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우람 “나는 왜 승부 조작 브로커가 됐나?” ①

입력 2018.12.14 (16:14) 수정 2018.12.1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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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역사상 선수가 승부 조작을 제안한 최초의 사건'
창원지검, 2016년 7월 언론 상대로 수사 결과 공개

지난 2016년 7월 떠들썩한 사건이 프로야구계를 들쑤셔 놓았다. 창원지방검찰은 2015년 시즌 한국 프로야구에서 승부 조작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는 자리에서 '프로야구 역사상 선수가 승부 조작을 제안한 최초의 사건'임을 강조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프로야구 팬은 현역 프로야구 선수가 직접 승부 조작을 꾸미는 중개인 구실을 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2015년 11월 말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해 상무 소속으로 군 복무를 하던 문우람은 창원지검에서 군사법원으로 사건이 이첩되자, 즉각 구속됐고 6개월 동안 영창 생활을 하며 군사재판을 받고, 1심에서 벌금 천만 원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군사 고등법원에 항소했으나 재판 기일이 계속 연기돼 전역 이후 광주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을 진행했지만 기각됐다. 다시 대법원에 상고했는데, 심리 불속행으로 그마저 기각되고 말았다.

유죄 판결 후 KBO 영구 실격 처분으로 선수 자격 상실

문우람은 결국 한국야구위원회, KBO의 영구 실격 처분을 받아,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이어 왔던 야구 선수의 자격을 잃었다. 2013년 연봉 3천만 원짜리 신고 선수로 출발해 2014년 12월 연봉 9천만 원의 선수가 되기까지 문우람의 야구 인생은 모두 물거품이 됐다.

여기까지가 문우람 사건의 대략적인 개요다. 문제는 문우람이 자신의 무죄와 함께 승부 조작 사건 조사 자체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부분이다.

문우람이 억울함과 무죄 호소하는 근거 - 1

"정당하게 재판받을 권리 침해당했다"

문우람은 먼저 창원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을 때, 검찰 측이 정당하게 조사받을 자신의 권리를 침해했음을 주장했다.

참고인이든, 피의자든 경찰과 검찰 조사를 받을 경우, '미란다 원칙'에 대한 고지를 받아야 한다.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거나 연행되는 이유와 함께 진술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권리 등이 있음을 미리 들어야 한다.

문우람은 "당시 검사와 검찰 수사관이 조용히 해야지 조용히 끝난다"고 말하며 소속팀 넥센에 알리지 못하게 했고, "넌 잘못이 없으니까 변호사도 필요 없겠네?"라고 하면서, "충분하고 정당하게 변호 받을 기회와 권리를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문우람이 억울함과 무죄 호소하는 근거 - 2

이태양과 브로커 조 씨 "문우람, 승부 조작과 연관 없다" 진술,
군사법원은 이태양과 조 씨의 증언 채택하지 않아….

검찰이 문우람을 공식 피의자로 전환해 소환했을 때에도 이태양이 변호사와 함께했지만, 문우람은 변호사 없이 조사받았고, 이후 군 검찰로 이첩됐다. 문우람은 군사법원에서도 제대로 된 재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문우람의 주장에 따르면 군사법원은 이태양과 승부조작 브로커 조씨가 창원지방법원 1심 재판에서 "문우람은 승부 조작 사건과 연관이 없다"는 진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증언을 채택하지 않았다.

문우람이 억울함과 무죄 호소하는 근거 - 3

문우람 계좌에서 승부 조작 대가 인출된 사실 없는데..
"창원지검, 위계와 허위 사실로 이태양의 증언 유도"

문우람은 두 번째로, 창원지검이 위계와 허위를 동원해 증언을 얻어냈다고 주장한다. 문우람의 주장에 따르면 담당 검사가 승부 조작을 실행에 옮긴 당시 NC 투수 이태양을 조사할 때, "문우람의 은행 계좌에서 승부 조작의 대가로 1천만 원이 빠져나왔다"고 말을 했고, "문우람도 승부 조작을 알고 있었던 상황 아니냐"고 묻자, 이태양이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최초 진술은 문우람의 유죄를 판단하는 가장 강력하고 중요한 증언으로 채택돼 이후 재판에서도 뒤집히지 않았다.

문우람은 "검찰이 자신의 은행 계좌를 샅샅이 뒤졌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고, 이태양도 검찰의 거짓말에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문우람이 승부 조작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한 최초 진술은 사실이 아니라며 뒤집으려 했지만,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우람이 억울함과 무죄 호소하는 근거 - 4

"담당 검사와 수사관, 범행 공모 시간과 장소 조작"

문우람은 또 검찰이 범행을 공모한 시간과 장소를 조작했다고 주장한다. 문우람의 주장에 따르면 이태양은 승부조작 브로커인 조 씨와 승부 조작에 대한 얘기를 나눈 장소가 2015년 5월 23일 강남의 한 클럽이라고 진술했고, 그 시간 그 장소에 문우람은 없었다고 검찰에 얘기했다. 그러자 검찰은 문우람과 이태양 그리고 승부 조작 브로커 조씨가 2015년 5월 22일 함께 있었던 강남의 한 안마방을 승부조작 공모 장소로 특정해 조서를 꾸몄다.

"문우람 재심 청구 사유 충분하다" 문우람 억울함 증명 위해선 긴 법정 다툼 필요할 듯

위의 주장이 재심을 청구하는 사유가 된다는 의견이 있다. 법무법인 한맥 좌세준 변호사는 문우람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우람의 변호인 접견권이 제한됐고 이태양의 증언이 허위사실에 의해 유도된 증언이므로 증거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문우람이 재심을 청구하기 위해선 그에 앞서 검찰의 직권 남용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고, 승소하는 것이 먼저다. 검찰에 대한 유죄 판결을 먼저 이끌어 내야 재심 청구에서도 승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문우람이 자신의 억울함을 증명하기 위해선 앞으로도 길고 긴 법정 다툼을 해야 하는 고단한 상황이다.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이태양과 문우람. 문우람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고 싶다고 밝혔다.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이태양과 문우람. 문우람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런데 문우람은 왜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승부조작을 제안한 선수가 됐을까. 문우람은 이태양과 함께 지난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브로커 조씨가 이태양에게 먼저 승부 조작을 하고 있다고 한 동료 선수 6명의 실명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승부조작 브로커 조 씨의 정보를 받아 불법 사설 토토에 베팅했다"며 "검찰 조사에서도 이름이 거론됐는데 검찰은 그들은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론된 선수 중 일부는 당시 검찰 참고인 조사를 받고 무혐의로 처분된 바 있다.

'문우람 자신이 왜 희생양이 됐는지?' 에 대해선 밝히지 못해

문우람은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이태양과 함께 의혹을 제기했지만, 그의 주장대로 '자신이 왜 희생양이 됐는지'는 밝히지 못했다. 다만 "저는 승부 조작 브로커가 아니며, 제 부모님은 승부 조작 선수의 부모님이 아니다. 그러기에 꼭 진실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연관기사] 문우람 “나는 왜 승부 조작 브로커가 됐나?”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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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우람 “나는 왜 승부 조작 브로커가 됐나?” ①
    • 입력 2018-12-14 16:14:09
    • 수정2018-12-19 16:29:53
    취재K
'프로야구 역사상 선수가 승부 조작을 제안한 최초의 사건'
창원지검, 2016년 7월 언론 상대로 수사 결과 공개

지난 2016년 7월 떠들썩한 사건이 프로야구계를 들쑤셔 놓았다. 창원지방검찰은 2015년 시즌 한국 프로야구에서 승부 조작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는 자리에서 '프로야구 역사상 선수가 승부 조작을 제안한 최초의 사건'임을 강조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프로야구 팬은 현역 프로야구 선수가 직접 승부 조작을 꾸미는 중개인 구실을 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2015년 11월 말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해 상무 소속으로 군 복무를 하던 문우람은 창원지검에서 군사법원으로 사건이 이첩되자, 즉각 구속됐고 6개월 동안 영창 생활을 하며 군사재판을 받고, 1심에서 벌금 천만 원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군사 고등법원에 항소했으나 재판 기일이 계속 연기돼 전역 이후 광주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을 진행했지만 기각됐다. 다시 대법원에 상고했는데, 심리 불속행으로 그마저 기각되고 말았다.

유죄 판결 후 KBO 영구 실격 처분으로 선수 자격 상실

문우람은 결국 한국야구위원회, KBO의 영구 실격 처분을 받아,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이어 왔던 야구 선수의 자격을 잃었다. 2013년 연봉 3천만 원짜리 신고 선수로 출발해 2014년 12월 연봉 9천만 원의 선수가 되기까지 문우람의 야구 인생은 모두 물거품이 됐다.

여기까지가 문우람 사건의 대략적인 개요다. 문제는 문우람이 자신의 무죄와 함께 승부 조작 사건 조사 자체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부분이다.

문우람이 억울함과 무죄 호소하는 근거 - 1

"정당하게 재판받을 권리 침해당했다"

문우람은 먼저 창원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을 때, 검찰 측이 정당하게 조사받을 자신의 권리를 침해했음을 주장했다.

참고인이든, 피의자든 경찰과 검찰 조사를 받을 경우, '미란다 원칙'에 대한 고지를 받아야 한다.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거나 연행되는 이유와 함께 진술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권리 등이 있음을 미리 들어야 한다.

문우람은 "당시 검사와 검찰 수사관이 조용히 해야지 조용히 끝난다"고 말하며 소속팀 넥센에 알리지 못하게 했고, "넌 잘못이 없으니까 변호사도 필요 없겠네?"라고 하면서, "충분하고 정당하게 변호 받을 기회와 권리를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문우람이 억울함과 무죄 호소하는 근거 - 2

이태양과 브로커 조 씨 "문우람, 승부 조작과 연관 없다" 진술,
군사법원은 이태양과 조 씨의 증언 채택하지 않아….

검찰이 문우람을 공식 피의자로 전환해 소환했을 때에도 이태양이 변호사와 함께했지만, 문우람은 변호사 없이 조사받았고, 이후 군 검찰로 이첩됐다. 문우람은 군사법원에서도 제대로 된 재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문우람의 주장에 따르면 군사법원은 이태양과 승부조작 브로커 조씨가 창원지방법원 1심 재판에서 "문우람은 승부 조작 사건과 연관이 없다"는 진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증언을 채택하지 않았다.

문우람이 억울함과 무죄 호소하는 근거 - 3

문우람 계좌에서 승부 조작 대가 인출된 사실 없는데..
"창원지검, 위계와 허위 사실로 이태양의 증언 유도"

문우람은 두 번째로, 창원지검이 위계와 허위를 동원해 증언을 얻어냈다고 주장한다. 문우람의 주장에 따르면 담당 검사가 승부 조작을 실행에 옮긴 당시 NC 투수 이태양을 조사할 때, "문우람의 은행 계좌에서 승부 조작의 대가로 1천만 원이 빠져나왔다"고 말을 했고, "문우람도 승부 조작을 알고 있었던 상황 아니냐"고 묻자, 이태양이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최초 진술은 문우람의 유죄를 판단하는 가장 강력하고 중요한 증언으로 채택돼 이후 재판에서도 뒤집히지 않았다.

문우람은 "검찰이 자신의 은행 계좌를 샅샅이 뒤졌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고, 이태양도 검찰의 거짓말에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문우람이 승부 조작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한 최초 진술은 사실이 아니라며 뒤집으려 했지만,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우람이 억울함과 무죄 호소하는 근거 - 4

"담당 검사와 수사관, 범행 공모 시간과 장소 조작"

문우람은 또 검찰이 범행을 공모한 시간과 장소를 조작했다고 주장한다. 문우람의 주장에 따르면 이태양은 승부조작 브로커인 조 씨와 승부 조작에 대한 얘기를 나눈 장소가 2015년 5월 23일 강남의 한 클럽이라고 진술했고, 그 시간 그 장소에 문우람은 없었다고 검찰에 얘기했다. 그러자 검찰은 문우람과 이태양 그리고 승부 조작 브로커 조씨가 2015년 5월 22일 함께 있었던 강남의 한 안마방을 승부조작 공모 장소로 특정해 조서를 꾸몄다.

"문우람 재심 청구 사유 충분하다" 문우람 억울함 증명 위해선 긴 법정 다툼 필요할 듯

위의 주장이 재심을 청구하는 사유가 된다는 의견이 있다. 법무법인 한맥 좌세준 변호사는 문우람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우람의 변호인 접견권이 제한됐고 이태양의 증언이 허위사실에 의해 유도된 증언이므로 증거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문우람이 재심을 청구하기 위해선 그에 앞서 검찰의 직권 남용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고, 승소하는 것이 먼저다. 검찰에 대한 유죄 판결을 먼저 이끌어 내야 재심 청구에서도 승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문우람이 자신의 억울함을 증명하기 위해선 앞으로도 길고 긴 법정 다툼을 해야 하는 고단한 상황이다.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이태양과 문우람. 문우람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런데 문우람은 왜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승부조작을 제안한 선수가 됐을까. 문우람은 이태양과 함께 지난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브로커 조씨가 이태양에게 먼저 승부 조작을 하고 있다고 한 동료 선수 6명의 실명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승부조작 브로커 조 씨의 정보를 받아 불법 사설 토토에 베팅했다"며 "검찰 조사에서도 이름이 거론됐는데 검찰은 그들은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론된 선수 중 일부는 당시 검찰 참고인 조사를 받고 무혐의로 처분된 바 있다.

'문우람 자신이 왜 희생양이 됐는지?' 에 대해선 밝히지 못해

문우람은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이태양과 함께 의혹을 제기했지만, 그의 주장대로 '자신이 왜 희생양이 됐는지'는 밝히지 못했다. 다만 "저는 승부 조작 브로커가 아니며, 제 부모님은 승부 조작 선수의 부모님이 아니다. 그러기에 꼭 진실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연관기사] 문우람 “나는 왜 승부 조작 브로커가 됐나?”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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