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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급성 알코올 중독”…드러나는 진실들
입력 2019.03.19 (12:39) 수정 2019.03.19 (12:49) 뉴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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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자 고등학생 두 명과 여고생 한 명이 모텔에 들어갔다가 2시간여 뒤에 남학생들만 모텔을 나왔습니다.

여학생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인은 급성 알코올 중독인데, 가해자들을 엄벌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제기돼 동의 20만명을 넘겼습니다.

그날 그곳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고등학교 1학년, 16살 A양이 집을 나선 건 늦은 밤이었습니다.

[A양 아버지/음성변조 : "12시 20분쯤 새벽에 '아빠 잠깐 친구만 만나고 올게요.'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야 지금 시간이 몇 신데 나가냐' 제가 그랬었어요. '아빠, 여기 앞에 금방 갔다 올게.', 그렇게 마지막 얼굴 봤어요."]

친구의 연락을 받고 외출을 한다던 딸.

하지만 그 시간 연락을 해 온 건 남자 선배들이었습니다.

[A양 아버지/음성변조 : "계속 전화를 했더라고요. 전화하고 만나자 그러고. 문자가 있어요."]

여러 통의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 심상치 않은 음성 메시지도 있었습니다.

[휴대전화 음성메시지/음성변조 : "너 전화 안 받으면 후회한다."]

그날 A양을 불러낸 건 CCTV 영상 속의 두 남학생.

이들은 인근 편의점에서 소주 5병을 사서 모텔로 갔습니다.

[A양 아버지/음성변조 : "게임 내기를 해서 자기들이 걸리면 몰래 버려 버리고 술을 안 마시고 우리 딸만 술을 먹인 거예요. 자기들은 버리고 우리 딸만 계속 먹이니까 술이 이제 취할 거 아닙니까."]

한 시간 반 만에 소주 3병을 마신 A양이 술에 취해 쓰러지자 남학생들은 성폭행을 했고 그대로 모텔을 빠져나왔습니다.

뒤늦게 발견된 A양은 이미 숨을 거둔 뒤였습니다.

부검결과 A양의 혈중 알콜 농도 0.405% 호흡곤란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충격에 빠진 A양의 친구들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A양 지인/음성변조 : "일 터지고 나서 한 2~3일 뒤에 저희가 다 같이 가해자들 SNS를 봤는데 딱 글이 있는 거예요. '이틀 후에 여자 사진 가져오겠다.'라고, '얘들은 계획적으로 A양을 만난 거다.' 이 생각이 들어서…."]

[A양 지인/음성변조 : "(가해자들이) 어떻게든 애들한테는 그 사진을 보여 줘야겠고 동영상도 보여 줘야겠고 하니까 A양을 나오게 만들려고 그렇게 협박까지 하면서…."]

게다가 A양의 장례식장에서는 이런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A양 지인/음성변조 : "가해자들이 (모텔 방 번호를) 알려주면서 거기 가서 A양이 살아 있으면 데리고 나오고 죽어 있으면 버리고 나오라는 식으로…."]

가해자들이 한 후배에게 피해자인 A양의 상태를 확인하라고 했다는 겁니다.

[A양 지인/음성변조 : "후배가 갔는데 앞에 경찰들이 있어서 못 갈 것 같다고 얘기하니까 그 가해자가 장난하냐고 경찰 뚫고 가라고 그렇게 얘기했어요."]

하지만 모텔 앞을 서성이는 이 후배의 수상한 모습이 경찰의 눈에 띄었고 가해자들은 바로 검거됐습니다.

경찰은 CCTV에 등장한 두 학생 외에 두 명을 추가로 검거했는데요.

[A양 지인/음성변조 : "이번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도 A양한테 몹쓸 짓 한 번씩 다 했던 사람들이에요."]

피해자가 성폭행을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사건이 발생하기 한 달 전 마을 모처에서 술을 마시게 한 뒤 인근 병원 화장실로 끌고 가 성폭행을 했다는 겁니다.

당시에도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성폭행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가족들은 얘기합니다.

[A양 아버지/음성변조 :"화장실에서 술에 취해서 있어서 침대로 옮겨 놨다... 경찰 말은 바지가 반 벗겨져 있길래 옷을 입혔다고 하더라고요. (성폭행 의심이 된다는 그런 얘기는 없었어요?) 별 말 없었어요, 그날."]

A양이 숨진 당일 A양을 불러낸 선배 중엔 1차 성폭행 가해자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수차례 부재중 전화와 협박성 음성 메시지를 남긴 그 학생입니다.

[휴대전화 음성메시지/음성변조 : "너 전화 안 받으면 후회한다."]

A양 주변에선 또 다른 성폭행 피해자가 더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A양 지인/음성변조 : "이제 술을 일부러 더 먹여요. 자기들보다 더. 이제 의사 표현이 안 될 정도로 먹이고 성폭행하고 또 여자들은 어디 신고도 못하고 그냥 소문나기 싫으니까..."]

[동네 주민/음성변조 : "그 일 일어나기 전부터 같이 술 마시면 나쁜 일을 당한다. 약간 이런 (소문이)..."]

경찰 조사 결과 가해자들은 두 차례 성폭행 뒤 피해자의 사진과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해자들은 성폭행 혐의로 각각 최고 징역 3년~5년과 집행 유예 등을 선고받았습니다.

숨지게 한 치사 혐의에 대해선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A양 지인/음성변조 : "만약에 그 가해자들이 나왔을 때 A양을 적어도 병원에라도 데려갔으면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들고…."]

[A양 지인/음성변조 : "자기도 A양의 상태가 안 좋은 걸 확인하고 후배를 시켰을 것 아니에요. 그걸 짐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치사 혐의는 무죄라는 판결이 나와서..."]

A양의 친구들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며 국민청원을 제기했고 동의 20만 명을 넘었습니다.

지난 15일 청와대는 답변을 통해 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 표명은 어렵다면서도, 우리 사회의 대응이 달라지고 있다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A양 지인/음성변조 : "2심 재판도 이렇게 저희가 이해하지 못할 처벌이 나오면 2심 재판 끝나면 청원을 다시 올릴 생각인데…."]

[A양 지인/음성변조 : "청소년 성범죄 사건에 대해서 사람들이 많이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고 이 사건이 끝까지 묻히지 않게 다 노력할 거고…."]

재판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피해자 A양의 가족들과 친구들, 그리고 이 사건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청소년에게 술을 팔고 모텔에 들어가고, 치사 수준의 범죄가 반복되는 동안 사회의 제어 장치는 왜 가동되지 않았는지, 그리고 이번 판결이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 “성폭행·급성 알코올 중독”…드러나는 진실들
    • 입력 2019-03-19 12:45:24
    • 수정2019-03-19 12:49:37
    뉴스 12
[앵커]

남자 고등학생 두 명과 여고생 한 명이 모텔에 들어갔다가 2시간여 뒤에 남학생들만 모텔을 나왔습니다.

여학생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인은 급성 알코올 중독인데, 가해자들을 엄벌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제기돼 동의 20만명을 넘겼습니다.

그날 그곳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고등학교 1학년, 16살 A양이 집을 나선 건 늦은 밤이었습니다.

[A양 아버지/음성변조 : "12시 20분쯤 새벽에 '아빠 잠깐 친구만 만나고 올게요.'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야 지금 시간이 몇 신데 나가냐' 제가 그랬었어요. '아빠, 여기 앞에 금방 갔다 올게.', 그렇게 마지막 얼굴 봤어요."]

친구의 연락을 받고 외출을 한다던 딸.

하지만 그 시간 연락을 해 온 건 남자 선배들이었습니다.

[A양 아버지/음성변조 : "계속 전화를 했더라고요. 전화하고 만나자 그러고. 문자가 있어요."]

여러 통의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 심상치 않은 음성 메시지도 있었습니다.

[휴대전화 음성메시지/음성변조 : "너 전화 안 받으면 후회한다."]

그날 A양을 불러낸 건 CCTV 영상 속의 두 남학생.

이들은 인근 편의점에서 소주 5병을 사서 모텔로 갔습니다.

[A양 아버지/음성변조 : "게임 내기를 해서 자기들이 걸리면 몰래 버려 버리고 술을 안 마시고 우리 딸만 술을 먹인 거예요. 자기들은 버리고 우리 딸만 계속 먹이니까 술이 이제 취할 거 아닙니까."]

한 시간 반 만에 소주 3병을 마신 A양이 술에 취해 쓰러지자 남학생들은 성폭행을 했고 그대로 모텔을 빠져나왔습니다.

뒤늦게 발견된 A양은 이미 숨을 거둔 뒤였습니다.

부검결과 A양의 혈중 알콜 농도 0.405% 호흡곤란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충격에 빠진 A양의 친구들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A양 지인/음성변조 : "일 터지고 나서 한 2~3일 뒤에 저희가 다 같이 가해자들 SNS를 봤는데 딱 글이 있는 거예요. '이틀 후에 여자 사진 가져오겠다.'라고, '얘들은 계획적으로 A양을 만난 거다.' 이 생각이 들어서…."]

[A양 지인/음성변조 : "(가해자들이) 어떻게든 애들한테는 그 사진을 보여 줘야겠고 동영상도 보여 줘야겠고 하니까 A양을 나오게 만들려고 그렇게 협박까지 하면서…."]

게다가 A양의 장례식장에서는 이런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A양 지인/음성변조 : "가해자들이 (모텔 방 번호를) 알려주면서 거기 가서 A양이 살아 있으면 데리고 나오고 죽어 있으면 버리고 나오라는 식으로…."]

가해자들이 한 후배에게 피해자인 A양의 상태를 확인하라고 했다는 겁니다.

[A양 지인/음성변조 : "후배가 갔는데 앞에 경찰들이 있어서 못 갈 것 같다고 얘기하니까 그 가해자가 장난하냐고 경찰 뚫고 가라고 그렇게 얘기했어요."]

하지만 모텔 앞을 서성이는 이 후배의 수상한 모습이 경찰의 눈에 띄었고 가해자들은 바로 검거됐습니다.

경찰은 CCTV에 등장한 두 학생 외에 두 명을 추가로 검거했는데요.

[A양 지인/음성변조 : "이번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도 A양한테 몹쓸 짓 한 번씩 다 했던 사람들이에요."]

피해자가 성폭행을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사건이 발생하기 한 달 전 마을 모처에서 술을 마시게 한 뒤 인근 병원 화장실로 끌고 가 성폭행을 했다는 겁니다.

당시에도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성폭행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가족들은 얘기합니다.

[A양 아버지/음성변조 :"화장실에서 술에 취해서 있어서 침대로 옮겨 놨다... 경찰 말은 바지가 반 벗겨져 있길래 옷을 입혔다고 하더라고요. (성폭행 의심이 된다는 그런 얘기는 없었어요?) 별 말 없었어요, 그날."]

A양이 숨진 당일 A양을 불러낸 선배 중엔 1차 성폭행 가해자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수차례 부재중 전화와 협박성 음성 메시지를 남긴 그 학생입니다.

[휴대전화 음성메시지/음성변조 : "너 전화 안 받으면 후회한다."]

A양 주변에선 또 다른 성폭행 피해자가 더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A양 지인/음성변조 : "이제 술을 일부러 더 먹여요. 자기들보다 더. 이제 의사 표현이 안 될 정도로 먹이고 성폭행하고 또 여자들은 어디 신고도 못하고 그냥 소문나기 싫으니까..."]

[동네 주민/음성변조 : "그 일 일어나기 전부터 같이 술 마시면 나쁜 일을 당한다. 약간 이런 (소문이)..."]

경찰 조사 결과 가해자들은 두 차례 성폭행 뒤 피해자의 사진과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해자들은 성폭행 혐의로 각각 최고 징역 3년~5년과 집행 유예 등을 선고받았습니다.

숨지게 한 치사 혐의에 대해선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A양 지인/음성변조 : "만약에 그 가해자들이 나왔을 때 A양을 적어도 병원에라도 데려갔으면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들고…."]

[A양 지인/음성변조 : "자기도 A양의 상태가 안 좋은 걸 확인하고 후배를 시켰을 것 아니에요. 그걸 짐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치사 혐의는 무죄라는 판결이 나와서..."]

A양의 친구들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며 국민청원을 제기했고 동의 20만 명을 넘었습니다.

지난 15일 청와대는 답변을 통해 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 표명은 어렵다면서도, 우리 사회의 대응이 달라지고 있다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A양 지인/음성변조 : "2심 재판도 이렇게 저희가 이해하지 못할 처벌이 나오면 2심 재판 끝나면 청원을 다시 올릴 생각인데…."]

[A양 지인/음성변조 : "청소년 성범죄 사건에 대해서 사람들이 많이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고 이 사건이 끝까지 묻히지 않게 다 노력할 거고…."]

재판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피해자 A양의 가족들과 친구들, 그리고 이 사건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청소년에게 술을 팔고 모텔에 들어가고, 치사 수준의 범죄가 반복되는 동안 사회의 제어 장치는 왜 가동되지 않았는지, 그리고 이번 판결이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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