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예산 시급하다더니…“실집행률 45%”

입력 2019.12.26 (12:21) 수정 2019.12.26 (12:2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며 정부가 올해 추경예산으로 편성한 금액이 약 1조원입니다.

그런데, 지난달 말까지의 예산 집행률을 보니 45%에 불과했습니다.

꼭 필요해서 특별 편성까지 해준 예산을 정부는 왜 다 쓰지 못한 걸까요?

장덕수 기자가 이유를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미세먼지의 원인인 질소산화물을 절반 이상 줄인 가정용 보일러입니다.

정부는 보일러 30만 대를 이런 제품으로 바꾸는 데 336억 원의 추경을 배정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까지 교체된 보일러는 4만여 대. 목표의 15%에도 못 미칩니다.

대당 지원금은 20만 원, 정부와 지자체가 6대4로 나눠 지원하는데, 지자체 예상보다 더 많은 돈이 내려왔습니다.

[A 지방자치단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당초 신청한 것은 한 만 대가 돼요. 그런데 예산은 12만 대가 왔어요. (집행을 전부) 못하죠. 미처."]

중소공장에 배출가스 측정기기를 다는 사업은 집행률이 더 낮아 180억 원 가운데 5%밖에 못 썼습니다.

[환경부 관계자/음성변조 : "자기 부담이 20% 정도 되거든요. 부담을 느끼시는 분들도 있고요. (배출가스를) 감시하는 거 아니냐, 소극적인 부분들도 좀 있어요."]

현장에서 수요 파악이 제대로 안 됐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윱니다.

[B 지방자치단체 관계자/음성변조 : "(지역) 수요 자체가 단기간에 충족시킬 수 있는 만큼이 안 되거든요. 일단 수요를 파악하고 수요만큼 줘야 되는데..."]

쓸 시간 자체도 부족합니다.

추경 예산안이 석 달 넘게 국회에 묶여있다 8월에야 통과됐기 때문입니다.

[환경부 관계자/음성변조 : "(실제 집행은) 10월, 11월, 12월 석 달인데 도떼기시장식으로 지금 거의 한꺼번에 몰려 가지고, 지금 최대한 추경 집행을 하려고..."]

차량배출가스 저감장치는 부품 공급 부족으로 구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C 지방자치단체 관계자/음성변조 : "(신청을 해도 부품) 제작사 쪽에서 안 된다거나 어렵다는 답변을 들으면 그 다음은 이행이, 더 진행이 안 되는 겁니다."]

환경부는 내년까지 예산을 연장해 쓰도록 할 계획이지만 얼마나 쓸 수 있을지는 미지숩니다.

[성태윤/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예산 집행의)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 편성이) 이뤄지게 되면 사실상 국민 세금을 낭비하거나 다른 데서 사용될 예산이 제대로 쓰이지 못하는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년에도 미세먼지 관련 예산은 2조 2천억 원이나 잡혀있습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미세먼지 예산 시급하다더니…“실집행률 45%”
    • 입력 2019-12-26 12:24:16
    • 수정2019-12-26 12:27:17
    뉴스 12
[앵커]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며 정부가 올해 추경예산으로 편성한 금액이 약 1조원입니다.

그런데, 지난달 말까지의 예산 집행률을 보니 45%에 불과했습니다.

꼭 필요해서 특별 편성까지 해준 예산을 정부는 왜 다 쓰지 못한 걸까요?

장덕수 기자가 이유를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미세먼지의 원인인 질소산화물을 절반 이상 줄인 가정용 보일러입니다.

정부는 보일러 30만 대를 이런 제품으로 바꾸는 데 336억 원의 추경을 배정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까지 교체된 보일러는 4만여 대. 목표의 15%에도 못 미칩니다.

대당 지원금은 20만 원, 정부와 지자체가 6대4로 나눠 지원하는데, 지자체 예상보다 더 많은 돈이 내려왔습니다.

[A 지방자치단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당초 신청한 것은 한 만 대가 돼요. 그런데 예산은 12만 대가 왔어요. (집행을 전부) 못하죠. 미처."]

중소공장에 배출가스 측정기기를 다는 사업은 집행률이 더 낮아 180억 원 가운데 5%밖에 못 썼습니다.

[환경부 관계자/음성변조 : "자기 부담이 20% 정도 되거든요. 부담을 느끼시는 분들도 있고요. (배출가스를) 감시하는 거 아니냐, 소극적인 부분들도 좀 있어요."]

현장에서 수요 파악이 제대로 안 됐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윱니다.

[B 지방자치단체 관계자/음성변조 : "(지역) 수요 자체가 단기간에 충족시킬 수 있는 만큼이 안 되거든요. 일단 수요를 파악하고 수요만큼 줘야 되는데..."]

쓸 시간 자체도 부족합니다.

추경 예산안이 석 달 넘게 국회에 묶여있다 8월에야 통과됐기 때문입니다.

[환경부 관계자/음성변조 : "(실제 집행은) 10월, 11월, 12월 석 달인데 도떼기시장식으로 지금 거의 한꺼번에 몰려 가지고, 지금 최대한 추경 집행을 하려고..."]

차량배출가스 저감장치는 부품 공급 부족으로 구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C 지방자치단체 관계자/음성변조 : "(신청을 해도 부품) 제작사 쪽에서 안 된다거나 어렵다는 답변을 들으면 그 다음은 이행이, 더 진행이 안 되는 겁니다."]

환경부는 내년까지 예산을 연장해 쓰도록 할 계획이지만 얼마나 쓸 수 있을지는 미지숩니다.

[성태윤/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예산 집행의)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 편성이) 이뤄지게 되면 사실상 국민 세금을 낭비하거나 다른 데서 사용될 예산이 제대로 쓰이지 못하는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년에도 미세먼지 관련 예산은 2조 2천억 원이나 잡혀있습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