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곽노현 “아이들에 편향된 선거교육? 결코 그렇지 않을 것”

입력 2020.01.0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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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18세 선거권은 전 세계 공통 표준, 우리나라는 많이 늦었지만 환영할 일
- 새롭게 선거권 갖게 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대학교 1학년과 사회초년생
- 고3의 경우는 4월 14일 이전에 태어난 학생만 해당, 각 학급당 3명 정도인 셈
- 실제 출마하는 정당과 후보를 놓고 각 정당의 정책 비교하는 시간 가질 것
- 편향 교육? 걱정은 이해되지만 절대로 편향에 빠지지 않게 교육할 것
- 판단은 아이들의 몫, 교사는 아이들이 판단을 지원하는 역할만
- 아이들은 책임있는 유권자로 성장해, 정치에 대한 관심 높아지고 정치참여도 많이할 것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1월 6일(월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곽노현 이사장(징검다리교육공동체, 전 서울시 교육감)


▷ 오태훈 : 이번 선거법 개정으로 만 18세, 고3 학생들도 오는 4월 총선부터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데 또 일부에서는 ‘교실이 정치화될 수도 있다, 진보 표 얻기 위한 포퓰리즘이다.’ 이런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죠. 이번에 서울시 교육청이 모의선거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번 선거 교육 담당하는 곳이 징검다리교육공동체인데요. 이 공동체의 곽노현 이사장, 전 서울시 교육감이십니다.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곽노현 : 안녕하세요?

▷ 오태훈 : 곽 이사장께서 선거권 연령 하향을 위해서 그동안 많이 노력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서 어떤 의미 갖고 계신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곽노현 : 일단 18세 선거권은 전 세계 공통 표준이고요. 이제야 우리나라가 18세 청소년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게 된 것은 정말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무조건 환영해야 할 일입니다. 이른바 비정상이 정상화된 것이고요. 이것을 위해서 청소년인권단체들이 정말 눈물겹게 노력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에게 정말 고맙고요. 또 그렇게 청소년인권단체들이 본인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당사자로서 그렇게 진력을 하기 전까지는 우리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전적으로 그분들의 공이다, 이렇게 생각하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뭐냐 하면 18세 선거권이 됨으로써 사람들은 자꾸 고등학생이 혜택을 본다고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실제로는 대학교 1학년들하고 그리고 사회초년생들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직업 가진 사회초년생들이 대부분입니다. 18세 선거권의 수혜자들은.

▷ 오태훈 : 그러면 이번에 새로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된 만 18세 유권자는 얼마 정도로 파악되고 있습니까?

▶ 곽노현 : 한 50만 명 좀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오태훈 : 50만 명 정도요.

▶ 곽노현 : 전국적으로 총 50만 명이 넘죠.

▷ 오태훈 : 여기에는 고3 학생도 있고 아니면 대학교 1학년 학생도 있고 그러겠네요.

▶ 곽노현 : 그런데 고3 학생은 사실은 굉장히 적어요. 왜냐하면 2020년 3월 1일자로 고3 학생이 생기잖아요. 그러면 이 아이들은 일단 생일이 다 3월 1일부터 그다음에 2월 말까지 아닙니까? 그러면 이 학생들은 언제 18세가 되느냐 하면 고3 그러니까 고3 3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18세가 되는 거예요. 그러면 18세 선거권이라는 것은 이번 총선이 4월 15일이니까 4월 14일까지 생일이 되는 친구들한테만 고3 학생들에게 선거권이 주어지잖아요. 그러면 고3 학생이 3월, 4월, 5월, 6월생들이 다 고르게 분포되어 있을 것 아닙니까? 그러면 기껏해야 365일로 잡고 45일이죠. 3월, 31일하고 4월, 14일. 그래서 그냥 10% 조금 넘는 학생이니까 전국의 고등학교 고3 학생 중에 한 학급당 30명이라고 칠 때 3명 정도의 유권자가 생기는 것입니다, 고3 학생 한해서. 그러면 나머지는 누구냐? 나머지는 전부 다 4월 15일 이후 생일을 가진 아이들은 전부 다 대학교 1학년생이든가 사회초년생들인 거죠.

▷ 오태훈 : 이번에 서울시 교육청에서 선거 관련된 교육을 징검다리교육공동체와 협력해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선거 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됩니까?

▶ 곽노현 : 첫째는 학교 수업시간에 수업을 받습니다, 선거제도와 관련해서. 첫 번째, 선거제도라는 게 어떤 거냐? 이번에 연동형으로 바뀌고 조금 복잡해졌잖아요. 그래서 이것도 승자독식 대표하고 연동비례대표가 어떻게 다른지도 배워야겠죠. 그다음에 총선은 국회잖아요. 그러면 국회가 하는 일이 뭐냐? 이것도 좀 배워야겠죠? 그다음에 중요한 것은 이런 학교 수업시간을 이용해서 학교 교육 과정에서 이와 같은 배경제도 지식을 배운다는 것과 두 번째로는 실제 후보와 실제 정당을 놓고 4월 총선에 실제로 출마하는 후보들과 소속 정당의 공약과 정책을 비교하는 시간을 가져야죠. 그렇게 해서 제대로 공부를 하는 거예요. 한 3시간에서 많게는 10시간까지 수업시간을 할애해서 관련 제도와 실제 공약과 정책들을 공부한 다음에 실제 후보자와 실제 정당을 놓고 지역 투표와 정당 투표를 해보는 거죠.

▷ 오태훈 : 한데 서울시 교육청에서 이걸 하게 되면 서울시에 여러 가지 각 지역마다 후보가 다르지 않습니까?

▶ 곽노현 : 네, 학교도 다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건 이제 실제 투표용지를 후보가 달라도 선관위에서 해주잖아요. 원래는 이게 다 선관위가 어떤 거 하는 데입니까? 유권자 교육하는 데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중앙선관위는 전국의 교육감들한테 총선 모의선거 교육을 해달라고 공문 보내고 초청해서 설명하고 그래야 됩니다. 전 세계가 하고 있는 겁니다. OECD 모든 국가가. 미국, 캐나다, 독일, 스웨덴, 일본 어디를 막론하고 다 하고 있거든요. 우리나라만 안 한 거예요. 굉장히 부끄러운 줄 알고 선관위에서 사실은 그렇게 협력을 먼저 구하고 나와야 되는 사안이죠.

▷ 오태훈 : 징검다리교육공동체에서 지난 2017년 대선 또 2018년 지방선거 때에도 이런 모의선거 같은 거 진행하고 교육도 하신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선거권이 없었을 때에도요. 당시 교육 이루어진 이후에 학생들에게 교육하고 나면 여러 변화가 좀 보이던가요?

▶ 곽노현 : 아유, 그 당시에 대선 때는 안 했고요. 2018년 지방선거 때 했습니다, 시도지사와 교육감을 상대로. 좀 하기가 편하잖아요, 광역 단위니까 후보들이. 17개 중고등학교에서 4천 명 학생이 참여를 했고요. 놀라운 일들이 벌어졌어요. 우리 학생들이 갑자기 벽보를 본 거예요. 그다음에 집에 다 배달오는 선관위 공보가 있지 않습니까? 이걸 보게 된 거예요. 왜냐하면 공부를 했으니까, 수업시간에. 그런 다음에 엄마, 아버지하고 밥상머리에서 대화할 기회가 생기면 엄마, 아버지더러 “아무개 후보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무개 정당 어떤 정당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엄마, 아빠는 이런 선관위 공보를 제대로 읽어보셨느냐? 차이나 차별성을 한 번이라도 들여본 적이 있었느냐?” 이런 이야기를 하고 그러는 거예요. 그러면서 얘기를 나눴어요. 그러니까 엄마, 아버지가 너무 기특한 거예요, 이 아이들이 대단하고. 그래서 학교 교장선생님한테 전화했다는 것 아닙니까, 다. 너무나 좋은 교육시켜줘서 고맙다고. 사실은 벌써 몇십 년 전부터 하는 나라들이 많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이 나라들의 연구 조사 결과를 보면 모의선거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받지 않은 아이들보다 청소년 투표율이 높습니다, 당연한 거죠.

▷ 오태훈 : 부정적인 시각으로도 질문드려볼까 합니다. 일부에서는 ‘곽노현 이사장께서 진보 쪽 아니냐? 여기서 선거 교육 맡게 되면 정치 편향 교육이 될 수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말하시겠습니까?

▶ 곽노현 : 그러니까요. 저희는 지금 아이들한테 이 아이들은 고3 아이들 같으면 90%는 선거권이 없습니다만 고3 아이들조차도. 그리고 나머지는 말할 것도 없죠. 이 아이들은 없지만 1년, 2년, 3년이 지나면 다 유권자가 되는 아이들이에요. 그러면 이 학생들에게 유권자 교육을 시켜야 할 것 아닙니까? 정당 구조가 어떻고 의회제도는 어떻고 선거제도는 어떻고 이런 이야기를 해야 되잖아요. 그런 것과 동시에 마치 선거 유권자처럼 실제 후보와 정당을 놓고 비교도 해보고 이런 교육은 바람직하다고 딱 들어오지 않습니까? 그런데 다들 걱정하죠. 이러다가 혹시 교사가 자기의 지지 정당이나 정치 선호가 있을 것 아니에요? 은근히 이쪽으로 유도하면 어떻게 할까, 선거 교육을 통해서. 이런 걱정 너무나 자연스러운 거고요. 교사들은 이런 식의 정치 편향 교육을 안 하도록 말하자면 주입이나 세뇌교육은 안 되잖아요. 그래서 이것을 안 하는 훈련을 받고 있고 교육 원칙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징검다리교육공동체는 출범 당시부터 정치 교육이나 사회현황 교육, 역사 교육 포함해서죠. 결코 편향 교육은 안 된다. 세뇌 교육이나 주입 교육은 안 된다는 것을 기치로 아예 삼고 나왔어요. 그래서 첫 번째 주입 교육은 안 된다, 논쟁성이 제한되어야 된다. 아이들이 판단하도록 하고 그것을 교사는 지원할 뿐이다. 이런 원칙들을 전면에 내걸고 광역 시도 단위별로 교육청과 협의해서 교사들 대표를 모셔서 이런 사회적 합의, 정치 교육에서 편향성에 빠지지 않을 수 있게 하는 교육 원칙이 뭐냐? 여기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추진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에 이 세상에서 가장 이런 선거 교육에 대해서 정치 편향 교육을 안 할 수 있는 단체가 있다면 우리 단체입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이런 것을 안 해야지만 이런 민주시민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봤거든요. 문제는 진보, 보수, 좌, 우 이런 게 아니거든요. 유권자 교육을 충실하게 시켜야 된다는 거죠. 정치가 나쁘지 않고 우리 삶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그래서 정치가 모든 변화의 출발이라는 사실을 제도적 변화, 구조적 변화의 출발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제도와 구조가 우리 삶을 굉장히 제약하고 또는 펼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인식을 하는 것 그리고 그것에 맞춰 행동 역량을 기르는 것, 이것이 우리 교육 관련 법, 교육 기본법이 이야기하는 학교의 사명, 교육의 사명 곧 민주시민 양성이다, 이렇게 되는 것 아니겠어요?

▷ 오태훈 : 이사장께서 그 부분을 말씀하십니다만 학생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교육은 일선 교사들이 하게 되는 건가요? 아니면 징검다리교육공동체에서 직접 다 나가서 하게 되는 건가요?

▶ 곽노현 : 아니에요, 일선 교사들이 100% 하고요. 저희는 이런 정치 편향성 교육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를 포함해서 그런 교사 트레이닝이라고 그럴까요? 이런 것 정도를 하고 그리고 모범 교안이라고 그럴까요? 어차피 교안은 이게 3시간을 할애받을지 수업시간 3시간을 할애받을지 5시간을 받을지, 10시간을 받을지 알 수 없잖아요, 학교 사정마다 다르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이제 일정한 모범 교안을 내드리고 그러면 교사가 다 이것을 교육 전문가들이잖아요. 그리고 대개 사회 선생님들이 하시기 때문에 이미 전문가들이고 이미 다 가르쳤거든요, 제도 지식을. 그렇기 때문에 그분들이 이것을 가지고 자기가 창조적으로 활용하겠죠, 교육을.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선거 연령이 이제 만 18세부터 투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렇게 청소년들이 정치 참여의 길이 열리게 됐는데, 이것이 앞으로 우리 사회에는 어떤 영향 끼칠 것으로 전망하세요?

▶ 곽노현 : 저는 여태 말씀드린 것처럼 좀 더 책임 있는 유권자로 준비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정치에 대한 관심이 좀 더 정당 정치에 대한 관심, 선거 정치에 대한 관심이 좀 더 높아질 것이다. 이것이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좀 더 강하게 충전시켜줄 것이다. 그리고 투표율도 높여줄 것이다, 정치 참여를 높여줄 것이다, 이런 일련의 선순환이 생긴다고 생각하고요. 특히 교육감 선거 같은 데에서는 선거권 연령이 더 낮춰져야 됩니다.

▷ 오태훈 : 교육감은 더 낮춰야 된다.

▶ 곽노현 : 교육감 선거에서는 16세부터 고등학생 정도 되면 이미 학교 교육을 10년 받은 베테랑들 아닙니까? 전문가들이에요. 그래서 이 친구들이 학생으로서 학생의 관점에서 교육 정책이 과연 탁상공론인지 아닌지 자신들의 꿈과 희망에 부합하는지 자기들의 미래를 좋게 만들 것인지, 자기들의 짐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건지, 이런 것들을 표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18세 선거권은 다만 비정상의 정상화에 지나지 않고 첫 걸음이다, 이렇게 생각하죠.

▷ 오태훈 :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곽노현 : 감사합니다.

▷ 오태훈 : 전 서울시 교육감이셨죠. 징검다리교육공동체 곽노현 이사장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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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태훈의 시사본부] 곽노현 “아이들에 편향된 선거교육? 결코 그렇지 않을 것”
    • 입력 2020-01-06 16:09:02
    최영일의 시사본부
- 만 18세 선거권은 전 세계 공통 표준, 우리나라는 많이 늦었지만 환영할 일
- 새롭게 선거권 갖게 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대학교 1학년과 사회초년생
- 고3의 경우는 4월 14일 이전에 태어난 학생만 해당, 각 학급당 3명 정도인 셈
- 실제 출마하는 정당과 후보를 놓고 각 정당의 정책 비교하는 시간 가질 것
- 편향 교육? 걱정은 이해되지만 절대로 편향에 빠지지 않게 교육할 것
- 판단은 아이들의 몫, 교사는 아이들이 판단을 지원하는 역할만
- 아이들은 책임있는 유권자로 성장해, 정치에 대한 관심 높아지고 정치참여도 많이할 것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1월 6일(월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곽노현 이사장(징검다리교육공동체, 전 서울시 교육감)


▷ 오태훈 : 이번 선거법 개정으로 만 18세, 고3 학생들도 오는 4월 총선부터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데 또 일부에서는 ‘교실이 정치화될 수도 있다, 진보 표 얻기 위한 포퓰리즘이다.’ 이런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죠. 이번에 서울시 교육청이 모의선거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번 선거 교육 담당하는 곳이 징검다리교육공동체인데요. 이 공동체의 곽노현 이사장, 전 서울시 교육감이십니다.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곽노현 : 안녕하세요?

▷ 오태훈 : 곽 이사장께서 선거권 연령 하향을 위해서 그동안 많이 노력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서 어떤 의미 갖고 계신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곽노현 : 일단 18세 선거권은 전 세계 공통 표준이고요. 이제야 우리나라가 18세 청소년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게 된 것은 정말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무조건 환영해야 할 일입니다. 이른바 비정상이 정상화된 것이고요. 이것을 위해서 청소년인권단체들이 정말 눈물겹게 노력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에게 정말 고맙고요. 또 그렇게 청소년인권단체들이 본인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당사자로서 그렇게 진력을 하기 전까지는 우리 정치권에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전적으로 그분들의 공이다, 이렇게 생각하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뭐냐 하면 18세 선거권이 됨으로써 사람들은 자꾸 고등학생이 혜택을 본다고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실제로는 대학교 1학년들하고 그리고 사회초년생들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직업 가진 사회초년생들이 대부분입니다. 18세 선거권의 수혜자들은.

▷ 오태훈 : 그러면 이번에 새로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된 만 18세 유권자는 얼마 정도로 파악되고 있습니까?

▶ 곽노현 : 한 50만 명 좀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오태훈 : 50만 명 정도요.

▶ 곽노현 : 전국적으로 총 50만 명이 넘죠.

▷ 오태훈 : 여기에는 고3 학생도 있고 아니면 대학교 1학년 학생도 있고 그러겠네요.

▶ 곽노현 : 그런데 고3 학생은 사실은 굉장히 적어요. 왜냐하면 2020년 3월 1일자로 고3 학생이 생기잖아요. 그러면 이 아이들은 일단 생일이 다 3월 1일부터 그다음에 2월 말까지 아닙니까? 그러면 이 학생들은 언제 18세가 되느냐 하면 고3 그러니까 고3 3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18세가 되는 거예요. 그러면 18세 선거권이라는 것은 이번 총선이 4월 15일이니까 4월 14일까지 생일이 되는 친구들한테만 고3 학생들에게 선거권이 주어지잖아요. 그러면 고3 학생이 3월, 4월, 5월, 6월생들이 다 고르게 분포되어 있을 것 아닙니까? 그러면 기껏해야 365일로 잡고 45일이죠. 3월, 31일하고 4월, 14일. 그래서 그냥 10% 조금 넘는 학생이니까 전국의 고등학교 고3 학생 중에 한 학급당 30명이라고 칠 때 3명 정도의 유권자가 생기는 것입니다, 고3 학생 한해서. 그러면 나머지는 누구냐? 나머지는 전부 다 4월 15일 이후 생일을 가진 아이들은 전부 다 대학교 1학년생이든가 사회초년생들인 거죠.

▷ 오태훈 : 이번에 서울시 교육청에서 선거 관련된 교육을 징검다리교육공동체와 협력해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선거 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됩니까?

▶ 곽노현 : 첫째는 학교 수업시간에 수업을 받습니다, 선거제도와 관련해서. 첫 번째, 선거제도라는 게 어떤 거냐? 이번에 연동형으로 바뀌고 조금 복잡해졌잖아요. 그래서 이것도 승자독식 대표하고 연동비례대표가 어떻게 다른지도 배워야겠죠. 그다음에 총선은 국회잖아요. 그러면 국회가 하는 일이 뭐냐? 이것도 좀 배워야겠죠? 그다음에 중요한 것은 이런 학교 수업시간을 이용해서 학교 교육 과정에서 이와 같은 배경제도 지식을 배운다는 것과 두 번째로는 실제 후보와 실제 정당을 놓고 4월 총선에 실제로 출마하는 후보들과 소속 정당의 공약과 정책을 비교하는 시간을 가져야죠. 그렇게 해서 제대로 공부를 하는 거예요. 한 3시간에서 많게는 10시간까지 수업시간을 할애해서 관련 제도와 실제 공약과 정책들을 공부한 다음에 실제 후보자와 실제 정당을 놓고 지역 투표와 정당 투표를 해보는 거죠.

▷ 오태훈 : 한데 서울시 교육청에서 이걸 하게 되면 서울시에 여러 가지 각 지역마다 후보가 다르지 않습니까?

▶ 곽노현 : 네, 학교도 다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건 이제 실제 투표용지를 후보가 달라도 선관위에서 해주잖아요. 원래는 이게 다 선관위가 어떤 거 하는 데입니까? 유권자 교육하는 데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중앙선관위는 전국의 교육감들한테 총선 모의선거 교육을 해달라고 공문 보내고 초청해서 설명하고 그래야 됩니다. 전 세계가 하고 있는 겁니다. OECD 모든 국가가. 미국, 캐나다, 독일, 스웨덴, 일본 어디를 막론하고 다 하고 있거든요. 우리나라만 안 한 거예요. 굉장히 부끄러운 줄 알고 선관위에서 사실은 그렇게 협력을 먼저 구하고 나와야 되는 사안이죠.

▷ 오태훈 : 징검다리교육공동체에서 지난 2017년 대선 또 2018년 지방선거 때에도 이런 모의선거 같은 거 진행하고 교육도 하신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선거권이 없었을 때에도요. 당시 교육 이루어진 이후에 학생들에게 교육하고 나면 여러 변화가 좀 보이던가요?

▶ 곽노현 : 아유, 그 당시에 대선 때는 안 했고요. 2018년 지방선거 때 했습니다, 시도지사와 교육감을 상대로. 좀 하기가 편하잖아요, 광역 단위니까 후보들이. 17개 중고등학교에서 4천 명 학생이 참여를 했고요. 놀라운 일들이 벌어졌어요. 우리 학생들이 갑자기 벽보를 본 거예요. 그다음에 집에 다 배달오는 선관위 공보가 있지 않습니까? 이걸 보게 된 거예요. 왜냐하면 공부를 했으니까, 수업시간에. 그런 다음에 엄마, 아버지하고 밥상머리에서 대화할 기회가 생기면 엄마, 아버지더러 “아무개 후보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무개 정당 어떤 정당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엄마, 아빠는 이런 선관위 공보를 제대로 읽어보셨느냐? 차이나 차별성을 한 번이라도 들여본 적이 있었느냐?” 이런 이야기를 하고 그러는 거예요. 그러면서 얘기를 나눴어요. 그러니까 엄마, 아버지가 너무 기특한 거예요, 이 아이들이 대단하고. 그래서 학교 교장선생님한테 전화했다는 것 아닙니까, 다. 너무나 좋은 교육시켜줘서 고맙다고. 사실은 벌써 몇십 년 전부터 하는 나라들이 많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이 나라들의 연구 조사 결과를 보면 모의선거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받지 않은 아이들보다 청소년 투표율이 높습니다, 당연한 거죠.

▷ 오태훈 : 부정적인 시각으로도 질문드려볼까 합니다. 일부에서는 ‘곽노현 이사장께서 진보 쪽 아니냐? 여기서 선거 교육 맡게 되면 정치 편향 교육이 될 수 있다.’ 이런 지적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말하시겠습니까?

▶ 곽노현 : 그러니까요. 저희는 지금 아이들한테 이 아이들은 고3 아이들 같으면 90%는 선거권이 없습니다만 고3 아이들조차도. 그리고 나머지는 말할 것도 없죠. 이 아이들은 없지만 1년, 2년, 3년이 지나면 다 유권자가 되는 아이들이에요. 그러면 이 학생들에게 유권자 교육을 시켜야 할 것 아닙니까? 정당 구조가 어떻고 의회제도는 어떻고 선거제도는 어떻고 이런 이야기를 해야 되잖아요. 그런 것과 동시에 마치 선거 유권자처럼 실제 후보와 정당을 놓고 비교도 해보고 이런 교육은 바람직하다고 딱 들어오지 않습니까? 그런데 다들 걱정하죠. 이러다가 혹시 교사가 자기의 지지 정당이나 정치 선호가 있을 것 아니에요? 은근히 이쪽으로 유도하면 어떻게 할까, 선거 교육을 통해서. 이런 걱정 너무나 자연스러운 거고요. 교사들은 이런 식의 정치 편향 교육을 안 하도록 말하자면 주입이나 세뇌교육은 안 되잖아요. 그래서 이것을 안 하는 훈련을 받고 있고 교육 원칙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징검다리교육공동체는 출범 당시부터 정치 교육이나 사회현황 교육, 역사 교육 포함해서죠. 결코 편향 교육은 안 된다. 세뇌 교육이나 주입 교육은 안 된다는 것을 기치로 아예 삼고 나왔어요. 그래서 첫 번째 주입 교육은 안 된다, 논쟁성이 제한되어야 된다. 아이들이 판단하도록 하고 그것을 교사는 지원할 뿐이다. 이런 원칙들을 전면에 내걸고 광역 시도 단위별로 교육청과 협의해서 교사들 대표를 모셔서 이런 사회적 합의, 정치 교육에서 편향성에 빠지지 않을 수 있게 하는 교육 원칙이 뭐냐? 여기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추진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에 이 세상에서 가장 이런 선거 교육에 대해서 정치 편향 교육을 안 할 수 있는 단체가 있다면 우리 단체입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이런 것을 안 해야지만 이런 민주시민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봤거든요. 문제는 진보, 보수, 좌, 우 이런 게 아니거든요. 유권자 교육을 충실하게 시켜야 된다는 거죠. 정치가 나쁘지 않고 우리 삶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그래서 정치가 모든 변화의 출발이라는 사실을 제도적 변화, 구조적 변화의 출발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제도와 구조가 우리 삶을 굉장히 제약하고 또는 펼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인식을 하는 것 그리고 그것에 맞춰 행동 역량을 기르는 것, 이것이 우리 교육 관련 법, 교육 기본법이 이야기하는 학교의 사명, 교육의 사명 곧 민주시민 양성이다, 이렇게 되는 것 아니겠어요?

▷ 오태훈 : 이사장께서 그 부분을 말씀하십니다만 학생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교육은 일선 교사들이 하게 되는 건가요? 아니면 징검다리교육공동체에서 직접 다 나가서 하게 되는 건가요?

▶ 곽노현 : 아니에요, 일선 교사들이 100% 하고요. 저희는 이런 정치 편향성 교육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를 포함해서 그런 교사 트레이닝이라고 그럴까요? 이런 것 정도를 하고 그리고 모범 교안이라고 그럴까요? 어차피 교안은 이게 3시간을 할애받을지 수업시간 3시간을 할애받을지 5시간을 받을지, 10시간을 받을지 알 수 없잖아요, 학교 사정마다 다르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이제 일정한 모범 교안을 내드리고 그러면 교사가 다 이것을 교육 전문가들이잖아요. 그리고 대개 사회 선생님들이 하시기 때문에 이미 전문가들이고 이미 다 가르쳤거든요, 제도 지식을. 그렇기 때문에 그분들이 이것을 가지고 자기가 창조적으로 활용하겠죠, 교육을.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선거 연령이 이제 만 18세부터 투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렇게 청소년들이 정치 참여의 길이 열리게 됐는데, 이것이 앞으로 우리 사회에는 어떤 영향 끼칠 것으로 전망하세요?

▶ 곽노현 : 저는 여태 말씀드린 것처럼 좀 더 책임 있는 유권자로 준비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정치에 대한 관심이 좀 더 정당 정치에 대한 관심, 선거 정치에 대한 관심이 좀 더 높아질 것이다. 이것이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좀 더 강하게 충전시켜줄 것이다. 그리고 투표율도 높여줄 것이다, 정치 참여를 높여줄 것이다, 이런 일련의 선순환이 생긴다고 생각하고요. 특히 교육감 선거 같은 데에서는 선거권 연령이 더 낮춰져야 됩니다.

▷ 오태훈 : 교육감은 더 낮춰야 된다.

▶ 곽노현 : 교육감 선거에서는 16세부터 고등학생 정도 되면 이미 학교 교육을 10년 받은 베테랑들 아닙니까? 전문가들이에요. 그래서 이 친구들이 학생으로서 학생의 관점에서 교육 정책이 과연 탁상공론인지 아닌지 자신들의 꿈과 희망에 부합하는지 자기들의 미래를 좋게 만들 것인지, 자기들의 짐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건지, 이런 것들을 표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18세 선거권은 다만 비정상의 정상화에 지나지 않고 첫 걸음이다, 이렇게 생각하죠.

▷ 오태훈 :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곽노현 : 감사합니다.

▷ 오태훈 : 전 서울시 교육감이셨죠. 징검다리교육공동체 곽노현 이사장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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