9월부터는 신변 안전을 우려해 미국에 머물면서 사우디 정부와 왕실을 비판하는 글을 워싱턴포스트지에 기고해왔습니다.

[프레드 하이아트/워싱턴포스트 논설주간 : "만약 범죄가 발생했다면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범죄자들입니다. 우리는 누가 범죄자인지 밝히고 그들이 책임지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요."]

카슈끄지 피살 의혹을 둘러싸고 사우디와 터키 정부 간에는 연일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가 서류를 받은 뒤 영사관을 떠났다"면서 "터무니없는 의혹이 유포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터키는 대통령까지 나서 사우디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에르도안/터키 대통령 : "사우디 관리들은 '카슈끄지가 영사관을 떠났다'는 말로 자신들을 보호할 수 없습니다. 그가 영사관을 떠났다면 그걸 입증할 영상을 제출해야만 합니다."]

이에 사우디 당국은 총영사관 건물 수색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기를 공개하진 않았는데요.

그가 실종된지 일주일이 훨씬 지난 지금, 아직 살아있을 거라 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카슈끄지의 약혼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혼자의 실종을 규명해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실종된 WP 칼럼니스트에 관해 사우디와 얘기해 봤나요?) 아니요. 아직이요. 언젠가는 할 거예요."]

국제사회는 이 언론인의 실종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투명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만약 터키 측 주장대로 사우디 당국에 의해 카슈끄지가 살해됐거나 실종됐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미국은 물론 영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가 좌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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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1 10:52:54
    • 수정2018-10-11 11: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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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입니다.

그는 사우디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는 등 '사우디의 젊은 개혁가'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자말 카슈끄지'라는 사우디의 유력 언론인은 반대 세력을 가차 없이 탄압해온 빈살만 왕세자를 '공포 군주'라고 비난해왔는데요.

그런데 이달 초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영화에서나 봤던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 언론인이 총영사관에 들어간 후 감쪽같이 사라졌고, 사우디 정부가 암살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자세한 소식, '지구촌 속으로'에서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의 지난 금요일자 신문입니다.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칼럼난이 텅 비어있습니다.

갑자기 실종된 카슈끄지에 대한 연대 표시로 칼럼난을 백지로 발행한 것입니다.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으로 알려진 카슈끄지가 사라진 건 지난 2일.

카슈끄지는 터키인 약혼녀와 결혼할 예정이었습니다.

필요한 서류를 받기 위해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갔는데요.

이후 행방이 묘연해졌습니다.

며칠 후 외신들은 터키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그가 사우디에서 파견한 암살팀에 의해 영사관 안에서 피살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라마잔 베이한/터키 인권단체 대표 : "우리는 카슈끄지 사건을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가 고문이나 학대를 당했다면 반인권 범죄이고, 그가 살해됐다면 분명 계획적인 암살입니다."]

올해 60세인 자말 카슈끄지는 오사마 빈라덴을 인터뷰하는 등 막강한 취재력을 바탕으로 사우디 정권과 가깝게 지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빈살만 왕세자가 실권을 장악한 이후 왕족과 기업가, 인권운동가 등 반대 세력을 가리지 않고 탄압하자,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더 크게 내기 시작했는데요.

지난해 9월부터는 신변 안전을 우려해 미국에 머물면서 사우디 정부와 왕실을 비판하는 글을 워싱턴포스트지에 기고해왔습니다.

[프레드 하이아트/워싱턴포스트 논설주간 : "만약 범죄가 발생했다면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은 범죄자들입니다. 우리는 누가 범죄자인지 밝히고 그들이 책임지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요."]

카슈끄지 피살 의혹을 둘러싸고 사우디와 터키 정부 간에는 연일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가 서류를 받은 뒤 영사관을 떠났다"면서 "터무니없는 의혹이 유포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터키는 대통령까지 나서 사우디 정부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에르도안/터키 대통령 : "사우디 관리들은 '카슈끄지가 영사관을 떠났다'는 말로 자신들을 보호할 수 없습니다. 그가 영사관을 떠났다면 그걸 입증할 영상을 제출해야만 합니다."]

이에 사우디 당국은 총영사관 건물 수색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기를 공개하진 않았는데요.

그가 실종된지 일주일이 훨씬 지난 지금, 아직 살아있을 거라 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카슈끄지의 약혼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혼자의 실종을 규명해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실종된 WP 칼럼니스트에 관해 사우디와 얘기해 봤나요?) 아니요. 아직이요. 언젠가는 할 거예요."]

국제사회는 이 언론인의 실종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투명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만약 터키 측 주장대로 사우디 당국에 의해 카슈끄지가 살해됐거나 실종됐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미국은 물론 영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가 좌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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