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 올 줄 알았다”…DNA 들이대자 그림 그려가며 진술

입력 2019.10.02 (21:15) 수정 2019.10.02 (21:3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춘재는 자백 과정에서 자신이 한 짓이 드러나서 언젠가 이런 날이 올줄 알았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번 자백한 뒤엔 범행 장소까지 그림으로 설명까지 했다고합니다.

오현태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찰이 부산교도소에 복역 중인 이춘재를 처음 찾아간 건 지난달 18일입니다.

20일까지 세 차례 연속 조사가 이뤄졌는데, 이 씨는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경찰은 강호순 사건을 수사했던 범죄심리분석요원까지 투입해 심리전을 펼쳤습니다.

혐의를 캐묻기보다는 친근감과 신뢰를 쌓는 데 힘을 쏟은 겁니다.

경찰은 이후 사흘 동안 조사를 잠시 중단하고, 이 씨에게 생각할 시간을 줬습니다.

지난주 초 다시 시작된 조사에서부터 이 씨는 심경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경찰이 4차와 5차, 7차와 9차 사건 증거물에서 이 씨의 DNA가 검출됐다는 사실을 들이댄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임준태/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여러 건의 DNA를 통해서 너의 행위라는 게 입증이 됐으니까 마지막으로 유족들을 위해서라도 네가 사죄하고 반성하고 뉘우친다는 그런 차원에서 자백하고 인정하는 것이 좀 말끔하지 않겠느냐' 이렇게 유도할 수 있죠."]

이 씨는 "언젠가 이런 날이 와서 내가 한 짓이 드러날 줄 알았다, DNA 증거가 나왔다니 하는 수 없겠다"는 취지로 말하며 자백을 시작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이후부터는 협조적인 태도로 스스로 기억을 더듬어가며 범행을 진술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장소에 대해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한 부분도 있다면서도, 이 씨가 범행을 기록한 자료를 갖고 있진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이 씨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목격자 등에게 썼던 법 최면을 활용하지는 않고, 접견을 계속하며 대화를 통해 구체적 진술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입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런 날 올 줄 알았다”…DNA 들이대자 그림 그려가며 진술
    • 입력 2019-10-02 21:17:23
    • 수정2019-10-02 21:30:14
    뉴스 9
[앵커]

이춘재는 자백 과정에서 자신이 한 짓이 드러나서 언젠가 이런 날이 올줄 알았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번 자백한 뒤엔 범행 장소까지 그림으로 설명까지 했다고합니다.

오현태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찰이 부산교도소에 복역 중인 이춘재를 처음 찾아간 건 지난달 18일입니다.

20일까지 세 차례 연속 조사가 이뤄졌는데, 이 씨는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경찰은 강호순 사건을 수사했던 범죄심리분석요원까지 투입해 심리전을 펼쳤습니다.

혐의를 캐묻기보다는 친근감과 신뢰를 쌓는 데 힘을 쏟은 겁니다.

경찰은 이후 사흘 동안 조사를 잠시 중단하고, 이 씨에게 생각할 시간을 줬습니다.

지난주 초 다시 시작된 조사에서부터 이 씨는 심경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경찰이 4차와 5차, 7차와 9차 사건 증거물에서 이 씨의 DNA가 검출됐다는 사실을 들이댄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임준태/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여러 건의 DNA를 통해서 너의 행위라는 게 입증이 됐으니까 마지막으로 유족들을 위해서라도 네가 사죄하고 반성하고 뉘우친다는 그런 차원에서 자백하고 인정하는 것이 좀 말끔하지 않겠느냐' 이렇게 유도할 수 있죠."]

이 씨는 "언젠가 이런 날이 와서 내가 한 짓이 드러날 줄 알았다, DNA 증거가 나왔다니 하는 수 없겠다"는 취지로 말하며 자백을 시작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이후부터는 협조적인 태도로 스스로 기억을 더듬어가며 범행을 진술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장소에 대해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한 부분도 있다면서도, 이 씨가 범행을 기록한 자료를 갖고 있진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이 씨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목격자 등에게 썼던 법 최면을 활용하지는 않고, 접견을 계속하며 대화를 통해 구체적 진술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입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