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끈질긴K] 지적장애인 ‘노동 착취 사찰’…명의 도용·차명 거래까지
입력 2019.08.01 (21:28) 수정 2019.08.02 (06:54) 뉴스 9
자동재생
동영상영역 시작
동영상영역 끝
[기자]

지난달 KBS는 한 지적 장애인이 서울 시내의 사찰에서 30년 넘게 노동 착취를 당했다는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찰의 주지 스님이 이 장애인의 명의를 이용해 부동산을 사고 팔고, 금융상품을 거래하며 부를 축적해 온 사실이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어떤 일인지, 끈질긴 K에서 추적했습니다.

[리포트]

30년 넘게 서울의 한 사찰에서 일하며 상습 폭행을 당했다고 털어 놓은 지적장애인 A 씨.

[A 씨 : "일도 빨리빨리 안 한다고 꼬집고 수차례 따귀를 때리고 발로도 수차례 때리고."]

말만 스님일 뿐 실은 보수도 받지 못한 채 노예처럼 일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동 착취 의혹에 대해, 주지 최 모 씨는 사실이 아니라며, 그 근거로 A 씨에게 아파트까지 사줬다고 말합니다.

[주지 최OO/음성변조 : "(A 씨 명의로) 11평짜리 아파트를 하나 해 놨어. 왜? 내가 보호해 주고 내가 보호자니까 노후를 내가 책임져 줘야지."]

사찰에서 A 씨 명의로 사주었다는 아파트가 있는 곳입니다.

절에서는 노후 대비용으로 사준 집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집의 주인은 A 씨가 절을 나오기 전에 이미 바뀌어 있었습니다.

부동산 등기를 확인해 보니, 2006년 이 아파트가 A 씨 명의로 매입된 건 사실.

하지만 2014년 B 씨에게 팔렸습니다.

아파트를 거래한 부동산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이 집 전 주인은) 절에서 밥하는 그 여자분 했던 거 아니야? 옛날에? 그 여자분은 아는데..."]

알고 보니 B 씨는 주지 스님의 측근 인물이었습니다.

[B 씨/사찰 관계자/음성변조 : "제가 그 집을 샀어요. 사가지고 내가 그 집에서 살았어요. 살다가 3년 있다가 팔았어요."]

그런데 이 아파트는 A 씨 명의일 때부터 이미 B 씨가 다른 사람에게 세를 놓고 월세를 받아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이분(A 씨) 이름으로 있으면서 임대차를 몇 년 했어요. 그 여자 분(B씨)이..."]

더구나 옆동에 A 씨 명의의 아파트가 또 한 채 있었습니다.

2016년 4월 산 뒤 여섯달 만에 되팔아, 6천만 원대의 차익을 얻었습니다.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돈(매입 자금)은 그 스님(주지)이 대는 식으로 얘기를 했고 (주지가) 사 줄 때는 오래 갖고 계실 것처럼 샀는데, 몇 달 있다가 매매를 한대. 나도 이제 의아했지. 오래 갖고 있겠다더니..."]

A 씨는 주지를 따라 한 차례 부동산에 간 적은 있지만, 자신의 명의로 아파트를 거래한 사실을 전혀 몰랐고 돈도 한 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A 씨 가족/음성변조 : "(있었던 것도 전혀 모르셨던 거에요?) 네. 있는 것도 모르고 집을 뭐 샀다 팔았다 하는 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몰라요."]

A 씨를 이용한 차명 거래는 부동산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2017년 12월 절을 뛰쳐나온 A 씨는 이듬해 봄 장애 수당을 신청하러 이곳 주민센터를 찾았다가,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A 씨 명의로 2억 원 가량이 들어있던 금융 계좌가 몇 달 전 해지됐다는 거였습니다.

A 씨는 계좌가 있었는지도, 또 해지된 뒤 돈이 어디로 갔는지도 전혀 모릅니다.

[A 씨/음성변조 : "(이 돈은 A 씨가 갖고 있는 건 아니고요?) 아니에요. 안 갖고 있어요. 전혀 모르는 거..."]

A씨 명의의 계좌를 개설한 은행 지점을 찾아가 봤습니다.

계좌를 개설하고 해지했을 당시 서류에 적힌 필체는 동일인의 것.

그러나 A 씨의 필체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이 계좌는 A씨가 절을 나간 지 이틀만에 해지됐고, 돈은 주지 스님 통장으로 넘어갔습니다.

[해당 은행 직원/음성변조 : "두건 다 바로. 그날 바로 들어갔거든요. (2억이 다요?) 네, 네. 그분한테 그냥 그대로 넣었거든요."]

해당 은행과 부동산 중개업소는 자신들의 책임은 없다는 듯 말합니다.

[해당 은행 직원/음성변조 : "아는 게 있어야 답변해 드리죠. 그때 상황에 있질 않았던 사람인데 우리가."]

[부동산업자/음성변조 : "저희는요. 순수하게 그 주지 스님하고 그 여자분을 믿고 한 거에요."]

주지는 A씨 명의를 이용한 축재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A 씨를 위해서 한 건데, 다른 사람이 개입해 일이 꼬였다는 겁니다.

[주지 최OO 씨/음성변조 : "노후 대책으로 해 준 그게(아파트) 어떻게 해서 그 등기를 이주해 가지고 A 씨를 데리고 가서 그 집을 팔아 버린 거야."]

신도 가운데 한 명은 오히려 뭐가 문제냐고 되묻습니다.

[해당 사찰 신도/음성변조 : "스님(A 씨)이 말도 없이 내려갔잖아요. 상좌 스님이. 그래서 원상 복귀시킨거죠."]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수락산 중턱의 천년 고찰.

조계종 사찰이지만 토지와 건물들조차 주지 최 씨 개인 이름으로 소유하는 등 종단법을 위반하고 사찰을 사유화한다는 지적 때문에 최 씨는 정식 임명장조차 받지 못한 채 주지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끈질긴K 양민철입니다.
  • [끈질긴K] 지적장애인 ‘노동 착취 사찰’…명의 도용·차명 거래까지
    • 입력 2019-08-01 21:35:12
    • 수정2019-08-02 06:54:19
    뉴스 9
[기자]

지난달 KBS는 한 지적 장애인이 서울 시내의 사찰에서 30년 넘게 노동 착취를 당했다는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찰의 주지 스님이 이 장애인의 명의를 이용해 부동산을 사고 팔고, 금융상품을 거래하며 부를 축적해 온 사실이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어떤 일인지, 끈질긴 K에서 추적했습니다.

[리포트]

30년 넘게 서울의 한 사찰에서 일하며 상습 폭행을 당했다고 털어 놓은 지적장애인 A 씨.

[A 씨 : "일도 빨리빨리 안 한다고 꼬집고 수차례 따귀를 때리고 발로도 수차례 때리고."]

말만 스님일 뿐 실은 보수도 받지 못한 채 노예처럼 일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동 착취 의혹에 대해, 주지 최 모 씨는 사실이 아니라며, 그 근거로 A 씨에게 아파트까지 사줬다고 말합니다.

[주지 최OO/음성변조 : "(A 씨 명의로) 11평짜리 아파트를 하나 해 놨어. 왜? 내가 보호해 주고 내가 보호자니까 노후를 내가 책임져 줘야지."]

사찰에서 A 씨 명의로 사주었다는 아파트가 있는 곳입니다.

절에서는 노후 대비용으로 사준 집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집의 주인은 A 씨가 절을 나오기 전에 이미 바뀌어 있었습니다.

부동산 등기를 확인해 보니, 2006년 이 아파트가 A 씨 명의로 매입된 건 사실.

하지만 2014년 B 씨에게 팔렸습니다.

아파트를 거래한 부동산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이 집 전 주인은) 절에서 밥하는 그 여자분 했던 거 아니야? 옛날에? 그 여자분은 아는데..."]

알고 보니 B 씨는 주지 스님의 측근 인물이었습니다.

[B 씨/사찰 관계자/음성변조 : "제가 그 집을 샀어요. 사가지고 내가 그 집에서 살았어요. 살다가 3년 있다가 팔았어요."]

그런데 이 아파트는 A 씨 명의일 때부터 이미 B 씨가 다른 사람에게 세를 놓고 월세를 받아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이분(A 씨) 이름으로 있으면서 임대차를 몇 년 했어요. 그 여자 분(B씨)이..."]

더구나 옆동에 A 씨 명의의 아파트가 또 한 채 있었습니다.

2016년 4월 산 뒤 여섯달 만에 되팔아, 6천만 원대의 차익을 얻었습니다.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돈(매입 자금)은 그 스님(주지)이 대는 식으로 얘기를 했고 (주지가) 사 줄 때는 오래 갖고 계실 것처럼 샀는데, 몇 달 있다가 매매를 한대. 나도 이제 의아했지. 오래 갖고 있겠다더니..."]

A 씨는 주지를 따라 한 차례 부동산에 간 적은 있지만, 자신의 명의로 아파트를 거래한 사실을 전혀 몰랐고 돈도 한 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A 씨 가족/음성변조 : "(있었던 것도 전혀 모르셨던 거에요?) 네. 있는 것도 모르고 집을 뭐 샀다 팔았다 하는 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몰라요."]

A 씨를 이용한 차명 거래는 부동산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2017년 12월 절을 뛰쳐나온 A 씨는 이듬해 봄 장애 수당을 신청하러 이곳 주민센터를 찾았다가,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A 씨 명의로 2억 원 가량이 들어있던 금융 계좌가 몇 달 전 해지됐다는 거였습니다.

A 씨는 계좌가 있었는지도, 또 해지된 뒤 돈이 어디로 갔는지도 전혀 모릅니다.

[A 씨/음성변조 : "(이 돈은 A 씨가 갖고 있는 건 아니고요?) 아니에요. 안 갖고 있어요. 전혀 모르는 거..."]

A씨 명의의 계좌를 개설한 은행 지점을 찾아가 봤습니다.

계좌를 개설하고 해지했을 당시 서류에 적힌 필체는 동일인의 것.

그러나 A 씨의 필체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이 계좌는 A씨가 절을 나간 지 이틀만에 해지됐고, 돈은 주지 스님 통장으로 넘어갔습니다.

[해당 은행 직원/음성변조 : "두건 다 바로. 그날 바로 들어갔거든요. (2억이 다요?) 네, 네. 그분한테 그냥 그대로 넣었거든요."]

해당 은행과 부동산 중개업소는 자신들의 책임은 없다는 듯 말합니다.

[해당 은행 직원/음성변조 : "아는 게 있어야 답변해 드리죠. 그때 상황에 있질 않았던 사람인데 우리가."]

[부동산업자/음성변조 : "저희는요. 순수하게 그 주지 스님하고 그 여자분을 믿고 한 거에요."]

주지는 A씨 명의를 이용한 축재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A 씨를 위해서 한 건데, 다른 사람이 개입해 일이 꼬였다는 겁니다.

[주지 최OO 씨/음성변조 : "노후 대책으로 해 준 그게(아파트) 어떻게 해서 그 등기를 이주해 가지고 A 씨를 데리고 가서 그 집을 팔아 버린 거야."]

신도 가운데 한 명은 오히려 뭐가 문제냐고 되묻습니다.

[해당 사찰 신도/음성변조 : "스님(A 씨)이 말도 없이 내려갔잖아요. 상좌 스님이. 그래서 원상 복귀시킨거죠."]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수락산 중턱의 천년 고찰.

조계종 사찰이지만 토지와 건물들조차 주지 최 씨 개인 이름으로 소유하는 등 종단법을 위반하고 사찰을 사유화한다는 지적 때문에 최 씨는 정식 임명장조차 받지 못한 채 주지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끈질긴K 양민철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