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붉은 수돗물’…주민들은 지금?

입력 2019.06.18 (12:48) 수정 2019.06.1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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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 지역의 붉은 수돗물 사태 인천시장이 직접 사과하기도 했는데요.

처음에는 서구 지역만 확인됐던 이 붉은 수돗물은 이제 영종도와 강화도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뉴스에서 정부 조사 결과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주민들은 지금 어떤 상황일까요?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인천 영종도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줄을 서서 생수를 받아듭니다.

붉은 수돗물 사태가 영종도까지 번지면서 구청에서 생수를 지원하고 나선 겁니다.

[이혜란/인천시 중구 : "2리터짜리 6개를 받았지만 그걸로 과일 씻고 뭐 하고 하면 이건 하루 분량밖에 안 돼요. 이것으로 어떻게 우리가 계속 살아야 하는지 좀 걱정스럽죠."]

구청 지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슈퍼마켓에서는 생수가 날개돋힌 듯 팔립니다.

인근 슈퍼에서는 일인당 다섯 묶음만 팔고 있을 정돕니다.

[이승희/인천시 중구 상인 : "물량이 3배, 4배 지금은 5배까지 증가를 해서 지금 판매되고 있습니다. 마이너스로 해서 역마진으로 팔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한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봤는데요.

집 안에는 생수가 가득 쌓여 있고, 부엌 수도꼭지는 황사마스크로 감싸져 있습니다.

수돗물 상태를 테스트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해놓은 겁니다.

[윤미경/인천시 중구 : "미세먼지 때문에 난리 나서 사놓은 건데 이걸로 테스트하거든요."]

한참 물을 흘려보낸 뒤에 확인하면 확연하게 갈색 이물질이 묻어납니다.

평소에는 필터를 끼워서 사용하는데, 이틀에 한번씩은 바꿔야합니다.

샤워나 요리, 생활에 쓰이는 대부분 물은 생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윤미경/인천시 중구 : "요리는 전체다 생수죠. 설거지만 그냥 일차적인 필터로 걸러주는 것으로 설거지를 하고 이들 속옷하고 베개는 생수로 한번 다시 헹구고..."]

처음 수돗물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몸에 이상이 생기면서였는데요.

[윤미경/인천시 중구 : "가렵고 진물처럼 좀 나고 아이들도 오돌토돌하게 올라오고 막내딸 같은 경우도 안에서 완전 빨갛게 덮였었거든요."]

여러번 민원을 내고 설명회도 가봤지만 처음에는 영종도는 관계없다는 대답에 답답하기만 했다는데요.

[윤미경/인천시 중구 : "설명회도 가보고 하니까 그날 저뿐만 아니라 많은 엄마들이 울었어요. 너무 답답하고 마음이 아프고 슬프기까지 했어요. 다들 나는 모르겠다며 소속을 자꾸 떠넘기는데 피해는 보고 있고..."]

다음달 셋째 출산을 앞둔 이아현 씨의 집.

맘카페에서 내용을 접하고 필터를 달았더니 바로 갈색으로 변했다는데요.

태어날 아기 생각에 걱정이 태산입니다.

[이아현/인천시 중구 : "제가 이 물을 매일매일 생수를 사서 나를 수도 없고 물을 끓여서 매일매일 아기를 씻길 수도 없고..."]

게다가 어린이집을 다니는 아이들이 둘이나 있다보니 급식도 걱정입니다.

[이아현/인천시 중구 : "부모님들은 자기 눈으로 안 보니까 모르는 거잖아요. 그게 조금 걱정되긴 해요."]

가게들도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인천시 중구 상인 : "손님 중에는 생수 쓰냐, 물 어떤 것을 쓰냐며 물어보시고 확인하는 분들도 계시고 일단 저희는 육수를 계속 우려야하기 때문에 생수를 그만큼 쓸 수가 없어요. 그래서 그게 제일 불편해요."]

[인천시 중구 상인 : "홀, 배달 이렇게 영업을 하고 있는데 체감상으로는 저번 달 대비해서 매출이 반 토막 나서 차이가 나는 것 같고..."]

처음 붉은 수돗물 사태가 시작된 서구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가게에는 아예 생수를 사용한다는 종이를 붙여놨는데요.

사태가 길어지자 상인들이 찾은 생존법입니다.

[박수일/인천시 서구 상인 : "지금 저희는 생수를 쓰고 있고요. 주방에서는 필터를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삼일에 한 번씩, 이틀에 한 번씩 (필터를) 교환하고 있어요."]

생수와 필터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다 가게 매출도 확 떨어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박수일/인천시 서구 상인 : "지금 저희 같은 경우 (매출이) 40% 이상 떨어졌으니까요. 많이 힘들죠."]

인천시 150곳의 학교와 유치원에서는 생수나 급수차를 활용하거나 대체 급식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

이렇게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지난 주말, 주민들은 거리로 나왔는데요.

["깨끗한 물 공급하라. 인정하고 사과하라."]

해당 지역 주민들은 입을 모아 조속한 사태 해결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정희/인천시 서구 : "이렇게 제대로 관리를 못해서 수돗물도 믿고 먹을 수 없게끔 만드는 게 제일 화가 나죠."]

[임해린/인천시 서구 : "더 이상 적수가 안 나온다고 이렇게 명확하게 얘기를 해줘서 저희가 전처럼 마음껏 물을 쓰는 것을 제일 바라고 있는 거죠."]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어제는 직접 인천 시장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박남춘/인천시장 : "시장으로서 너무나 참담한 마음입니다.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죄송합니다."]

이번달 말까지 물 깨끗하게 만들겠다 피해보상 제대로 하겠다 이런 입장인데요.

아쉬움은 여전히 남습니다.

[최계운/인천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복잡한 관로에 대한 기술력이 부족했던 게 첫 번째 문제인 것 같고요. 이랬을 때 어떻게 초기 대응을 한다든지 하는 상수도에 대한 공개 행정도 부족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위기 대응 매뉴얼을 좀 만들어놔서 그것에 따른 대응을 해야 했었는데 그런 것도 좀 부족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붉은 수돗물, 과연 언제쯤 끝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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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6-18 13:00:13
    • 수정2019-06-18 14: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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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 지역의 붉은 수돗물 사태 인천시장이 직접 사과하기도 했는데요.

처음에는 서구 지역만 확인됐던 이 붉은 수돗물은 이제 영종도와 강화도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뉴스에서 정부 조사 결과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주민들은 지금 어떤 상황일까요?

김병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인천 영종도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줄을 서서 생수를 받아듭니다.

붉은 수돗물 사태가 영종도까지 번지면서 구청에서 생수를 지원하고 나선 겁니다.

[이혜란/인천시 중구 : "2리터짜리 6개를 받았지만 그걸로 과일 씻고 뭐 하고 하면 이건 하루 분량밖에 안 돼요. 이것으로 어떻게 우리가 계속 살아야 하는지 좀 걱정스럽죠."]

구청 지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슈퍼마켓에서는 생수가 날개돋힌 듯 팔립니다.

인근 슈퍼에서는 일인당 다섯 묶음만 팔고 있을 정돕니다.

[이승희/인천시 중구 상인 : "물량이 3배, 4배 지금은 5배까지 증가를 해서 지금 판매되고 있습니다. 마이너스로 해서 역마진으로 팔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한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봤는데요.

집 안에는 생수가 가득 쌓여 있고, 부엌 수도꼭지는 황사마스크로 감싸져 있습니다.

수돗물 상태를 테스트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해놓은 겁니다.

[윤미경/인천시 중구 : "미세먼지 때문에 난리 나서 사놓은 건데 이걸로 테스트하거든요."]

한참 물을 흘려보낸 뒤에 확인하면 확연하게 갈색 이물질이 묻어납니다.

평소에는 필터를 끼워서 사용하는데, 이틀에 한번씩은 바꿔야합니다.

샤워나 요리, 생활에 쓰이는 대부분 물은 생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윤미경/인천시 중구 : "요리는 전체다 생수죠. 설거지만 그냥 일차적인 필터로 걸러주는 것으로 설거지를 하고 이들 속옷하고 베개는 생수로 한번 다시 헹구고..."]

처음 수돗물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몸에 이상이 생기면서였는데요.

[윤미경/인천시 중구 : "가렵고 진물처럼 좀 나고 아이들도 오돌토돌하게 올라오고 막내딸 같은 경우도 안에서 완전 빨갛게 덮였었거든요."]

여러번 민원을 내고 설명회도 가봤지만 처음에는 영종도는 관계없다는 대답에 답답하기만 했다는데요.

[윤미경/인천시 중구 : "설명회도 가보고 하니까 그날 저뿐만 아니라 많은 엄마들이 울었어요. 너무 답답하고 마음이 아프고 슬프기까지 했어요. 다들 나는 모르겠다며 소속을 자꾸 떠넘기는데 피해는 보고 있고..."]

다음달 셋째 출산을 앞둔 이아현 씨의 집.

맘카페에서 내용을 접하고 필터를 달았더니 바로 갈색으로 변했다는데요.

태어날 아기 생각에 걱정이 태산입니다.

[이아현/인천시 중구 : "제가 이 물을 매일매일 생수를 사서 나를 수도 없고 물을 끓여서 매일매일 아기를 씻길 수도 없고..."]

게다가 어린이집을 다니는 아이들이 둘이나 있다보니 급식도 걱정입니다.

[이아현/인천시 중구 : "부모님들은 자기 눈으로 안 보니까 모르는 거잖아요. 그게 조금 걱정되긴 해요."]

가게들도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인천시 중구 상인 : "손님 중에는 생수 쓰냐, 물 어떤 것을 쓰냐며 물어보시고 확인하는 분들도 계시고 일단 저희는 육수를 계속 우려야하기 때문에 생수를 그만큼 쓸 수가 없어요. 그래서 그게 제일 불편해요."]

[인천시 중구 상인 : "홀, 배달 이렇게 영업을 하고 있는데 체감상으로는 저번 달 대비해서 매출이 반 토막 나서 차이가 나는 것 같고..."]

처음 붉은 수돗물 사태가 시작된 서구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가게에는 아예 생수를 사용한다는 종이를 붙여놨는데요.

사태가 길어지자 상인들이 찾은 생존법입니다.

[박수일/인천시 서구 상인 : "지금 저희는 생수를 쓰고 있고요. 주방에서는 필터를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삼일에 한 번씩, 이틀에 한 번씩 (필터를) 교환하고 있어요."]

생수와 필터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다 가게 매출도 확 떨어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박수일/인천시 서구 상인 : "지금 저희 같은 경우 (매출이) 40% 이상 떨어졌으니까요. 많이 힘들죠."]

인천시 150곳의 학교와 유치원에서는 생수나 급수차를 활용하거나 대체 급식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

이렇게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지난 주말, 주민들은 거리로 나왔는데요.

["깨끗한 물 공급하라. 인정하고 사과하라."]

해당 지역 주민들은 입을 모아 조속한 사태 해결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정희/인천시 서구 : "이렇게 제대로 관리를 못해서 수돗물도 믿고 먹을 수 없게끔 만드는 게 제일 화가 나죠."]

[임해린/인천시 서구 : "더 이상 적수가 안 나온다고 이렇게 명확하게 얘기를 해줘서 저희가 전처럼 마음껏 물을 쓰는 것을 제일 바라고 있는 거죠."]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면서, 어제는 직접 인천 시장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박남춘/인천시장 : "시장으로서 너무나 참담한 마음입니다.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죄송합니다."]

이번달 말까지 물 깨끗하게 만들겠다 피해보상 제대로 하겠다 이런 입장인데요.

아쉬움은 여전히 남습니다.

[최계운/인천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복잡한 관로에 대한 기술력이 부족했던 게 첫 번째 문제인 것 같고요. 이랬을 때 어떻게 초기 대응을 한다든지 하는 상수도에 대한 공개 행정도 부족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위기 대응 매뉴얼을 좀 만들어놔서 그것에 따른 대응을 해야 했었는데 그런 것도 좀 부족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붉은 수돗물, 과연 언제쯤 끝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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