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팁은 무조건 20%? 미국 2·30대는 “안 낸다”

입력 2019.11.25 (18:07) 수정 2019.11.2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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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답변]

오늘 내용은 미국 출장이나 여행 가본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것 같은데요.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식당에서 밥을 먹고 약간의 팁을 남기는 게 예의죠.

그런데 이 팁을 얼마나 내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앵커]

일반적으로 세전 음식 가격의 15%에서 20%를 준다고 알려져 있죠.

[답변]

네, 보통은 그렇게 알고 있는 분들이 많죠.

그런데 신기하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요,

정작 미국인들도 이 팁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 항상 고민한다고 합니다.

팁 문화가 정착된 미국에서는 맛있는 식사를 했다면 식당 직원에 팁을 줘야 하죠.

마찬가지로 미용실과 네일샵, 호텔 등에서 서비스를 받았다면 직원에게 팁을 주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은 팁을 얼마나 낼까요?

["최소 금액 20%요."]

["많지 않지만, 얼마라도 내요."]

최근, 한 신용카드 정보업체가 미국인 2천5백여 명을 대상으로 팁을 얼마나 내는지 직접 물어봤는데요.

식당을 방문한 고객은 평균 19%의 팁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여성보다는 남성이 조금 더 많이 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팁이란 게 세금처럼 꼭 내야 하는 의무는 없지만, 미국에서는 분위기 때문에 안 낼 수가 없거든요?

[답변]

그렇습니다.

식당에서 팁을 내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섰다간 직원의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없죠.

그런데 최근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2, 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팁을 내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밀레니얼 세대, 그러니까 지금의 2, 30대의 경우 식당 직원에게 항상 팁을 준다고 답한 비율은 66%였습니다.

다시 말하면, 10명 중 3~4명꼴로는 팁을 주기도, 또 한 푼도 내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겁니다.

베이비붐 세대와 비교하면 그 차이를 더 확연히 알 수 있는데요.

현재 50에서 70대 나이인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10명 중 9명이 식당 직원에게 항상 팁을 남긴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밀레니얼 세대들이 다른 곳에서 팁을 주는 비율은 얼마나 되나요?

[답변]

식당에서보다 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가 장소별로 정리해 봤는데요.

택시 및 우버 기사에 항상 팁을 준다고 답한 밀레니얼 세대는 10명 중 4명이었는데요.

실제 통계를 들여다봤더니 이는 사실이었습니다.

특히, 우버 기사에 더 박했는데요.

우버 운행 기록 4천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2, 30대 미국인 가운데 약 60%가 팁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요.

기꺼이 팁을 준 손님은 1%에 불과했습니다.

["우버나 리프트가 기사들한테서 돈을 가져가니까 팁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럼, 호텔 객실 청소를 담당하는 직원들에겐 어떨까요?

호텔 방에 남기는 팁도 밀레니얼 세대는 23%에 그쳤습니다.

특히, 전체 응답자 10명 가운데 3명꼴로 호텔 숙박 시 팁을 아예 내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앵커]

우리는 미국 호텔에 1~2달러라도 팁을 남기는 게 예의다,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정작 미국인들은 팁을 내지 않고 있었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이유가 뭔가요?

특히, 젊은이들이 팁을 주는 것에 회의적인데요?

[답변]

미국 현지 매체는 밀레니얼 세대가 팁 문화에 강한 거부감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굳이 왜 팁을 내야 하는지 반감을 품고 있다는 건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저는 모든 가격에 팁이 포함돼 있다고 생각해요."]

이처럼 젊은 세대 사이에선 팁 자체가 불평등하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팁 문화는 19세기 백인 고용주가 흑인 노동자에게 임금을 주지 않기 위해 시작됐죠.

노예제도의 산물이나 다름없는 팁 문화를 젊은이들은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패턴과도 연관이 있을 것 같아요.

꼭 필요할 때만 지갑을 여는 2, 30대들에게 팁은 불필요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답변]

맞습니다.

서비스에 대한 기준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걸 의미하겠죠.

베이비붐 세대는 팁을 일관되게 주는 반면, 2, 30 젊은 층에선 만족도에 따라 팁 액수가 크게 달랐습니다.

["두둑하게 낼 수 있어요. 서비스가 정말 만족스럽다면 팁을 낼 수 있죠."]

한편에서는 밀레니얼 세대가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아 팁을 주기 꺼린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부모 세대들과 비교해 양질의 일자리를 가질 기회가 적고, 그만큼 수입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얼마 전 미국의 한 금융서비스기업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 30대 미국인의 경우 한 사람당 진 빚이 주택담보대출을 빼고 평균 3천만 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이었을까요?

미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일부 식당을 중심으로 팁을 받지 말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노 팁'으로 음식 가격을 올리면서 손님이 뚝 끊겼고, 결국엔 흐지부지됐습니다.

[앵커]

미국인들에게는 '팁은 문화다'라는 인식이 강했는데요,

팁이 원래 의미대로 봉사에 대한 감사의 의미라면, 인식의 변화에 따라 팁 문화에도 변화가 불가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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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25 18:11:49
    • 수정2019-11-25 18: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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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움직임 알아보는 시간이죠.

<글로벌 경제> 조항리 아나운서와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답변]

오늘 내용은 미국 출장이나 여행 가본 분들이라면 공감하실 것 같은데요.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식당에서 밥을 먹고 약간의 팁을 남기는 게 예의죠.

그런데 이 팁을 얼마나 내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앵커]

일반적으로 세전 음식 가격의 15%에서 20%를 준다고 알려져 있죠.

[답변]

네, 보통은 그렇게 알고 있는 분들이 많죠.

그런데 신기하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요,

정작 미국인들도 이 팁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 항상 고민한다고 합니다.

팁 문화가 정착된 미국에서는 맛있는 식사를 했다면 식당 직원에 팁을 줘야 하죠.

마찬가지로 미용실과 네일샵, 호텔 등에서 서비스를 받았다면 직원에게 팁을 주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은 팁을 얼마나 낼까요?

["최소 금액 20%요."]

["많지 않지만, 얼마라도 내요."]

최근, 한 신용카드 정보업체가 미국인 2천5백여 명을 대상으로 팁을 얼마나 내는지 직접 물어봤는데요.

식당을 방문한 고객은 평균 19%의 팁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여성보다는 남성이 조금 더 많이 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팁이란 게 세금처럼 꼭 내야 하는 의무는 없지만, 미국에서는 분위기 때문에 안 낼 수가 없거든요?

[답변]

그렇습니다.

식당에서 팁을 내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섰다간 직원의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없죠.

그런데 최근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2, 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팁을 내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밀레니얼 세대, 그러니까 지금의 2, 30대의 경우 식당 직원에게 항상 팁을 준다고 답한 비율은 66%였습니다.

다시 말하면, 10명 중 3~4명꼴로는 팁을 주기도, 또 한 푼도 내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겁니다.

베이비붐 세대와 비교하면 그 차이를 더 확연히 알 수 있는데요.

현재 50에서 70대 나이인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10명 중 9명이 식당 직원에게 항상 팁을 남긴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밀레니얼 세대들이 다른 곳에서 팁을 주는 비율은 얼마나 되나요?

[답변]

식당에서보다 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가 장소별로 정리해 봤는데요.

택시 및 우버 기사에 항상 팁을 준다고 답한 밀레니얼 세대는 10명 중 4명이었는데요.

실제 통계를 들여다봤더니 이는 사실이었습니다.

특히, 우버 기사에 더 박했는데요.

우버 운행 기록 4천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2, 30대 미국인 가운데 약 60%가 팁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요.

기꺼이 팁을 준 손님은 1%에 불과했습니다.

["우버나 리프트가 기사들한테서 돈을 가져가니까 팁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럼, 호텔 객실 청소를 담당하는 직원들에겐 어떨까요?

호텔 방에 남기는 팁도 밀레니얼 세대는 23%에 그쳤습니다.

특히, 전체 응답자 10명 가운데 3명꼴로 호텔 숙박 시 팁을 아예 내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앵커]

우리는 미국 호텔에 1~2달러라도 팁을 남기는 게 예의다,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정작 미국인들은 팁을 내지 않고 있었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이유가 뭔가요?

특히, 젊은이들이 팁을 주는 것에 회의적인데요?

[답변]

미국 현지 매체는 밀레니얼 세대가 팁 문화에 강한 거부감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굳이 왜 팁을 내야 하는지 반감을 품고 있다는 건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저는 모든 가격에 팁이 포함돼 있다고 생각해요."]

이처럼 젊은 세대 사이에선 팁 자체가 불평등하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팁 문화는 19세기 백인 고용주가 흑인 노동자에게 임금을 주지 않기 위해 시작됐죠.

노예제도의 산물이나 다름없는 팁 문화를 젊은이들은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패턴과도 연관이 있을 것 같아요.

꼭 필요할 때만 지갑을 여는 2, 30대들에게 팁은 불필요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답변]

맞습니다.

서비스에 대한 기준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걸 의미하겠죠.

베이비붐 세대는 팁을 일관되게 주는 반면, 2, 30 젊은 층에선 만족도에 따라 팁 액수가 크게 달랐습니다.

["두둑하게 낼 수 있어요. 서비스가 정말 만족스럽다면 팁을 낼 수 있죠."]

한편에서는 밀레니얼 세대가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아 팁을 주기 꺼린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부모 세대들과 비교해 양질의 일자리를 가질 기회가 적고, 그만큼 수입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얼마 전 미국의 한 금융서비스기업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 30대 미국인의 경우 한 사람당 진 빚이 주택담보대출을 빼고 평균 3천만 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이었을까요?

미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일부 식당을 중심으로 팁을 받지 말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노 팁'으로 음식 가격을 올리면서 손님이 뚝 끊겼고, 결국엔 흐지부지됐습니다.

[앵커]

미국인들에게는 '팁은 문화다'라는 인식이 강했는데요,

팁이 원래 의미대로 봉사에 대한 감사의 의미라면, 인식의 변화에 따라 팁 문화에도 변화가 불가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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