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고비마다 미사일…벼랑 끝 전략?

입력 2019.05.18 (08:08) 수정 2019.05.1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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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와 이번 주 초 북한과 관련된 가장 큰 이슈, 바로 미사일일 겁니다.

우리와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늦어지면서 지난 9일 발사한 미사일 종류와 발사 의도를 두고도 의견이 분분한데요.

과거를 되짚어 보면 북한은 고비 때 마다 미사일 발사를 통해 국면 전환을 도모해 왔습니다.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전략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평양 김일성 광장을 가득 채운 인파.

수만 명의 군중들이 꽃술을 들어올려 김정은 위원장의 이름과, 노동당의 상징을 만들어 낸다.

지난해 2월, 북한 군 창건 70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이 시작됐다.

이날 북한은 각종 포병 장비와 전차, 장갑차는 물론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과 '화성-15'형을 동원해 군사력을 과시했다.

그리고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신형 탄도미사일도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이 미사일은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과 모양이 흡사해 많은 군사 전문가들에게‘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렸다.

[5월9일, 조선중앙TV : "우레 같은 폭음을 터트리며 시뻘건 불줄기들이 설정 목표방향을 향하여 창공을 기운차게 헤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9일, 북한이 쏘아올린 미사일에 다시 한 번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한국과 미국 당국의 공식 분석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이 다시 한 번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센터장 : "외양으로 보나 그 이후에 밝혀진 비행 데이터로 봤을 때 이것은 러시아가 개발한 이스칸데르와 거의 동일한 탄도미사일이다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270KM와 420KM라는 거리 그다음에 최고 정점 고도가 45KM에서 50KM 사이였다라고 하는 점, 이 점은 모두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갖는 특징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라고 할 것입니다."]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단거리 미사일로 최대 3백km까지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낮은 고도로 상승한 뒤 변칙적인 비행궤적을 그리며 목표를 타격하는 데 있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이스칸데르의 유사 모델이 맞을 경우 위협적인 무기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호령/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통 방어미사일 체계 같은 경우에는 탄도미사일의 궤적을 계산을 하고 거기에 맞춰서 종말 단계에서 요격을 하는 거죠. 그런데 이 미사일 같은 경우에는 탄도미사일 궤적을 그리다가 맨마지막 부분에서는 자기가 원하는 타격 방향으로 하강을 했다가 다시 올라가서 속도를 높인 상태로 다시 목표지점을 타격을 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던 미사일 방어체계의 그런 개념 하에서는 이스칸데르형 같은 미사일에 대한 요격이 조금 어렵다라고 봐야 되겠죠."]

1970년대, 이집트로부터 소련산 스커드 미사일을 들여온 북한은 역설계’ 방식으로 기술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1980년대 중반 남한 전역을 사정거리에 두는 스커드 미사일 개발이 완성됐고, 1990년대엔 사거리를 대폭 늘려 1000km 이상 날아가는 중장거리 미사일 단계까지 발전시켰다.

[북한 ‘대포동 1호’ 발사/1998년 8월 : "우리의 과학자·기술자들은 다계단 운반 로켓으로 첫 인공지구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1998년 8월, 북한은 김정일의 국방위원장 재추대를 앞두고 대포동 1호를 발사한다.

사거리 약 2500킬로미터, 북한의 첫 장거리이자 다단계 미사일인 대포동 1호 발사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급격히 커지게 된다.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센터장 : "대포동이 가져다준 의미는 굉장히 컸습니다. 1단 추진체의 변경 혹은 추진체 전체의 형상 변경 그다음에 철학의 변경에 대해서 굉장히 진지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장거리 미사일을 최초로 시도할 수 있었다라고 하는 점 그리고 여기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하는 점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 개발을 거듭할수록 국제사회도 감시와 제재를 강화해왔다.

[북한 신형 지대함 미사일 시험 발사/2003년 2월 : "각종 화력 타격 수단들이 멸적의 탄두로 적들의 섬에 섬멸의 불벼락을 들씌웠습니다."]

2003년 2월, 동해상으로 최대 사거리 100 km 이상의 신형 지대함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

이때부터 미 국방부는 북한 미사일에‘KN(케이엔)’이라는 별도의 코드명을 부여하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감시체제에 들어간 것이다.

국제사회의 대응도 즉각적이었다.

2006년 7월, 북한의 두 번째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2호' 발사 직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최초의 대북제재 결의 1695호를 채택하며 북한의 행위를 규탄했다.

하지만 미사일과 핵에 대한 북한의 집착은 삼대 세습을 거치는 동안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2012년 4월, 김일성 주석 생일 100회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

[김정은/국무위원장/2012년 4월 : "우리 혁명 대오의 진두에는 영원히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태양기가 휘날릴 것이며, 언제나 우리를 새로운 승리에로 고무 추동 할 것입니다. 최후의 승리를 향하여 앞으로!"]

이날 김 위원장의 육성 연설만 선보인 게 아니었다.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대륙간탄도미사일 KN-08(케이앤오에잇)이 공개된 것이다.

추정 사거리가 최대 12,000km,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ICBM의 등장이었다.

이후 김정은 위원장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선대의 유훈으로 강조하며 노골적인 행보를 이어간다.

노동미사일과 신형 방사포 등 중단거리 로켓을 잇따라 발사하며 긴장을 조성하는가 하면,

[조선중앙TV/2015년 5월 : "선군조선의 무진 막강한 위력의 힘 있는 과시..."]

2015년 5월엔 흔히 SLBM으로 불리는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북극성 1형의 시험 발사를 강행했고,

[조선중앙TV/2016년 3월 : "핵탄을 경량화하여 탄도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는데..."]

2016년 3월, 미사일에 탑재할 핵탄두의 소형화까지 과시하기에 이르렀다.

[김정은/2017년 신년사 : "우리 조국이 그 어떤 강적도 감히 건드릴수 없는 동방의 핵 강국, 군사강국으로 솟구쳐 올랐습니다."]

2017년 김정은 위원장은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완성을 향해 그야말로 폭주했다.

5월과 7월, 화성-12형과 화성-14형을 차례로 쏘아 올리더니,

[조선중앙TV/2017년 11월 : "새로 개발한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 시험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마침내 2017년 11월,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 15형의 시험발사를 국가 핵 무력의 완성으로 선포했다.

북한 정권의 과업이라 할 수 있는 핵 무력 완성을 집권 6년차에 성공시킨 김정은 위원장.

그러나 최대의 과업을 이뤄냈다는 대외 선전은 동시에,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고강도 대북제재에 직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최고조에 이른 2017년,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도 쏟아져 나온 것이다.

북한 외화벌이의 최대 효자 품목인 석탄 수출이 금지됐고, 해외 노동자 신규송출도 원천 금지됐다.

사상 처음으로 유류품 제재가 포함됐고 섬유제품과 식품, 농산물, 전기장치의 수출도 순차적으로 전면 차단됐다.

전례 없이 강한 조치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결의안들은 역대 최강으로 평가받았다.

[이호령/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비핵화 대화에 나온 것도 김정은 위원장이 봤을 때 그러한 백두산 혈통의 김씨 체제를 유지를 하기 위해서의 이런 압박이라든지 맥시멈 프레셔가 너무나 위협으로 느껴지는 거죠."]

[김진무/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 : "이게 워낙에 누적적으로 강하게 오다 보니까 어느 순간 시점에 이르러서는 이 제재가 결국은 정권을 위협하는 비수가 돼 있었던겁니다. 결국은 결과적으로는 북한이 작은 싸움에는 이겼을지 모르지만 지난 30년 동안에 큰 전쟁에서는 결국 진 거다 저는 그렇게 보는 거죠."]

[조선중앙TV/5월 4일 : "그 어떤 세력이 우리의 자주권과 존엄, 우리의 생존권을 해치려든다면 추호의 용납도 없이 즉시적인 반격을 가할 영웅적 조선인민군의 견결한 의지를 과시한 훈련은 가슴 후련하게 끝났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번 미사일 시험 발사를 정상적이며 자위적인 군사훈련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에 빠진 가운데 북한의 이런 태도는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대립과 반목, 화해와 전략적 협상이라는 해묵은 쳇바퀴를 다시 돌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평가다.

[김진무/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 : "미사일 방어체제를 회피할 수 있는 첨단 무기 체계라는 점에서 국제사회가 공통 공동으로 비난하고 유엔 안보리에서 해야 될 일은 하고 지난 1년 반 동안 끌어왔던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아직도 그 불씨가 살아있다는 겁니다. 지난 30여년 동안 제네바 합의 이후 거의 30여년 가까이 되는 동안에 사실 이렇게 오랫동안 북한이 아무런 도발 없이 협상에 순순하게 응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협상의 불씨를 살려서 어쨌든 북한을 협상장으로 계속 남아있게 하고 그리고 북한을 어떻게든 핵을 포기할 수 있는 어떤 협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어떻게 보면 정책 우선 순위의 최우선에 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고비 때마다 핵과 미사일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던 북한.

그러나 그 무기들은 수십 년 뒤 결국 부메랑이 되어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어렵게 조성되어 온 기회... 북한이 더 이상 군사력이 아닌 대화로 국제무대에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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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고비마다 미사일…벼랑 끝 전략?
    • 입력 2019-05-18 08:09:57
    • 수정2019-05-18 08: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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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와 이번 주 초 북한과 관련된 가장 큰 이슈, 바로 미사일일 겁니다.

우리와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늦어지면서 지난 9일 발사한 미사일 종류와 발사 의도를 두고도 의견이 분분한데요.

과거를 되짚어 보면 북한은 고비 때 마다 미사일 발사를 통해 국면 전환을 도모해 왔습니다.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전략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평양 김일성 광장을 가득 채운 인파.

수만 명의 군중들이 꽃술을 들어올려 김정은 위원장의 이름과, 노동당의 상징을 만들어 낸다.

지난해 2월, 북한 군 창건 70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이 시작됐다.

이날 북한은 각종 포병 장비와 전차, 장갑차는 물론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과 '화성-15'형을 동원해 군사력을 과시했다.

그리고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신형 탄도미사일도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이 미사일은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과 모양이 흡사해 많은 군사 전문가들에게‘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렸다.

[5월9일, 조선중앙TV : "우레 같은 폭음을 터트리며 시뻘건 불줄기들이 설정 목표방향을 향하여 창공을 기운차게 헤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9일, 북한이 쏘아올린 미사일에 다시 한 번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한국과 미국 당국의 공식 분석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이 다시 한 번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센터장 : "외양으로 보나 그 이후에 밝혀진 비행 데이터로 봤을 때 이것은 러시아가 개발한 이스칸데르와 거의 동일한 탄도미사일이다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270KM와 420KM라는 거리 그다음에 최고 정점 고도가 45KM에서 50KM 사이였다라고 하는 점, 이 점은 모두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갖는 특징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라고 할 것입니다."]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단거리 미사일로 최대 3백km까지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낮은 고도로 상승한 뒤 변칙적인 비행궤적을 그리며 목표를 타격하는 데 있다.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이스칸데르의 유사 모델이 맞을 경우 위협적인 무기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호령/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통 방어미사일 체계 같은 경우에는 탄도미사일의 궤적을 계산을 하고 거기에 맞춰서 종말 단계에서 요격을 하는 거죠. 그런데 이 미사일 같은 경우에는 탄도미사일 궤적을 그리다가 맨마지막 부분에서는 자기가 원하는 타격 방향으로 하강을 했다가 다시 올라가서 속도를 높인 상태로 다시 목표지점을 타격을 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던 미사일 방어체계의 그런 개념 하에서는 이스칸데르형 같은 미사일에 대한 요격이 조금 어렵다라고 봐야 되겠죠."]

1970년대, 이집트로부터 소련산 스커드 미사일을 들여온 북한은 역설계’ 방식으로 기술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1980년대 중반 남한 전역을 사정거리에 두는 스커드 미사일 개발이 완성됐고, 1990년대엔 사거리를 대폭 늘려 1000km 이상 날아가는 중장거리 미사일 단계까지 발전시켰다.

[북한 ‘대포동 1호’ 발사/1998년 8월 : "우리의 과학자·기술자들은 다계단 운반 로켓으로 첫 인공지구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1998년 8월, 북한은 김정일의 국방위원장 재추대를 앞두고 대포동 1호를 발사한다.

사거리 약 2500킬로미터, 북한의 첫 장거리이자 다단계 미사일인 대포동 1호 발사로 북한의 미사일 위협은 급격히 커지게 된다.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센터장 : "대포동이 가져다준 의미는 굉장히 컸습니다. 1단 추진체의 변경 혹은 추진체 전체의 형상 변경 그다음에 철학의 변경에 대해서 굉장히 진지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바로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장거리 미사일을 최초로 시도할 수 있었다라고 하는 점 그리고 여기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하는 점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 개발을 거듭할수록 국제사회도 감시와 제재를 강화해왔다.

[북한 신형 지대함 미사일 시험 발사/2003년 2월 : "각종 화력 타격 수단들이 멸적의 탄두로 적들의 섬에 섬멸의 불벼락을 들씌웠습니다."]

2003년 2월, 동해상으로 최대 사거리 100 km 이상의 신형 지대함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

이때부터 미 국방부는 북한 미사일에‘KN(케이엔)’이라는 별도의 코드명을 부여하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감시체제에 들어간 것이다.

국제사회의 대응도 즉각적이었다.

2006년 7월, 북한의 두 번째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2호' 발사 직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최초의 대북제재 결의 1695호를 채택하며 북한의 행위를 규탄했다.

하지만 미사일과 핵에 대한 북한의 집착은 삼대 세습을 거치는 동안 조금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2012년 4월, 김일성 주석 생일 100회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

[김정은/국무위원장/2012년 4월 : "우리 혁명 대오의 진두에는 영원히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태양기가 휘날릴 것이며, 언제나 우리를 새로운 승리에로 고무 추동 할 것입니다. 최후의 승리를 향하여 앞으로!"]

이날 김 위원장의 육성 연설만 선보인 게 아니었다.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대륙간탄도미사일 KN-08(케이앤오에잇)이 공개된 것이다.

추정 사거리가 최대 12,000km,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ICBM의 등장이었다.

이후 김정은 위원장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선대의 유훈으로 강조하며 노골적인 행보를 이어간다.

노동미사일과 신형 방사포 등 중단거리 로켓을 잇따라 발사하며 긴장을 조성하는가 하면,

[조선중앙TV/2015년 5월 : "선군조선의 무진 막강한 위력의 힘 있는 과시..."]

2015년 5월엔 흔히 SLBM으로 불리는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북극성 1형의 시험 발사를 강행했고,

[조선중앙TV/2016년 3월 : "핵탄을 경량화하여 탄도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는데..."]

2016년 3월, 미사일에 탑재할 핵탄두의 소형화까지 과시하기에 이르렀다.

[김정은/2017년 신년사 : "우리 조국이 그 어떤 강적도 감히 건드릴수 없는 동방의 핵 강국, 군사강국으로 솟구쳐 올랐습니다."]

2017년 김정은 위원장은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완성을 향해 그야말로 폭주했다.

5월과 7월, 화성-12형과 화성-14형을 차례로 쏘아 올리더니,

[조선중앙TV/2017년 11월 : "새로 개발한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5형 시험 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마침내 2017년 11월,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 15형의 시험발사를 국가 핵 무력의 완성으로 선포했다.

북한 정권의 과업이라 할 수 있는 핵 무력 완성을 집권 6년차에 성공시킨 김정은 위원장.

그러나 최대의 과업을 이뤄냈다는 대외 선전은 동시에,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고강도 대북제재에 직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최고조에 이른 2017년,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도 쏟아져 나온 것이다.

북한 외화벌이의 최대 효자 품목인 석탄 수출이 금지됐고, 해외 노동자 신규송출도 원천 금지됐다.

사상 처음으로 유류품 제재가 포함됐고 섬유제품과 식품, 농산물, 전기장치의 수출도 순차적으로 전면 차단됐다.

전례 없이 강한 조치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결의안들은 역대 최강으로 평가받았다.

[이호령/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비핵화 대화에 나온 것도 김정은 위원장이 봤을 때 그러한 백두산 혈통의 김씨 체제를 유지를 하기 위해서의 이런 압박이라든지 맥시멈 프레셔가 너무나 위협으로 느껴지는 거죠."]

[김진무/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 : "이게 워낙에 누적적으로 강하게 오다 보니까 어느 순간 시점에 이르러서는 이 제재가 결국은 정권을 위협하는 비수가 돼 있었던겁니다. 결국은 결과적으로는 북한이 작은 싸움에는 이겼을지 모르지만 지난 30년 동안에 큰 전쟁에서는 결국 진 거다 저는 그렇게 보는 거죠."]

[조선중앙TV/5월 4일 : "그 어떤 세력이 우리의 자주권과 존엄, 우리의 생존권을 해치려든다면 추호의 용납도 없이 즉시적인 반격을 가할 영웅적 조선인민군의 견결한 의지를 과시한 훈련은 가슴 후련하게 끝났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번 미사일 시험 발사를 정상적이며 자위적인 군사훈련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에 빠진 가운데 북한의 이런 태도는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대립과 반목, 화해와 전략적 협상이라는 해묵은 쳇바퀴를 다시 돌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평가다.

[김진무/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 : "미사일 방어체제를 회피할 수 있는 첨단 무기 체계라는 점에서 국제사회가 공통 공동으로 비난하고 유엔 안보리에서 해야 될 일은 하고 지난 1년 반 동안 끌어왔던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아직도 그 불씨가 살아있다는 겁니다. 지난 30여년 동안 제네바 합의 이후 거의 30여년 가까이 되는 동안에 사실 이렇게 오랫동안 북한이 아무런 도발 없이 협상에 순순하게 응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협상의 불씨를 살려서 어쨌든 북한을 협상장으로 계속 남아있게 하고 그리고 북한을 어떻게든 핵을 포기할 수 있는 어떤 협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어떻게 보면 정책 우선 순위의 최우선에 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고비 때마다 핵과 미사일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던 북한.

그러나 그 무기들은 수십 년 뒤 결국 부메랑이 되어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어렵게 조성되어 온 기회... 북한이 더 이상 군사력이 아닌 대화로 국제무대에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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