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2차 북미회담 일정 확정…평양에선 실무협상

입력 2019.02.09 (07:50) 수정 2019.02.0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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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2월 9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27일부터 이틀 간 베트남에서 열리는 것으로 확정됐습니다.

회담을 앞두고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전격 평양을 방문해 북측과 실무회담을 진행하는 등 북미 두 나라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는데요.

정상회담 날짜가 정해진 만큼 20일도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보다 유리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북미 간 수싸움 꽤나 치열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슈&한반도>, 오늘은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 확정 소식과 북미 실무회담 소식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이다솜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하원 의장님, 미합중국 대통령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두 번째 새해 국정연설에 나섰습니다.

1시간 반 가량 이어진 연설에서 북한 관련 언급은 1분 남짓.

지난해 5분의 1 수준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습니다.

북한의 핵 위협과 인권 문제를 지적했던 지난해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지와 미군 유해 송환을 거론하며 자신의 공로를 한껏 띄웠습니다.

북미 협상 성과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 평가는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우리는 큰 전쟁을 치르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관심을 모은 건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언급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계획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오는 27일과 28일 베트남에서 만날 예정입니다. 아직 할 일은 많이 남아 있지만 김 위원장과의 관계는 좋습니다."]

베트남이 최종 선택된 데는 접근성과 경호 등 현실적 이유도 있지만, 미국과 전쟁을 치르고서도 수교를 통해 개방과 경제발전에 성공한 베트남의 상징성이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크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2018년 7월 :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베트남의 길을 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기회를 잡는다면 북한도 같은 번영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당일치기였던 1차 회담보다 일정을 하루 더 늘린 점도 주목됩니다.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당시 두 정상이 만난 시간은 4시간 남짓.

통역 시간까지 감안하면 충분한 협의는 사실상 어려웠습니다.

첫 정상회담이 만남 자체에 두는 의미가 더 컸다면, 이번에는 구체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가운데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수요일 서해직항로를 통해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베트남에서의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조율할 실무협상을 하기 위해서인데요.

양측 모두 손에 잡히는 실질적 성과를 내야하는 만큼 정상회담 전까지 물밑 협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비건 특별대표를 태운 미군 수송기가 오산 공군기지를 출발했습니다.

서해 직항로를 통해 1시간쯤 지난 시각. 비행기가 착륙한 곳은 북한 평양의 순안공항이었습니다.

[스티븐 비건/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2월 3일 : "(판문점에 갈 건가요?) 미안하지만 아무 할 말이 없습니다."]

미국 측은 북측과 물밑 조율 끝에 유력하게 거론됐던 판문점 대신 북측이 제안한 평양행을 전격 수용했습니다.

평양에 공관이 없다는 불편함은 있지만 협상 도중 북측이 신속하게 지도부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전현준/우석대 초빙교수 : "사실 적진에 뛰어들어서 협상을 한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불리한 거고 북한 입장에서는 유리한 거 아니겠습니까? 또 어떻게 보면 미국은 굉장히 많은 양보를 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건데 평양까지 갔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그러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 이번에는 뭔가 북한의 비핵화 결단에 대해서 실행조치를 얻어내야 되겠다고 하는 그런 의지가 강하다..."]

비건 특별대표는 평양에서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를 만나 실무협상에 들어갔습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 뿐 아니라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이 합의한 내용을 진전시키기 위한 협상이라는 게 미국 국무부의 설명입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2018년 6월 12일 : "역사적인 이 만남에서 지난 과거를 덮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인 문건에 서명하게 됩니다."]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은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전환, 그리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구축을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실무 협상에서는 비핵화 로드맵과 상응 조치 등 북미 정상간 합의문에 담길 세부 문안이본격 논의된 것으로 보입니다.

[스티븐 비건/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1월 31일 :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습니다. 전쟁은 끝났습니다. 미국은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권을 전복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앞서 비건 대표는 실무협상을 앞두고 대북 불가침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에 협조할 경우 종전선언을 뛰어넘어 불가침 조약과 평화협정 체결로까지 논의를 확장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비건 대표는 마지막 핵무기가 북한 땅을 떠나면 제재가 해제되고, 대사관에 미국 국기가 내걸리는 완벽한 결말을 가지고 있다며, 긍정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통 큰 합의를 할 준비가 돼 있으니 북한도 결단을 내려야할 시점이란 메시지를 보내, 일종의 승부수를 띄운 겁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전략연구실장 : "대북제재는 마지막 순간에 해소가 될 거다. 그렇지만 미국이 아무것도 하지않고 있지는 않을 거다... 미국도 뭔가를 하겠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단계에서 무엇을 해야 된다, 라는 미국의 조치는 (비건 대표가)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거든요. 명백하게 협상이 코앞에 있기 때문에 협상을 포석에 두고 북한이 해야 될 조치들을 좀 강조해서 이야기한 것처럼 보입니다."]

다만 비건 대표는 북한에 대한 요구도 구체적으로 내놨습니다.

[비건/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1월 31일 :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지난해 10월 폼페이오 장관 방북 당시 북한의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영변 외 핵시설의 폐기 의사를 밝혔다는 점은 새롭게 공개된 사실입니다.

비건 대표는 그러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 전반에 대한 핵 신고를 요구하며, 전문가들이 핵심 시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을 상대로 불가침, 평화체제, 경제 보상 등을 망라한 화끈한 비핵화 대가를 제시하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핵 신고와 사찰, 검증 절차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비건/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1월 31일 : "만약 외교적 과정이 실패하면 '비상 계획'이 필요하고, 우리는 그걸 갖고 있습니다."]

평양 실무협상에서 북미 양측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시도할 빅딜을 논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변 핵시설 폐기와 사찰단 수용 등 기존에 북한이 제시했던 카드에 더해 다른 핵시설들의 폐기나 검증 방안, 혹은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폐기 등도 거론됐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전제로 한 북미 간 연락사무소 개설이나 종전선언, 인도적 지원 재개 등을 제시했을 수 있습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도 상응 조치로 거론됩니다.

다만 제재 완화에 대해서는 미국이 아직 완고한 입장이라, 세부 협상 과정에서 팽팽한 힘겨루기가 예상됩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전략연구실장 : "이번 신년사에서 북한이 콕 집어 이야기 했잖아요, 개성하고 금강산. 그것을 어느 정도 수준에서 교환할 수 있느냐가 첫 번째 관건이 될 겁니다. 그리고 이게 합의가 돼서 실천까지 들어가서 실제 사찰을 받고 검증하는 단계로 넘어가면 아마 동력을 받아서 그 다음 단계로 또 계속 발전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자 청와대는 환영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의겸/청와대 대변인/2월 6일 : "두 정상은 이미 싱가포르에서 70년 적대의 역사를 씻어내는 첫발을 뗀 바 있습니다. 이제 베트남에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진전의 발걸음을 내디뎌주길 바랍니다."]

북미 회담이 성과를 낼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합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집니다.

정부는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전에도 남북미 3자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막판까지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청와대는 아직 가능성이 희박하다면서도 북미 간 대화가 진척되면 베트남 방문이 이뤄질 수 있다며 문을 열어놨습니다.

[전현준/우석대 초빙교수 : "사실 남북 간에는 사실상 종전선언을 했습니다, 작년 4월 27일날 판문점 선언을 통해서. 그렇지만 미북 관계는 아직 청산이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만약에 종전선언 된다고 한다면 북미관계는 굉장히 속도가 빨리 진전되는 그런 모습을 보이겠죠."]

베트남 회담이 성공적으로 일단락 될 경우,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북미 담판 결과에 따라 남북 철도·도로 연결은 물론이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논의가 가능해질 수 있는 만큼 충분히 조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먼저 이뤄지고 나면 그 이후에 김 위원장의 답방은 좀 더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차 북미정상회담이 북미 간 오랜 적대관계 개선의 신호탄이었다면, 2차 회담은 비핵화와 평화체제 논의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싱가포르 선언에서의 포괄적인 합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보다 진전된 성과를 담은 빅딜이 성사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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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2차 북미회담 일정 확정…평양에선 실무협상
    • 입력 2019-02-09 08:25:01
    • 수정2019-02-09 08: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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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2월 9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27일부터 이틀 간 베트남에서 열리는 것으로 확정됐습니다.

회담을 앞두고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전격 평양을 방문해 북측과 실무회담을 진행하는 등 북미 두 나라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는데요.

정상회담 날짜가 정해진 만큼 20일도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보다 유리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북미 간 수싸움 꽤나 치열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슈&한반도>, 오늘은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 확정 소식과 북미 실무회담 소식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이다솜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하원 의장님, 미합중국 대통령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두 번째 새해 국정연설에 나섰습니다.

1시간 반 가량 이어진 연설에서 북한 관련 언급은 1분 남짓.

지난해 5분의 1 수준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습니다.

북한의 핵 위협과 인권 문제를 지적했던 지난해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지와 미군 유해 송환을 거론하며 자신의 공로를 한껏 띄웠습니다.

북미 협상 성과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 평가는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우리는 큰 전쟁을 치르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관심을 모은 건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언급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계획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오는 27일과 28일 베트남에서 만날 예정입니다. 아직 할 일은 많이 남아 있지만 김 위원장과의 관계는 좋습니다."]

베트남이 최종 선택된 데는 접근성과 경호 등 현실적 이유도 있지만, 미국과 전쟁을 치르고서도 수교를 통해 개방과 경제발전에 성공한 베트남의 상징성이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크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2018년 7월 :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베트남의 길을 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기회를 잡는다면 북한도 같은 번영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당일치기였던 1차 회담보다 일정을 하루 더 늘린 점도 주목됩니다.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당시 두 정상이 만난 시간은 4시간 남짓.

통역 시간까지 감안하면 충분한 협의는 사실상 어려웠습니다.

첫 정상회담이 만남 자체에 두는 의미가 더 컸다면, 이번에는 구체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가운데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수요일 서해직항로를 통해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베트남에서의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조율할 실무협상을 하기 위해서인데요.

양측 모두 손에 잡히는 실질적 성과를 내야하는 만큼 정상회담 전까지 물밑 협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비건 특별대표를 태운 미군 수송기가 오산 공군기지를 출발했습니다.

서해 직항로를 통해 1시간쯤 지난 시각. 비행기가 착륙한 곳은 북한 평양의 순안공항이었습니다.

[스티븐 비건/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2월 3일 : "(판문점에 갈 건가요?) 미안하지만 아무 할 말이 없습니다."]

미국 측은 북측과 물밑 조율 끝에 유력하게 거론됐던 판문점 대신 북측이 제안한 평양행을 전격 수용했습니다.

평양에 공관이 없다는 불편함은 있지만 협상 도중 북측이 신속하게 지도부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전현준/우석대 초빙교수 : "사실 적진에 뛰어들어서 협상을 한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불리한 거고 북한 입장에서는 유리한 거 아니겠습니까? 또 어떻게 보면 미국은 굉장히 많은 양보를 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건데 평양까지 갔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그러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 이번에는 뭔가 북한의 비핵화 결단에 대해서 실행조치를 얻어내야 되겠다고 하는 그런 의지가 강하다..."]

비건 특별대표는 평양에서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를 만나 실무협상에 들어갔습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 뿐 아니라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이 합의한 내용을 진전시키기 위한 협상이라는 게 미국 국무부의 설명입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2018년 6월 12일 : "역사적인 이 만남에서 지난 과거를 덮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인 문건에 서명하게 됩니다."]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은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전환, 그리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구축을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실무 협상에서는 비핵화 로드맵과 상응 조치 등 북미 정상간 합의문에 담길 세부 문안이본격 논의된 것으로 보입니다.

[스티븐 비건/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1월 31일 :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습니다. 전쟁은 끝났습니다. 미국은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권을 전복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앞서 비건 대표는 실무협상을 앞두고 대북 불가침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에 협조할 경우 종전선언을 뛰어넘어 불가침 조약과 평화협정 체결로까지 논의를 확장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비건 대표는 마지막 핵무기가 북한 땅을 떠나면 제재가 해제되고, 대사관에 미국 국기가 내걸리는 완벽한 결말을 가지고 있다며, 긍정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통 큰 합의를 할 준비가 돼 있으니 북한도 결단을 내려야할 시점이란 메시지를 보내, 일종의 승부수를 띄운 겁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전략연구실장 : "대북제재는 마지막 순간에 해소가 될 거다. 그렇지만 미국이 아무것도 하지않고 있지는 않을 거다... 미국도 뭔가를 하겠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단계에서 무엇을 해야 된다, 라는 미국의 조치는 (비건 대표가)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거든요. 명백하게 협상이 코앞에 있기 때문에 협상을 포석에 두고 북한이 해야 될 조치들을 좀 강조해서 이야기한 것처럼 보입니다."]

다만 비건 대표는 북한에 대한 요구도 구체적으로 내놨습니다.

[비건/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1월 31일 :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지난해 10월 폼페이오 장관 방북 당시 북한의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영변 외 핵시설의 폐기 의사를 밝혔다는 점은 새롭게 공개된 사실입니다.

비건 대표는 그러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 전반에 대한 핵 신고를 요구하며, 전문가들이 핵심 시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을 상대로 불가침, 평화체제, 경제 보상 등을 망라한 화끈한 비핵화 대가를 제시하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핵 신고와 사찰, 검증 절차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비건/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1월 31일 : "만약 외교적 과정이 실패하면 '비상 계획'이 필요하고, 우리는 그걸 갖고 있습니다."]

평양 실무협상에서 북미 양측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시도할 빅딜을 논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영변 핵시설 폐기와 사찰단 수용 등 기존에 북한이 제시했던 카드에 더해 다른 핵시설들의 폐기나 검증 방안, 혹은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폐기 등도 거론됐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전제로 한 북미 간 연락사무소 개설이나 종전선언, 인도적 지원 재개 등을 제시했을 수 있습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도 상응 조치로 거론됩니다.

다만 제재 완화에 대해서는 미국이 아직 완고한 입장이라, 세부 협상 과정에서 팽팽한 힘겨루기가 예상됩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전략연구실장 : "이번 신년사에서 북한이 콕 집어 이야기 했잖아요, 개성하고 금강산. 그것을 어느 정도 수준에서 교환할 수 있느냐가 첫 번째 관건이 될 겁니다. 그리고 이게 합의가 돼서 실천까지 들어가서 실제 사찰을 받고 검증하는 단계로 넘어가면 아마 동력을 받아서 그 다음 단계로 또 계속 발전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자 청와대는 환영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의겸/청와대 대변인/2월 6일 : "두 정상은 이미 싱가포르에서 70년 적대의 역사를 씻어내는 첫발을 뗀 바 있습니다. 이제 베트남에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진전의 발걸음을 내디뎌주길 바랍니다."]

북미 회담이 성과를 낼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합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집니다.

정부는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전에도 남북미 3자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막판까지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청와대는 아직 가능성이 희박하다면서도 북미 간 대화가 진척되면 베트남 방문이 이뤄질 수 있다며 문을 열어놨습니다.

[전현준/우석대 초빙교수 : "사실 남북 간에는 사실상 종전선언을 했습니다, 작년 4월 27일날 판문점 선언을 통해서. 그렇지만 미북 관계는 아직 청산이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만약에 종전선언 된다고 한다면 북미관계는 굉장히 속도가 빨리 진전되는 그런 모습을 보이겠죠."]

베트남 회담이 성공적으로 일단락 될 경우,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북미 담판 결과에 따라 남북 철도·도로 연결은 물론이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논의가 가능해질 수 있는 만큼 충분히 조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먼저 이뤄지고 나면 그 이후에 김 위원장의 답방은 좀 더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차 북미정상회담이 북미 간 오랜 적대관계 개선의 신호탄이었다면, 2차 회담은 비핵화와 평화체제 논의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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