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빗길 전복 교통사고…어디선가 나타난 소방관

입력 2019.09.20 (08:26) 수정 2019.09.20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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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금요일입니다.

내일이면 주말이라는 생각으로 오늘 하루 힘내시는 분들 많으시죠?

이렇게 쉴 수 있는 주말이나 휴무에도 자신의 일에 뛰어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시민의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분들인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이분들 한번 보시죠.

위험에 빠진 시민을 구한 소방관들인데요, 어디를 가던 길이었을까요?

지금부터 현장으로 가 보시죠.

[리포트]

지난 7일 오전, 부산의 한 도로입니다.

당시 13호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보시는 것처럼 비바람이 한창 몰아치는 날씨였는데요.

1차선 도로에 흰색 승용차 한 대가 뒤집혀 있습니다.

사고 차량에선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운전자가 도움을 청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 광경을 목격한 뒷 차량의 운전자, 천천히 차를 멈췄습니다.

자칫 2차 사고가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지만 망설임 없이 한 남성이 사고 차량으로 달려가고, 뒤이어 내린 한 여성은 어디론가 급히 전화를 하며 옆 차선의 차량 소통을 돕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가 도착했습니다.

[송재환/당시 출동 119 대원 : "현장에 저희가 도착했을 때는 (신고자 일행이) 여자 한 분이랑 아이 한 명을 구조해서 차에 태우고 있었거든요. 브레이크를 밟았다는데 그거에 미끄러져서 전복된 거 같아요."]

당시 사고 차량에는 30대 운전자와 아들이 타고 있었는데요.

앞서 보신 목격자들의 빠른 대처 덕분에 모자는 큰 부상 없이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었습니다.

[송재환/당시 출동 119 대원 : "저희가 출동 나갔을 때도 그분들이 사고 지점에서 앞에 나가서 계속 차량 통제를 하고 있더라고요. 되게 중요하죠. 자기도 솔직히 위험한데 그렇게 한 거니까요."]

이 사고를 수습하는 데 일등 공신이었던 세 명의 시민, 알고 보니 모두 현직 소방관이었습니다.

6년차 구조대원 조현민 소방교, 그리고 부부소방관인 김 용, 이단비 소방사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단비/경남 양산소방서 소방사 : "사실 교통사고 현장은 고속도로에서 내리기가 무서울 때가 많아요. 그런데 그날은 저희 차 밖에 없었고 뒤에 저희 차를 보호해 주는 큰 차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또 일하는 날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기어 나오고 계시니까 그걸 보고 저희의 안전보다 몸이 빨리 더 먼저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세 사람은 근무지가 모두 달라서 함께 손발을 맞춰 일해 본 경험이 없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위급한 상황 속에서 세 소방관의 역할 분담은 빛을 발했습니다.

먼저 사고 차량에서 운전자를 구조했던 6년차 구조대원 조현민 소방교입니다.

[조현민/서울 노원소방서 소방교 : "저는 구조대예요. (사고 차량) 안에 사람 있는지 확인하고 잘 나오게끔 도와주고 저는 차량 통제한 거예요."]

뒤이어 구급대원인 김용, 이단비 소방사는 119 신고와 동시에 응급처치에 나섰습니다.

김 소방사 차 트렁크 한번 보시죠. 늘 구급키트를 싣고 다녔는데, 이번 위급 상황에서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김용/부산 북부소방서 소방사 : "언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니까 미리 준비해서 다니고 있습니다. 불 끄는 화재진압대들은 공기호흡기 무거운 거 들고 다니시는 분도 있고요. 구조대원 분들은 구조 도끼, 구조 로프 이런 것도 들고 다니시는 분들도 있고."]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불안에 떨던 사고 운전자는 이렇게 안심시켰습니다.

당시 상황 한번 보시죠.

[당시 블랙박스 영상 : "다행이에요. 그래도 뒤에서 한 번 더 사고가 안 나서. 이 정도면 경상이거든요. 천천히 남편 분 번호만 생각해 보세요. 많이 당황하셔서 그래요."]

[이단비/경남 양산소방서 소방사 : "저희가 세 명 다 119다 이렇게 하면서 안심시켜 드리니까 (구급) 차량 올 때는 거의 진정되셔서 저희랑 대화도 좀 가능하신 상태셨고 아이도 많이 진정된 상태여서 환자 분을 조금 안정된 상태에서 인계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당시 이들 세 소방관은 동료의 결혼식을 가던 길이었습니다.

결혼식에 가느라 이날은 근무복이 아니라 이렇게 차려입고 나섰지만 전복 차량을 목격하고는 결혼식은 뒷전이었습니다.

비에 젖는 구조 활동 뒤 정작 결혼식 참석은 이렇게 됐습니다.

[김용/부산 북부소방서 소방사 : "비 많이 맞아서 쫄딱 다 젖었습니다. 아내 같은 경우는 머리가 미역처럼 이렇게 다 젖었고요. 그리고 화장도 다 지워지고 결혼식에는 저 혼자만 들어가서 성의만 전달하고 왔었습니다."]

[이단비/경남 양산소방서 소방사 : "엉망이 되기는 했는데 당연히 할 일이라 어떻게 해 이런다기보다는 '안 되겠다. 혼자 결혼식장 갔다 오세요.' 말하고 저는 차에서……."]

세 소방관은 이번 일이 알려진 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서로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이단비/경남 양산소방서 소방사 : "(조현민 소방교가) 가장 위험했죠. 진짜 도로에 서서 저희가 평소에는 경광봉이라든지 반짝거리는 형광 옷을 입고 일한다든지 그런 게 있는데 그날은 아무것도 없이 맨손으로 비 맞으면서 손만 흔들었기 때문에 그분이 제일 위험했죠."]

[조현민/서울 노원소방서 소방교 : "형이랑 형수님은 구급대니까 응급처치 가방도 차에 있어서 두 분이 응급처치하고 구급대 올 때까지 (저는) 차량 통제하고 했어요."]

[김용/부산 북부소방서 소방사 : "기분도 좋고 보람되고 그런 건 있습니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건 당연한 거, 당연한 일을 한 거라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퇴근을 해도, 쉬는 날에도 자신들은 소방관이라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세 소방관들은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우리 이웃에 이런 소방관들이 있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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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빗길 전복 교통사고…어디선가 나타난 소방관
    • 입력 2019-09-20 08:27:31
    • 수정2019-09-20 12: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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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금요일입니다.

내일이면 주말이라는 생각으로 오늘 하루 힘내시는 분들 많으시죠?

이렇게 쉴 수 있는 주말이나 휴무에도 자신의 일에 뛰어든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시민의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분들인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이분들 한번 보시죠.

위험에 빠진 시민을 구한 소방관들인데요, 어디를 가던 길이었을까요?

지금부터 현장으로 가 보시죠.

[리포트]

지난 7일 오전, 부산의 한 도로입니다.

당시 13호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보시는 것처럼 비바람이 한창 몰아치는 날씨였는데요.

1차선 도로에 흰색 승용차 한 대가 뒤집혀 있습니다.

사고 차량에선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운전자가 도움을 청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 광경을 목격한 뒷 차량의 운전자, 천천히 차를 멈췄습니다.

자칫 2차 사고가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지만 망설임 없이 한 남성이 사고 차량으로 달려가고, 뒤이어 내린 한 여성은 어디론가 급히 전화를 하며 옆 차선의 차량 소통을 돕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가 도착했습니다.

[송재환/당시 출동 119 대원 : "현장에 저희가 도착했을 때는 (신고자 일행이) 여자 한 분이랑 아이 한 명을 구조해서 차에 태우고 있었거든요. 브레이크를 밟았다는데 그거에 미끄러져서 전복된 거 같아요."]

당시 사고 차량에는 30대 운전자와 아들이 타고 있었는데요.

앞서 보신 목격자들의 빠른 대처 덕분에 모자는 큰 부상 없이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었습니다.

[송재환/당시 출동 119 대원 : "저희가 출동 나갔을 때도 그분들이 사고 지점에서 앞에 나가서 계속 차량 통제를 하고 있더라고요. 되게 중요하죠. 자기도 솔직히 위험한데 그렇게 한 거니까요."]

이 사고를 수습하는 데 일등 공신이었던 세 명의 시민, 알고 보니 모두 현직 소방관이었습니다.

6년차 구조대원 조현민 소방교, 그리고 부부소방관인 김 용, 이단비 소방사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단비/경남 양산소방서 소방사 : "사실 교통사고 현장은 고속도로에서 내리기가 무서울 때가 많아요. 그런데 그날은 저희 차 밖에 없었고 뒤에 저희 차를 보호해 주는 큰 차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또 일하는 날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가 기어 나오고 계시니까 그걸 보고 저희의 안전보다 몸이 빨리 더 먼저 움직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세 사람은 근무지가 모두 달라서 함께 손발을 맞춰 일해 본 경험이 없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위급한 상황 속에서 세 소방관의 역할 분담은 빛을 발했습니다.

먼저 사고 차량에서 운전자를 구조했던 6년차 구조대원 조현민 소방교입니다.

[조현민/서울 노원소방서 소방교 : "저는 구조대예요. (사고 차량) 안에 사람 있는지 확인하고 잘 나오게끔 도와주고 저는 차량 통제한 거예요."]

뒤이어 구급대원인 김용, 이단비 소방사는 119 신고와 동시에 응급처치에 나섰습니다.

김 소방사 차 트렁크 한번 보시죠. 늘 구급키트를 싣고 다녔는데, 이번 위급 상황에서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김용/부산 북부소방서 소방사 : "언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니까 미리 준비해서 다니고 있습니다. 불 끄는 화재진압대들은 공기호흡기 무거운 거 들고 다니시는 분도 있고요. 구조대원 분들은 구조 도끼, 구조 로프 이런 것도 들고 다니시는 분들도 있고."]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불안에 떨던 사고 운전자는 이렇게 안심시켰습니다.

당시 상황 한번 보시죠.

[당시 블랙박스 영상 : "다행이에요. 그래도 뒤에서 한 번 더 사고가 안 나서. 이 정도면 경상이거든요. 천천히 남편 분 번호만 생각해 보세요. 많이 당황하셔서 그래요."]

[이단비/경남 양산소방서 소방사 : "저희가 세 명 다 119다 이렇게 하면서 안심시켜 드리니까 (구급) 차량 올 때는 거의 진정되셔서 저희랑 대화도 좀 가능하신 상태셨고 아이도 많이 진정된 상태여서 환자 분을 조금 안정된 상태에서 인계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당시 이들 세 소방관은 동료의 결혼식을 가던 길이었습니다.

결혼식에 가느라 이날은 근무복이 아니라 이렇게 차려입고 나섰지만 전복 차량을 목격하고는 결혼식은 뒷전이었습니다.

비에 젖는 구조 활동 뒤 정작 결혼식 참석은 이렇게 됐습니다.

[김용/부산 북부소방서 소방사 : "비 많이 맞아서 쫄딱 다 젖었습니다. 아내 같은 경우는 머리가 미역처럼 이렇게 다 젖었고요. 그리고 화장도 다 지워지고 결혼식에는 저 혼자만 들어가서 성의만 전달하고 왔었습니다."]

[이단비/경남 양산소방서 소방사 : "엉망이 되기는 했는데 당연히 할 일이라 어떻게 해 이런다기보다는 '안 되겠다. 혼자 결혼식장 갔다 오세요.' 말하고 저는 차에서……."]

세 소방관은 이번 일이 알려진 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서로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이단비/경남 양산소방서 소방사 : "(조현민 소방교가) 가장 위험했죠. 진짜 도로에 서서 저희가 평소에는 경광봉이라든지 반짝거리는 형광 옷을 입고 일한다든지 그런 게 있는데 그날은 아무것도 없이 맨손으로 비 맞으면서 손만 흔들었기 때문에 그분이 제일 위험했죠."]

[조현민/서울 노원소방서 소방교 : "형이랑 형수님은 구급대니까 응급처치 가방도 차에 있어서 두 분이 응급처치하고 구급대 올 때까지 (저는) 차량 통제하고 했어요."]

[김용/부산 북부소방서 소방사 : "기분도 좋고 보람되고 그런 건 있습니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건 당연한 거, 당연한 일을 한 거라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퇴근을 해도, 쉬는 날에도 자신들은 소방관이라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세 소방관들은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우리 이웃에 이런 소방관들이 있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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