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동원 불법 대리수강…줄줄 새는 ‘직업훈련지원금’

입력 2018.12.24 (21:30) 수정 2018.12.2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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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직장인들은 대개 온라인 강의 등을 통해서 성희롱 예방교육같은 각종 법정교육을 받도록 돼있죠.

이런 법정교육을 위탁받은 외부 교육기관들이 매크로 프로그램까지 동원해서 직장인들 대신 대리수강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부 지원금이 줄줄 새고 있던 겁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병원 직원들은 해마다 산업안전과 의료인 과정 등을 교육받아야 합니다.

법으로 정해진 의무 교육인데, 직원 상당수는 어쩐 일인지 교육을 받지 않았습니다.

직원들에게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기로 계약한 위탁 교육기관이, 아예 수강까지 대신해준 겁니다.

[OO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그것(대리 수강)까지는 저희가 파악하기가 힘들어요. 왜냐하면 그건 그쪽(위탁교육기관)에서 어떻게 조절했는지는 모르겠어요."]

위탁 기관은 병원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받아 대리 수강을 해주고는 모두 제대로 교육한 것처럼 속여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냈습니다.

[위탁교육기관 간부/음성변조 : "잘못된 거 맞는데 저도 어쨌든 안 그렇게 되면 직원들 월급을 못 주기 때문에... 이수를 못 하면 국가에서 돈을 안 줘요. 또 시험점수가 낮아도 국가에서 돈을 안 줘요."]

이렇게 받아낸 지원금이 올해에만 1억 원이 넘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매크로 프로그램까지 사용했습니다.

[해당 기관 아르바이트생/음성변조 : "PC 3~4를 두고 했었어요. 나중에 7월쯤부터는 PC방 옮기면서 했었어요."]

해당 업무를 했던 아르바이트생을 만나 그 프로그램을 재연해봤습니다.

컴퓨터가 자동으로 버튼을 클릭해, 저절로 교육이 진행됩니다.

함께 사용했다는 다른 프로그램은 아이피를 변경해줍니다.

[해당 기관 아르바이트생/음성변조 : "회사마다 IP가 중복되면 안 된다고 그렇게 되면 수당이 안 나온다고 말 들었어요."]

고용노동부가 석 달 전 해당 기관을 적발하고 정부지정 인가를 취소했지만, 아직도 편법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위탁교육기관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 쪽 접수가 어려워져서 저희가 업무상 제휴를 맺었어요. 저희랑 비슷한 인증받은 다른 교육원으로 안내를 도와드리고 있거든요."]

정부가 성희롱 예방과 산업안전 등 온라인 직업 교육에 지원하는 예산은 올해 천7백억 원에 이릅니다.

최근 5년간 200억 원 가까운 지원금이 대리수강 등의 편법에 허투루 쓰였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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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그램 동원 불법 대리수강…줄줄 새는 ‘직업훈련지원금’
    • 입력 2018-12-24 21:34:15
    • 수정2018-12-24 22: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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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직장인들은 대개 온라인 강의 등을 통해서 성희롱 예방교육같은 각종 법정교육을 받도록 돼있죠.

이런 법정교육을 위탁받은 외부 교육기관들이 매크로 프로그램까지 동원해서 직장인들 대신 대리수강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부 지원금이 줄줄 새고 있던 겁니다.

홍화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 병원 직원들은 해마다 산업안전과 의료인 과정 등을 교육받아야 합니다.

법으로 정해진 의무 교육인데, 직원 상당수는 어쩐 일인지 교육을 받지 않았습니다.

직원들에게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기로 계약한 위탁 교육기관이, 아예 수강까지 대신해준 겁니다.

[OO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그것(대리 수강)까지는 저희가 파악하기가 힘들어요. 왜냐하면 그건 그쪽(위탁교육기관)에서 어떻게 조절했는지는 모르겠어요."]

위탁 기관은 병원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받아 대리 수강을 해주고는 모두 제대로 교육한 것처럼 속여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냈습니다.

[위탁교육기관 간부/음성변조 : "잘못된 거 맞는데 저도 어쨌든 안 그렇게 되면 직원들 월급을 못 주기 때문에... 이수를 못 하면 국가에서 돈을 안 줘요. 또 시험점수가 낮아도 국가에서 돈을 안 줘요."]

이렇게 받아낸 지원금이 올해에만 1억 원이 넘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매크로 프로그램까지 사용했습니다.

[해당 기관 아르바이트생/음성변조 : "PC 3~4를 두고 했었어요. 나중에 7월쯤부터는 PC방 옮기면서 했었어요."]

해당 업무를 했던 아르바이트생을 만나 그 프로그램을 재연해봤습니다.

컴퓨터가 자동으로 버튼을 클릭해, 저절로 교육이 진행됩니다.

함께 사용했다는 다른 프로그램은 아이피를 변경해줍니다.

[해당 기관 아르바이트생/음성변조 : "회사마다 IP가 중복되면 안 된다고 그렇게 되면 수당이 안 나온다고 말 들었어요."]

고용노동부가 석 달 전 해당 기관을 적발하고 정부지정 인가를 취소했지만, 아직도 편법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위탁교육기관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 쪽 접수가 어려워져서 저희가 업무상 제휴를 맺었어요. 저희랑 비슷한 인증받은 다른 교육원으로 안내를 도와드리고 있거든요."]

정부가 성희롱 예방과 산업안전 등 온라인 직업 교육에 지원하는 예산은 올해 천7백억 원에 이릅니다.

최근 5년간 200억 원 가까운 지원금이 대리수강 등의 편법에 허투루 쓰였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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