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주민 모욕’ 논란…트럼프 “가짜 뉴스 상징”

입력 2019.01.24 (06:37) 수정 2019.01.2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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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는 한 고등학생이 묘한 표정으로 토착 원주민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 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원주민 '모욕' 논란이 빚어졌습니다.

미국 사회에 뿌리 깊이 박힌 인종, 종교, 이념 갈등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 이재원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미국 워싱턴의 링컨 기념관 앞.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글자가 쓰인 모자를 쓴 고등학생이 토착 원주민과 얼굴을 맞대고 대치하고 있습니다.

마치 웃음을 참는 듯한 묘한 표정입니다.

이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자 학생이 토착 원주민을 모욕했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습니다.

64살의 원주민은 베트남 참전 용사로 인권 운동가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네이선 필립스/토착 원주민 : "걸어가며 드럼을 치기 시작한 건 순간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았어요. 그냥 그 순간, 그럼 어떻게 했어야 하나요?"]

낙태 반대 집회 참석을 위해 단체로 워싱턴을 방문했던 이 학생은 퇴학 위기까지 몰렸습니다.

하지만, 뒤늦게 공개된 영상에서는 학생은 자리에 있었을 뿐 원주민이 먼저 학생들에게 접근하는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토착 원주민 집회 참가자 : "백인이잖아. 네가 살던 유럽으로 돌아가. 여긴 너희 땅이 아니야."]

당시 현장에는 흑인 유대인 종교단체가 별도 집회를 열면서 학생들과 충돌 위기 상황이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일부 학생들이 '장벽을 세우라'는 구호를 외쳤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닉 샌드먼/코빙턴 가톨릭고교 학생 : "그곳에 서 있던 것에 관한 한 저에겐 그럴 권리가 있습니다. 그분에게 저는 무례한 짓을 한 적 없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학생과 학교는 잘못이 없다, 가짜뉴스의 상징이 됐다고 썼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 사회에 뿌리 깊이 번져 있는 인종, 종교, 이념 갈등, 편협함과 증오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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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원주민 모욕’ 논란…트럼프 “가짜 뉴스 상징”
    • 입력 2019-01-24 06:40:39
    • 수정2019-01-24 08: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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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는 한 고등학생이 묘한 표정으로 토착 원주민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 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원주민 '모욕' 논란이 빚어졌습니다.

미국 사회에 뿌리 깊이 박힌 인종, 종교, 이념 갈등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 이재원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미국 워싱턴의 링컨 기념관 앞.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글자가 쓰인 모자를 쓴 고등학생이 토착 원주민과 얼굴을 맞대고 대치하고 있습니다.

마치 웃음을 참는 듯한 묘한 표정입니다.

이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자 학생이 토착 원주민을 모욕했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습니다.

64살의 원주민은 베트남 참전 용사로 인권 운동가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네이선 필립스/토착 원주민 : "걸어가며 드럼을 치기 시작한 건 순간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았어요. 그냥 그 순간, 그럼 어떻게 했어야 하나요?"]

낙태 반대 집회 참석을 위해 단체로 워싱턴을 방문했던 이 학생은 퇴학 위기까지 몰렸습니다.

하지만, 뒤늦게 공개된 영상에서는 학생은 자리에 있었을 뿐 원주민이 먼저 학생들에게 접근하는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토착 원주민 집회 참가자 : "백인이잖아. 네가 살던 유럽으로 돌아가. 여긴 너희 땅이 아니야."]

당시 현장에는 흑인 유대인 종교단체가 별도 집회를 열면서 학생들과 충돌 위기 상황이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일부 학생들이 '장벽을 세우라'는 구호를 외쳤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닉 샌드먼/코빙턴 가톨릭고교 학생 : "그곳에 서 있던 것에 관한 한 저에겐 그럴 권리가 있습니다. 그분에게 저는 무례한 짓을 한 적 없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학생과 학교는 잘못이 없다, 가짜뉴스의 상징이 됐다고 썼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미국 사회에 뿌리 깊이 번져 있는 인종, 종교, 이념 갈등, 편협함과 증오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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