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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실패 없는 창업을 꿈꾼다”…공유 주방 열풍은 어떻게 시작됐나?
입력 2019.04.30 (16:45) 수정 2019.04.30 (16:47) 특파원 리포트
"음식 사업을 성공시킨다"

공유주방의 스타트업 기업인 유니온 키친(Union Kitchen)의 홈페이지에 새겨진 문구다. 바꿔 말하면 '실패하지 않는 창업을 꿈꾸게 하는 것'이 기업 목표이다.

미국에서 공유주방이 본격적으로 사업 모델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이후다. 아직 우리에겐 낯설지만, 식음료 창업을 준비하는 개인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공유주방의 사업 모델이다.

컬린 길크리스트 ‘유니온 키친’ 대표컬린 길크리스트 ‘유니온 키친’ 대표

7년 전, 쿠키 팔던 카페 주인 CEO로 변신하다

◎ "주방이 필요했어요"= 유니온 키친을 설립한 컬린 길크리스트 대표는 7년 전 동생과 함께 팝업 카페를 열었다. 커피와 차, 그리고 쿠키를 팔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매출은 늘었지만, 수요를 감당할 만큼 공급량이 따라주질 않았다. 결정적으로 주방이 없었다.

"주방이 필요한 사람은 우리뿐만이 아니었어요. 주변에서도 주방을 필요로 하는 예비 창업자들이 많았지만, 문제는 자금이었죠. 그래서 워싱턴 DC에 공유주방을 열어 회원들을 모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 비용을 아끼면서 무언가 창업을 시도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죠."

◎ "실패가 두렵지 않은 창업 모델을 만들고 싶었어요" = 공유주방에 회원 등록을 한 예비 창업자들은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음식점을 경영한 경력이 있거나 요리 자격증이 있는 전문가가 아니어도, 100만 원가량 회비를 내면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창업에 도전할 수 있었다.

'엑셀러레이터'라는 전문가들이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창업자와 의견을 주고받으며 창업을 지원한다. 단독 창업과 비교하면 10분의 1 정도의 창업 비용으로 마케팅, 판매, 설비 등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은, 성공에 대한 부담을 덜고 창업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공유주방은 식료품 창업을 위한 연구실(Lab)...식품안전과 위생이 관건

공유주방에서 개발한 식품 가운데 성공한 것은, 유니온키친이 직영하는 식료품 업체에 납품할 수 있다. 여기서 좋은 반응을 얻은 식품은 대형 마트로 진출하기도 한다. '잇 피자'(냉동피자), '스와플'(냉동 와플)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공유주방을 거친 신제품은 800개가 넘고, 이를 통해 1,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특이한 점은, 자체 직영점에 납품된 식료품을 누가 만들었는지 명시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지만, 동시에 식품 안전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기 위한 정책이다. 공유주방 스타트업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도 위생과 안전이다.

이미 공유주방을 새로운 외식 사업 형태로 인정한 미국은 주 정부별로 면허와 안전 검사 등 관련 규정을 정비하며 지원하고 있다. 길크리스트 대표는 주기적으로 받는 위생 검사를 통과하고, 식품안전을 담보하는 것이 사업 지속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사람들은 다양한 음식 맛보는 데 관심 많아...공유주방 사업 성공 가능성 높아"

지난해 한국을 찾은 길크리스트 대표는 공유주방이 성공할 가능성을 실감하는 기회였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1인 가구의 확장, 음식 배달 문화 등을 꼽았다.

길크리스트 대표는 "한국 사람들이 먹는 것을 즐기고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 데 관심이 많다는 점은 공유주방 모델이 안착할 수 있는 필수 조건"이라고 밝혔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새로운 음식을 개발할 수 있는 일종의 '음식 개발 연구실'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10곳 창업하는 동안 9곳 폐업...공유주방은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2017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개업한 음식점은 18만여 곳, 반면 폐업 신고를 한 음식점도 16만여 곳이 될 정도로 음식점 폐업률이 높다. 10곳이 창업하는 동안 9곳 정도가 영업을 포기한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도 공유주방의 인기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위쿡(WECOOK), 배민, 심플키친 등 국내 공유주방 서비스가 자리잡은데 이어, 우버 창업자도 '클라우드 키친'으로 한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만, 한 장소에 사업자 등록을 할 수 없고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은 개인 판매만 허용하는 규제 때문에 사업 확장이 어려운 것은 한계로 꼽힌다. 인구 구조가 변화하면서 산업 트랜드도 급속히 바뀌고 있는 만큼, 정부의 규제 정책도 보폭을 맞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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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30 16:45:34
    • 수정2019-04-30 16:47:26
    특파원 리포트
"음식 사업을 성공시킨다"

공유주방의 스타트업 기업인 유니온 키친(Union Kitchen)의 홈페이지에 새겨진 문구다. 바꿔 말하면 '실패하지 않는 창업을 꿈꾸게 하는 것'이 기업 목표이다.

미국에서 공유주방이 본격적으로 사업 모델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이후다. 아직 우리에겐 낯설지만, 식음료 창업을 준비하는 개인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공유주방의 사업 모델이다.

컬린 길크리스트 ‘유니온 키친’ 대표컬린 길크리스트 ‘유니온 키친’ 대표

7년 전, 쿠키 팔던 카페 주인 CEO로 변신하다

◎ "주방이 필요했어요"= 유니온 키친을 설립한 컬린 길크리스트 대표는 7년 전 동생과 함께 팝업 카페를 열었다. 커피와 차, 그리고 쿠키를 팔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매출은 늘었지만, 수요를 감당할 만큼 공급량이 따라주질 않았다. 결정적으로 주방이 없었다.

"주방이 필요한 사람은 우리뿐만이 아니었어요. 주변에서도 주방을 필요로 하는 예비 창업자들이 많았지만, 문제는 자금이었죠. 그래서 워싱턴 DC에 공유주방을 열어 회원들을 모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 비용을 아끼면서 무언가 창업을 시도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죠."

◎ "실패가 두렵지 않은 창업 모델을 만들고 싶었어요" = 공유주방에 회원 등록을 한 예비 창업자들은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음식점을 경영한 경력이 있거나 요리 자격증이 있는 전문가가 아니어도, 100만 원가량 회비를 내면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창업에 도전할 수 있었다.

'엑셀러레이터'라는 전문가들이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창업자와 의견을 주고받으며 창업을 지원한다. 단독 창업과 비교하면 10분의 1 정도의 창업 비용으로 마케팅, 판매, 설비 등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은, 성공에 대한 부담을 덜고 창업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공유주방은 식료품 창업을 위한 연구실(Lab)...식품안전과 위생이 관건

공유주방에서 개발한 식품 가운데 성공한 것은, 유니온키친이 직영하는 식료품 업체에 납품할 수 있다. 여기서 좋은 반응을 얻은 식품은 대형 마트로 진출하기도 한다. '잇 피자'(냉동피자), '스와플'(냉동 와플)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공유주방을 거친 신제품은 800개가 넘고, 이를 통해 1,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특이한 점은, 자체 직영점에 납품된 식료품을 누가 만들었는지 명시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지만, 동시에 식품 안전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기 위한 정책이다. 공유주방 스타트업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도 위생과 안전이다.

이미 공유주방을 새로운 외식 사업 형태로 인정한 미국은 주 정부별로 면허와 안전 검사 등 관련 규정을 정비하며 지원하고 있다. 길크리스트 대표는 주기적으로 받는 위생 검사를 통과하고, 식품안전을 담보하는 것이 사업 지속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사람들은 다양한 음식 맛보는 데 관심 많아...공유주방 사업 성공 가능성 높아"

지난해 한국을 찾은 길크리스트 대표는 공유주방이 성공할 가능성을 실감하는 기회였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1인 가구의 확장, 음식 배달 문화 등을 꼽았다.

길크리스트 대표는 "한국 사람들이 먹는 것을 즐기고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 데 관심이 많다는 점은 공유주방 모델이 안착할 수 있는 필수 조건"이라고 밝혔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새로운 음식을 개발할 수 있는 일종의 '음식 개발 연구실'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10곳 창업하는 동안 9곳 폐업...공유주방은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2017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개업한 음식점은 18만여 곳, 반면 폐업 신고를 한 음식점도 16만여 곳이 될 정도로 음식점 폐업률이 높다. 10곳이 창업하는 동안 9곳 정도가 영업을 포기한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도 공유주방의 인기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위쿡(WECOOK), 배민, 심플키친 등 국내 공유주방 서비스가 자리잡은데 이어, 우버 창업자도 '클라우드 키친'으로 한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다만, 한 장소에 사업자 등록을 할 수 없고 즉석판매제조·가공업은 개인 판매만 허용하는 규제 때문에 사업 확장이 어려운 것은 한계로 꼽힌다. 인구 구조가 변화하면서 산업 트랜드도 급속히 바뀌고 있는 만큼, 정부의 규제 정책도 보폭을 맞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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