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불타버린 850년 역사’

입력 2019.04.16 (20:37) 수정 2019.04.16 (20: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전세계의 주요 이슈를 짚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홍석우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은 파리 노트르담 화재 소식이죠?

참 가슴 아팠어요.

[기자]

네, 앞서 주요뉴스에서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조금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키워드는 '불타버린 850년 역사'입니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를 상징하는 장면이죠?

높이 96미터.

나무와 납으로 만들어진 첨탑이 거대한 불길에 휩싸인 채 무너져 내립니다.

불이 난 건 현지시간으로 어제 저녁 6시 50분쯤이었습니다.

불이 난지 한 시간 만에 고딕양식을 대표했던 첨탑과 함께 지붕도 완전히 불에 타 주저앉았습니다.

400명이 넘는 소방관들이 긴급 투입돼 성당이 완전히 파괴되는 것을 막는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불은 8시간 만에 꺼졌고, 성당 정면의 대리석 쌍탑과 서쪽 파사드 등 주요 구조물은 다행히 화마를 피했습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파리의 상징인 850년 역사의 노트르담 성당 화재 소식에 전세계인들은 하루 종일 술렁였습니다.

[앵커]

노트르담 대성당은 파리의 대표적 명소잖아요.

역사적, 문화적으로 가치가 있는 곳이라 프랑스 국민들도 충격이 컸겠네요.

[기자]

네, 노트르담 대성당은 1163년 프랑스 루이 7세의 명령으로 건설을 시작해 약 100년에 걸쳐 완성됐습니다.

지도를 보면 파리 센강 한가운데 있거든요.

이 지역이 파리의 발상지라는 거죠.

프랑스 고딕건축 양식 건축물의 대표작으로 199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됐습니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 등 수많은 예술 작품에 영감을 주고 매년 1400만 명이 찾는 인류 유산입니다.

[필레 네종/파리 시민 : "끔찍해요. 노트르담은 단순한 성당이 아니라 프랑스의 상징입니다. 역사 유적지가 불타는 순간을 목격하게 된 건 끔찍합니다."]

현장을 지켜본 파리 시민들은 성당 주변에서 찬송가를 부르며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예정됐던 대국민 담화를 취소하고 급히 화재 현장을 찾았습니다.

미국과 독일 등 각국 정상들도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정말 끔찍한 화재입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우리 문화와 삶의 일부였습니다. 정말 위대한 성당이었습니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재로 파괴됐다는 뉴스를 충격과 슬픔 속에 접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화재 원인은 나왔나요?

방화냐, 실화냐 원인 분석이 분분하던데요.

[기자]

네, 조사 중이지만, 일단 방화는 아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수년 전부터 대기오염 등으로 일부가 부식되거나 훼손되는 등 전문가들로부터 상태가 위험하다는 경고를 받아와 지난해부터 대규모 복원 공사를 진행 중이었거든요.

프랑스 경찰은 대성당 건물 외관에 첨탑 보수공사를 위해 세운 목조 가설물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앵커]

불이 8시간 넘게 지속됐잖아요.

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노트르담 대성당은 지어진지 850년이 넘었거든요.

아치형 지지구조 설치를 위해 사용한 목재도 그만큼 오래됐습니다.

벽은 석재, 대들보는 목재. 이러다보니 나무를 타고 불이 번지게 되고요.

정교한 화재방지 시스템 미비도 복합적으로 작용해 불길을 키웠다고 화재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성당 바로 옆에 센 강이 있는 데도 진화작업이 제대로 안 된 거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는데요.

미국에선 유럽 국가들이 대형 소방장비를 갖추지 않는다는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아마도 공중 소방 항공기가 불을 끄는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는데, 프랑스 당국은 "이미 화재로 훼손된 상태에서 공중에서 물이 쏟아지면 전체 구조물이 붕괴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대국민 긴급 발표를 통해 "최악은 피했다"면서 "노트르담 대성당을 재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불에 타버린 노트르담 대성당이 얼만큼 복원될 지는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인가요?

[기자]

네, 노트르담 성당에서 가장 중요한 유물은 '장미 창'으로 불리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인데요.

성당 내 3개가 있고요.

1200년대에 만들어진 겁니다.

장미 창의 상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요.

다행히 가시면류관과 13세기 프랑스 왕이 입었던 옷 등은 피해를 면했다고 성당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그러나 대성당 내부의 나무 장식 대부분은 화마에 소실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 서기 1160년에서 1220년 사이 제작된 나무 장식인데요.

[앤드류 크롬프턴/영국 리버풀 대학 건축 전문가 : "같은 패턴의 목재들로 대체할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복제품일 뿐입니다. 원래 것과 같지는 않죠."]

2008년 숭례문이 불에 탈 때도 그 오랜 세월을 버텨왔던 목재들이 사라지는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또 이번 화재로 지난해 9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 화재를 떠올리는 세계인들도 있습니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세계 각국에서는 문화유적 화재 예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오늘의 픽] ‘불타버린 850년 역사’
    • 입력 2019-04-16 20:31:26
    • 수정2019-04-16 20:56:49
    글로벌24
[앵커]

전세계의 주요 이슈를 짚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홍석우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은 파리 노트르담 화재 소식이죠?

참 가슴 아팠어요.

[기자]

네, 앞서 주요뉴스에서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조금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키워드는 '불타버린 850년 역사'입니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를 상징하는 장면이죠?

높이 96미터.

나무와 납으로 만들어진 첨탑이 거대한 불길에 휩싸인 채 무너져 내립니다.

불이 난 건 현지시간으로 어제 저녁 6시 50분쯤이었습니다.

불이 난지 한 시간 만에 고딕양식을 대표했던 첨탑과 함께 지붕도 완전히 불에 타 주저앉았습니다.

400명이 넘는 소방관들이 긴급 투입돼 성당이 완전히 파괴되는 것을 막는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불은 8시간 만에 꺼졌고, 성당 정면의 대리석 쌍탑과 서쪽 파사드 등 주요 구조물은 다행히 화마를 피했습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파리의 상징인 850년 역사의 노트르담 성당 화재 소식에 전세계인들은 하루 종일 술렁였습니다.

[앵커]

노트르담 대성당은 파리의 대표적 명소잖아요.

역사적, 문화적으로 가치가 있는 곳이라 프랑스 국민들도 충격이 컸겠네요.

[기자]

네, 노트르담 대성당은 1163년 프랑스 루이 7세의 명령으로 건설을 시작해 약 100년에 걸쳐 완성됐습니다.

지도를 보면 파리 센강 한가운데 있거든요.

이 지역이 파리의 발상지라는 거죠.

프랑스 고딕건축 양식 건축물의 대표작으로 199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됐습니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 등 수많은 예술 작품에 영감을 주고 매년 1400만 명이 찾는 인류 유산입니다.

[필레 네종/파리 시민 : "끔찍해요. 노트르담은 단순한 성당이 아니라 프랑스의 상징입니다. 역사 유적지가 불타는 순간을 목격하게 된 건 끔찍합니다."]

현장을 지켜본 파리 시민들은 성당 주변에서 찬송가를 부르며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예정됐던 대국민 담화를 취소하고 급히 화재 현장을 찾았습니다.

미국과 독일 등 각국 정상들도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정말 끔찍한 화재입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우리 문화와 삶의 일부였습니다. 정말 위대한 성당이었습니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재로 파괴됐다는 뉴스를 충격과 슬픔 속에 접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화재 원인은 나왔나요?

방화냐, 실화냐 원인 분석이 분분하던데요.

[기자]

네, 조사 중이지만, 일단 방화는 아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수년 전부터 대기오염 등으로 일부가 부식되거나 훼손되는 등 전문가들로부터 상태가 위험하다는 경고를 받아와 지난해부터 대규모 복원 공사를 진행 중이었거든요.

프랑스 경찰은 대성당 건물 외관에 첨탑 보수공사를 위해 세운 목조 가설물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앵커]

불이 8시간 넘게 지속됐잖아요.

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노트르담 대성당은 지어진지 850년이 넘었거든요.

아치형 지지구조 설치를 위해 사용한 목재도 그만큼 오래됐습니다.

벽은 석재, 대들보는 목재. 이러다보니 나무를 타고 불이 번지게 되고요.

정교한 화재방지 시스템 미비도 복합적으로 작용해 불길을 키웠다고 화재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성당 바로 옆에 센 강이 있는 데도 진화작업이 제대로 안 된 거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는데요.

미국에선 유럽 국가들이 대형 소방장비를 갖추지 않는다는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아마도 공중 소방 항공기가 불을 끄는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는데, 프랑스 당국은 "이미 화재로 훼손된 상태에서 공중에서 물이 쏟아지면 전체 구조물이 붕괴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대국민 긴급 발표를 통해 "최악은 피했다"면서 "노트르담 대성당을 재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불에 타버린 노트르담 대성당이 얼만큼 복원될 지는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인가요?

[기자]

네, 노트르담 성당에서 가장 중요한 유물은 '장미 창'으로 불리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인데요.

성당 내 3개가 있고요.

1200년대에 만들어진 겁니다.

장미 창의 상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요.

다행히 가시면류관과 13세기 프랑스 왕이 입었던 옷 등은 피해를 면했다고 성당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그러나 대성당 내부의 나무 장식 대부분은 화마에 소실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 서기 1160년에서 1220년 사이 제작된 나무 장식인데요.

[앤드류 크롬프턴/영국 리버풀 대학 건축 전문가 : "같은 패턴의 목재들로 대체할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복제품일 뿐입니다. 원래 것과 같지는 않죠."]

2008년 숭례문이 불에 탈 때도 그 오랜 세월을 버텨왔던 목재들이 사라지는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또 이번 화재로 지난해 9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국립박물관 화재를 떠올리는 세계인들도 있습니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세계 각국에서는 문화유적 화재 예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