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도 안 된 기관에 40억 사업 ‘몰아주기’

입력 2019.12.27 (19:25) 수정 2019.12.2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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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회적 가치 실현을 내걸고 부산시가 추진하는 수십억 원 규모의 사업이 절차를 무시한 채 진행돼 특혜 시비를 낳고 있습니다.

설립도 안 된 기관에 사업 운영을 맡긴 건데요.

예산 편성에도 여러 문제점이 확인됐습니다.

이이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 동구의 한 오피스텔입니다.

간판도 없는 사무실, 문은 잠겨 있습니다.

부산시가 내년부터 추진하는 사회적 가치 사업의 운영기관입니다.

당장 40억 원 규모의 시 사업을 시작해야 하지만 직원도, 뚜렷한 사업계획도 없습니다.

등기 일자를 확인해 보니 법인이 설립되기도 전에 부산시가 운영기관으로 선정했습니다.

3억 원 안팎의 시 보조금이 투입되는 사업인데 공모 절차가 아예 생략된 겁니다.

지방재정법은 지방보조사업의 경우 '공모'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곽동혁/부산시의원 : "급하게 서두르는 거잖아요. 절차를 안 지키고. 그렇기 때문에 관(부산시)이 요구하는 목적에 잘 맞는 사람끼리... (진행하려고 한 게 아닌가)."]

예산 편성도 들여다봤습니다.

법적으로 운영비로 쓸 수 없는 지방 보조금을 '운영비'로 편성해 놓았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부산시는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합니다.

[강미라/부산시 사회적경제담당관 : "인건비로 해서 산출을 하니까 그게 운영비라고 하니까 이게 지금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사회적 기업 현장에서 절차적 하자를 잇따라 제기했지만 부산시는 오히려 갑질성 대응으로 문제를 키웠습니다.

[사회적 기업 관계자/음성변조 : "이런 민원을 넣으시면 부산시에서 제 이미지가 좋지 않아지니까 고려하시고 잘 생각하라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며 세금을 투입해 진행한 공적 사업이 시작부터 비난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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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립도 안 된 기관에 40억 사업 ‘몰아주기’
    • 입력 2019-12-27 19:27:33
    • 수정2019-12-27 19: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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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회적 가치 실현을 내걸고 부산시가 추진하는 수십억 원 규모의 사업이 절차를 무시한 채 진행돼 특혜 시비를 낳고 있습니다.

설립도 안 된 기관에 사업 운영을 맡긴 건데요.

예산 편성에도 여러 문제점이 확인됐습니다.

이이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 동구의 한 오피스텔입니다.

간판도 없는 사무실, 문은 잠겨 있습니다.

부산시가 내년부터 추진하는 사회적 가치 사업의 운영기관입니다.

당장 40억 원 규모의 시 사업을 시작해야 하지만 직원도, 뚜렷한 사업계획도 없습니다.

등기 일자를 확인해 보니 법인이 설립되기도 전에 부산시가 운영기관으로 선정했습니다.

3억 원 안팎의 시 보조금이 투입되는 사업인데 공모 절차가 아예 생략된 겁니다.

지방재정법은 지방보조사업의 경우 '공모'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곽동혁/부산시의원 : "급하게 서두르는 거잖아요. 절차를 안 지키고. 그렇기 때문에 관(부산시)이 요구하는 목적에 잘 맞는 사람끼리... (진행하려고 한 게 아닌가)."]

예산 편성도 들여다봤습니다.

법적으로 운영비로 쓸 수 없는 지방 보조금을 '운영비'로 편성해 놓았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부산시는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합니다.

[강미라/부산시 사회적경제담당관 : "인건비로 해서 산출을 하니까 그게 운영비라고 하니까 이게 지금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사회적 기업 현장에서 절차적 하자를 잇따라 제기했지만 부산시는 오히려 갑질성 대응으로 문제를 키웠습니다.

[사회적 기업 관계자/음성변조 : "이런 민원을 넣으시면 부산시에서 제 이미지가 좋지 않아지니까 고려하시고 잘 생각하라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며 세금을 투입해 진행한 공적 사업이 시작부터 비난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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