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행주 물기’에 ‘깜지 쓰기’ 벌칙까지…호텔은 괴롭다
입력 2019.06.04 (21:24) 수정 2019.06.04 (22:10) 뉴스 9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앵커]

행주를 입에 물리고, 속칭 '깜지'라 불리는 받아쓰기 벌칙까지.

호텔 내 선후배 직원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좁은 호텔 업계에서의 평판이 신경쓰여, 문제제기도 어렵습니다.

​KBS 연속보도,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 문화, 박진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서울 시내 한 호텔 식음료 파트에서 일하던 A 씨는 입사 두 달 만에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선배들과 일하며 보고 겪은 일들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깜지 쓰기'라는 벌칙이 두려웠습니다.

[A 씨/전 호텔 직원/음성변조 : "매뉴얼에 조금 어긋나게 되면 깜지라는 걸 써요… (어떤) 선배는 팔자걸음을 걸었다고 깜지를 썼어요."]

깜지, 종이에 빈 공간이 보이지 않도록 글씨를 빽빽이 써넣는 걸 말합니다.

[A 씨/전 호텔 직원/음성변조 : "단품 요리·코스 요리 그리고 계절 요리, 이렇게 저희 매장에 메뉴판이 한 5~6개 있었는데 그걸 다 쓰게 시켜요. 그걸 10번 써와라…."]

보통 한 번 당하면 공책 반 권 정도의 분량을 채워 넣었다고 말합니다.

대학 졸업 직전 거쳤던 호텔 현장 실습 기간엔 더욱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A 씨/전 호텔 직원/음성변조 : "장난식으로 좋게 좋게 하다가 이게 이제 나중에는 폭력이 되는 거죠. 신발 끈 끝을 묶어서 가위바위보 해서 지면 허벅지를 맞게 한다든가…."]

그러면서 당시 선배에게 신발 끈으로 맞아 허벅지에 피멍이 든 동료의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시끄럽게 떠들었다는 이유로 '행주'를 입에 물려 그릇을 닦게 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A씨/전 호텔 직원/음성변조 : "선배들도 다 그렇게 하니까. 저희도 (떠들어도) 될 줄 알고 하는데. 그러면 시끄럽다고, 이제 그 기물 닦을 린넨(행주)을 가져오셔서 입에 물려서 앉혀서 닦게 시키시고."]

A 씨는 이런 사실을 털어놓는 게 여전히 무섭다고 말합니다.

[A 씨/전 호텔 직원/음성변조 : "호텔 바닥이 좀 좁아서 그런 일이 있으면 다 퍼지거든요. 그래서 약간 그래서 오히려 더 선배들한테 뭐라 못한 채 (호텔을) 관두는 사람이 많아요."]

국내 호텔업 종사자는 7만 명 안팎, 산업안전보건공단이 펴낸 '호텔 종사자 직업건강 가이드라인'은 '고객을 비롯한 동료 및 상급자로부터의 폭력이나 괴롭힘'을 호텔업의 주요한 위험인자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수입니다.
  • ‘행주 물기’에 ‘깜지 쓰기’ 벌칙까지…호텔은 괴롭다
    • 입력 2019-06-04 21:26:24
    • 수정2019-06-04 22:10:52
    뉴스 9
[앵커]

행주를 입에 물리고, 속칭 '깜지'라 불리는 받아쓰기 벌칙까지.

호텔 내 선후배 직원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좁은 호텔 업계에서의 평판이 신경쓰여, 문제제기도 어렵습니다.

​KBS 연속보도,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 문화, 박진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서울 시내 한 호텔 식음료 파트에서 일하던 A 씨는 입사 두 달 만에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선배들과 일하며 보고 겪은 일들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깜지 쓰기'라는 벌칙이 두려웠습니다.

[A 씨/전 호텔 직원/음성변조 : "매뉴얼에 조금 어긋나게 되면 깜지라는 걸 써요… (어떤) 선배는 팔자걸음을 걸었다고 깜지를 썼어요."]

깜지, 종이에 빈 공간이 보이지 않도록 글씨를 빽빽이 써넣는 걸 말합니다.

[A 씨/전 호텔 직원/음성변조 : "단품 요리·코스 요리 그리고 계절 요리, 이렇게 저희 매장에 메뉴판이 한 5~6개 있었는데 그걸 다 쓰게 시켜요. 그걸 10번 써와라…."]

보통 한 번 당하면 공책 반 권 정도의 분량을 채워 넣었다고 말합니다.

대학 졸업 직전 거쳤던 호텔 현장 실습 기간엔 더욱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A 씨/전 호텔 직원/음성변조 : "장난식으로 좋게 좋게 하다가 이게 이제 나중에는 폭력이 되는 거죠. 신발 끈 끝을 묶어서 가위바위보 해서 지면 허벅지를 맞게 한다든가…."]

그러면서 당시 선배에게 신발 끈으로 맞아 허벅지에 피멍이 든 동료의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시끄럽게 떠들었다는 이유로 '행주'를 입에 물려 그릇을 닦게 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A씨/전 호텔 직원/음성변조 : "선배들도 다 그렇게 하니까. 저희도 (떠들어도) 될 줄 알고 하는데. 그러면 시끄럽다고, 이제 그 기물 닦을 린넨(행주)을 가져오셔서 입에 물려서 앉혀서 닦게 시키시고."]

A 씨는 이런 사실을 털어놓는 게 여전히 무섭다고 말합니다.

[A 씨/전 호텔 직원/음성변조 : "호텔 바닥이 좀 좁아서 그런 일이 있으면 다 퍼지거든요. 그래서 약간 그래서 오히려 더 선배들한테 뭐라 못한 채 (호텔을) 관두는 사람이 많아요."]

국내 호텔업 종사자는 7만 명 안팎, 산업안전보건공단이 펴낸 '호텔 종사자 직업건강 가이드라인'은 '고객을 비롯한 동료 및 상급자로부터의 폭력이나 괴롭힘'을 호텔업의 주요한 위험인자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수입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뉴스 9 전체보기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