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수로 10년”…쌍용차 해고자들의 ‘첫 출근길’

입력 2018.12.31 (21:37) 수정 2018.12.3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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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두가 한 해를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오늘(31일)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오늘(31일)이 새로운 시작의 날이었습니다.

대규모 정리 해고와 파업으로 일자리를 잃었다가 복직이 결정된 쌍용차 노동자들 얘긴데요.

10년 만의 첫 출근길에 김민혁 기자가 함께 했습니다.

[리포트]

새벽부터 발걸음이 바쁜 김재환 씨, 출근길입니다.

[김재환/쌍용자동차 복직자 : "쌍용차인데요. 2008년도에 구입한건데 구입하고 1년 뒤에 해고됐죠."]

정작 회사엔 1년 밖에 타고 가지 못했습니다.

15분 거리.... 꿈에 그리던 공장이 보입니다.

["저기 보이는 곳이 쌍용자동차입니다."]

첫 출근길, 동료들도 모두 모였습니다.

71명 모두 긴장하긴 마찬가집니다.

["꽃 한송이씩 잡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동료들이 전해 준 축하의 꽃 한송이...

[김득중/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 : "기다렸던 오늘이고 그렇기 때문에 동지들 더 자랑스럽게 가족들과 또 친구들에게 알리고 축하를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새 출발하란 뜻에서 동료들이 신겨준 새 신발,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옵니다.

누구보다 같이 아파했던 해직자 가족들, 마음 담은 손편지로 응원에 나섰습니다.

[신혜경/복직자 아내 (딸 편지 대독) : "아빠가 회사에 (다시) 들어가게 돼서 기쁘고 좋았습니다. 추울 때나 더울 때 조금 덜 춥고, 더 춥지 않은 곳에서 일할 수 있고..."]

2009년 파업에 참여했다 해고된 윤충열 씨, 오전에 받은 출입증, 이제 진짜 복직이 실감납니다.

[윤충열/쌍용자동차 복직자 " "사원증 나올 때까지 식당 밥도 먹고 출퇴근도 체크하고, 이거 받으니까 들어왔구나..."]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 자연스레 옛 이야기에 빠집니다.

["(파업 때) 나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지... (옛날에 여기서 빨간 깃발 흔드는 거 봤어요?) 응 봤지... (저예요)"]

9년 반 만의 복직, 모두가 생계 유지도 쉽지 않았습니다.

["집이 자꾸 줄어들었어요. 집을 팔고 전세 들어가고 전세에서 월세 들어가고 지금은 임대아파트 살아요."]

아직 복직하지 못한 48명은 내년 상반기 회사로 돌아옵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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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수로 10년”…쌍용차 해고자들의 ‘첫 출근길’
    • 입력 2018-12-31 21:42:17
    • 수정2018-12-31 21:54:37
    뉴스 9
[앵커]

모두가 한 해를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오늘(31일)이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오늘(31일)이 새로운 시작의 날이었습니다.

대규모 정리 해고와 파업으로 일자리를 잃었다가 복직이 결정된 쌍용차 노동자들 얘긴데요.

10년 만의 첫 출근길에 김민혁 기자가 함께 했습니다.

[리포트]

새벽부터 발걸음이 바쁜 김재환 씨, 출근길입니다.

[김재환/쌍용자동차 복직자 : "쌍용차인데요. 2008년도에 구입한건데 구입하고 1년 뒤에 해고됐죠."]

정작 회사엔 1년 밖에 타고 가지 못했습니다.

15분 거리.... 꿈에 그리던 공장이 보입니다.

["저기 보이는 곳이 쌍용자동차입니다."]

첫 출근길, 동료들도 모두 모였습니다.

71명 모두 긴장하긴 마찬가집니다.

["꽃 한송이씩 잡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동료들이 전해 준 축하의 꽃 한송이...

[김득중/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 : "기다렸던 오늘이고 그렇기 때문에 동지들 더 자랑스럽게 가족들과 또 친구들에게 알리고 축하를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새 출발하란 뜻에서 동료들이 신겨준 새 신발,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옵니다.

누구보다 같이 아파했던 해직자 가족들, 마음 담은 손편지로 응원에 나섰습니다.

[신혜경/복직자 아내 (딸 편지 대독) : "아빠가 회사에 (다시) 들어가게 돼서 기쁘고 좋았습니다. 추울 때나 더울 때 조금 덜 춥고, 더 춥지 않은 곳에서 일할 수 있고..."]

2009년 파업에 참여했다 해고된 윤충열 씨, 오전에 받은 출입증, 이제 진짜 복직이 실감납니다.

[윤충열/쌍용자동차 복직자 " "사원증 나올 때까지 식당 밥도 먹고 출퇴근도 체크하고, 이거 받으니까 들어왔구나..."]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 자연스레 옛 이야기에 빠집니다.

["(파업 때) 나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지... (옛날에 여기서 빨간 깃발 흔드는 거 봤어요?) 응 봤지... (저예요)"]

9년 반 만의 복직, 모두가 생계 유지도 쉽지 않았습니다.

["집이 자꾸 줄어들었어요. 집을 팔고 전세 들어가고 전세에서 월세 들어가고 지금은 임대아파트 살아요."]

아직 복직하지 못한 48명은 내년 상반기 회사로 돌아옵니다.

KBS 뉴스 김민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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