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 기부금으로 인성평가?”…황당한 기부 안내문

입력 2019.10.30 (08:48) 수정 2019.10.3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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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적십자사가 기부 프로그램 안내문을 천 6백여 개 학교에 배포했는데, 기부 내역이 학생의 진학용, 취업용 인성 평가 자료로 사용된다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그렇기야 하겠습니까마는 돈으로 학생의 인성을 평가한다는 말인지, 기부를 강요하는 건 아닌지, 안내문을 받아본 학부모들은 황당해 하고 있습니다.

이세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박 모 씨는 초등학생 아들이 받아온 가정통신문을 보고 황당했습니다.

후원금을 내달라는 적십자사의 기부 프로그램 안내문인데, 참여 혜택 때문이었습니다.

학생의 기부 내역이 진학과 취업 때 인성 평가 자료로 쓰인다는 겁니다.

[박○○/음성변조 : "'(기부를) 안 하면 우리 아이만 손해 보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매달 6천 원에서 3만 원, 그 이상도 기부가 가능한 데, 액수를 보면서 자꾸 혜택이란 글귀가 떠올랐습니다.

[박○○/음성변조 : "돈을 가지고 인성을 평가한다? 경제적 형편이 안 돼서 (기부금을) 못 내는 부모님 입장에서는 너무 화가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교육부 지침상 학생들의 기부활동은 생활기록부에 아예 입력할 수가 없습니다.

[교육부 관계자/음성변조 : "법적인 근거도 하나도 없습니다. 봉사활동으로 환산되는 것도 인정이 되는 게 없고요."]

비슷한 안내문을 통해 적십자사는 작년부터 5천 6백여 명에게, 2억 7천만 원을 걷어 들였습니다.

[성일종/자유한국당 의원 : "학부모들을 속여서 후원금을 받은 대한적십자사의 행위는 매우 부적절해 보입니다."]

대한적십자사는 인성 평가 참고자료로 확인서를 발급해주겠다는 취지였는데 오해가 생겼다고 해명했는데,

[대한적십자사 관계자/음성변조 : "자기소개서나 인성 평가 항목에 기부 경험을 쓸 수 있는 항목이 있나 봐요. 저희 쪽에 후원 확인서를 많이 요청하니까..."]

문제가 생기자 천 6백여 개 학교에 배포된 안내문을 모두 폐기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세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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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십자 기부금으로 인성평가?”…황당한 기부 안내문
    • 입력 2019-10-30 08:51:21
    • 수정2019-10-30 08: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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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적십자사가 기부 프로그램 안내문을 천 6백여 개 학교에 배포했는데, 기부 내역이 학생의 진학용, 취업용 인성 평가 자료로 사용된다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그렇기야 하겠습니까마는 돈으로 학생의 인성을 평가한다는 말인지, 기부를 강요하는 건 아닌지, 안내문을 받아본 학부모들은 황당해 하고 있습니다.

이세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박 모 씨는 초등학생 아들이 받아온 가정통신문을 보고 황당했습니다.

후원금을 내달라는 적십자사의 기부 프로그램 안내문인데, 참여 혜택 때문이었습니다.

학생의 기부 내역이 진학과 취업 때 인성 평가 자료로 쓰인다는 겁니다.

[박○○/음성변조 : "'(기부를) 안 하면 우리 아이만 손해 보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매달 6천 원에서 3만 원, 그 이상도 기부가 가능한 데, 액수를 보면서 자꾸 혜택이란 글귀가 떠올랐습니다.

[박○○/음성변조 : "돈을 가지고 인성을 평가한다? 경제적 형편이 안 돼서 (기부금을) 못 내는 부모님 입장에서는 너무 화가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교육부 지침상 학생들의 기부활동은 생활기록부에 아예 입력할 수가 없습니다.

[교육부 관계자/음성변조 : "법적인 근거도 하나도 없습니다. 봉사활동으로 환산되는 것도 인정이 되는 게 없고요."]

비슷한 안내문을 통해 적십자사는 작년부터 5천 6백여 명에게, 2억 7천만 원을 걷어 들였습니다.

[성일종/자유한국당 의원 : "학부모들을 속여서 후원금을 받은 대한적십자사의 행위는 매우 부적절해 보입니다."]

대한적십자사는 인성 평가 참고자료로 확인서를 발급해주겠다는 취지였는데 오해가 생겼다고 해명했는데,

[대한적십자사 관계자/음성변조 : "자기소개서나 인성 평가 항목에 기부 경험을 쓸 수 있는 항목이 있나 봐요. 저희 쪽에 후원 확인서를 많이 요청하니까..."]

문제가 생기자 천 6백여 개 학교에 배포된 안내문을 모두 폐기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세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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