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세제는 몇 컵?…세탁 세제와 건조기의 비밀

입력 2019.04.03 (08:44) 수정 2019.04.0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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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활에 보탬이 되는 소식을 전합니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살림에 자신 있는 분들도 세탁기에 넣는 정확한 세제 용량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오늘은 세탁용 세제와 요즘 많이 팔리는 건조기에 얽힌 비밀을 박대기 기자와 함께 풀어 보겠습니다.

박 기자, 세탁기 세제 용량은 보통 부피를 보고 대강 정하거나 더러운 정도를 보고 정하는데, 어떻게 하는 게 맞나요?

[기자]

네. 저도 그냥 부피나 느낌상 더러운 정도에 따라 넣었는데요.

국가에서 정확한 기준을 만들어 두었는데 저도 잘 몰랐습니다.

세탁용 세제마다 계량컵이 딸려 있는데 이 컵이 넘치지 않게 세제를 부으면 7kg을 세탁할 수 있습니다.

세제 종류와 무관하게 1컵으로 빨래 7kg을 할 수 있다는 점은 같습니다.

또, 이 한 컵이면 아주 더럽지만 않으면 세탁을 하는 데 충분한 양입니다.

저도 세제를 더 많이 넣으면 더 깨끗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컵에 고봉으로 담아서 넣거나 두 컵을 넣기도 하는데요.

관련 연구들을 보면 세제량이 늘어난다고 더 깨끗해지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오히려 세제가 많으면 헹굼 과정에서 세제가 씻겨 나가지 않아서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옷에 남은 세제의 계면활성제 성분이 피부에 닿으면 몸에 필요한 기름기가 제거돼 피부를 자극한다"고 지적합니다.

세탁 과정에서 거품이 많으면 좋다고 알고 있지만, 한국소비자원 실험 결과 세척력과 무관합니다.

너무 많은 세제를 넣으면 세제가 자연 속으로 배출돼 환경 문제를 일으킬 우려도 있습니다.

[앵커]

7kg에 세제 한 컵, 그런데 세탁물 무게를 정확하게 알기 힘들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대략적인 세탁량을 봤는데요.

일반적인 가정에서 2~3일에 한 번 정도 세탁을 한다면 그 양은 약 3kg정도 됩니다.

예를 들어 바지와 남방 2개씩, 와이셔츠 두 벌과 속옷 4 개씩 그리고 수건까지 세탁하더라도 무게는 약 3kg 정도고요.

이런 정도라면 세제 반 컵이라도 충분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과거에 많이 쓰던 통돌이 세탁기는 세탁물의 무게대로 물 높이가 표시됩니다.

물 높이가 50% 정도라면 반 컵을 넣는다는 기준으로 세제를 넣으면 됩니다.

최근의 드럼 세탁기는 아쉽게도 물 높이 표시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요.

보통 와이셔츠 한 벌에 200그램, 수건 한 개에 150그램 정도 됩니다.

와이셔츠 열 다섯 벌이나 수건 스무 개를 한 번에 세탁한다면 세제 반 컵을 넣으면 적당합니다.

[앵커]

예전에는 세탁기만 샀는데, 요즘에는 건조기도 많이 사잖아요?

제품이 다양하다 보니 싼 것 비싼 것 어느 걸 사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기자]

결론만 보면 "비싸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많이 팔리는 7개 제품을 비교해 봤는데요.

최대 용량에서 건조도를 비교해 본 결과 4개 제품이 양호 판정을 받았고요.

M사 한국 법인 제품은 미흡 판정을 받았는데요.

문제는 앞의 4개 제품은 80만 원에서 130만 원대 제품인데 M사 제품은 230만 원대입니다.

건조 성능만 놓고 보면 오히려 비싼 제품이 다소 떨어지는 셈입니다.

다만 M사 제품은 전력 소비는 가장 적고 건조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이 점을 중시한다면 선택해도 되겠습니다.

한 가지 알아 두실 점은 어떤 빨래 건조기든지 최대 용량을 꽉 채울 경우에는 건조 성능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앵커]

가스 건조기와 전기 건조기 중에 어느 것이 나은가요?

[기자]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가스식을 쓴다면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스식은 배관 공사를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전기식은 다시 두 가지로 나뉩니다.

전통적인 히터 건조 방식은 저렴한 점이 장점이고요.

최근에 나온 히트펌프 건조 방식은 저온에서 건조해서 옷감이 상할 우려는 적은 대신에 건조기 자체가 비싼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따로 실외로 공기를 배출하는 배관이 없어도 되는 건조기도 있습니다.

컨덴싱 방식이라고 부르는데, 원룸에 거주하는 1인 가구에게는 적합한 방식의 건조기입니다.

대신에 값이 비싸거나 건조 성능은 낮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건조기 유형 중에서 잘 비교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건조기의 판매는 2년 전 60만 대에서 지난해 150만 대, 올해는 20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가전업계에 모처럼 인기 상품이 나온 것인데요.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이나, 빨래 널 곳도 없는 공간에서 살아야 하는 주거 공간 문제 때문에 건조기가 인기라는 점을 생각하면 씁쓸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대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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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경제] 세제는 몇 컵?…세탁 세제와 건조기의 비밀
    • 입력 2019-04-03 08:47:05
    • 수정2019-04-03 11: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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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활에 보탬이 되는 소식을 전합니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살림에 자신 있는 분들도 세탁기에 넣는 정확한 세제 용량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오늘은 세탁용 세제와 요즘 많이 팔리는 건조기에 얽힌 비밀을 박대기 기자와 함께 풀어 보겠습니다.

박 기자, 세탁기 세제 용량은 보통 부피를 보고 대강 정하거나 더러운 정도를 보고 정하는데, 어떻게 하는 게 맞나요?

[기자]

네. 저도 그냥 부피나 느낌상 더러운 정도에 따라 넣었는데요.

국가에서 정확한 기준을 만들어 두었는데 저도 잘 몰랐습니다.

세탁용 세제마다 계량컵이 딸려 있는데 이 컵이 넘치지 않게 세제를 부으면 7kg을 세탁할 수 있습니다.

세제 종류와 무관하게 1컵으로 빨래 7kg을 할 수 있다는 점은 같습니다.

또, 이 한 컵이면 아주 더럽지만 않으면 세탁을 하는 데 충분한 양입니다.

저도 세제를 더 많이 넣으면 더 깨끗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컵에 고봉으로 담아서 넣거나 두 컵을 넣기도 하는데요.

관련 연구들을 보면 세제량이 늘어난다고 더 깨끗해지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오히려 세제가 많으면 헹굼 과정에서 세제가 씻겨 나가지 않아서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옷에 남은 세제의 계면활성제 성분이 피부에 닿으면 몸에 필요한 기름기가 제거돼 피부를 자극한다"고 지적합니다.

세탁 과정에서 거품이 많으면 좋다고 알고 있지만, 한국소비자원 실험 결과 세척력과 무관합니다.

너무 많은 세제를 넣으면 세제가 자연 속으로 배출돼 환경 문제를 일으킬 우려도 있습니다.

[앵커]

7kg에 세제 한 컵, 그런데 세탁물 무게를 정확하게 알기 힘들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대략적인 세탁량을 봤는데요.

일반적인 가정에서 2~3일에 한 번 정도 세탁을 한다면 그 양은 약 3kg정도 됩니다.

예를 들어 바지와 남방 2개씩, 와이셔츠 두 벌과 속옷 4 개씩 그리고 수건까지 세탁하더라도 무게는 약 3kg 정도고요.

이런 정도라면 세제 반 컵이라도 충분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과거에 많이 쓰던 통돌이 세탁기는 세탁물의 무게대로 물 높이가 표시됩니다.

물 높이가 50% 정도라면 반 컵을 넣는다는 기준으로 세제를 넣으면 됩니다.

최근의 드럼 세탁기는 아쉽게도 물 높이 표시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요.

보통 와이셔츠 한 벌에 200그램, 수건 한 개에 150그램 정도 됩니다.

와이셔츠 열 다섯 벌이나 수건 스무 개를 한 번에 세탁한다면 세제 반 컵을 넣으면 적당합니다.

[앵커]

예전에는 세탁기만 샀는데, 요즘에는 건조기도 많이 사잖아요?

제품이 다양하다 보니 싼 것 비싼 것 어느 걸 사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기자]

결론만 보면 "비싸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많이 팔리는 7개 제품을 비교해 봤는데요.

최대 용량에서 건조도를 비교해 본 결과 4개 제품이 양호 판정을 받았고요.

M사 한국 법인 제품은 미흡 판정을 받았는데요.

문제는 앞의 4개 제품은 80만 원에서 130만 원대 제품인데 M사 제품은 230만 원대입니다.

건조 성능만 놓고 보면 오히려 비싼 제품이 다소 떨어지는 셈입니다.

다만 M사 제품은 전력 소비는 가장 적고 건조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이 점을 중시한다면 선택해도 되겠습니다.

한 가지 알아 두실 점은 어떤 빨래 건조기든지 최대 용량을 꽉 채울 경우에는 건조 성능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앵커]

가스 건조기와 전기 건조기 중에 어느 것이 나은가요?

[기자]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가스식을 쓴다면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스식은 배관 공사를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전기식은 다시 두 가지로 나뉩니다.

전통적인 히터 건조 방식은 저렴한 점이 장점이고요.

최근에 나온 히트펌프 건조 방식은 저온에서 건조해서 옷감이 상할 우려는 적은 대신에 건조기 자체가 비싼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따로 실외로 공기를 배출하는 배관이 없어도 되는 건조기도 있습니다.

컨덴싱 방식이라고 부르는데, 원룸에 거주하는 1인 가구에게는 적합한 방식의 건조기입니다.

대신에 값이 비싸거나 건조 성능은 낮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건조기 유형 중에서 잘 비교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건조기의 판매는 2년 전 60만 대에서 지난해 150만 대, 올해는 20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가전업계에 모처럼 인기 상품이 나온 것인데요.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이나, 빨래 널 곳도 없는 공간에서 살아야 하는 주거 공간 문제 때문에 건조기가 인기라는 점을 생각하면 씁쓸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대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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