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남자들도 속마음 털어놓자”…미국 ‘탈갑옷’ 바람

입력 2020.01.14 (10:49) 수정 2020.01.1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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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자가 이것도 못 하냐!' '남자가 소심하게!' 이런 말들, 무심코 내뱉기도 하죠.

남자라는 말에 따라붙는 고정관념에 억눌려 있던 남성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간 둔감했던 남성들의 문제를 얘기하고 나선 건데요.

지구촌인에서 들어보시죠.

[리포트]

눈이 소복이 쌓인 산 속 오두막집으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합니다.

20대 젊은이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까지 모두 남자들만 모였는데요.

그동안 가슴 속 깊이 꽁꽁 숨겨두었던 속마음을 열고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한 40세 참가자는 남성다움에 맞춰 살아가는 것에 지쳐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고 고백했는데요.

한 사람 한 사람의 고백이 이어지며 눈물을 훔치는 참가자도 보였습니다.

[라이언 자고네/참가자 : "뉴욕에 살고 있었고, 문서상으로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그 아래 공허함과 외로움,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죠. 더는 그것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남성들을 옥죄온 남자다움이란 무거운 갑옷을 벗어던지자는 모임입니다.

주최측에 따르면 남성 3명 중 1명이 만성적인 외로움을 겪고 있으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75%가 남성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부장적인 사회, 마치스모라 불리는 남성우월주의 문화가 여성에 대한 차별뿐아니라 남성에 대한 고정관념까지 키워 이같은 결과를 불러왔다는 분석인데요.

남자는 용감하고 힘이 세며 사회적으로 성공해 경제적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오웬 마커스/모임 공동설립자 : "숨겨온 감정들을 들어내고, 표출하고 공유하면서 진실을 바라보고 부끄러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일반적으로 생각해왔던 '남성성'이 과연 맞는 건지, 타당한 건지 다시 생각해 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여성들의 탈코르셋과 같은 남성들의 '탈갑옷' 운동인데요.

성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개인으로서 개성과 인격을 존중받는 사회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빠, 남편, 아들로서의 모습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신만의 모습, 나만의 삶을 찾고자 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는데요.

특히, 20대 젊은 남성들에서 '전통적인 남성성'을 거부하는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훨씬 더 움직임에 개방적입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젊은 남자들이 이러한 치료 모임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자칫 성대결을 확산시킨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그간의 불편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오해나 갈등이 깊어질 수 있다는 건데요.

[마이클 키멜/스토니 브룩 대학교 사회학자 :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형제가 아닌 경쟁자로 봅니다. 그런 관계 속에선 서로 외로움을 느낄 수 밖에 없죠."]

성별이 아닌 자기 주체성을 강조하는 움직임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남자 여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의 모습 그대로를 존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건데요.

[댄 도티/모임 공동설립자 : "폭력성을 지녔든 지니지 않았든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대하는 방식이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방법이자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각 개인을 존중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남성 여성이란 이분법에서 벗어나 지금 보다 더 평등한 사회가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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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남자들도 속마음 털어놓자”…미국 ‘탈갑옷’ 바람
    • 입력 2020-01-14 10:52:44
    • 수정2020-01-14 11:22:42
    지구촌뉴스
[앵커]

'남자가 이것도 못 하냐!' '남자가 소심하게!' 이런 말들, 무심코 내뱉기도 하죠.

남자라는 말에 따라붙는 고정관념에 억눌려 있던 남성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간 둔감했던 남성들의 문제를 얘기하고 나선 건데요.

지구촌인에서 들어보시죠.

[리포트]

눈이 소복이 쌓인 산 속 오두막집으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합니다.

20대 젊은이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할아버지까지 모두 남자들만 모였는데요.

그동안 가슴 속 깊이 꽁꽁 숨겨두었던 속마음을 열고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한 40세 참가자는 남성다움에 맞춰 살아가는 것에 지쳐 삶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다고 고백했는데요.

한 사람 한 사람의 고백이 이어지며 눈물을 훔치는 참가자도 보였습니다.

[라이언 자고네/참가자 : "뉴욕에 살고 있었고, 문서상으로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그 아래 공허함과 외로움,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죠. 더는 그것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남성들을 옥죄온 남자다움이란 무거운 갑옷을 벗어던지자는 모임입니다.

주최측에 따르면 남성 3명 중 1명이 만성적인 외로움을 겪고 있으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75%가 남성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부장적인 사회, 마치스모라 불리는 남성우월주의 문화가 여성에 대한 차별뿐아니라 남성에 대한 고정관념까지 키워 이같은 결과를 불러왔다는 분석인데요.

남자는 용감하고 힘이 세며 사회적으로 성공해 경제적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오웬 마커스/모임 공동설립자 : "숨겨온 감정들을 들어내고, 표출하고 공유하면서 진실을 바라보고 부끄러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일반적으로 생각해왔던 '남성성'이 과연 맞는 건지, 타당한 건지 다시 생각해 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여성들의 탈코르셋과 같은 남성들의 '탈갑옷' 운동인데요.

성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개인으로서 개성과 인격을 존중받는 사회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빠, 남편, 아들로서의 모습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신만의 모습, 나만의 삶을 찾고자 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는데요.

특히, 20대 젊은 남성들에서 '전통적인 남성성'을 거부하는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훨씬 더 움직임에 개방적입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젊은 남자들이 이러한 치료 모임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자칫 성대결을 확산시킨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그간의 불편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오해나 갈등이 깊어질 수 있다는 건데요.

[마이클 키멜/스토니 브룩 대학교 사회학자 :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형제가 아닌 경쟁자로 봅니다. 그런 관계 속에선 서로 외로움을 느낄 수 밖에 없죠."]

성별이 아닌 자기 주체성을 강조하는 움직임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남자 여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의 모습 그대로를 존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건데요.

[댄 도티/모임 공동설립자 : "폭력성을 지녔든 지니지 않았든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대하는 방식이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방법이자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각 개인을 존중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남성 여성이란 이분법에서 벗어나 지금 보다 더 평등한 사회가 자리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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