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후견인 제도’ 있으나 마나…0.4%만 신청, 왜?

입력 2019.07.07 (21:24) 수정 2019.07.07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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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지는 않습니다.

미성년 후견인 제도를 이용하면 위탁 부모도 법적 대리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 제도, 신청률이 1%도 채 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엄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운명처럼 가족이 된 은수.

위탁 엄마는 은수의 불편을 줄여주고 싶었습니다.

후견인이 돼 법적으로도 권리를 가진 보호자 역할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황인하/가정위탁 부모 : "(친엄마가) 살기가 팍팍한가보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은수는 그냥 내가 키워야되겠다. 내가 법적인 보호자 역할까지도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때문에..."]

심사만 꼬박 1년이 걸렸습니다.

주민센터와 은행 등을 돌며 14가지 서류를 내고, 방문 조사와 법원 출석에 응해야 했습니다.

후견인이 된 뒤에도 통장 잔액과 부동산, 아이 생활비 사용내역 등을 매년 법원에 신고해야 합니다.

[황인하/가정위탁 부모 : "(일상 생활에) 지장 받아요. 은수를 키우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일들이예요. 내 에너지를 빼는 역할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걸림돌은 또 있습니다.

위탁 부모가 후견인이 되려면 먼저 친부모가 권한을 포기해줘야만 합니다.

[한명애/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 : "친권자가 연락이 두절되거나 행방불명되거나 주소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아서, 그리고 막상 친권자를 찾는다고 하더라도 부모님들의 의견까지 들어야하기 때문에..."]

이처럼 까다로운 심사와 절차 때문에 후견인 신청은 46곳, 전체 위탁 가정의 0.4%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심사 과정의 부담 때문에 18곳은 심사 도중 신청을 포기했습니다.

자치단체장이 법적 후견인을 맡고 위탁 가정은 필요한 권한을 행사하는 선진국의 사례가 실효 있는 대안의 하나로 꼽힙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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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성년 후견인 제도’ 있으나 마나…0.4%만 신청, 왜?
    • 입력 2019-07-07 21:26:24
    • 수정2019-07-07 21: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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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지는 않습니다.

미성년 후견인 제도를 이용하면 위탁 부모도 법적 대리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이 제도, 신청률이 1%도 채 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엄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운명처럼 가족이 된 은수.

위탁 엄마는 은수의 불편을 줄여주고 싶었습니다.

후견인이 돼 법적으로도 권리를 가진 보호자 역할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황인하/가정위탁 부모 : "(친엄마가) 살기가 팍팍한가보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은수는 그냥 내가 키워야되겠다. 내가 법적인 보호자 역할까지도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때문에..."]

심사만 꼬박 1년이 걸렸습니다.

주민센터와 은행 등을 돌며 14가지 서류를 내고, 방문 조사와 법원 출석에 응해야 했습니다.

후견인이 된 뒤에도 통장 잔액과 부동산, 아이 생활비 사용내역 등을 매년 법원에 신고해야 합니다.

[황인하/가정위탁 부모 : "(일상 생활에) 지장 받아요. 은수를 키우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안되는 일들이예요. 내 에너지를 빼는 역할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걸림돌은 또 있습니다.

위탁 부모가 후견인이 되려면 먼저 친부모가 권한을 포기해줘야만 합니다.

[한명애/중앙가정위탁지원센터 관장 : "친권자가 연락이 두절되거나 행방불명되거나 주소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아서, 그리고 막상 친권자를 찾는다고 하더라도 부모님들의 의견까지 들어야하기 때문에..."]

이처럼 까다로운 심사와 절차 때문에 후견인 신청은 46곳, 전체 위탁 가정의 0.4%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심사 과정의 부담 때문에 18곳은 심사 도중 신청을 포기했습니다.

자치단체장이 법적 후견인을 맡고 위탁 가정은 필요한 권한을 행사하는 선진국의 사례가 실효 있는 대안의 하나로 꼽힙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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