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인사이드] 영국 ‘브렉시트’ 현실화

입력 2020.01.30 (20:38) 수정 2020.01.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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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오늘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영국은 지난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 탈퇴를 선택했습니다.

영국은 당초 지난해 3월 유럽연합을 탈퇴할 예정이었는데요.

영국과 EU가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엄격한 통관 절차를 피하기 위한 방안을 놓고 대립하면서 탈퇴 시점이 세 차례나 연기됐습니다.

그동안 총리도 2번이나 바뀌면서 혼란이 거듭됐습니다.

그러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달 조기 총선에서 확보한 집권 보수당의 압도적 과반 지위를 바탕으로 31일 브렉시트 이행을 추진해 왔습니다.

[앵커]

마지막 남은 절차였던 유럽의회 비준도 완료됐죠?

[답변]

그렇습니다.

형식상의 절차여서 이견 없이 비준될 것으로 전망됐는데요.

현지시간 29일 유럽의회가 영국의 EU 탈퇴협정을 비준했습니다.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탈퇴협정 표결이 이뤄졌습니다.

유럽의회는 찬성 621표, 반대 49표의 압도적인 지지로 탈퇴협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로써 영국은 예정대로 그리니치 표준시간 기준으로 31일 밤 11시를 기해 유럽연합을 탈퇴하게 됩니다.

국민투표 후 3년 7개월만입니다.

표결 후 본회의장에는 이별할 때 부르는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이 울려 퍼졌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석별의 정' 원곡이죠.

유럽의회 의원들은 손을 잡고 이 노래를 함께 불렀고요.

서로 안거나 악수하며 마지막 인사를 주고받았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EU 집행위원장 : "우리는 영국을 그리워할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우리의 우정을 유지할 것이고, 영국도 우리가 믿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항상 우리를 믿어도 됩니다."]

[기 베르호프스타트/EU 의원 : "영국은 언제나 재치, 매력, 지성을 보여줬습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우리가 너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영국이 EU를 떠나면 EU를 탈퇴하는 첫 회원국으로 기록됩니다.

[앵커]

영국 내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먼저 브렉시트를 기념하기 위해 발행되는 기념주화를 보시죠.

50펜스, 우리 돈으로 약 750원짜리 주화인데요.

'평화, 번영 그리고 모든 나라와의 우정' 이라는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31일부터 유통될 이 기념주화가 공개되자마자 브렉시트 반대진영을 중심으로 기념주화 불매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비록 2016년에 열린 국민 투표에서 영국 국민들은 브렉시트를 찬성했지만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았던 그 기류가 여전하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브랙시트를 두고 영국은 아직도 심각한 분열 상태에 빠져있는 상황입니다.

브렉시트가 발효되는 31일 밤에는 영국 전역에서 브렉시트를 축하하는 기념행사가 펼쳐질 예정인데요

브렉시트에 반대표를 던진 영국 국민들 사이에서는 브렉시트를 축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존슨 총리는 현지시간 29일 페이스북 생방송에서 영국의 EU 탈퇴 기념행사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 : "저는 영국이 성취한 놀라운 업적을 존중하고,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모든 사람들의 감정을 염두에 두는 방식으로 축하할 것입니다."]

[앵커]

앞으로 어떤 절차가 더 남아있나요?

[답변]

31일날 브렉시트가 실현돼도 당장 크게 변하는 건 없습니다.

영국과 유럽연합은 탈퇴협정에서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올해 말까지 전환기간을 설정했거든요.

이 전환기간 동안 영국은 EU 회원국과 같은 권리와 의무를 지게 됩니다.

EU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 남아있게 되고, 영국이 현재 부담하는 EU 분담금도 계속 내야 합니다.

주민들의 이동도 자유롭게 허용됩니다.

이런 관계를 유지하면서 영국과 유럽연합은 무역, 외교정책, 안보, 이민, 교통 등 미래 관계에 대한 협상을 이어가게 됩니다.

같은 기간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를 포함해 미국, 일본, 그리고 한국 등과도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야 합니다.

[앵커]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도 꽤 힘들었는데 앞으로 남은 협상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답변]

네, 미래관계 협상 합의안은 영국 외에도 EU 27개 회원국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다 보니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협상의 관건은 무역 부분입니다.

전문가들은 규제와 기준에 대한 양측의 간격이 커 협상에 난관이 예상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영국이 EU 단일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장난감에서부터 자동차, 식품 등에 이르는 수천 개의 규제 기준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영국과 EU 간 협상은 3월부터 시작될 예정입니다.

만약 양측이 올해 말까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와 다름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물론 이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EU GDP 12%를 차지하는 영국의 EU 탈퇴는 외부적으로 보면 결국 EU의 경제 규모가 미국보다 작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내부적으로는 EU 내 힘의 중심이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3개 축에서 프랑스와 독일의 양대 축으로 조정된다는 것이어서 난민 문제 등 다양한 현안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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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인사이드] 영국 ‘브렉시트’ 현실화
    • 입력 2020-01-30 20:42:57
    • 수정2020-01-30 21:00:00
    글로벌24
[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오늘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영국은 지난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 탈퇴를 선택했습니다.

영국은 당초 지난해 3월 유럽연합을 탈퇴할 예정이었는데요.

영국과 EU가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 엄격한 통관 절차를 피하기 위한 방안을 놓고 대립하면서 탈퇴 시점이 세 차례나 연기됐습니다.

그동안 총리도 2번이나 바뀌면서 혼란이 거듭됐습니다.

그러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달 조기 총선에서 확보한 집권 보수당의 압도적 과반 지위를 바탕으로 31일 브렉시트 이행을 추진해 왔습니다.

[앵커]

마지막 남은 절차였던 유럽의회 비준도 완료됐죠?

[답변]

그렇습니다.

형식상의 절차여서 이견 없이 비준될 것으로 전망됐는데요.

현지시간 29일 유럽의회가 영국의 EU 탈퇴협정을 비준했습니다.

벨기에 브뤼셀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탈퇴협정 표결이 이뤄졌습니다.

유럽의회는 찬성 621표, 반대 49표의 압도적인 지지로 탈퇴협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로써 영국은 예정대로 그리니치 표준시간 기준으로 31일 밤 11시를 기해 유럽연합을 탈퇴하게 됩니다.

국민투표 후 3년 7개월만입니다.

표결 후 본회의장에는 이별할 때 부르는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이 울려 퍼졌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석별의 정' 원곡이죠.

유럽의회 의원들은 손을 잡고 이 노래를 함께 불렀고요.

서로 안거나 악수하며 마지막 인사를 주고받았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EU 집행위원장 : "우리는 영국을 그리워할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우리의 우정을 유지할 것이고, 영국도 우리가 믿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항상 우리를 믿어도 됩니다."]

[기 베르호프스타트/EU 의원 : "영국은 언제나 재치, 매력, 지성을 보여줬습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우리가 너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영국이 EU를 떠나면 EU를 탈퇴하는 첫 회원국으로 기록됩니다.

[앵커]

영국 내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먼저 브렉시트를 기념하기 위해 발행되는 기념주화를 보시죠.

50펜스, 우리 돈으로 약 750원짜리 주화인데요.

'평화, 번영 그리고 모든 나라와의 우정' 이라는 글귀가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31일부터 유통될 이 기념주화가 공개되자마자 브렉시트 반대진영을 중심으로 기념주화 불매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비록 2016년에 열린 국민 투표에서 영국 국민들은 브렉시트를 찬성했지만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았던 그 기류가 여전하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브랙시트를 두고 영국은 아직도 심각한 분열 상태에 빠져있는 상황입니다.

브렉시트가 발효되는 31일 밤에는 영국 전역에서 브렉시트를 축하하는 기념행사가 펼쳐질 예정인데요

브렉시트에 반대표를 던진 영국 국민들 사이에서는 브렉시트를 축하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존슨 총리는 현지시간 29일 페이스북 생방송에서 영국의 EU 탈퇴 기념행사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 : "저는 영국이 성취한 놀라운 업적을 존중하고,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모든 사람들의 감정을 염두에 두는 방식으로 축하할 것입니다."]

[앵커]

앞으로 어떤 절차가 더 남아있나요?

[답변]

31일날 브렉시트가 실현돼도 당장 크게 변하는 건 없습니다.

영국과 유럽연합은 탈퇴협정에서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올해 말까지 전환기간을 설정했거든요.

이 전환기간 동안 영국은 EU 회원국과 같은 권리와 의무를 지게 됩니다.

EU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 남아있게 되고, 영국이 현재 부담하는 EU 분담금도 계속 내야 합니다.

주민들의 이동도 자유롭게 허용됩니다.

이런 관계를 유지하면서 영국과 유럽연합은 무역, 외교정책, 안보, 이민, 교통 등 미래 관계에 대한 협상을 이어가게 됩니다.

같은 기간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를 포함해 미국, 일본, 그리고 한국 등과도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야 합니다.

[앵커]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도 꽤 힘들었는데 앞으로 남은 협상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답변]

네, 미래관계 협상 합의안은 영국 외에도 EU 27개 회원국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다 보니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협상의 관건은 무역 부분입니다.

전문가들은 규제와 기준에 대한 양측의 간격이 커 협상에 난관이 예상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영국이 EU 단일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장난감에서부터 자동차, 식품 등에 이르는 수천 개의 규제 기준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영국과 EU 간 협상은 3월부터 시작될 예정입니다.

만약 양측이 올해 말까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와 다름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물론 이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EU GDP 12%를 차지하는 영국의 EU 탈퇴는 외부적으로 보면 결국 EU의 경제 규모가 미국보다 작아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내부적으로는 EU 내 힘의 중심이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3개 축에서 프랑스와 독일의 양대 축으로 조정된다는 것이어서 난민 문제 등 다양한 현안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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