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상해치사’·검찰은 ‘살인’…부실 수사 논란

입력 2018.11.02 (07:34) 수정 2018.11.02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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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남 거제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한 50대 여성이 숨진 안타까운 사건, 전해드렸는데요.

경찰이 가해 남성에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했는데, 검찰은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습니다.

부실 수사 논란이 일자 경찰이 당시 CCTV 영상을 뒤늦게 공개했습니다.

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살려달라고 하는 여성을 마구 때리고, 끌고 다니다 도로변 경계석에 내동댕이치기까지 합니다.

폐지를 줍다 무차별 폭행을 당한 58살 여성은 5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경찰은 가해자 20살 박모 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한종혁/경남 거제경찰서 형사과장 : "술에 취해서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이 신빙성이 있어서, 이 모든 점을 고려해서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해서 상해치사 혐의를 의율(적용)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피해자 상태를 관찰하며 머리 부위를 계속 폭행하고 반복해서 내던지는 장면 등으로 미뤄 고의성을 인정했습니다.

특히 범행 전 휴대전화로 '사람이 죽었을 때' 등을 검색하고, 운동화에 묻은 피해자 혈흔을 촬영한 점 등을 토대로 살인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윤대영/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1부장 :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묻지마 범죄'에 대해서 저희가 더욱 엄정히 대처한다는 것을 인식시켜드릴 필요는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숨진 여성은 억울한 죽음을 대신 호소해 줄 가족도 없이 폐지를 주우며 살아온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습니다.

[공정식/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50차례 이상 가격을 했다고 본다면 경찰에서 적극적으로 이 사건을 고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송치를 했어야 하는 것이 더 맞지 않나..."]

초동 수사 부실 논란이 일자 경찰은 뒤늦게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하고, 휴대전화 검색 기록을 복원하지 않은 데 대해선 미흡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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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은 ‘상해치사’·검찰은 ‘살인’…부실 수사 논란
    • 입력 2018-11-02 07:39:48
    • 수정2018-11-02 07: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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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한 50대 여성이 숨진 안타까운 사건, 전해드렸는데요.

경찰이 가해 남성에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했는데, 검찰은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습니다.

부실 수사 논란이 일자 경찰이 당시 CCTV 영상을 뒤늦게 공개했습니다.

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살려달라고 하는 여성을 마구 때리고, 끌고 다니다 도로변 경계석에 내동댕이치기까지 합니다.

폐지를 줍다 무차별 폭행을 당한 58살 여성은 5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경찰은 가해자 20살 박모 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한종혁/경남 거제경찰서 형사과장 : "술에 취해서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이 신빙성이 있어서, 이 모든 점을 고려해서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해서 상해치사 혐의를 의율(적용)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피해자 상태를 관찰하며 머리 부위를 계속 폭행하고 반복해서 내던지는 장면 등으로 미뤄 고의성을 인정했습니다.

특히 범행 전 휴대전화로 '사람이 죽었을 때' 등을 검색하고, 운동화에 묻은 피해자 혈흔을 촬영한 점 등을 토대로 살인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윤대영/창원지검 통영지청 형사1부장 :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묻지마 범죄'에 대해서 저희가 더욱 엄정히 대처한다는 것을 인식시켜드릴 필요는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숨진 여성은 억울한 죽음을 대신 호소해 줄 가족도 없이 폐지를 주우며 살아온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습니다.

[공정식/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50차례 이상 가격을 했다고 본다면 경찰에서 적극적으로 이 사건을 고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송치를 했어야 하는 것이 더 맞지 않나..."]

초동 수사 부실 논란이 일자 경찰은 뒤늦게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하고, 휴대전화 검색 기록을 복원하지 않은 데 대해선 미흡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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