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 ‘국산’ 둔갑 여전…연 1,100여 건 적발

[앵커]

값싼 중국산 김치를 국산으로 속여 파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적발되는 것만 해마다 천 건이 넘습니다.

중국산 김치는 대부분 식당으로 납품돼 소비자들에게는 국산인 것처럼 식탁에 오르는데요.

홍진아 기자가 원산지 표시 단속 현장을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고깃집에 원산지 단속반이 들이닥칩니다.

식당 주인은 국산 배추로 김치를 담근다고 말합니다.

["(직접 담가서 쓰시는 거예요?) 배추, 지금은 담가서 쓰고요."]

그런데 주방 한쪽에 10㎏짜리 김치 상자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모두 수입해 온 중국산 김치입니다.

["(중국산을 이렇게 많이 쓰시는데.) 이거는 찌개, 김치찌개로 나가는 거예요."]

또 다른 음식점, 원산지 표시판에 국내산 김치라고 적혀 있습니다.

["(김치도 국내산 쓰시고요?) 그렇죠. (거래명세표 좀...)"]

단속반이 직접 김치를 확인하려 하자, 그제야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어디 거예요, 김치?) 중국산. (이거 중국산이잖아요?) 네."]

잘 보이는 곳에는 국내산으로 표시해놓고, 한편에 중국산으로 표시한 곳도 있습니다.

현행법에 따라 직접 담근 김치는 배추와 고춧가루에 대해 각각 원산지를 표시해야 합니다.

취재진이 단속반과 함께 식당 네 군데를 둘러본 결과, 한 곳을 빼고는 모두 원산지 표시법을 위반했습니다.

도매가로 국산 김치가 중국산 김치보다 최대 3배가 비싸다 보니, 원산지 표시를 위반하는 업체도 해마다 1,100여 곳씩 적발되고 있습니다.

[식당 주인/음성변조 : "김장 때인데 배춧값이 시장 가면 1만 얼마, 2만 얼마인데 이게 감당이 안 돼서…."]

그런데 국산과 중국산, 자세히 보면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국내산 배추김치와 중국산 김치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중국산은 배추 푸른색 잎이 적고, 속 재료가 부실한 편입니다.

[양성모/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기지원 기동단속팀장 : "원산지를 속이거나 둔갑하는 행위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형."]

중국산 김치 97톤, 2억 원어치를 국내산으로 속여 납품해 온 업체가 적발되는 등 김장철을 맞아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