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긴장 속 주시…중동 정세 영향은?

입력 2020.01.11 (07:50) 수정 2020.01.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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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오늘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최근 북한 전역에서 연일 궐기대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밝힌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돌파전을 주민들에게 독려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대표적 우방국이죠.

이란과 미국 사이 불거진 충돌이 영향을 미칠 지 여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북미 모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돌발상황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북한의 향후 대내외 전략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슈앤 한반도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평양 삼지연 관현악단 극장에 당 간부들이 연이어 들어갑니다.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직후 회의 참석자들을 위한 공연이 열린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정면돌파를 강조한 뒤 열린 공연.

군사력이 평화를 담보할 수 있다는 노래가 선곡됐습니다.

[북한 노래 ‘우리의 총창우(위)에 평화가 있다’ : "평화가 아무리 귀중해도 절대로 구걸은 하지 않으리. 우리의 총창우(위)에 우리의 총창우(위)에 평화가 있다."]

무대 화면엔 북한의 ICBM, 화성-15형 발사 장면을 틀었고, 자력갱생 의지를 강조하는 노래도 잇따라 선보였습니다.

[북한 노래 ‘자력갱생 기치높이 우리는 나간다’ : "우리 당 펼친 자력갱생 기치 드높이... 자력갱생! 자력갱생! "]

김정은 위원장을 추앙하는 메시지가 이어지고,

[조선중앙TV : "혁명의 대전환을 안아오실 오늘의 전원회의를 앞두고 어이하여 우리 원수님 눈보라치는 백두의 전구를 찾아..."]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달리는 김 위원장의 영상도 흘러나왔습니다.

참석자들은 눈물을 흘리고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했습니다.

결국 이번 공연의 목적은 군사력 강화와 자력갱생 기조를 천명한 전원회의 결과를 재차 알리면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8일은 김정은 위원장의 36번째 생일이었지만, 북한은 예년처럼 별다른 움직임 없이 넘어갔습니다.

대신 전원회의 결정을 전국 각지 주민들에게 교육하는가 하면, 평양을 시작으로 대규모 군중집회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1월 5일 : "우리의 전진을 저해하는 모든 난관을 정면 돌파전으로 뚫고 나가자!"]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새로운 전략무기를 예고한 상황에서 중동에선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위기가 불거졌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한반도 정세에는 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데요.

북한에 적지 않은 심리적 압박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 있지만, 사안의 성격이 다른 만큼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3일, 사실상 이란의 권력 서열 2인자였다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 공습에 의해 사망했습니다.

솔레이마니는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의 총사령관으로 각종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 이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인물입니다.

[거셈 솔레이마니/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 "우리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까운 곳에 있다는 점을 도박꾼 트럼프 대통령은 명심하기 바란다."]

미 국방부는 이번 공습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밝혔습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 외교관과 군인을 공격하는 계획에 적극 가담해 미국이 나섰다는 겁니다.

이란은 솔레이마니 사령관 피살 사건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이라크 내 미 주둔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지난밤 이란 공격에 사상자는 없습니다. 우리 군인들은 무사합니다. 기지가 약간 피해를 입었을 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군사 보복 대신 추가 경제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확전 우려는 일단락되는 분위깁니다.

하지만, 한반도 상황을 둘러싼 고비마다 공교롭게도 중동사태의 영향이 적지 않았던 터라 이란 사태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과 이란은 오랜 세월 핵과 제재로 미국과 대립하며 국제무대에서도 한목소리를 내왔습니다.

특히 이번 공습이 북한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참수작전이라는 점에서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최강/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 "굉장히 공포스러웠을 거예요. 무력을 사용해서 저렇게 참수 작전을 할 수 있구나. 특히 드론을 이용해서 했다라고 하는 것은 실질적인 군인이 들어가지 않고 원격 조종을 통해서 언제든지 북한에 대해서 무력 사용할 수 있다 굉장히 정밀타격해서 핀 포인트. 아마 이번 사건을 보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는 핵이 있었다면 이란이 만약 핵을 가지고 있었다면 과연 미국이 저렇게 공격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핵에 대한 집착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각에선 미국이 이란에 시선을 뺏긴 틈을 이용해 북한이 무력시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북핵 특사는 미국이 두 지역에 동시에 적대 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라 여기고 북한이 ICBM 같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북한과 이란은 사안의 성격이 다른 만큼 돌발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과 북한, 두 나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거냐는 질문에, 북한과의 협상은 여전히 희망적이라며 대북 협상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우리는 여전히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한 비핵화를 달성하는 방법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고 관여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도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갈등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주변국을 앞세워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난하고 있습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이 이란, 미국의 군사적 충돌에 개입 또는 자신의 입장을 강하게 표현하기보다는 오히려 자력갱생, 자력부강의 기조를 유지해나가면서 중러와의 관계를 풀어나는 과정에서 현 상태를 유지하는, 북미 프로세스를 좀 더 풀어가자는 그런 차원에서도 현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현재로서 높다고 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제거 이후 순천 비료공장 건설 현장을 시찰하며 새해 첫 외부 공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우리 당의 위대한 정면 돌파전 사상이 제시된 올해에 제일 먼저 돌파구를 열고 승리의 깃발을 꽂는 전선이 되길 바란다고 그들의 노력적 위훈을 격려해주셨습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50일 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완 달리, 활짝 웃는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습니다.

미국을 향해 두렵지 않다는 메시지를 과시하고, 또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다시 한 번 제안하며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뜻을 밝혔습니다.

지난해에는 북미 대화 때문에 남북 관계가 후퇴했다며, 접경지대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는데요.

이같은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 북한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외곽 선전매체를 통해 대남 비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신년사에서 남북 협력을 더욱 증진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진 문 대통령.

서해 공동어로 등 접경지 협력과 비무장지대 국제평화지대화,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을 제안하고,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과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도 언급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질 수 있도록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 나가길 바랍니다."]

남북관계 운신의 폭을 넓혀 북미 교착 국면을 풀어보겠다는 구상인데, 북한이 남북관계에 관심을 보일지는 불투명합니다.

북한은 지난 8일 사회민주당 부위원장의 인터뷰 형식으로 우리 정부와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했습니다. 하루 전에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거칠게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우리민족끼리/1월 7일 : "지난 한해 빈둥거리며 헛된 세월을 보낸 남조선 통일부장관이 새해에 들어서며 남북관계에서의 새로운 사고를 역설하고 있어 민심으로부터 염치도 지각도 없는 핫바지 장관의 잠꼬대 같은 넋두리라는 드센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 맞물려 쏟아진 북한 선전매체의 대남 비난은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통일부 장관을 거명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또 대북 적대시 정책의 해소와 같은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근본 문제를 문재인대통령이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봐야 됩니다."]

이런 가운데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남북 관계 진전은 북한 비핵화 속도에 맞춰져야 한다며 속도조절을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남북 협력 구상들에 대해서도 동맹으로서 한미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해리 해리스/주한 미국대사 : "우리는 남북 관계의 성공이나 진전과 더불어 비핵화를 향한 진전을 보기 원합니다. 그것이 중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하면서도.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는 우리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최강/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 "대개 주재국 대사들은 발언을 자제하거나 굉장히 외교적으로 순화시켜서 하는 경향이 있는 것에 비해서 해리스 대사는 군인 출신이다 보니까 굉장히 직설적인 화법을 쓰는 거 같습니다. 북핵과 관련된 국제공조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 아닌가라는 의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북한이 미국의 거듭된 압박, 또 미국과 이란 사이 갈등 상황에도 개의치 않고 전원회의 결정 내용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남북 관계의 주도적 개선을 통해 북미 대화의 진전을 견인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두고 북한이 어떤 셈법을 구사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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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11 08:14:53
    • 수정2020-01-11 10:17:15
    남북의 창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오늘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최근 북한 전역에서 연일 궐기대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밝힌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돌파전을 주민들에게 독려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대표적 우방국이죠.

이란과 미국 사이 불거진 충돌이 영향을 미칠 지 여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북미 모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돌발상황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북한의 향후 대내외 전략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슈앤 한반도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평양 삼지연 관현악단 극장에 당 간부들이 연이어 들어갑니다.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직후 회의 참석자들을 위한 공연이 열린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정면돌파를 강조한 뒤 열린 공연.

군사력이 평화를 담보할 수 있다는 노래가 선곡됐습니다.

[북한 노래 ‘우리의 총창우(위)에 평화가 있다’ : "평화가 아무리 귀중해도 절대로 구걸은 하지 않으리. 우리의 총창우(위)에 우리의 총창우(위)에 평화가 있다."]

무대 화면엔 북한의 ICBM, 화성-15형 발사 장면을 틀었고, 자력갱생 의지를 강조하는 노래도 잇따라 선보였습니다.

[북한 노래 ‘자력갱생 기치높이 우리는 나간다’ : "우리 당 펼친 자력갱생 기치 드높이... 자력갱생! 자력갱생! "]

김정은 위원장을 추앙하는 메시지가 이어지고,

[조선중앙TV : "혁명의 대전환을 안아오실 오늘의 전원회의를 앞두고 어이하여 우리 원수님 눈보라치는 백두의 전구를 찾아..."]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달리는 김 위원장의 영상도 흘러나왔습니다.

참석자들은 눈물을 흘리고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했습니다.

결국 이번 공연의 목적은 군사력 강화와 자력갱생 기조를 천명한 전원회의 결과를 재차 알리면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8일은 김정은 위원장의 36번째 생일이었지만, 북한은 예년처럼 별다른 움직임 없이 넘어갔습니다.

대신 전원회의 결정을 전국 각지 주민들에게 교육하는가 하면, 평양을 시작으로 대규모 군중집회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1월 5일 : "우리의 전진을 저해하는 모든 난관을 정면 돌파전으로 뚫고 나가자!"]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새로운 전략무기를 예고한 상황에서 중동에선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위기가 불거졌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한반도 정세에는 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데요.

북한에 적지 않은 심리적 압박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 있지만, 사안의 성격이 다른 만큼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3일, 사실상 이란의 권력 서열 2인자였다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군 공습에 의해 사망했습니다.

솔레이마니는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의 총사령관으로 각종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 이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인물입니다.

[거셈 솔레이마니/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 "우리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까운 곳에 있다는 점을 도박꾼 트럼프 대통령은 명심하기 바란다."]

미 국방부는 이번 공습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밝혔습니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 외교관과 군인을 공격하는 계획에 적극 가담해 미국이 나섰다는 겁니다.

이란은 솔레이마니 사령관 피살 사건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이라크 내 미 주둔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지난밤 이란 공격에 사상자는 없습니다. 우리 군인들은 무사합니다. 기지가 약간 피해를 입었을 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군사 보복 대신 추가 경제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확전 우려는 일단락되는 분위깁니다.

하지만, 한반도 상황을 둘러싼 고비마다 공교롭게도 중동사태의 영향이 적지 않았던 터라 이란 사태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과 이란은 오랜 세월 핵과 제재로 미국과 대립하며 국제무대에서도 한목소리를 내왔습니다.

특히 이번 공습이 북한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참수작전이라는 점에서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최강/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 "굉장히 공포스러웠을 거예요. 무력을 사용해서 저렇게 참수 작전을 할 수 있구나. 특히 드론을 이용해서 했다라고 하는 것은 실질적인 군인이 들어가지 않고 원격 조종을 통해서 언제든지 북한에 대해서 무력 사용할 수 있다 굉장히 정밀타격해서 핀 포인트. 아마 이번 사건을 보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는 핵이 있었다면 이란이 만약 핵을 가지고 있었다면 과연 미국이 저렇게 공격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핵에 대한 집착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일각에선 미국이 이란에 시선을 뺏긴 틈을 이용해 북한이 무력시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북핵 특사는 미국이 두 지역에 동시에 적대 정책을 펴지 않을 것이라 여기고 북한이 ICBM 같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북한과 이란은 사안의 성격이 다른 만큼 돌발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과 북한, 두 나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거냐는 질문에, 북한과의 협상은 여전히 희망적이라며 대북 협상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우리는 여전히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한 비핵화를 달성하는 방법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고 관여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도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갈등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주변국을 앞세워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난하고 있습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북한이 이란, 미국의 군사적 충돌에 개입 또는 자신의 입장을 강하게 표현하기보다는 오히려 자력갱생, 자력부강의 기조를 유지해나가면서 중러와의 관계를 풀어나는 과정에서 현 상태를 유지하는, 북미 프로세스를 좀 더 풀어가자는 그런 차원에서도 현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현재로서 높다고 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제거 이후 순천 비료공장 건설 현장을 시찰하며 새해 첫 외부 공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우리 당의 위대한 정면 돌파전 사상이 제시된 올해에 제일 먼저 돌파구를 열고 승리의 깃발을 꽂는 전선이 되길 바란다고 그들의 노력적 위훈을 격려해주셨습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50일 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완 달리, 활짝 웃는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습니다.

미국을 향해 두렵지 않다는 메시지를 과시하고, 또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다시 한 번 제안하며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뜻을 밝혔습니다.

지난해에는 북미 대화 때문에 남북 관계가 후퇴했다며, 접경지대 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는데요.

이같은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 북한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외곽 선전매체를 통해 대남 비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신년사에서 남북 협력을 더욱 증진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진 문 대통령.

서해 공동어로 등 접경지 협력과 비무장지대 국제평화지대화, 남북 철도도로 연결사업을 제안하고, 도쿄올림픽 단일팀 구성과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도 언급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질 수 있도록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 나가길 바랍니다."]

남북관계 운신의 폭을 넓혀 북미 교착 국면을 풀어보겠다는 구상인데, 북한이 남북관계에 관심을 보일지는 불투명합니다.

북한은 지난 8일 사회민주당 부위원장의 인터뷰 형식으로 우리 정부와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했습니다. 하루 전에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거칠게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우리민족끼리/1월 7일 : "지난 한해 빈둥거리며 헛된 세월을 보낸 남조선 통일부장관이 새해에 들어서며 남북관계에서의 새로운 사고를 역설하고 있어 민심으로부터 염치도 지각도 없는 핫바지 장관의 잠꼬대 같은 넋두리라는 드센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 맞물려 쏟아진 북한 선전매체의 대남 비난은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통일부 장관을 거명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또 대북 적대시 정책의 해소와 같은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근본 문제를 문재인대통령이 언급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봐야 됩니다."]

이런 가운데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남북 관계 진전은 북한 비핵화 속도에 맞춰져야 한다며 속도조절을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남북 협력 구상들에 대해서도 동맹으로서 한미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해리 해리스/주한 미국대사 : "우리는 남북 관계의 성공이나 진전과 더불어 비핵화를 향한 진전을 보기 원합니다. 그것이 중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하면서도.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는 우리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최강/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 "대개 주재국 대사들은 발언을 자제하거나 굉장히 외교적으로 순화시켜서 하는 경향이 있는 것에 비해서 해리스 대사는 군인 출신이다 보니까 굉장히 직설적인 화법을 쓰는 거 같습니다. 북핵과 관련된 국제공조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 아닌가라는 의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북한이 미국의 거듭된 압박, 또 미국과 이란 사이 갈등 상황에도 개의치 않고 전원회의 결정 내용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남북 관계의 주도적 개선을 통해 북미 대화의 진전을 견인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제안을 두고 북한이 어떤 셈법을 구사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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