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썩어가는데 원인도 몰라’…농사 포기 속출

입력 2019.10.05 (06:48) 수정 2019.10.0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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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춘천에서 출하를 앞둔 배추의 뿌리가 썩어들어가는 현상이 집단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 농사를 포기해야할 정도로 심각해 피해를 호소하는 농가가 계속 나타나고 있지만, 당국은 아직까지 원인을 알아내지 못한 상탭니다.

엄기숙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창 배추 속이 찰 시기지만, 밭 고랑 곳곳이 이 빠진 듯 비어있습니다.

이미 누렇게 말라죽어 배추인지 알아보기도 힘듭니다.

겉으론 성해보여도, 배추는 손만 대도 힘없이 뽑혀나갑니다.

뿌리가 썩은 탓입니다.

[홍종용/피해 농민 : "이렇게 망가질 때야 심정이 오죽하겠어요. 최대한 관리해 보려고 노력했지만 하면 할수록 병명 자체를 모르고."]

춘천 서면을 중심으로 홍천까지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는 농가가 35곳이 넘습니다.

지역 농협이 지금까지 파악한 피해 면적만 40만 제곱미터에 이릅니다.

인근에는 건질 배추가 없어 이렇게 출하를 포기하고 밭을 갈아엎어버린 곳도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배추는 모두 '추광' 이라는 품종입니다.

그렇다고, 이 품종 전체에서 병이 발생한 건 아닙니다.

어느 육묘장에서 모종을 사다 썼는지에 따라 증상이 있기도, 없기도 합니다.

종자 탓인지 육묘 과정의 문제인지 아니면, 토양이나 기후가 문제인지 추정하기가 힘든 상황.

피해가 확산되자 지난달 농촌진흥청에서도 다녀갔지만, 원인조차 추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수현/피해 농민 : "육묘장에서 모를 잘 못 기른줄 알았더니, 육묘장에서는 종자가 나쁘다 그러고. 모르지 뭐."]

국립종자원은 최근, 배추 종자와 병든 배추 등을 채취해 원인 규명에 들어갔지만, 이미 농민들은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입은 상탭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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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추 썩어가는데 원인도 몰라’…농사 포기 속출
    • 입력 2019-10-05 07:02:09
    • 수정2019-10-06 09:49:31
    뉴스광장 1부
[앵커] 강원도 춘천에서 출하를 앞둔 배추의 뿌리가 썩어들어가는 현상이 집단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 농사를 포기해야할 정도로 심각해 피해를 호소하는 농가가 계속 나타나고 있지만, 당국은 아직까지 원인을 알아내지 못한 상탭니다. 엄기숙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창 배추 속이 찰 시기지만, 밭 고랑 곳곳이 이 빠진 듯 비어있습니다. 이미 누렇게 말라죽어 배추인지 알아보기도 힘듭니다. 겉으론 성해보여도, 배추는 손만 대도 힘없이 뽑혀나갑니다. 뿌리가 썩은 탓입니다. [홍종용/피해 농민 : "이렇게 망가질 때야 심정이 오죽하겠어요. 최대한 관리해 보려고 노력했지만 하면 할수록 병명 자체를 모르고."] 춘천 서면을 중심으로 홍천까지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는 농가가 35곳이 넘습니다. 지역 농협이 지금까지 파악한 피해 면적만 40만 제곱미터에 이릅니다. 인근에는 건질 배추가 없어 이렇게 출하를 포기하고 밭을 갈아엎어버린 곳도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배추는 모두 '추광' 이라는 품종입니다. 그렇다고, 이 품종 전체에서 병이 발생한 건 아닙니다. 어느 육묘장에서 모종을 사다 썼는지에 따라 증상이 있기도, 없기도 합니다. 종자 탓인지 육묘 과정의 문제인지 아니면, 토양이나 기후가 문제인지 추정하기가 힘든 상황. 피해가 확산되자 지난달 농촌진흥청에서도 다녀갔지만, 원인조차 추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수현/피해 농민 : "육묘장에서 모를 잘 못 기른줄 알았더니, 육묘장에서는 종자가 나쁘다 그러고. 모르지 뭐."] 국립종자원은 최근, 배추 종자와 병든 배추 등을 채취해 원인 규명에 들어갔지만, 이미 농민들은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입은 상탭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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