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경제] “불안해서 못 타겠다” 잇단 차량 화재…보상은?

입력 2019.11.05 (18:08) 수정 2019.11.0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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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자동차에서 불이 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차량 화재는 1년에 5천건 정도 일어나는데요,

잇단 화재 사고가 났던 BMW 차량에 대해선 대규모 리콜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현대차가 만든 SUV 투싼에서도 불이 났지만, 차주 잘못이 아니어도 제조사의 보상을 받긴 어렵다 합니다.

자동차 화재와 보상에 대해 산업과학부 공민경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공 기자, 먼저 최근 현대차가 만든 SUV 투싼 차량에서 불이 났는데, 주위 차량과 건물까지 태워서 재산 피해가 막대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불이 난 현대차의 투싼 차량은 2018년형으로, 구매한 지 1년 반 정도 된 신형이었습니다.

게다가 불이 나기 전, 점검도 마친 상태였습니다.

[박○○/차량 화재 피해자 : "정기 점검을 블루핸즈에서 이 사고가 일어나기 한 달, 두 달 전쯤에 한 번 받았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이상은 없다는 얘기를 들었고..."]

사고 당시 영상인데요.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에 사고 차량이 들어옵니다.

12시간 동안 주차돼 있었는데, 아침이 되자, 갑자기 차량 밑으로 검은 연기가 새어 나옵니다.

2분 뒤, 엔진룸 쪽에서 불꽃이 올라오고 5분이 지나자 불길은 차량 전체를 덮었습니다.

불은 건물까지 옮겨붙어 내부가 안 보일 정도로 번졌습니다.

이 불로 차량 6대가 폐차되고, 건물 수리비로 2억 원의 피해가 났습니다.

[앵커]

결국,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고 결과가 나왔죠?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불이 난지 1개월 만에 나온 결론은 ABS 모듈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ABS는 자동차 제동을 안정적으로 하도록 돕는 장치입니다.

국과수의 감정결과서를 보시죠.

ABS 모듈 연결 전선 한 곳에서 단락흔, 즉 합선 흔적이 발견됐고 CCTV에서도 같은 부위에서 불이 난 점을 보아 ABS 모듈에서 발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박병일/'대한민국 1호' 자동차 명장 : "모듈레이터 안쪽에서 합선돼서 먼저 쇼트됐고 그러다 보니까 배선이 그 다음에 따라갔다 (불이 났다) 이렇게 보는 거예요. ABS 모듈 내에 자체의 결함이라고 봐야죠."]

국과수에서 이처럼 비교적 명확한 화재원인을 제시한 것도 드문 경우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국과수가) 단락흔의 위치나 이런 것들을 정확히 지정했다는 것은 원인이 여기다라는 하나의 뜻이기 때문에 이렇게 정확하게 나오는 경우는 아주 많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차량 전문가의 의견도 국과수와 일치하고 이렇게 원인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경우는 흔치 않은 경우라고까지 하는군요.

그렇다면 제조사인 현대차가 피해 보상은 해주었나요?

[기자]

현대차는 처음에 피해 보상을 거부했습니다.

국과수 보고서도 원인을 구체적으로 한정하지 않았다며 당장 보상이 어렵다고 했는데요,

어제 KBS 보도가 나가자, 여전히 원인을 알 순 없지만 보험상 차에 남아 있는 가치만큼 보상을 하겠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다른 피해 차주에 대해선 적절한 조처를 검토하겠다는 다소 애매한 답을 했습니다.

[앵커]

지난해 여름 잇따른 화재로 리콜 조치를 했던 BMW 차량에서도 최근 화재가 잇따른다는데, 리콜 수리를 한 차량에서 계속 불이 나는 건가요?

[기자]

네, 한동안 잠잠했던 BMW 화재가 최근 집중되고 있습니다.

화재 일지 함께 보시죠.

지난 27일부터 8일 동안 총 6번의 BMW 차량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그중 3대는 리콜 수리를 받은 찹니다.

리콜 원인이었던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즉 EGR 등을 교체 수리한 겁니다.

리콜이 부실한 건 아니었냐는 의혹이 나올 만한데, 국토부가 원인 조사에 나섰습니다.

다만 아직은 각각 화재마다 EGR보다는 다른 원인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리콜 받은 석 대는 각각 배기장치, 매연저감 장치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고 침수 사고 내역이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EGR의 누수 여부도 정밀 조사할 방침입니다.

지난해 정부 조사결과 때도 다시 불이 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박삼수/BMW 차량화재 민관합동조사단 단장/지난해 12월 : "(리콜 교체한 EGR은) 약간 보강을 하는 정도의 설계 변경을 했고요. 시점만 조금 늦춘다뿐이지 언젠가는 균열이 가고 누수가 생길 개연성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못합니다."]

교체부품이나 다른 부품에 문제가 있다면 화재 문제가 다시 반복될 수도 있는 겁니다.

[앵커]

제조사를 가리지 않고 자동차 화재가 이어져서 차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는데, 차주 잘못이 아니어도 제조사에서 보상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게 사실인가요?

[기자]

황당하지만 그렇습니다.

차주 잘못이 아니어도 제조사에서 보상받기 힘든 게 현실인데요.

현행법에는 제조사의 책임을 약하게 규정해뒀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을 보면, 불이 나도 피해와 사고 원인을 증명하는 것은 일단 피해자 몫입니다.

제조사는 화재원인이 제조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이라는 것만 증명하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백대용/소비자시민모임 회장 : "한국에서는 (제조사 책임을 강화한) 그런 제도가 없기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는 자율적이고 자발적인 보상을 해줄 아무런 동기부여가 없는 거예요. 그냥 소송하려면 해보라는 식으로 그냥 가는 거죠."]

이런 현실에 자동차 제조사 책임을 강화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됐는데,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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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인트 경제] “불안해서 못 타겠다” 잇단 차량 화재…보상은?
    • 입력 2019-11-05 18:21:29
    • 수정2019-11-05 18:40:38
    통합뉴스룸ET
[앵커]

요즘 자동차에서 불이 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차량 화재는 1년에 5천건 정도 일어나는데요,

잇단 화재 사고가 났던 BMW 차량에 대해선 대규모 리콜 조치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현대차가 만든 SUV 투싼에서도 불이 났지만, 차주 잘못이 아니어도 제조사의 보상을 받긴 어렵다 합니다.

자동차 화재와 보상에 대해 산업과학부 공민경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공 기자, 먼저 최근 현대차가 만든 SUV 투싼 차량에서 불이 났는데, 주위 차량과 건물까지 태워서 재산 피해가 막대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불이 난 현대차의 투싼 차량은 2018년형으로, 구매한 지 1년 반 정도 된 신형이었습니다.

게다가 불이 나기 전, 점검도 마친 상태였습니다.

[박○○/차량 화재 피해자 : "정기 점검을 블루핸즈에서 이 사고가 일어나기 한 달, 두 달 전쯤에 한 번 받았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이상은 없다는 얘기를 들었고..."]

사고 당시 영상인데요.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에 사고 차량이 들어옵니다.

12시간 동안 주차돼 있었는데, 아침이 되자, 갑자기 차량 밑으로 검은 연기가 새어 나옵니다.

2분 뒤, 엔진룸 쪽에서 불꽃이 올라오고 5분이 지나자 불길은 차량 전체를 덮었습니다.

불은 건물까지 옮겨붙어 내부가 안 보일 정도로 번졌습니다.

이 불로 차량 6대가 폐차되고, 건물 수리비로 2억 원의 피해가 났습니다.

[앵커]

결국,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고 결과가 나왔죠?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불이 난지 1개월 만에 나온 결론은 ABS 모듈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ABS는 자동차 제동을 안정적으로 하도록 돕는 장치입니다.

국과수의 감정결과서를 보시죠.

ABS 모듈 연결 전선 한 곳에서 단락흔, 즉 합선 흔적이 발견됐고 CCTV에서도 같은 부위에서 불이 난 점을 보아 ABS 모듈에서 발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박병일/'대한민국 1호' 자동차 명장 : "모듈레이터 안쪽에서 합선돼서 먼저 쇼트됐고 그러다 보니까 배선이 그 다음에 따라갔다 (불이 났다) 이렇게 보는 거예요. ABS 모듈 내에 자체의 결함이라고 봐야죠."]

국과수에서 이처럼 비교적 명확한 화재원인을 제시한 것도 드문 경우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국과수가) 단락흔의 위치나 이런 것들을 정확히 지정했다는 것은 원인이 여기다라는 하나의 뜻이기 때문에 이렇게 정확하게 나오는 경우는 아주 많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차량 전문가의 의견도 국과수와 일치하고 이렇게 원인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경우는 흔치 않은 경우라고까지 하는군요.

그렇다면 제조사인 현대차가 피해 보상은 해주었나요?

[기자]

현대차는 처음에 피해 보상을 거부했습니다.

국과수 보고서도 원인을 구체적으로 한정하지 않았다며 당장 보상이 어렵다고 했는데요,

어제 KBS 보도가 나가자, 여전히 원인을 알 순 없지만 보험상 차에 남아 있는 가치만큼 보상을 하겠다고 입장을 바꿨습니다.

다른 피해 차주에 대해선 적절한 조처를 검토하겠다는 다소 애매한 답을 했습니다.

[앵커]

지난해 여름 잇따른 화재로 리콜 조치를 했던 BMW 차량에서도 최근 화재가 잇따른다는데, 리콜 수리를 한 차량에서 계속 불이 나는 건가요?

[기자]

네, 한동안 잠잠했던 BMW 화재가 최근 집중되고 있습니다.

화재 일지 함께 보시죠.

지난 27일부터 8일 동안 총 6번의 BMW 차량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그중 3대는 리콜 수리를 받은 찹니다.

리콜 원인이었던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즉 EGR 등을 교체 수리한 겁니다.

리콜이 부실한 건 아니었냐는 의혹이 나올 만한데, 국토부가 원인 조사에 나섰습니다.

다만 아직은 각각 화재마다 EGR보다는 다른 원인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리콜 받은 석 대는 각각 배기장치, 매연저감 장치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고 침수 사고 내역이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EGR의 누수 여부도 정밀 조사할 방침입니다.

지난해 정부 조사결과 때도 다시 불이 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박삼수/BMW 차량화재 민관합동조사단 단장/지난해 12월 : "(리콜 교체한 EGR은) 약간 보강을 하는 정도의 설계 변경을 했고요. 시점만 조금 늦춘다뿐이지 언젠가는 균열이 가고 누수가 생길 개연성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못합니다."]

교체부품이나 다른 부품에 문제가 있다면 화재 문제가 다시 반복될 수도 있는 겁니다.

[앵커]

제조사를 가리지 않고 자동차 화재가 이어져서 차주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는데, 차주 잘못이 아니어도 제조사에서 보상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게 사실인가요?

[기자]

황당하지만 그렇습니다.

차주 잘못이 아니어도 제조사에서 보상받기 힘든 게 현실인데요.

현행법에는 제조사의 책임을 약하게 규정해뒀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을 보면, 불이 나도 피해와 사고 원인을 증명하는 것은 일단 피해자 몫입니다.

제조사는 화재원인이 제조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이라는 것만 증명하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백대용/소비자시민모임 회장 : "한국에서는 (제조사 책임을 강화한) 그런 제도가 없기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는 자율적이고 자발적인 보상을 해줄 아무런 동기부여가 없는 거예요. 그냥 소송하려면 해보라는 식으로 그냥 가는 거죠."]

이런 현실에 자동차 제조사 책임을 강화하는 법 개정안이 발의됐는데,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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