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국가대표 지도자 부정채용·금품수수 의혹…“고위 임원이 지시”

입력 2019.02.13 (21:47) 수정 2019.02.1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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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권도 국가대표팀 지도자 공개 채용과정에서 사전 내정자 명단에 따른 부정 선발이 저질러졌다는 내부 고발이 나왔습니다.

대한태권도협회 고위 임원이 심사위원에게 특정 명단을 제시하며 선발을 직접 지시했다는 증언입니다.

강재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아시안게임까지 2년 동안 태권도대표팀을 이끌었던 김종기 전 감독.

지난달 열린 대표팀 지도자 면접 당일, 한 심사위원으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내정자가 있으니 포기하고 돌아가는 게 낫겠다는 말이었습니다.

[국가대표팀 코치 선발 심사위원/음성변조 : "(협회 임원이) 그러니까 (내정자) 이름을 보여주는 거에요. 그래서 저도 앉아 있으면서 그냥 이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야 되나..."]

대한태권도협회는 2019년 지도자 채용 공고를 내면서 경기력향상 위원회를 통해 공개선발하기로 했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던 겁니다.

결국 최종 6명의 코치는 사전 명단 그대로 결정됐고 김 전 감독은 탈락했습니다.

사전 내정자 명단을 제시하고 선발을 지시한 고위임원은 태권도 협회 실세인 이상헌 사무1처장입니다.

이처장은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김종기 전 감독에게 협회장 판공비가 필요하다며 금품까지 요구했습니다.

김 전 감독은 대표팀 출국 당시 공항에서 개인 돈 3천 달러를 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창신 대한태권도협회장은 채용비리와 금품수수는 전혀 몰랐던 일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금품수수는 최근에 인지했으나, 돈을 돌려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창신/대한태권도협회장 : "이상헌 처장이 얘기를 했는데, 이렇게 저렇게 준 일이라고 들었을 때 언짢았지만 그냥 돌려준 거니까 별것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태권도협회는 스포츠공정위를 통해 금품수수 문제를 엄중히 다룰 예정입니다.

KBS 뉴스 강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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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국가대표 지도자 부정채용·금품수수 의혹…“고위 임원이 지시”
    • 입력 2019-02-13 21:49:51
    • 수정2019-02-13 21: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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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권도 국가대표팀 지도자 공개 채용과정에서 사전 내정자 명단에 따른 부정 선발이 저질러졌다는 내부 고발이 나왔습니다.

대한태권도협회 고위 임원이 심사위원에게 특정 명단을 제시하며 선발을 직접 지시했다는 증언입니다.

강재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아시안게임까지 2년 동안 태권도대표팀을 이끌었던 김종기 전 감독.

지난달 열린 대표팀 지도자 면접 당일, 한 심사위원으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내정자가 있으니 포기하고 돌아가는 게 낫겠다는 말이었습니다.

[국가대표팀 코치 선발 심사위원/음성변조 : "(협회 임원이) 그러니까 (내정자) 이름을 보여주는 거에요. 그래서 저도 앉아 있으면서 그냥 이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야 되나..."]

대한태권도협회는 2019년 지도자 채용 공고를 내면서 경기력향상 위원회를 통해 공개선발하기로 했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던 겁니다.

결국 최종 6명의 코치는 사전 명단 그대로 결정됐고 김 전 감독은 탈락했습니다.

사전 내정자 명단을 제시하고 선발을 지시한 고위임원은 태권도 협회 실세인 이상헌 사무1처장입니다.

이처장은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김종기 전 감독에게 협회장 판공비가 필요하다며 금품까지 요구했습니다.

김 전 감독은 대표팀 출국 당시 공항에서 개인 돈 3천 달러를 전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창신 대한태권도협회장은 채용비리와 금품수수는 전혀 몰랐던 일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금품수수는 최근에 인지했으나, 돈을 돌려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창신/대한태권도협회장 : "이상헌 처장이 얘기를 했는데, 이렇게 저렇게 준 일이라고 들었을 때 언짢았지만 그냥 돌려준 거니까 별것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태권도협회는 스포츠공정위를 통해 금품수수 문제를 엄중히 다룰 예정입니다.

KBS 뉴스 강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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