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어느 억만장자의 죽음

입력 2019.08.12 (20:33) 수정 2019.08.1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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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기현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오늘은 지금 제 옆에 보이는 사진 속 인물에 대한 소식입니다.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 입니다.

지난 2002년부터 3년 동안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미성년자 20여 명를 상대로 성매매를 한 혐의로 지난달 6일 체포됐습니다.

이후 뉴욕 맨해튼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엡스타인은 현지시간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어느 억만장자의 죽음' 입니다.

[앵커]

교도소라면 감시가 철저했을 텐데요, 엡스타인은 그 전에도 이런 시도한 적이 있다면서요?

[기자]

네, 엡스타인은 성매매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최고 45년의 징역형이 예상됐습니다.

그래서 보석을 신청했는데, 이게 기각되자 지난 26일에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습니다.

이후 엡스타인은 '자살방지'를 위한 특별 감시를 받아왔는데 그 대상에서 해제되자 숨진 채 발견된 겁니다.

그런데 앱스타인이 숨진 밤 사이 감방에 일상적인 감시가 이뤄지지 않았고, 알수 없는 이유로 그가 다른 수감자 없이 혼자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때문에 엡스타인의 변호인단과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엡스타인의 죽음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스펜서 쿠빈/엡스타인 변호인 :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특별감시 하에 있던 엡스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었다는 것을 믿기 힘듭니다."]

[앵커]

엡스타인의 사망 소식. 미 언론들이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를 했는데, 도대체 어떤 인물인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해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부유층 고객들의 자산을 관리해주며 수십 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산도 자산이지만 무엇보다 관심을 끌고 있는 건 엡스타인의 인맥입니다.

듣기만 해도 알만한 사람들이 많은데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영국의 앤드루 왕자, 영화감독 우디 앨런 등 유력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웠습니다.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친했는데요.

지금 보시는 게 1992년 트럼프와 엡스타인의 모습입니다.

트럼프 소유의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찍힌 영상인데 엡스타인이 마라라고 리조트에 자주 드나들었다고 합니다.

[앵커]

피해자들은 엡스타인의 강력한 처벌만 기다렸을텐데요.

그의 사망 소식에 어떤 반응을 내놓고 있나요?

[기자]

네, 미 언론에 따르면 피해 여성들은 허탈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엡스타인을 법정에 세우게 했지만, 그가 숨지자 이제 죗값을 치르게 할 수도 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NBC 방송에 나온 한 피해 여성은 열 네살이였던 2001년부터 엡스타인의 맨해튼 자택에서 그에게 마사지를 해줬는데, 이듬해부터 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제니퍼 아라오스/피해자 : "무서워서 그에게 그만하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이런 사실을 더 일찍 공개하는 게 두렵지만 않았다면 다른 여자들이 당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 여성은 엡스타인이 숨지자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할 피해자와 달리 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남긴 고통과 트라우마를 직면하지 않게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인 제나-리사 존스는 "그가 또 한 번 우리보다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하고 쉽게 빠져나간 것 같아 너무 화가 나고 속상하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앞서 엡스타인과 트럼프 대통령이 친분이 있다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나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엡스타인을 "멋진 녀석", "같이 어울리면 정말 재밌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그는 나만큼 미녀를 좋아한다며, 대부분은 나이가 어린 편"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는 선긋기에 나섰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나는 오래전에 그와 사이가 틀어졌습니다. 15년 동안 그와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팬이 아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죽음에 관한 음모론까지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보수 성향 배우인 테런스 윌리엄스가 "엡스타인이 빌 클린턴과 관련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는데요.

이걸 트럼프 대통령이 리트윗하자 이 영상의 조회수가 499만이 넘었습니다.

실제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엡스타인 소유의 개인 비행기를 여러 차례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논란이 불거지자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엡스타인과 "10년 넘게 왕래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엡스타인이 실제로 살해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올 정도인데요.

정재계 인사들과의 화려한 인맥을 자랑하던 어느 억만장자의 죽음, 그를 둘러싼 의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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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어느 억만장자의 죽음
    • 입력 2019-08-12 20:39:52
    • 수정2019-08-12 20:54:15
    글로벌24
[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기현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오늘은 지금 제 옆에 보이는 사진 속 인물에 대한 소식입니다.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 입니다.

지난 2002년부터 3년 동안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미성년자 20여 명를 상대로 성매매를 한 혐의로 지난달 6일 체포됐습니다.

이후 뉴욕 맨해튼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엡스타인은 현지시간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는 '어느 억만장자의 죽음' 입니다.

[앵커]

교도소라면 감시가 철저했을 텐데요, 엡스타인은 그 전에도 이런 시도한 적이 있다면서요?

[기자]

네, 엡스타인은 성매매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최고 45년의 징역형이 예상됐습니다.

그래서 보석을 신청했는데, 이게 기각되자 지난 26일에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습니다.

이후 엡스타인은 '자살방지'를 위한 특별 감시를 받아왔는데 그 대상에서 해제되자 숨진 채 발견된 겁니다.

그런데 앱스타인이 숨진 밤 사이 감방에 일상적인 감시가 이뤄지지 않았고, 알수 없는 이유로 그가 다른 수감자 없이 혼자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때문에 엡스타인의 변호인단과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엡스타인의 죽음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스펜서 쿠빈/엡스타인 변호인 :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특별감시 하에 있던 엡스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었다는 것을 믿기 힘듭니다."]

[앵커]

엡스타인의 사망 소식. 미 언론들이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를 했는데, 도대체 어떤 인물인지 궁금하네요?

[기자]

네, 해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부유층 고객들의 자산을 관리해주며 수십 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산도 자산이지만 무엇보다 관심을 끌고 있는 건 엡스타인의 인맥입니다.

듣기만 해도 알만한 사람들이 많은데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영국의 앤드루 왕자, 영화감독 우디 앨런 등 유력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웠습니다.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친했는데요.

지금 보시는 게 1992년 트럼프와 엡스타인의 모습입니다.

트럼프 소유의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찍힌 영상인데 엡스타인이 마라라고 리조트에 자주 드나들었다고 합니다.

[앵커]

피해자들은 엡스타인의 강력한 처벌만 기다렸을텐데요.

그의 사망 소식에 어떤 반응을 내놓고 있나요?

[기자]

네, 미 언론에 따르면 피해 여성들은 허탈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엡스타인을 법정에 세우게 했지만, 그가 숨지자 이제 죗값을 치르게 할 수도 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NBC 방송에 나온 한 피해 여성은 열 네살이였던 2001년부터 엡스타인의 맨해튼 자택에서 그에게 마사지를 해줬는데, 이듬해부터 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제니퍼 아라오스/피해자 : "무서워서 그에게 그만하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이런 사실을 더 일찍 공개하는 게 두렵지만 않았다면 다른 여자들이 당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 여성은 엡스타인이 숨지자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할 피해자와 달리 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남긴 고통과 트라우마를 직면하지 않게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인 제나-리사 존스는 "그가 또 한 번 우리보다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하고 쉽게 빠져나간 것 같아 너무 화가 나고 속상하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앞서 엡스타인과 트럼프 대통령이 친분이 있다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나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엡스타인을 "멋진 녀석", "같이 어울리면 정말 재밌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그는 나만큼 미녀를 좋아한다며, 대부분은 나이가 어린 편"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는 선긋기에 나섰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트럼프/미국 대통령 : "나는 오래전에 그와 사이가 틀어졌습니다. 15년 동안 그와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팬이 아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의 죽음에 관한 음모론까지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보수 성향 배우인 테런스 윌리엄스가 "엡스타인이 빌 클린턴과 관련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는데요.

이걸 트럼프 대통령이 리트윗하자 이 영상의 조회수가 499만이 넘었습니다.

실제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엡스타인 소유의 개인 비행기를 여러 차례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논란이 불거지자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엡스타인과 "10년 넘게 왕래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엡스타인이 실제로 살해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올 정도인데요.

정재계 인사들과의 화려한 인맥을 자랑하던 어느 억만장자의 죽음, 그를 둘러싼 의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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