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연관 검색어…한 건당 100만 원에 ‘매크로’ 조작

[앵커]

요즘은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각종 정보를 검색하는 일이 생활화돼있죠.

그런데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이 소비자들 편의를 위해 제공하는 연관 검색어가 상당 부분 조작돼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어떻게 가능한 건지 방준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스마트폰에 손도 대지 않는데, 검색창에 단어가 입력됩니다.

혼자서 검색을 하기도 하고, 애플리케이션도 스스로 종료합니다.

연관 검색어를 조작하는 데는 이 반복작업 프로그램, 매크로가 쓰였습니다.

'압구정 마사지'라는 단어와 특정 업체 상호를 연속해서 2천2백여 번 검색합니다.

그러면 '압구정 마사지'만 입력해도 특정 업체가 연관 검색어로 뜹니다.

광고 효과를 노린 것으로, 식당, 병원, 꽃집 등 업종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의뢰 비용은 건당 100만 원 내외로 알려졌습니다.

포털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조작 기법은 수시로 바꿨습니다.

[김태은/서울동부지검 사이버수사부장 : "연속해서 같은 기기를 사용해서 검색을 할 경우에는 동일 IP로 접속기록이 남게 되고요.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테더링이나 비행기 탑승모드로 접속 IP를 수시로 변경(했습니다)."]

적발된 일당이 조작한 연관 검색어는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영어말하기 시험 이름을 입력하자 특정 학원 강사가 연관검색어로 나타납니다.

조작된 가짜 정보가 지금도 검색되고 있는 겁니다.

[이희조/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 : "길잡이를 해주는 정보가 조작되는 결과가 되게 되면 소위 말해서 가짜 정보 통해서 사용자들한텐 원하지 않는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조작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네이버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모든 매크로를 알 수 없는 거잖아요. 자세한 거는 지검 쪽에서 그냥 하시는 게 나으실 것 같아요."]

이번에 적발된 연관검색어 조작은 9천9백여 건입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