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이유 있는’ 부정 승차?…벌금은 최대 30배

입력 2019.05.06 (08:31) 수정 2019.05.06 (08:5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휴일 잘 보내고 계십니까?

이번 연휴 기간동안 열차를 이용해서 여행하시는 분들도 명절만큼 많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혹시 열차표를 제대로 끊지 않는 부정승차가 아직까지 많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운임의 최대 30배 벌금을 물어야 하는데, 실태는 어떨까요?

이유도 가지가지, 별별 꼼수가 동원되는 열차 부정승차 현장을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연휴를 앞둔 지난 3일 저녁, 서울발 부산행 KTX열차는 승객들로 발디딜틈 없었습니다.

통근 승객에 여행객까지 몰려 객차 안, 통로까지 꽉 들어찼습니다.

[승무원/음성변조 : "평소에는 거의 정기권 고객님이 많으신데 오늘은 정기권 고객님보다 자유권 고객님들이 더 많으신 거 같아요."]

이 많은 승객들 가운데 부정 승차한 승객들이 정말 있을까요?

["승차권 확인 부탁드리겠습니다."]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아 속속 나타났습니다.

[부정 승차 승객/음성변조 : "제가 어제 표로 타서…. 오늘 타서 알았어요. (어제 표요?) 아니, 내일 표. 딸이 해주길래 그냥 탔는데 토요일 거죠?"]

다음날 승차권을 갖고 탄 승객.

원칙적으로 무임승차와 마찬가지에 해당됩니다.

결국 현장에서 부과운임을 냈습니다.

자, 이런 경우도 있었는데요.

[부정 승차 승객/음성변조 : "제가 어머니한테 표를 받은 건데요. 제가 부산에 가려고..."]

목적지는 부산인데 대전까지만 발권했다는 승객.

결국 나머지 구간의 운임을 현장에서 다시 결제했는데요.

운임의 50%를 더 내야 합니다.

그런가하면, 아예 승차권을 구매하지도 않고 열차에 무작정 올라탄 손님들도 있습니다.

[부정 승차 승객/음성변조 : "저기 급한 일이 있어서. (두 분이세요? 어디서 타셨어요? 차내에서 결제하시면 50% 추가운임이 발생합니다.) 30% 아니에요? (원래 50%입니다)."]

이번엔 예매한 열차를 놓쳐서 다음 열차를 탔다는 승객인데요.

[부정 승차 승객/음성변조 : "(이거는 반환 환불 하셨어요?) 네. (차내에서 발권하시면 50% 추가운임이 발생해요.) 저번에는 그냥 해주던데. 다음에는 표 사서 할게요. 이번에는 이 표로 잘 좀…."]

이미 환불까지 한 승차권을 내밀며 가산금 없이 열차표를 다시 끊어달라는 하소연입니다.

이처럼 갖가지 이유의 부정승차로 적발된 사례자가 지난 한해만 무려 24만여 명에 넘습니다.

영화에서나 나오는줄 알았는데, 단속을 피하기 위해 화장실에 숨기도 하고 목적지보다 더 짧은 구간까지만 표를 끊는 등 꼼수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경우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모바일표를 악용하는건데, 차표 사진으로 찍어 전송받는 겁니다.

부정승차로 간주돼 최고 10배 벌금을 낼 수 있습니다.

정당승차권에는 화면과 같이 문구가 움직이는데요, 이걸 속이는 경우도 등장했습니다.

[정기권 부정 승차 승객/음성변조 : "제가 거짓말하는 게 아니라…. (움직이는 사진으로 받으신 거네요?) 네, 움직이는 사진으로 받았어요."]

정기승차권을 스마트폰 동영상앱으로 촬영해 부정사용하다 적발된 겁니다.

이건 위변조에 해당해 더 무거운 30배 부가운임을 물게 됩니다.

[홍승표/코레일 여객마케팅처장 : "실제로 최근에 스마트폰 동영상 앱으로 촬영한 정기승차권을 부정 사용하다 적발돼 수천만 원의 부가운임을 납부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번엔 새마을호 상행선으로 가보겠습니다.

KTX와 달리 서는 역이 많고 요금이 비교적 저렴한 새마을호나 무궁화에서는 부정승차 승객이 더 빈번히 적발됩니다.

[부정 승차 승객/음성변조 : "(구매하시면 돼요. 표를.) 그럼 내릴게요. (천안부터 수원까지 돈 내셔야죠.) 그 돈을 내라고요? (내셔야죠. 다른 분들은 다 표 가지고 타셨는데)."]

무임승차로 적발된 뒤 요금을 내라고 하자 다짜고짜 다음 역에서 내리겠다고 합니다.

[부정 승차 승객/음성변조 : "몰라. 하여튼 가는데 서니까 탔지. 모르고. (천안부터 수원 구간 맞으세요?) 마음대로 하셔."]

승차권 결제를 끝까지 거부해 결국 직원에게 인계된 이 승객, 요금의 10배에 달하는 벌금을 물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승무원/음성변조 : "차내에서 구매 안하시거나 이렇게 계속 회피하시고 이러시면 저희도 어쨌든 계속 이분을 붙잡고 있을 수가 없어서 다음 역에 내리신다고 하니까 다음 역에 저희가 안내해서 직원 분한테 안내받게끔…."]

지난해엔 KTX에서 부정승차로 적발된 남성이 승무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가하면 무임승차 한 50대 남성이 단속에 걸리자 인질극까지 벌이고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부정승차 승객들 때문에 결국 제돈 내고 타는 승객들이 불편을 떠안는 경우까지 생깁니다.

[허가온/열차 이용객 : "기차를 탔는데 제 자리에 어떤 무임승차한 분이 앉아계셔서 당황했던 적이 있어요. 저는 제돈 내고 탔는데 그렇게 가는 사람들도 있을 거잖아요. 안 걸리고. 그런 거 보면 좀 기분이 안 좋긴 하죠."]

[홍승표/코레일 여객마케팅처장 : "코레일에서는 승차권 구매와 반환 정보를 역 직원과 열차 승무원이 공유하며 실시간으로 부정승차를 단속하고 있습니다. 승차권 없이 열차를 타거나 어른이 경로·어린이 차표를 이용하는 경우 또 동영상 앱으로 정기 승차권을 촬영해서 이용하는 경우에는 철도사업법에 따라 최대 30배까지 부가운임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코레일은 특히 정기승차권은 신분증 검사는 물론 각종 장치로 점검을 강화하고, 상습적이고 악의적인 경우 민사소송까지 제기한다고 합니다.

결국 부정승차가 많아지면 지금처럼 편리한 열차 이용에 다시 예전과 같은 다양한 불편함이 더 늘어날 경우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이유 있는’ 부정 승차?…벌금은 최대 30배
    • 입력 2019-05-06 08:37:59
    • 수정2019-05-06 08:53:24
    아침뉴스타임
[기자]

휴일 잘 보내고 계십니까?

이번 연휴 기간동안 열차를 이용해서 여행하시는 분들도 명절만큼 많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혹시 열차표를 제대로 끊지 않는 부정승차가 아직까지 많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운임의 최대 30배 벌금을 물어야 하는데, 실태는 어떨까요?

이유도 가지가지, 별별 꼼수가 동원되는 열차 부정승차 현장을 따라가보시죠.

[리포트]

연휴를 앞둔 지난 3일 저녁, 서울발 부산행 KTX열차는 승객들로 발디딜틈 없었습니다.

통근 승객에 여행객까지 몰려 객차 안, 통로까지 꽉 들어찼습니다.

[승무원/음성변조 : "평소에는 거의 정기권 고객님이 많으신데 오늘은 정기권 고객님보다 자유권 고객님들이 더 많으신 거 같아요."]

이 많은 승객들 가운데 부정 승차한 승객들이 정말 있을까요?

["승차권 확인 부탁드리겠습니다."]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아 속속 나타났습니다.

[부정 승차 승객/음성변조 : "제가 어제 표로 타서…. 오늘 타서 알았어요. (어제 표요?) 아니, 내일 표. 딸이 해주길래 그냥 탔는데 토요일 거죠?"]

다음날 승차권을 갖고 탄 승객.

원칙적으로 무임승차와 마찬가지에 해당됩니다.

결국 현장에서 부과운임을 냈습니다.

자, 이런 경우도 있었는데요.

[부정 승차 승객/음성변조 : "제가 어머니한테 표를 받은 건데요. 제가 부산에 가려고..."]

목적지는 부산인데 대전까지만 발권했다는 승객.

결국 나머지 구간의 운임을 현장에서 다시 결제했는데요.

운임의 50%를 더 내야 합니다.

그런가하면, 아예 승차권을 구매하지도 않고 열차에 무작정 올라탄 손님들도 있습니다.

[부정 승차 승객/음성변조 : "저기 급한 일이 있어서. (두 분이세요? 어디서 타셨어요? 차내에서 결제하시면 50% 추가운임이 발생합니다.) 30% 아니에요? (원래 50%입니다)."]

이번엔 예매한 열차를 놓쳐서 다음 열차를 탔다는 승객인데요.

[부정 승차 승객/음성변조 : "(이거는 반환 환불 하셨어요?) 네. (차내에서 발권하시면 50% 추가운임이 발생해요.) 저번에는 그냥 해주던데. 다음에는 표 사서 할게요. 이번에는 이 표로 잘 좀…."]

이미 환불까지 한 승차권을 내밀며 가산금 없이 열차표를 다시 끊어달라는 하소연입니다.

이처럼 갖가지 이유의 부정승차로 적발된 사례자가 지난 한해만 무려 24만여 명에 넘습니다.

영화에서나 나오는줄 알았는데, 단속을 피하기 위해 화장실에 숨기도 하고 목적지보다 더 짧은 구간까지만 표를 끊는 등 꼼수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경우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모바일표를 악용하는건데, 차표 사진으로 찍어 전송받는 겁니다.

부정승차로 간주돼 최고 10배 벌금을 낼 수 있습니다.

정당승차권에는 화면과 같이 문구가 움직이는데요, 이걸 속이는 경우도 등장했습니다.

[정기권 부정 승차 승객/음성변조 : "제가 거짓말하는 게 아니라…. (움직이는 사진으로 받으신 거네요?) 네, 움직이는 사진으로 받았어요."]

정기승차권을 스마트폰 동영상앱으로 촬영해 부정사용하다 적발된 겁니다.

이건 위변조에 해당해 더 무거운 30배 부가운임을 물게 됩니다.

[홍승표/코레일 여객마케팅처장 : "실제로 최근에 스마트폰 동영상 앱으로 촬영한 정기승차권을 부정 사용하다 적발돼 수천만 원의 부가운임을 납부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번엔 새마을호 상행선으로 가보겠습니다.

KTX와 달리 서는 역이 많고 요금이 비교적 저렴한 새마을호나 무궁화에서는 부정승차 승객이 더 빈번히 적발됩니다.

[부정 승차 승객/음성변조 : "(구매하시면 돼요. 표를.) 그럼 내릴게요. (천안부터 수원까지 돈 내셔야죠.) 그 돈을 내라고요? (내셔야죠. 다른 분들은 다 표 가지고 타셨는데)."]

무임승차로 적발된 뒤 요금을 내라고 하자 다짜고짜 다음 역에서 내리겠다고 합니다.

[부정 승차 승객/음성변조 : "몰라. 하여튼 가는데 서니까 탔지. 모르고. (천안부터 수원 구간 맞으세요?) 마음대로 하셔."]

승차권 결제를 끝까지 거부해 결국 직원에게 인계된 이 승객, 요금의 10배에 달하는 벌금을 물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승무원/음성변조 : "차내에서 구매 안하시거나 이렇게 계속 회피하시고 이러시면 저희도 어쨌든 계속 이분을 붙잡고 있을 수가 없어서 다음 역에 내리신다고 하니까 다음 역에 저희가 안내해서 직원 분한테 안내받게끔…."]

지난해엔 KTX에서 부정승차로 적발된 남성이 승무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가하면 무임승차 한 50대 남성이 단속에 걸리자 인질극까지 벌이고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부정승차 승객들 때문에 결국 제돈 내고 타는 승객들이 불편을 떠안는 경우까지 생깁니다.

[허가온/열차 이용객 : "기차를 탔는데 제 자리에 어떤 무임승차한 분이 앉아계셔서 당황했던 적이 있어요. 저는 제돈 내고 탔는데 그렇게 가는 사람들도 있을 거잖아요. 안 걸리고. 그런 거 보면 좀 기분이 안 좋긴 하죠."]

[홍승표/코레일 여객마케팅처장 : "코레일에서는 승차권 구매와 반환 정보를 역 직원과 열차 승무원이 공유하며 실시간으로 부정승차를 단속하고 있습니다. 승차권 없이 열차를 타거나 어른이 경로·어린이 차표를 이용하는 경우 또 동영상 앱으로 정기 승차권을 촬영해서 이용하는 경우에는 철도사업법에 따라 최대 30배까지 부가운임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코레일은 특히 정기승차권은 신분증 검사는 물론 각종 장치로 점검을 강화하고, 상습적이고 악의적인 경우 민사소송까지 제기한다고 합니다.

결국 부정승차가 많아지면 지금처럼 편리한 열차 이용에 다시 예전과 같은 다양한 불편함이 더 늘어날 경우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