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분노의 ‘노란 조끼’…佛 유류세 인상 후폭풍
입력 2018.11.22 (18:06)
수정 2018.11.2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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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랑스에서 '노란 조끼' 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유류세 인상에 항의하며 노란 조끼를 입고 나온 사람들이 기름값을 내리라고 요구한 건데요,
이미 지난 주말 프랑스 전역에서 집회가 벌어진 데 이어, 이번 주말 수도인 파리를 중심으로 또다시 대규모 집회가 예고됐습니다.
이웃나라인 벨기에까지도 번지고 있는데요,
파리 양민효 특파원 연결해서 현지 상황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 '노란 조끼' 운동, 시위 규모가 대체 얼마나 되는 건가요?
[기자]
일단 지난 주말에 열린 집회에 참여한 인원이 프랑스 전역에서 30만 명에 가깝습니다.
노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2천여 곳에서 시위를 벌였고요.
시위대가 도심 행진에 주요 길목의 로터리, 고속도로 출입구를 차로 봉쇄하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이어졌습니다.
시위 참가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노란 조끼' 시위 참가자 : "기름값이 지나치게 올랐고 모든 세금이 우릴 분노하게 합니다. 요즘 구매력으로는 정말 힘들고, 살기 어렵습니다."]
파리에서도 외곽에서 시위대가 전날부터 모였는데요,
개선문 로터리가 점거되면서 교통이 반나절 넘게 마비되고, 시위대가 상젤리제 거리를 거쳐 대통령궁인 엘리제로 향하면서 결국 경찰이 최루탄을 쏴서 강제 해산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충돌이 계속된 상황 속에 시위대 1명이 차에 치어 숨졌고, 4백 명 넘게 다쳤습니다.
대규모 집회는 해산했지만 곳곳의 고속도로나 주요 로터리에선 여전히 일부 시위대가 바리케이트를 치고 밤샘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유류세 항의 시위라지만 이렇게까지 대규모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기름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유류세 뿐만 아니라 각종 세금이 올랐고, 구매력은 떨어졌다,
한 마디로 먹고살기 힘들어서 거리에 나왔다는 게 시위 참가자들의 항변입니다.
프랑스 정부가 유류세 인상을 단행한 게 올해 초인데요,
최근 1년동안 경유값은 23%, 휘발유값은 15%가 올랐습니다.
세부 내역을 보자면요,
순수하게 연료에 붙는 에너지소비세를, 경유는 리터당 0.063유로, 우리돈으로 약 81원을 올렸고요.
휘발유는 리터당 약 38원 올렸습니다.
여기에 부가가치세 20%가 적용됐고요.
하지만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정유사와 유통업자들 마진도 40% 넘게 증가하면서 기름값이 뛰어오른 겁니다.
가장 많이 오른 한달 전 초 기준으로 보면 프랑스 기름값은 경유가 리터당 1,523유로로 1960원 정도, 휘발유는 리터당 1,556유로로 약 2천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경유값이 급등하자 타격을 받은 트럭 운전사, 택시, 사설구급차 기사까지 반발하며 항위 시위를 열자는 내용이 SNS에서 자발적으로 확산됐습니다.
[앵커]
국제유가가 한동안 오름세였는데, 프랑스 정부가 굳이 유류세를 올린 이유가 궁금하네요?
[기자]
네, 국내에서는 최근 유류세가 내려갔잖습니까?
하지만 프랑스 마크롱 정부는 기후변화 대처가 필요하고,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경유차를 줄이기 위해서 유류세 인상을 내세운 겁니다.
'탈 디젤' 즉 경유차 퇴출과도 맥락이 닿아있는데요,
때문에 경유에 붙는 유류세를 휘발유보다 훨씬 많이 올렸는데, 프랑스 차량 중 60% 이상이 경유차인 점, 또 이렇게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거란 점은 다소 간과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프랑스 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도 유류세 인상 방침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일단 유류세 인상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군요?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도 타격이 클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최근 몇달 새 역대 최저 지지율을 갱신해온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5%를 기록했습니다.
노란조끼 운동이 예고됐던 이달 초만 해도 마크롱 대통령, 기름값 인상은 국제 유가때문이지 세금 때문이 아니라면서 시민들과 잇단 설전을 벌이기도 했었는데요,
그 장면 잠깐 보시겠습니다.
[마크롱/대통령 : "(당신이 모든 걸 올려버리잖아요! 사람들을 해고해 버리고.) 그게 아닙니다, 하지만 이해합니다. (당신은 파리에서 와서 아무 것도 듣지 않잖아요, 안 듣는다고.)"]
마크롱 대통령과 논쟁을 벌인 사람은 은퇴자들인데요,
프랑스에선 몇달 전 연금개혁으로 은퇴자들의 연금 실수령액이 축소됐습니다.
또 앞서 강도높은 노동개혁과 세제개편 등 마크롱 정부에 대한 불만이 기름값 인상을 계기로 한꺼번에 터져나온 건데요,
이번 노란조끼 시위대가 '마크롱 퇴진'이란 구호를 외친 것도 그런 차원에서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번 주말에도 대규모 집회가 예고됐는데, 프랑스 정부는 대책을 좀 내놨나요?
[기자]
사실 지난 주말 집회를 앞두고 긴급 대책을 내놨는데요,
자가용 출퇴근 운전자에 대한 세제혜택과 디젤차 교체 지원금 인상, 정부가 발행하는 에너지 보조 수표 확대 등을 제시했지만 별 효과는 없었습니다.
노란 조끼 운동을 73%가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고요,
여기에 내년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집권 여당이 극우 정당에도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단 분석입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프랑스에서 '노란 조끼' 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유류세 인상에 항의하며 노란 조끼를 입고 나온 사람들이 기름값을 내리라고 요구한 건데요,
이미 지난 주말 프랑스 전역에서 집회가 벌어진 데 이어, 이번 주말 수도인 파리를 중심으로 또다시 대규모 집회가 예고됐습니다.
이웃나라인 벨기에까지도 번지고 있는데요,
파리 양민효 특파원 연결해서 현지 상황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 '노란 조끼' 운동, 시위 규모가 대체 얼마나 되는 건가요?
[기자]
일단 지난 주말에 열린 집회에 참여한 인원이 프랑스 전역에서 30만 명에 가깝습니다.
노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2천여 곳에서 시위를 벌였고요.
시위대가 도심 행진에 주요 길목의 로터리, 고속도로 출입구를 차로 봉쇄하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이어졌습니다.
시위 참가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노란 조끼' 시위 참가자 : "기름값이 지나치게 올랐고 모든 세금이 우릴 분노하게 합니다. 요즘 구매력으로는 정말 힘들고, 살기 어렵습니다."]
파리에서도 외곽에서 시위대가 전날부터 모였는데요,
개선문 로터리가 점거되면서 교통이 반나절 넘게 마비되고, 시위대가 상젤리제 거리를 거쳐 대통령궁인 엘리제로 향하면서 결국 경찰이 최루탄을 쏴서 강제 해산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충돌이 계속된 상황 속에 시위대 1명이 차에 치어 숨졌고, 4백 명 넘게 다쳤습니다.
대규모 집회는 해산했지만 곳곳의 고속도로나 주요 로터리에선 여전히 일부 시위대가 바리케이트를 치고 밤샘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유류세 항의 시위라지만 이렇게까지 대규모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기름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유류세 뿐만 아니라 각종 세금이 올랐고, 구매력은 떨어졌다,
한 마디로 먹고살기 힘들어서 거리에 나왔다는 게 시위 참가자들의 항변입니다.
프랑스 정부가 유류세 인상을 단행한 게 올해 초인데요,
최근 1년동안 경유값은 23%, 휘발유값은 15%가 올랐습니다.
세부 내역을 보자면요,
순수하게 연료에 붙는 에너지소비세를, 경유는 리터당 0.063유로, 우리돈으로 약 81원을 올렸고요.
휘발유는 리터당 약 38원 올렸습니다.
여기에 부가가치세 20%가 적용됐고요.
하지만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정유사와 유통업자들 마진도 40% 넘게 증가하면서 기름값이 뛰어오른 겁니다.
가장 많이 오른 한달 전 초 기준으로 보면 프랑스 기름값은 경유가 리터당 1,523유로로 1960원 정도, 휘발유는 리터당 1,556유로로 약 2천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경유값이 급등하자 타격을 받은 트럭 운전사, 택시, 사설구급차 기사까지 반발하며 항위 시위를 열자는 내용이 SNS에서 자발적으로 확산됐습니다.
[앵커]
국제유가가 한동안 오름세였는데, 프랑스 정부가 굳이 유류세를 올린 이유가 궁금하네요?
[기자]
네, 국내에서는 최근 유류세가 내려갔잖습니까?
하지만 프랑스 마크롱 정부는 기후변화 대처가 필요하고,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경유차를 줄이기 위해서 유류세 인상을 내세운 겁니다.
'탈 디젤' 즉 경유차 퇴출과도 맥락이 닿아있는데요,
때문에 경유에 붙는 유류세를 휘발유보다 훨씬 많이 올렸는데, 프랑스 차량 중 60% 이상이 경유차인 점, 또 이렇게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거란 점은 다소 간과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프랑스 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도 유류세 인상 방침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일단 유류세 인상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군요?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도 타격이 클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최근 몇달 새 역대 최저 지지율을 갱신해온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5%를 기록했습니다.
노란조끼 운동이 예고됐던 이달 초만 해도 마크롱 대통령, 기름값 인상은 국제 유가때문이지 세금 때문이 아니라면서 시민들과 잇단 설전을 벌이기도 했었는데요,
그 장면 잠깐 보시겠습니다.
[마크롱/대통령 : "(당신이 모든 걸 올려버리잖아요! 사람들을 해고해 버리고.) 그게 아닙니다, 하지만 이해합니다. (당신은 파리에서 와서 아무 것도 듣지 않잖아요, 안 듣는다고.)"]
마크롱 대통령과 논쟁을 벌인 사람은 은퇴자들인데요,
프랑스에선 몇달 전 연금개혁으로 은퇴자들의 연금 실수령액이 축소됐습니다.
또 앞서 강도높은 노동개혁과 세제개편 등 마크롱 정부에 대한 불만이 기름값 인상을 계기로 한꺼번에 터져나온 건데요,
이번 노란조끼 시위대가 '마크롱 퇴진'이란 구호를 외친 것도 그런 차원에서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번 주말에도 대규모 집회가 예고됐는데, 프랑스 정부는 대책을 좀 내놨나요?
[기자]
사실 지난 주말 집회를 앞두고 긴급 대책을 내놨는데요,
자가용 출퇴근 운전자에 대한 세제혜택과 디젤차 교체 지원금 인상, 정부가 발행하는 에너지 보조 수표 확대 등을 제시했지만 별 효과는 없었습니다.
노란 조끼 운동을 73%가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고요,
여기에 내년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집권 여당이 극우 정당에도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단 분석입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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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프랑스에서 '노란 조끼' 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유류세 인상에 항의하며 노란 조끼를 입고 나온 사람들이 기름값을 내리라고 요구한 건데요,
이미 지난 주말 프랑스 전역에서 집회가 벌어진 데 이어, 이번 주말 수도인 파리를 중심으로 또다시 대규모 집회가 예고됐습니다.
이웃나라인 벨기에까지도 번지고 있는데요,
파리 양민효 특파원 연결해서 현지 상황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 '노란 조끼' 운동, 시위 규모가 대체 얼마나 되는 건가요?
[기자]
일단 지난 주말에 열린 집회에 참여한 인원이 프랑스 전역에서 30만 명에 가깝습니다.
노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2천여 곳에서 시위를 벌였고요.
시위대가 도심 행진에 주요 길목의 로터리, 고속도로 출입구를 차로 봉쇄하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이어졌습니다.
시위 참가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노란 조끼' 시위 참가자 : "기름값이 지나치게 올랐고 모든 세금이 우릴 분노하게 합니다. 요즘 구매력으로는 정말 힘들고, 살기 어렵습니다."]
파리에서도 외곽에서 시위대가 전날부터 모였는데요,
개선문 로터리가 점거되면서 교통이 반나절 넘게 마비되고, 시위대가 상젤리제 거리를 거쳐 대통령궁인 엘리제로 향하면서 결국 경찰이 최루탄을 쏴서 강제 해산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충돌이 계속된 상황 속에 시위대 1명이 차에 치어 숨졌고, 4백 명 넘게 다쳤습니다.
대규모 집회는 해산했지만 곳곳의 고속도로나 주요 로터리에선 여전히 일부 시위대가 바리케이트를 치고 밤샘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유류세 항의 시위라지만 이렇게까지 대규모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기름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유류세 뿐만 아니라 각종 세금이 올랐고, 구매력은 떨어졌다,
한 마디로 먹고살기 힘들어서 거리에 나왔다는 게 시위 참가자들의 항변입니다.
프랑스 정부가 유류세 인상을 단행한 게 올해 초인데요,
최근 1년동안 경유값은 23%, 휘발유값은 15%가 올랐습니다.
세부 내역을 보자면요,
순수하게 연료에 붙는 에너지소비세를, 경유는 리터당 0.063유로, 우리돈으로 약 81원을 올렸고요.
휘발유는 리터당 약 38원 올렸습니다.
여기에 부가가치세 20%가 적용됐고요.
하지만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정유사와 유통업자들 마진도 40% 넘게 증가하면서 기름값이 뛰어오른 겁니다.
가장 많이 오른 한달 전 초 기준으로 보면 프랑스 기름값은 경유가 리터당 1,523유로로 1960원 정도, 휘발유는 리터당 1,556유로로 약 2천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경유값이 급등하자 타격을 받은 트럭 운전사, 택시, 사설구급차 기사까지 반발하며 항위 시위를 열자는 내용이 SNS에서 자발적으로 확산됐습니다.
[앵커]
국제유가가 한동안 오름세였는데, 프랑스 정부가 굳이 유류세를 올린 이유가 궁금하네요?
[기자]
네, 국내에서는 최근 유류세가 내려갔잖습니까?
하지만 프랑스 마크롱 정부는 기후변화 대처가 필요하고,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경유차를 줄이기 위해서 유류세 인상을 내세운 겁니다.
'탈 디젤' 즉 경유차 퇴출과도 맥락이 닿아있는데요,
때문에 경유에 붙는 유류세를 휘발유보다 훨씬 많이 올렸는데, 프랑스 차량 중 60% 이상이 경유차인 점, 또 이렇게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거란 점은 다소 간과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프랑스 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도 유류세 인상 방침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일단 유류세 인상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군요?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도 타격이 클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최근 몇달 새 역대 최저 지지율을 갱신해온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5%를 기록했습니다.
노란조끼 운동이 예고됐던 이달 초만 해도 마크롱 대통령, 기름값 인상은 국제 유가때문이지 세금 때문이 아니라면서 시민들과 잇단 설전을 벌이기도 했었는데요,
그 장면 잠깐 보시겠습니다.
[마크롱/대통령 : "(당신이 모든 걸 올려버리잖아요! 사람들을 해고해 버리고.) 그게 아닙니다, 하지만 이해합니다. (당신은 파리에서 와서 아무 것도 듣지 않잖아요, 안 듣는다고.)"]
마크롱 대통령과 논쟁을 벌인 사람은 은퇴자들인데요,
프랑스에선 몇달 전 연금개혁으로 은퇴자들의 연금 실수령액이 축소됐습니다.
또 앞서 강도높은 노동개혁과 세제개편 등 마크롱 정부에 대한 불만이 기름값 인상을 계기로 한꺼번에 터져나온 건데요,
이번 노란조끼 시위대가 '마크롱 퇴진'이란 구호를 외친 것도 그런 차원에서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번 주말에도 대규모 집회가 예고됐는데, 프랑스 정부는 대책을 좀 내놨나요?
[기자]
사실 지난 주말 집회를 앞두고 긴급 대책을 내놨는데요,
자가용 출퇴근 운전자에 대한 세제혜택과 디젤차 교체 지원금 인상, 정부가 발행하는 에너지 보조 수표 확대 등을 제시했지만 별 효과는 없었습니다.
노란 조끼 운동을 73%가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고요,
여기에 내년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집권 여당이 극우 정당에도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단 분석입니다.
지금까지 파리에서 전해드렸습니다.
프랑스에서 '노란 조끼' 운동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유류세 인상에 항의하며 노란 조끼를 입고 나온 사람들이 기름값을 내리라고 요구한 건데요,
이미 지난 주말 프랑스 전역에서 집회가 벌어진 데 이어, 이번 주말 수도인 파리를 중심으로 또다시 대규모 집회가 예고됐습니다.
이웃나라인 벨기에까지도 번지고 있는데요,
파리 양민효 특파원 연결해서 현지 상황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 '노란 조끼' 운동, 시위 규모가 대체 얼마나 되는 건가요?
[기자]
일단 지난 주말에 열린 집회에 참여한 인원이 프랑스 전역에서 30만 명에 가깝습니다.
노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2천여 곳에서 시위를 벌였고요.
시위대가 도심 행진에 주요 길목의 로터리, 고속도로 출입구를 차로 봉쇄하면서 곳곳에서 충돌이 이어졌습니다.
시위 참가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노란 조끼' 시위 참가자 : "기름값이 지나치게 올랐고 모든 세금이 우릴 분노하게 합니다. 요즘 구매력으로는 정말 힘들고, 살기 어렵습니다."]
파리에서도 외곽에서 시위대가 전날부터 모였는데요,
개선문 로터리가 점거되면서 교통이 반나절 넘게 마비되고, 시위대가 상젤리제 거리를 거쳐 대통령궁인 엘리제로 향하면서 결국 경찰이 최루탄을 쏴서 강제 해산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충돌이 계속된 상황 속에 시위대 1명이 차에 치어 숨졌고, 4백 명 넘게 다쳤습니다.
대규모 집회는 해산했지만 곳곳의 고속도로나 주요 로터리에선 여전히 일부 시위대가 바리케이트를 치고 밤샘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유류세 항의 시위라지만 이렇게까지 대규모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기름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유류세 뿐만 아니라 각종 세금이 올랐고, 구매력은 떨어졌다,
한 마디로 먹고살기 힘들어서 거리에 나왔다는 게 시위 참가자들의 항변입니다.
프랑스 정부가 유류세 인상을 단행한 게 올해 초인데요,
최근 1년동안 경유값은 23%, 휘발유값은 15%가 올랐습니다.
세부 내역을 보자면요,
순수하게 연료에 붙는 에너지소비세를, 경유는 리터당 0.063유로, 우리돈으로 약 81원을 올렸고요.
휘발유는 리터당 약 38원 올렸습니다.
여기에 부가가치세 20%가 적용됐고요.
하지만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정유사와 유통업자들 마진도 40% 넘게 증가하면서 기름값이 뛰어오른 겁니다.
가장 많이 오른 한달 전 초 기준으로 보면 프랑스 기름값은 경유가 리터당 1,523유로로 1960원 정도, 휘발유는 리터당 1,556유로로 약 2천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경유값이 급등하자 타격을 받은 트럭 운전사, 택시, 사설구급차 기사까지 반발하며 항위 시위를 열자는 내용이 SNS에서 자발적으로 확산됐습니다.
[앵커]
국제유가가 한동안 오름세였는데, 프랑스 정부가 굳이 유류세를 올린 이유가 궁금하네요?
[기자]
네, 국내에서는 최근 유류세가 내려갔잖습니까?
하지만 프랑스 마크롱 정부는 기후변화 대처가 필요하고,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경유차를 줄이기 위해서 유류세 인상을 내세운 겁니다.
'탈 디젤' 즉 경유차 퇴출과도 맥락이 닿아있는데요,
때문에 경유에 붙는 유류세를 휘발유보다 훨씬 많이 올렸는데, 프랑스 차량 중 60% 이상이 경유차인 점, 또 이렇게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거란 점은 다소 간과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프랑스 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도 유류세 인상 방침을 철회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일단 유류세 인상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군요?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도 타격이 클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최근 몇달 새 역대 최저 지지율을 갱신해온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5%를 기록했습니다.
노란조끼 운동이 예고됐던 이달 초만 해도 마크롱 대통령, 기름값 인상은 국제 유가때문이지 세금 때문이 아니라면서 시민들과 잇단 설전을 벌이기도 했었는데요,
그 장면 잠깐 보시겠습니다.
[마크롱/대통령 : "(당신이 모든 걸 올려버리잖아요! 사람들을 해고해 버리고.) 그게 아닙니다, 하지만 이해합니다. (당신은 파리에서 와서 아무 것도 듣지 않잖아요, 안 듣는다고.)"]
마크롱 대통령과 논쟁을 벌인 사람은 은퇴자들인데요,
프랑스에선 몇달 전 연금개혁으로 은퇴자들의 연금 실수령액이 축소됐습니다.
또 앞서 강도높은 노동개혁과 세제개편 등 마크롱 정부에 대한 불만이 기름값 인상을 계기로 한꺼번에 터져나온 건데요,
이번 노란조끼 시위대가 '마크롱 퇴진'이란 구호를 외친 것도 그런 차원에서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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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도 대규모 집회가 예고됐는데, 프랑스 정부는 대책을 좀 내놨나요?
[기자]
사실 지난 주말 집회를 앞두고 긴급 대책을 내놨는데요,
자가용 출퇴근 운전자에 대한 세제혜택과 디젤차 교체 지원금 인상, 정부가 발행하는 에너지 보조 수표 확대 등을 제시했지만 별 효과는 없었습니다.
노란 조끼 운동을 73%가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고요,
여기에 내년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집권 여당이 극우 정당에도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단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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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효 기자 gongg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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