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사람잡는 밀주…인도 밀주 제조 실태는?
입력 2019.02.26 (20:39)
수정 2019.02.26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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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이주한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최근 인도 동북부 아삼주에서 사람들이 밀주를 마시고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21일 10여 명이 숨지면서 이 같은 일이 알려졌는데요.
이후 매일 수십 명씩 숨지면서 불과 나흘 만에 희생자는 150명을 넘었습니다.
이와 함께 2백 명 넘는 환자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만큼 희생자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늘어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인도의 밀주 유통 전말과 함께 밀주 제조 실태를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사람 잡는 밀주>입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병원에는 밀주를 마신 뒤 탈이 난 주민들이 연일 실려오고 있습니다.
병원은 치료를 받거나 대기 중인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치료 도중 숨진 시신들이 병원 밖으로 옮겨지는 안타까운 장면도 볼 수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가족의 죽음에 유족들은 오열을 멈추지 않습니다.
[데이비드 카르마카르/환자 : "이런 일은 처음 봅니다. 저도 술을 마시지만, 이런 끔찍한 일은 못 봤어요."]
이번에 문제가 된 밀주를 마신 주민은 천 5백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차 농장 노동자들이기도 한 이들은 주급을 받은 뒤 농장 인근에서 파는 밀주를 마셨다가 곧바로 구토와 가슴 통증, 호흡 곤란 등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 당국 관계자는 "피해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며 "21일보다 훨씬 이전에 밀주를 마신 주민까지 병원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우탐 프라삿 두타/고라앗 병원 책임자 : "해독제는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일이 발생했을 때 바로 투약 돼야 했는데, 환자들이 너무 늦게 왔어요. 그래서 해독제 가 제 역할을 못 해요."]
[앵커]
밀주에 어떤 성분이 들었길래 이같은 일이 일어난거죠?
[기자]
경찰은 지금까지 독성이 있는 술을 제조 판매한 혐의로 밀주 제조업자 등 34명을 체포해 조사했습니다.
경찰은 이와 함께 해당 지역에 대규모 밀주 제조 조직이 있는지 여부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파르톰프랏팀 사이키아/현지 경찰 : "밀주 제조에 관여한 사람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담당 부서에서 현재 조사를 시작했고요. 경찰은 이를 지원하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용의자를 체포할 겁니다."]
무엇보다 술 안에 든 어떤 성분이 대규모 희생자를 낳았는지가 관건인데요.
경찰은 주민들이 유독성 메탄올이 함유된 술을 마셨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도 보건당국도 "사망 원인이 가짜로 제조한 술에서 나온 독성 물질 때문으로 보인다"며 밀주 샘플을 채취하는 등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인도에서 밀주로 사고가 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잖아요?
[기자]
가격이 단지 싸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불법 유통되는 밀주를 마셨다가 변을 당하는 사고는 인도에서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어느 정도길래 그러냐면요,
밀주 한잔 가격이 10센트로 정상적인 술의 1/3 가격밖에 안 됩니다.
이러다보니 서민과 빈곤층을 중심으로 밀주를 유통시키고 마시는 일이 자연스럽게 된 겁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11년 서 벵갈 주에서 밀주를 마신 사람들 가운데 최소 168명이 숨지면서 밀주 관련 최악의 사망 사고로 기록됐고요.
2015년에도 뭄바이 빈민가에서 백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최근에도 우타르 프라데시 주 등에서 밀주를 마신 백여 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2년 전인 2017년 당시 통계를 보면 인도에선 한 해 소비되는 주류 평균량이 50억 리터인데요.
이 가운데 40%가 밀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보통 밀주는 가정집에서 만들어져 도시로 은밀하게 유통되곤 합니다.
특히 술의 양을 늘리기 위해 메탄올이나 병원에서 사용하는 소독용 알코올 같은 인체에 치명적인 성분을 아무 제약 없이 넣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메탄올 성분을 조금이라도 섭취하게 되면 현기증과 두통을 일으키면서 시신경과 장기 손상을 일으키고 결국에는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앵커]
섬뜩하군요,
그런데 이렇게 치명적인 밀주가 유통되는 건 유독 인도만의 얘기는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초 인도네시아에서 밀주를 마시고 숨진 주민의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은 길거리 가판대에서 파는 밀주를 사 마신 뒤 구토, 호흡곤란, 의식불명 등의 증상을 보였는데요.
밀주에는 모기 퇴치제, 진통제 등이 섞여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음주가 금지된 이란에서도 지난해 밀주를 마신 주민 33명이 숨졌고요.
밀주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지난 2016년과 2017년 러시아에서는 돈이 없어서 보드카를 사지 못한 서민들이 보드카 대용으로 메탄올이 함유된 보습용 로션을 마시다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각국 정부가 밀주 단속을 벌이고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암암리에 유통, 거래되다 보니 단속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요.
밀주로 인한 음주 사고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각국에서는 밀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이주한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최근 인도 동북부 아삼주에서 사람들이 밀주를 마시고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21일 10여 명이 숨지면서 이 같은 일이 알려졌는데요.
이후 매일 수십 명씩 숨지면서 불과 나흘 만에 희생자는 150명을 넘었습니다.
이와 함께 2백 명 넘는 환자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만큼 희생자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늘어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인도의 밀주 유통 전말과 함께 밀주 제조 실태를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사람 잡는 밀주>입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병원에는 밀주를 마신 뒤 탈이 난 주민들이 연일 실려오고 있습니다.
병원은 치료를 받거나 대기 중인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치료 도중 숨진 시신들이 병원 밖으로 옮겨지는 안타까운 장면도 볼 수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가족의 죽음에 유족들은 오열을 멈추지 않습니다.
[데이비드 카르마카르/환자 : "이런 일은 처음 봅니다. 저도 술을 마시지만, 이런 끔찍한 일은 못 봤어요."]
이번에 문제가 된 밀주를 마신 주민은 천 5백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차 농장 노동자들이기도 한 이들은 주급을 받은 뒤 농장 인근에서 파는 밀주를 마셨다가 곧바로 구토와 가슴 통증, 호흡 곤란 등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 당국 관계자는 "피해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며 "21일보다 훨씬 이전에 밀주를 마신 주민까지 병원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우탐 프라삿 두타/고라앗 병원 책임자 : "해독제는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일이 발생했을 때 바로 투약 돼야 했는데, 환자들이 너무 늦게 왔어요. 그래서 해독제 가 제 역할을 못 해요."]
[앵커]
밀주에 어떤 성분이 들었길래 이같은 일이 일어난거죠?
[기자]
경찰은 지금까지 독성이 있는 술을 제조 판매한 혐의로 밀주 제조업자 등 34명을 체포해 조사했습니다.
경찰은 이와 함께 해당 지역에 대규모 밀주 제조 조직이 있는지 여부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파르톰프랏팀 사이키아/현지 경찰 : "밀주 제조에 관여한 사람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담당 부서에서 현재 조사를 시작했고요. 경찰은 이를 지원하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용의자를 체포할 겁니다."]
무엇보다 술 안에 든 어떤 성분이 대규모 희생자를 낳았는지가 관건인데요.
경찰은 주민들이 유독성 메탄올이 함유된 술을 마셨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도 보건당국도 "사망 원인이 가짜로 제조한 술에서 나온 독성 물질 때문으로 보인다"며 밀주 샘플을 채취하는 등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인도에서 밀주로 사고가 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잖아요?
[기자]
가격이 단지 싸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불법 유통되는 밀주를 마셨다가 변을 당하는 사고는 인도에서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어느 정도길래 그러냐면요,
밀주 한잔 가격이 10센트로 정상적인 술의 1/3 가격밖에 안 됩니다.
이러다보니 서민과 빈곤층을 중심으로 밀주를 유통시키고 마시는 일이 자연스럽게 된 겁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11년 서 벵갈 주에서 밀주를 마신 사람들 가운데 최소 168명이 숨지면서 밀주 관련 최악의 사망 사고로 기록됐고요.
2015년에도 뭄바이 빈민가에서 백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최근에도 우타르 프라데시 주 등에서 밀주를 마신 백여 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2년 전인 2017년 당시 통계를 보면 인도에선 한 해 소비되는 주류 평균량이 50억 리터인데요.
이 가운데 40%가 밀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보통 밀주는 가정집에서 만들어져 도시로 은밀하게 유통되곤 합니다.
특히 술의 양을 늘리기 위해 메탄올이나 병원에서 사용하는 소독용 알코올 같은 인체에 치명적인 성분을 아무 제약 없이 넣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메탄올 성분을 조금이라도 섭취하게 되면 현기증과 두통을 일으키면서 시신경과 장기 손상을 일으키고 결국에는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앵커]
섬뜩하군요,
그런데 이렇게 치명적인 밀주가 유통되는 건 유독 인도만의 얘기는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초 인도네시아에서 밀주를 마시고 숨진 주민의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은 길거리 가판대에서 파는 밀주를 사 마신 뒤 구토, 호흡곤란, 의식불명 등의 증상을 보였는데요.
밀주에는 모기 퇴치제, 진통제 등이 섞여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음주가 금지된 이란에서도 지난해 밀주를 마신 주민 33명이 숨졌고요.
밀주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지난 2016년과 2017년 러시아에서는 돈이 없어서 보드카를 사지 못한 서민들이 보드카 대용으로 메탄올이 함유된 보습용 로션을 마시다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각국 정부가 밀주 단속을 벌이고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암암리에 유통, 거래되다 보니 단속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요.
밀주로 인한 음주 사고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각국에서는 밀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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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이주한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최근 인도 동북부 아삼주에서 사람들이 밀주를 마시고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21일 10여 명이 숨지면서 이 같은 일이 알려졌는데요.
이후 매일 수십 명씩 숨지면서 불과 나흘 만에 희생자는 150명을 넘었습니다.
이와 함께 2백 명 넘는 환자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만큼 희생자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늘어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인도의 밀주 유통 전말과 함께 밀주 제조 실태를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사람 잡는 밀주>입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병원에는 밀주를 마신 뒤 탈이 난 주민들이 연일 실려오고 있습니다.
병원은 치료를 받거나 대기 중인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치료 도중 숨진 시신들이 병원 밖으로 옮겨지는 안타까운 장면도 볼 수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가족의 죽음에 유족들은 오열을 멈추지 않습니다.
[데이비드 카르마카르/환자 : "이런 일은 처음 봅니다. 저도 술을 마시지만, 이런 끔찍한 일은 못 봤어요."]
이번에 문제가 된 밀주를 마신 주민은 천 5백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차 농장 노동자들이기도 한 이들은 주급을 받은 뒤 농장 인근에서 파는 밀주를 마셨다가 곧바로 구토와 가슴 통증, 호흡 곤란 등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 당국 관계자는 "피해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며 "21일보다 훨씬 이전에 밀주를 마신 주민까지 병원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우탐 프라삿 두타/고라앗 병원 책임자 : "해독제는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일이 발생했을 때 바로 투약 돼야 했는데, 환자들이 너무 늦게 왔어요. 그래서 해독제 가 제 역할을 못 해요."]
[앵커]
밀주에 어떤 성분이 들었길래 이같은 일이 일어난거죠?
[기자]
경찰은 지금까지 독성이 있는 술을 제조 판매한 혐의로 밀주 제조업자 등 34명을 체포해 조사했습니다.
경찰은 이와 함께 해당 지역에 대규모 밀주 제조 조직이 있는지 여부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파르톰프랏팀 사이키아/현지 경찰 : "밀주 제조에 관여한 사람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담당 부서에서 현재 조사를 시작했고요. 경찰은 이를 지원하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용의자를 체포할 겁니다."]
무엇보다 술 안에 든 어떤 성분이 대규모 희생자를 낳았는지가 관건인데요.
경찰은 주민들이 유독성 메탄올이 함유된 술을 마셨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도 보건당국도 "사망 원인이 가짜로 제조한 술에서 나온 독성 물질 때문으로 보인다"며 밀주 샘플을 채취하는 등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인도에서 밀주로 사고가 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잖아요?
[기자]
가격이 단지 싸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불법 유통되는 밀주를 마셨다가 변을 당하는 사고는 인도에서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어느 정도길래 그러냐면요,
밀주 한잔 가격이 10센트로 정상적인 술의 1/3 가격밖에 안 됩니다.
이러다보니 서민과 빈곤층을 중심으로 밀주를 유통시키고 마시는 일이 자연스럽게 된 겁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11년 서 벵갈 주에서 밀주를 마신 사람들 가운데 최소 168명이 숨지면서 밀주 관련 최악의 사망 사고로 기록됐고요.
2015년에도 뭄바이 빈민가에서 백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최근에도 우타르 프라데시 주 등에서 밀주를 마신 백여 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2년 전인 2017년 당시 통계를 보면 인도에선 한 해 소비되는 주류 평균량이 50억 리터인데요.
이 가운데 40%가 밀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보통 밀주는 가정집에서 만들어져 도시로 은밀하게 유통되곤 합니다.
특히 술의 양을 늘리기 위해 메탄올이나 병원에서 사용하는 소독용 알코올 같은 인체에 치명적인 성분을 아무 제약 없이 넣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메탄올 성분을 조금이라도 섭취하게 되면 현기증과 두통을 일으키면서 시신경과 장기 손상을 일으키고 결국에는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앵커]
섬뜩하군요,
그런데 이렇게 치명적인 밀주가 유통되는 건 유독 인도만의 얘기는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초 인도네시아에서 밀주를 마시고 숨진 주민의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은 길거리 가판대에서 파는 밀주를 사 마신 뒤 구토, 호흡곤란, 의식불명 등의 증상을 보였는데요.
밀주에는 모기 퇴치제, 진통제 등이 섞여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음주가 금지된 이란에서도 지난해 밀주를 마신 주민 33명이 숨졌고요.
밀주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지난 2016년과 2017년 러시아에서는 돈이 없어서 보드카를 사지 못한 서민들이 보드카 대용으로 메탄올이 함유된 보습용 로션을 마시다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각국 정부가 밀주 단속을 벌이고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암암리에 유통, 거래되다 보니 단속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요.
밀주로 인한 음주 사고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각국에서는 밀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이주한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뭔가요?
[기자]
최근 인도 동북부 아삼주에서 사람들이 밀주를 마시고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21일 10여 명이 숨지면서 이 같은 일이 알려졌는데요.
이후 매일 수십 명씩 숨지면서 불과 나흘 만에 희생자는 150명을 넘었습니다.
이와 함께 2백 명 넘는 환자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만큼 희생자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늘어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인도의 밀주 유통 전말과 함께 밀주 제조 실태를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의 키워드, <사람 잡는 밀주>입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병원에는 밀주를 마신 뒤 탈이 난 주민들이 연일 실려오고 있습니다.
병원은 치료를 받거나 대기 중인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치료 도중 숨진 시신들이 병원 밖으로 옮겨지는 안타까운 장면도 볼 수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가족의 죽음에 유족들은 오열을 멈추지 않습니다.
[데이비드 카르마카르/환자 : "이런 일은 처음 봅니다. 저도 술을 마시지만, 이런 끔찍한 일은 못 봤어요."]
이번에 문제가 된 밀주를 마신 주민은 천 5백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차 농장 노동자들이기도 한 이들은 주급을 받은 뒤 농장 인근에서 파는 밀주를 마셨다가 곧바로 구토와 가슴 통증, 호흡 곤란 등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 당국 관계자는 "피해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며 "21일보다 훨씬 이전에 밀주를 마신 주민까지 병원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우탐 프라삿 두타/고라앗 병원 책임자 : "해독제는 효과를 보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일이 발생했을 때 바로 투약 돼야 했는데, 환자들이 너무 늦게 왔어요. 그래서 해독제 가 제 역할을 못 해요."]
[앵커]
밀주에 어떤 성분이 들었길래 이같은 일이 일어난거죠?
[기자]
경찰은 지금까지 독성이 있는 술을 제조 판매한 혐의로 밀주 제조업자 등 34명을 체포해 조사했습니다.
경찰은 이와 함께 해당 지역에 대규모 밀주 제조 조직이 있는지 여부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파르톰프랏팀 사이키아/현지 경찰 : "밀주 제조에 관여한 사람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담당 부서에서 현재 조사를 시작했고요. 경찰은 이를 지원하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용의자를 체포할 겁니다."]
무엇보다 술 안에 든 어떤 성분이 대규모 희생자를 낳았는지가 관건인데요.
경찰은 주민들이 유독성 메탄올이 함유된 술을 마셨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도 보건당국도 "사망 원인이 가짜로 제조한 술에서 나온 독성 물질 때문으로 보인다"며 밀주 샘플을 채취하는 등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인도에서 밀주로 사고가 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잖아요?
[기자]
가격이 단지 싸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불법 유통되는 밀주를 마셨다가 변을 당하는 사고는 인도에서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어느 정도길래 그러냐면요,
밀주 한잔 가격이 10센트로 정상적인 술의 1/3 가격밖에 안 됩니다.
이러다보니 서민과 빈곤층을 중심으로 밀주를 유통시키고 마시는 일이 자연스럽게 된 겁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11년 서 벵갈 주에서 밀주를 마신 사람들 가운데 최소 168명이 숨지면서 밀주 관련 최악의 사망 사고로 기록됐고요.
2015년에도 뭄바이 빈민가에서 백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최근에도 우타르 프라데시 주 등에서 밀주를 마신 백여 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2년 전인 2017년 당시 통계를 보면 인도에선 한 해 소비되는 주류 평균량이 50억 리터인데요.
이 가운데 40%가 밀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보통 밀주는 가정집에서 만들어져 도시로 은밀하게 유통되곤 합니다.
특히 술의 양을 늘리기 위해 메탄올이나 병원에서 사용하는 소독용 알코올 같은 인체에 치명적인 성분을 아무 제약 없이 넣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메탄올 성분을 조금이라도 섭취하게 되면 현기증과 두통을 일으키면서 시신경과 장기 손상을 일으키고 결국에는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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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하군요,
그런데 이렇게 치명적인 밀주가 유통되는 건 유독 인도만의 얘기는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초 인도네시아에서 밀주를 마시고 숨진 주민의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은 길거리 가판대에서 파는 밀주를 사 마신 뒤 구토, 호흡곤란, 의식불명 등의 증상을 보였는데요.
밀주에는 모기 퇴치제, 진통제 등이 섞여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음주가 금지된 이란에서도 지난해 밀주를 마신 주민 33명이 숨졌고요.
밀주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지난 2016년과 2017년 러시아에서는 돈이 없어서 보드카를 사지 못한 서민들이 보드카 대용으로 메탄올이 함유된 보습용 로션을 마시다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각국 정부가 밀주 단속을 벌이고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암암리에 유통, 거래되다 보니 단속이 쉽지 않다고 하는데요.
밀주로 인한 음주 사고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각국에서는 밀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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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한 기자 juh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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