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 미투 1호’ 이윤택 징역 7년 확정…“관행 아닌 성폭력”

입력 2019.07.24 (21:37) 수정 2019.07.2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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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성 극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연극 연출가 이윤택 씨에 대해 징역 7년의 실형이 확정됐습니다.

​이 씨는 '관행'이라거나 '연극지도를 하다 생긴 불찰'이라고 해명했지만, 법원은 성폭력일 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방준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발성연습을 돕는다며 여배우의 몸에 함부로 접촉하는가 하면, 안마를 해달라며 자신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게 했다.'

유명 연극 연출가 이윤택 씨를 상대로 폭로된 '미투' 내용의 일부입니다.

재판 과정에서 확인된 이 씨의 성폭력 행위는 피해자 9명을 대상으로 6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연극계에서 절대적인 이 씨의 권력 때문에 피해자들은 오랜 세월 침묵해야 했습니다.

'미투' 열풍을 타고서야 지난해 2월 피해자의 첫 폭로가 터져 나왔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이 씨는 '오해'가 있었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윤택/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지난해 3월 경찰조사 뒤 : "어떤 부분은 조금, 제가 판단할 때 (피해자의 주장이) 왜곡되거나 서로 오해했거나 이런 부분들은..."]

"사죄한다"면서도, "모든 일이 연극을 하다 생긴 불찰"이라며 "과거의 불합리한 관행이 지금 노출돼 책임을 받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관행'이 아니라 성폭력일 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1, 2심 재판부는 "보호·감독 관계에 있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장기간 반복적으로 성폭력을 저질렀다"며 "피해자들의 꿈과 희망도 짓밟았다"고 밝혔고, 대법원도 마침내 이를 인정해 이 씨에 대해 징역 7년 실형을 확정했습니다.

[이수연/변호사 : "성인지 감수성에 관한 판결이 연이어 나왔는데요. 이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자는 취지이고, 이번 판례도 이러한 대법원의 판결과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극계 첫 '미투' 가해자에 대한 이 같은 엄중한 결과는 이후 다른 '미투'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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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계 미투 1호’ 이윤택 징역 7년 확정…“관행 아닌 성폭력”
    • 입력 2019-07-24 21:40:22
    • 수정2019-07-24 21: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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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성 극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연극 연출가 이윤택 씨에 대해 징역 7년의 실형이 확정됐습니다.

​이 씨는 '관행'이라거나 '연극지도를 하다 생긴 불찰'이라고 해명했지만, 법원은 성폭력일 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방준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발성연습을 돕는다며 여배우의 몸에 함부로 접촉하는가 하면, 안마를 해달라며 자신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게 했다.'

유명 연극 연출가 이윤택 씨를 상대로 폭로된 '미투' 내용의 일부입니다.

재판 과정에서 확인된 이 씨의 성폭력 행위는 피해자 9명을 대상으로 6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연극계에서 절대적인 이 씨의 권력 때문에 피해자들은 오랜 세월 침묵해야 했습니다.

'미투' 열풍을 타고서야 지난해 2월 피해자의 첫 폭로가 터져 나왔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이 씨는 '오해'가 있었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윤택/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지난해 3월 경찰조사 뒤 : "어떤 부분은 조금, 제가 판단할 때 (피해자의 주장이) 왜곡되거나 서로 오해했거나 이런 부분들은..."]

"사죄한다"면서도, "모든 일이 연극을 하다 생긴 불찰"이라며 "과거의 불합리한 관행이 지금 노출돼 책임을 받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관행'이 아니라 성폭력일 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1, 2심 재판부는 "보호·감독 관계에 있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장기간 반복적으로 성폭력을 저질렀다"며 "피해자들의 꿈과 희망도 짓밟았다"고 밝혔고, 대법원도 마침내 이를 인정해 이 씨에 대해 징역 7년 실형을 확정했습니다.

[이수연/변호사 : "성인지 감수성에 관한 판결이 연이어 나왔는데요. 이는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자는 취지이고, 이번 판례도 이러한 대법원의 판결과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극계 첫 '미투' 가해자에 대한 이 같은 엄중한 결과는 이후 다른 '미투'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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