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난민도 있었다” 증거 영상 최초 발굴
입력 2019.01.21 (06:35)
수정 2019.01.2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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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예멘 난민' 사례도 그랬습니다만, 난민 논란은 보통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들을 '받느냐, 마느냐' 문제로 이해되죠.
그런데, 거꾸로라면 어떨까요.
우리 국민 중 누군가가 박해를 피해 해외로 도피한 경우에도 여론은 비슷할까요.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광복 직후 실제 그런 일이 있었음을 보여줄 유의미한 사료가 발굴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선실 안에 빽빽이 들어찬 사람들.
갑판에서 밥을 나눠 먹고 설거지도 합니다.
1949년 3월 4일 일본 나가사키를 출발한 부산행 여객선입니다.
여객선이 도착한 부산항의 부둣가 한 켠.
줄을 맞춰 서 있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전갑생/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 "간단한 보따리 짐과 옷차림을 보시면 강제 추방된 사람들과 앞에서 나왔던 깔끔하게 양복을 입었던 모습과 정반대되는…."]
정치적 이유로 일본에서 강제추방된 한국인들입니다.
이 중 상당수가 제주 출신이었습니다.
제주 4·3 사건을 피해 일본으로 도망쳤지만, 입국이 막혀 강제 송환된 겁니다.
[이의청/4.3사건 피해자 유족 : "(피해서 일본 간 사람도 많다고 들었어요.) 무조건 죄도 없이 그렇게 막 잡아다 죽이고 그러니까 무서워서 다들 도망가고 육지로도 가고 일본으로도 막 가고..."]
제주민들이 이런 '난민' 처지가 된 데는 복잡한 역사가 얽혀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간 제주와 정기선이 오갔던 오사카에는 제주 출향인들이 많았습니다.
[이의청/4.3사건 피해자 유족 : "우리도 오사카 살다가 왔어요. 우리 아버지도 처음에는 청년 때 아마 일본 가서 공장에 다니면서. (나는) 일본에서 태어나서 왔어요. 해방돼서 나왔어요."]
해방이 되자 상당수가 고향 제주로 돌아왔는데, 4.3 사건이 터지자 익숙한 일본으로 다시 몸을 피하려다 입국이 막혔던 겁니다.
[전갑생/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 "재입국하려는 사람들을 불법 체류자 혹은 밀항자로 잡아서 처벌해서 다시 강제 추방하는 거잖아요. 저는 그 부분으로 봤을 땐 정치적인 난민이라고 봐요."]
4.3 사건을 전후해 일본행을 시도한 제주 출신 '난민'에 대한 관련 문서는 다수 있었지만, 이를 입증할 영상이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예멘 난민' 사례도 그랬습니다만, 난민 논란은 보통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들을 '받느냐, 마느냐' 문제로 이해되죠.
그런데, 거꾸로라면 어떨까요.
우리 국민 중 누군가가 박해를 피해 해외로 도피한 경우에도 여론은 비슷할까요.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광복 직후 실제 그런 일이 있었음을 보여줄 유의미한 사료가 발굴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선실 안에 빽빽이 들어찬 사람들.
갑판에서 밥을 나눠 먹고 설거지도 합니다.
1949년 3월 4일 일본 나가사키를 출발한 부산행 여객선입니다.
여객선이 도착한 부산항의 부둣가 한 켠.
줄을 맞춰 서 있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전갑생/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 "간단한 보따리 짐과 옷차림을 보시면 강제 추방된 사람들과 앞에서 나왔던 깔끔하게 양복을 입었던 모습과 정반대되는…."]
정치적 이유로 일본에서 강제추방된 한국인들입니다.
이 중 상당수가 제주 출신이었습니다.
제주 4·3 사건을 피해 일본으로 도망쳤지만, 입국이 막혀 강제 송환된 겁니다.
[이의청/4.3사건 피해자 유족 : "(피해서 일본 간 사람도 많다고 들었어요.) 무조건 죄도 없이 그렇게 막 잡아다 죽이고 그러니까 무서워서 다들 도망가고 육지로도 가고 일본으로도 막 가고..."]
제주민들이 이런 '난민' 처지가 된 데는 복잡한 역사가 얽혀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간 제주와 정기선이 오갔던 오사카에는 제주 출향인들이 많았습니다.
[이의청/4.3사건 피해자 유족 : "우리도 오사카 살다가 왔어요. 우리 아버지도 처음에는 청년 때 아마 일본 가서 공장에 다니면서. (나는) 일본에서 태어나서 왔어요. 해방돼서 나왔어요."]
해방이 되자 상당수가 고향 제주로 돌아왔는데, 4.3 사건이 터지자 익숙한 일본으로 다시 몸을 피하려다 입국이 막혔던 겁니다.
[전갑생/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 "재입국하려는 사람들을 불법 체류자 혹은 밀항자로 잡아서 처벌해서 다시 강제 추방하는 거잖아요. 저는 그 부분으로 봤을 땐 정치적인 난민이라고 봐요."]
4.3 사건을 전후해 일본행을 시도한 제주 출신 '난민'에 대한 관련 문서는 다수 있었지만, 이를 입증할 영상이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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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9-01-21 08:3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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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난민' 사례도 그랬습니다만, 난민 논란은 보통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들을 '받느냐, 마느냐' 문제로 이해되죠.
그런데, 거꾸로라면 어떨까요.
우리 국민 중 누군가가 박해를 피해 해외로 도피한 경우에도 여론은 비슷할까요.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광복 직후 실제 그런 일이 있었음을 보여줄 유의미한 사료가 발굴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선실 안에 빽빽이 들어찬 사람들.
갑판에서 밥을 나눠 먹고 설거지도 합니다.
1949년 3월 4일 일본 나가사키를 출발한 부산행 여객선입니다.
여객선이 도착한 부산항의 부둣가 한 켠.
줄을 맞춰 서 있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전갑생/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 "간단한 보따리 짐과 옷차림을 보시면 강제 추방된 사람들과 앞에서 나왔던 깔끔하게 양복을 입었던 모습과 정반대되는…."]
정치적 이유로 일본에서 강제추방된 한국인들입니다.
이 중 상당수가 제주 출신이었습니다.
제주 4·3 사건을 피해 일본으로 도망쳤지만, 입국이 막혀 강제 송환된 겁니다.
[이의청/4.3사건 피해자 유족 : "(피해서 일본 간 사람도 많다고 들었어요.) 무조건 죄도 없이 그렇게 막 잡아다 죽이고 그러니까 무서워서 다들 도망가고 육지로도 가고 일본으로도 막 가고..."]
제주민들이 이런 '난민' 처지가 된 데는 복잡한 역사가 얽혀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간 제주와 정기선이 오갔던 오사카에는 제주 출향인들이 많았습니다.
[이의청/4.3사건 피해자 유족 : "우리도 오사카 살다가 왔어요. 우리 아버지도 처음에는 청년 때 아마 일본 가서 공장에 다니면서. (나는) 일본에서 태어나서 왔어요. 해방돼서 나왔어요."]
해방이 되자 상당수가 고향 제주로 돌아왔는데, 4.3 사건이 터지자 익숙한 일본으로 다시 몸을 피하려다 입국이 막혔던 겁니다.
[전갑생/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 "재입국하려는 사람들을 불법 체류자 혹은 밀항자로 잡아서 처벌해서 다시 강제 추방하는 거잖아요. 저는 그 부분으로 봤을 땐 정치적인 난민이라고 봐요."]
4.3 사건을 전후해 일본행을 시도한 제주 출신 '난민'에 대한 관련 문서는 다수 있었지만, 이를 입증할 영상이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예멘 난민' 사례도 그랬습니다만, 난민 논란은 보통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들을 '받느냐, 마느냐' 문제로 이해되죠.
그런데, 거꾸로라면 어떨까요.
우리 국민 중 누군가가 박해를 피해 해외로 도피한 경우에도 여론은 비슷할까요.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광복 직후 실제 그런 일이 있었음을 보여줄 유의미한 사료가 발굴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선실 안에 빽빽이 들어찬 사람들.
갑판에서 밥을 나눠 먹고 설거지도 합니다.
1949년 3월 4일 일본 나가사키를 출발한 부산행 여객선입니다.
여객선이 도착한 부산항의 부둣가 한 켠.
줄을 맞춰 서 있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전갑생/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 "간단한 보따리 짐과 옷차림을 보시면 강제 추방된 사람들과 앞에서 나왔던 깔끔하게 양복을 입었던 모습과 정반대되는…."]
정치적 이유로 일본에서 강제추방된 한국인들입니다.
이 중 상당수가 제주 출신이었습니다.
제주 4·3 사건을 피해 일본으로 도망쳤지만, 입국이 막혀 강제 송환된 겁니다.
[이의청/4.3사건 피해자 유족 : "(피해서 일본 간 사람도 많다고 들었어요.) 무조건 죄도 없이 그렇게 막 잡아다 죽이고 그러니까 무서워서 다들 도망가고 육지로도 가고 일본으로도 막 가고..."]
제주민들이 이런 '난민' 처지가 된 데는 복잡한 역사가 얽혀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간 제주와 정기선이 오갔던 오사카에는 제주 출향인들이 많았습니다.
[이의청/4.3사건 피해자 유족 : "우리도 오사카 살다가 왔어요. 우리 아버지도 처음에는 청년 때 아마 일본 가서 공장에 다니면서. (나는) 일본에서 태어나서 왔어요. 해방돼서 나왔어요."]
해방이 되자 상당수가 고향 제주로 돌아왔는데, 4.3 사건이 터지자 익숙한 일본으로 다시 몸을 피하려다 입국이 막혔던 겁니다.
[전갑생/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원 : "재입국하려는 사람들을 불법 체류자 혹은 밀항자로 잡아서 처벌해서 다시 강제 추방하는 거잖아요. 저는 그 부분으로 봤을 땐 정치적인 난민이라고 봐요."]
4.3 사건을 전후해 일본행을 시도한 제주 출신 '난민'에 대한 관련 문서는 다수 있었지만, 이를 입증할 영상이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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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so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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